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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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29.73MB)
- ISBN 9788950964405
- 쪽수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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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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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탁월하게 통찰해온 김상근 교수의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은 아포리아 상태에 갇힌 대한민국을 위해 그리스 고전을 재해석한 책이다. 제1부에서는 고전에 기록된 그리스 아포리아 시대의 실감나는 현실을, 제2부에서는 아포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성찰해야 할 가치들을 통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망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날카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비단 지도자뿐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 역시 오늘날 ‘군주의 거울’이 비추어야 할 주된 대상임을 기억할 것을 강조한다.
1부 아포리아 시대의 기록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 『키루스의 교육』
1.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군주의 거울
비극은 왜 반복되는가? | 아포리아 시대의 필독서, 군주의 거울
군주의 거울이 등장하기까지 | 왜 하필 그리스일까?
2. 리더의 자질이 없는 자는 척박한 땅에 만족하라
- 헤로도토스의 『역사』
그리스의 첫 번째 아포리아, 페르시아 전쟁 |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
행복이란 무엇인가? |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 아테네의 영웅, 테미스토클레스
헤로도토스의 결론: 리더의 자질이 없는 자는 척박한 땅에 만족하라
3. 반복되는 역사 속에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태풍 전의 고요함 | 그리스의 두 번째 아포리아, 펠로폰네소스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발발과 전개 과정 | 진정한 군주의 거울, 영웅 페리클레스
배신의 아이콘, 알키비아데스
4. 철학으로 아포리아에 맞선 스승과 제자
- 플라톤의 『국가』
그리스의 세 번째 아포리아, 소크라테스의 죽음
그리스의 마지막 아포리아에 맞선 제자, 플라톤 | 아포리아를 극복하는 방법
5. 그리스의 마지막 군주의 거울
-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
그리스 최고의 군주의 거울을 쓴 사람 | 플라톤과 크세노폰
왕 중의 왕, 키루스 대왕은 왜 군주의 거울이 되었을까?
2부 아포리아 시대, 리더의 공부
『키루스의 교육』
1. 정의의 수호자가 돼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키루스 대왕의 어린 시절 | 군주가 지켜야 할 정의의 원칙
2. 세월의 변화를 직시하라
루돌프라는 이름의 슬픈 황제 | 시간의 흐름과 세월의 변화를 읽은 소년 키루스
3. 불확실성에 의존하지 마라
키루스, 처음으로 전쟁을 지휘하다 | 불확실성과 포르투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혜의 언덕에 오르기 위해
4. 스스로 고난을 함께 나누라
지혜를 추구하는 군주 | 자발적인 복종과 수사학 | 지혜와 용기
5. 군주다움을 끝까지 지켜라
『햄릿』의 명대사 | 아르메니아와의 전쟁 | 신하 선택의 기준
6. 군주의 아내도 군주다
케네디 암살, 그 기록 | 아르메니아 왕실 여인의 기품과 위엄
수사 왕실 여인의 기품과 위엄
7. 사람들은 군주의 뒷모습을 본다
비너스 효과 | 사람들은 지금 당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8. 승리의 방식
세계의 화약고로 가다 | 신아시리아, 신바빌로니아 그리고 페르시아의 대결
9.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라
사이렌의 유혹과 오디세우스 | 아라스파스의 임무 | 아라스파스의 최후
10. 레거시를 남겨라
독일의 리더십과 유럽 | 레거시를 남긴 비스마르크와 키루스 대왕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11. 초심을 잃지 마라
바빌론 강가에서 | 키루스 실린더 | 정복 전쟁이 종결된 후 | 키루스의 취임 연설
12. 제국은 사람이다
새로운 제국의 수도를 건설하다 | 제국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키루스의 인재등용 방식
주석
북극성이 어디 있는지, 내 인생의 좌표는 어느 곳인지,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자신을 성찰하라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어느 곳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숙고하라는 요구입니다. 이런 성찰을 위해 고개를 들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이 아포리아(Aporia) 시대, 즉 ‘길 없음’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인문학의 과제입니다. (5쪽)
아포리아는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Lack of Resources)’, 즉 ‘길 없음(Impasse)의 상태’이자 ‘출구 없음(No Exit)의 상태’를 뜻한다. 이것은 위기(Crisis)보다 더 심각한 상태다. 위기 상황에서는 그래도 어떤 조치를 취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아포리아는 더 이상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아포리아 상태에서 우리는 망연자실한 채 자신의 무지와 무능을 비로소 절감 하게 된다. (17쪽)
그리스에서 생겨난 이 말의 원래 뜻은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다. 그리스는 약 12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200개가 넘는 섬에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다. 그래서 도서(島嶼) 간 이동을 위한 항해술의 수준이 높았는데, 바람을 이용해 돛으로 파도를 타고 넘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만큼 해상 사고의 위험도 잦아졌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 섬과 섬 사이를 항해하다가 어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즉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직면했을 때를 아포리아라고 했다. (17~18쪽)
군주의 거울은 기원후 8세기, 유럽이 본격적으로 중세로 접어들던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인문학의 리더십 교과 과정이다. (20쪽)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가 탄생할 때마다 그에 적절한 군주의 거울이 그 나라의 학자나 사제들에 의해 집필됐다.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과도 같은 탁월한 리더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 불렀다. (20~21쪽)
기원전 5세기에 접어들면서 그리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노출된다. 그리스의 아포리아, 즉 길 없음의 상태가 시작된 것이다. 기원전 5세기 초, 즉 499~449년에 촉발된 페르시아 전쟁이 그리스가 직면한 첫 번째 아포리아다. (29~31쪽)
그리스에 밀어닥친 두 번째 아포리아는 기원전 431~404년 페르시아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발발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 그리스에 기원전 5세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테네의 황금기(The Athenian Golden Age)’인 동시에 참혹한 전쟁이 두 번이나 발발했던 죽음과 폭력의 시기였다. 그리스인들에게 펠로폰네소스 내전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었다. 함께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읊던 동족끼리, 같은 헬라어를 쓰는 피붙이끼리, 올림픽이 열리면 함께 뛰고 달리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친족끼리 서로 죽이고 죽는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31쪽)
기원전 399년, 아테네의 현자 소크라테스Socrates(B.C. 469~399)가 독배를 들고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아테네라는 도시가 철학에게 첫 번째 범죄를 저지른 사건이었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이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서양 철학의 아버지’라 추앙받는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사람들의 저주를 받으며 죽음으로 내몰렸다. 그리스의 세 번째 아포리아는 과거 두 번의 전쟁처럼 외부 요인으로 인해 초래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는 점이 무엇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33~34쪽)
절망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원전 5세기에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아포리아
거대한 군대의 진격, 페르시아 전쟁
승자도 패자도 없는 동족상잔, 펠로폰네소스 전쟁
철학에 저지른 범죄, 소크라테스의 죽음
현재 진행형인 대한민국의 아포리아
울분의 역사, 일제강점기
이념의 동족상잔, 한국전쟁
성장을 위한 개인의 희생, 각자도생
군주의 거울, 그리스 고전에서 희망을 찾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 우리는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인문학이 처음 태동했던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려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절체절명의 상황을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는 뜻의 아포리아(Aporia)라 명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답을 인문학에서 찾았다. 이때 기록된 책이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의 『국가』다.
그리고 이들 고전은 기원후 8세기,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에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를 위한 리더십 교육 과정으로 재탄생한다.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과도 같다고 해서 그 이름도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 했다. 혼탁한 세상에 대중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나라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탁월한 리더에 대한 갈망이 이를 태동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마키아벨리』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로 우리 사회를 탁월하게 통찰해온 김상근 교수가 고대 그리스 고전을 재해석한 이유 또한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시대적 요구와 다르지 않다. 제1부에서는 고전에 기록된 그리스 아포리아 시대의 실감나는 현실을, 제2부에서는 아포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성찰해야 할 가치들을 통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망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날카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 출판사 서평
절망의 시대,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한때 우리 사회에 몰아닥친 인문학 열풍도 이제는 잠잠해졌다. 혼란한 시대에 내려진 인문학적 진단을 통해서도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인재(人災)로 인한 비극적인 참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고 수습은 언제나 후회로 시작해 관련자 처벌로 끝난다. 이처럼 반복되는 절망 속에서 인문학이 주던 희망은 이제 그 빛을 다하고 말았다. 위기 상황의 실질적인 기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인문학식 문제풀이 방식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교육이란 혼의 지적 기관에 시력을 넣어주는 기술이 아니라고 말했듯이 인문학은 결코 구체적인 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다. 바라본다는 행위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스스로 인생의 좌표를 찾도록 이끌 뿐이다.
사실 현재 인문학에 드리워진 위기는 인문학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도 적지 않다. 인문학 열풍에 편승하고자 소위 퇴색된 의미의 가짜 인문학이 판을 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인문학이 처음 태동했던 당시로 돌아가야 한다. 인문학이 탄생했던 당시의 시대적 요구와 본모습을 마주할 때, 끝나지 않는 절망의 시대에도 작별을 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마키아벨리』『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로 우리 사회를 탁월하게 통찰해온 김상근 교수가 절망의 시대를 위한 인문학인 그리스 고전을 재해석했다.
아포리아,
고대 그리스에 시작되다
지금 우리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기 스스로 살아갈 방편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는 뜻의 아포리아(Aporia)라고 했다. 12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는 도서(島嶼) 간 이동이 잦은 만큼 해상 사고의 위험도 빈번했다. 이때 그리스 사람들은 항해 중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처했을 때를 아포리아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답을 인문학에서 찾았다.
기원전 5~4세기 고대 그리스에 밀어닥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그리스는 아포리아에 처한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없음’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같은 민족끼리 창검을 겨누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철학을 타살했던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그리스의 아포리아가 외부적 요인을 넘어 자생적으로 발생하기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때 그리스의 역사가와 철학자는 분연히 펜을 들고 그리스가 왜 이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후사정을 기록함으로써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아포리아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을 담아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페르시아 전쟁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로,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플라톤의 『국가』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으로 기록된다.
『키루스의 교육』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
이 시대 최고의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우리가 지금 고대 그리스의 인문학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기원후 8세기,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당시에는 봉건제로 인해 자신의 봉토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를 탁월한 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이라는 의미의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는 인문학 교과 과정이 개발되었고, 당시 각국 수도원에서 대대적으로 발굴된 그리스와 로마의 고대 문헌을 리더십 교육에 사용하였다. 『키루스의 교육』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는 바로 이때 발굴된 고대 그리스의 고전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고대 그리스 고전으로 돌아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절망과 비극이 반복되는 한국 사회는 아포리아를 겪던 위기일발의 고대 그리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제에 의한 침입과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그리고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병폐는 인류의 역사가 시공간을 초월해 반복됨을 보여준다. 탁월한 리더를 향한 중세의 시대적 요구와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등 각 분야의 리더들로부터 희망을 얻지 못한 지금의 시대적 욕망은 정확히 일치한다.
『역사』의 크로이소스 왕, 크세르크세스 왕, 테미스토클레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페리클레스와 알키비아데스를 통해 우리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국민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 알 수 있으며, 플라톤의 『국가』를 리더의 역할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키루스의 교육』은 키루스 대왕을 통해 군주가 지녀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아포리아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되새기게 한다.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역사 속 인물을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리더의 모습을 깨우쳐줬다면 『키루스의 교육』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국가』가 삶을 사색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면 『키루스의 교육』은 실천적인 시선을 통해 냉혹하고 엄정한 현실을 치밀하게 다룬다. 이것이 이 시대의 리더에게 『키루스의 교육』이 최고의 군주의 거울이 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 고전을 통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날 군주의 거울이 비추어야 할 주된 대상은 비단 지도자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자신이라는 점이다. 남을 탓하던 그 손가락을 자신에게 돌릴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래야만 기원전 5세기 그리스에 충격과 절망의 아포리아가 훗날 찬란한 문화로 꽃피웠던 것처럼 오늘날 이 땅의 아포리아 또한 희망의 기운을 머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진정한 군주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를 믿고 따르는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고, 그 사회는 아포리아에 처하게 된다. 행복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가진 왕과 명예욕에 불타올라 불필요한 전쟁을 일으킨 군주, 그리고 물질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한 장군이 나라를 이끌면 그 나라는 쇄락을 면치 못하게 되고 온 국민이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81쪽)
오만이 페르시아 전쟁의 원인이 되었고, 오만 때문에 페르시아는 그리스에 패전하고 말았다. 이것이 페르시아 전쟁의 원인에 대한 헤로도토스의 탐사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잘못된 리더의 오만이 문제를 일으켰고, 그것 때문에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무고한 백성들만 죽을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83쪽)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실체는 기원전 5세기 후반에 그리스에서 일어난 내전에 대한 기록이지만, 인간의 본성에 따라서 영원히 반복될 보편적 역사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투키디데스는 역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반복되는 역사의 전후좌우를 살펴보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밝힘으로써 후대 사람들에게 진정한 역사의 의미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의 지도를 그려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92쪽)
플라톤이 『국가』에서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그려냈다면, 또 다른 제자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교육』에서 그리스 최고의 군주의 거울을 제시했다. 플라톤이 철학과 관념의 세계에 머물렀다면, 크세노폰은 만인대와 함께 페르시아 고지를 오르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인물이다. 플라톤이 동굴의 비유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데아의 세계를 강조했다면, 크세노폰은 동굴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왜 사람들이 쇠사슬에 묶여 있는지, 그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지도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가르침을 남겼다. 결국 플라톤과 크세노폰 두 사람은 아포리아의 시대에 대응하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방식을 제시한 셈이다. (178쪽)
페르시아의 왕 키루스(한글 구약성서에는 ‘고레스 왕’으로 번역됨)는 비록 이교도들의 왕이었으나 “여호와께서 머리에 기름을 부으신” 하나님의 사자였다. 유대인들이 바빌로니아의 집단 포로 신세로 전락했을 때, 그들을 해방시켜주고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만든 왕이 바로 키루스 대왕이기 때문이다. (180쪽)
불확실성에 의존한다는 것은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Fortuna)에게 자신 의 운명을 맡기겠다는 것과 같다. 탁월한 장수는 자신의 운명을 불확실한 행운에 의지하지 않는다. 특히 나라와 같은 큰 집단을 책임지고 백성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 키루스와 같은 군주에게 불확실성에 의존하는 태도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불확실성과 행운에 의존한다는 것은 군주의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217~218쪽)
위대한 제국은 대리석이나 권력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제국은 영토가 아니라 사람이다. 제국은 돌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319쪽)
키루스가 꿈꾸던 페르시아제국은 건물의 총합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이었고, 인재였으며, 그런 인재를 모으는 방식은 본인 스스로 그런 모범적인 삶을 사는 것이었다. 키루스가 남긴 마지막 ‘군주의 거울’은 그의 삶, 그 자체였다. (324쪽)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 김상근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및 연합신학대학원 교회사 교수. 동 대학교 신과대학장 및 연합신학대학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인문학의 심화와 확산을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의 설립과 운영을 도왔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을 졸업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석사, 에모리대학교 석사,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독보적인 르네상스 연구를 완성했으며, 창조적 도전과 탁월한 영감이 담긴 다양한 인문학 저서와 강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SBS <아이러브 人>, SBS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EBS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EBS <인문의 시대, 르네상스> 외에도 다양한 공공 기관과 기업체 강연을 통해 인문학 확산에 노력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마키아벨리』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르네상스 창조경영』 『인문학 명강 서양고전』(공저) 『나는 누구인가』(공저) 『어떻게 살 것인가』(공저)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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