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백
2012년 06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12년 02월 0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6.74MB)
- ECN 0102-2018-800-002718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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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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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완득이』작가 김려령 2년 만의 새 소설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주어라.
당신 마음속 가시고백, 이제는 뽑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작은 달걀에서 병아리의 꿈을 부화시키는 김려령 문학의 따듯한 어루만짐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아우르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가 김려령이 2년 만에 새 소설 『가시고백』을 출간했다.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소설『완득이』에서 유쾌한 입담, 단연 발군의 캐릭터, 통쾌한 이야기를 앞세워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김려령은 이번 신작『가시고백』에서 생에 대한 진정 따듯한 시선을 담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마해송 문학상,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열 살에서 여든까지 모든 연령의 독자를 웃기고 울리며 한국 문학의 ‘크로스오버’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 주었던 작가의 저력이 신작에서 다시금 발휘된다.
이번 신작은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저것들 미쳤어 미쳤어!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그들 심장 속에 박힌 가시 같은 고백을 하나씩 뽑아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고나게 예민한 손을 지녀,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훔치게 되는 해일과 부모의 이혼으로 또 다른 상처를 받으며 아빠를 마음속에서 밀어내면서도 연민하는 지란,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있게 통제되는 진오 그리고 모든 일에 베테랑이지만 사랑에서만은 짝사랑투성이인 다영까지 이렇게 매력적인 십대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열어간다. ‘가시고백’은 바로 우리 마음속 외로움, 결핍, 빼내지 않으면 곪아 버리는, 그런 고백인 것이다.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가시 같은 고백을 뽑아내도록 이끈다.
■ 세상에서 가장 따듯하고 맛있게 배부른 집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일곱 살 이후로 도둑질을 해온 주인공 소년의 “나는 도둑이다.”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도대체 끝을 어떻게 맺으려고, 라는 독자의 의아함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밀도 있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이야기를 시종일관 밀어붙인다. 마치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 들어선 어느 친구네 집에서 받는 뜻밖의 따듯한 밥상처럼, 소박하면서도 푸짐하기 그지없는 온기가 이야기에는 가득하다. 어느 날, 유정란 부화를 시도하는 해일은 달걀에서 병아리를 보았다고 얘기한다. 서로 어긋나 보이는 주인공들이 마음을 살짝씩 내비치는 지점은 의외의 것이 아니다. 같이 먹는 밥상, 같이 노닥거리는 크게 보잘것없는 친구네 집이다. 맛있게 배부른 어느 저녁의 기억을 선사해 주는 내 친구의 집은 우리 마음속 작은 위로의 공간이다. 이 위로는 작가 스스로의 응집된 경험 속에서 녹아든 따듯한 시선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당신, 사랑합니다.
삶의 근육은 많은 추억과 경험으로 인해 쌓이는 것입니다. 뻔뻔함이 아닌 노련한 당당함으로 생과 마주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합니다. 살아 보니 미움보다는 사랑이 그래도 더 괜찮은 근육을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내가 아직 철이 덜 들어 미운 사람 여전히 미워하지만, 좋은 사람 아프게 그냥 떠나보내는 실수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부화된 달걀 껍질을 뚫고 병아리가 자신의 생명을 증명해내듯, 김려령표 문학은 달걀을 부화시키는 38도 생명의 온기로 독자들의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줄 때”
고백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속에서 부화되는 것.
타고난 손놀림으로 자기도 모르는 순간 남의 물건을 훔치고 있는 주인공 소년 해일은 고2 학생이다. 크게 부유하지는 않지만 또 크게 나쁠 것도 없는 해일은 그냥저냥 ‘가운데’에 있는 그런 녀석이다. 어릴 때 일 나간 엄마 아버지 대신 혼자 집을 지켜야 했던 해일에게는 빈집의 외로움만큼이나 도둑질은 체화되어 버린 것만 같다. 오늘도 해일은 교실 사물함에 있던 새 걸로 보이는 전자수첩을 훔친다. 자신의 예민한 손은 열여덟 소년의 결핍과 고독 그 자체다. ‘나는 도둑이다’라는 독백은 아직도 부화되지 못한 병아리처럼 가슴속에 박혀 있다. 이 소설은 그 일기 속 ‘독백’이 ‘고백’으로 나아가기까지의 여정이다. 고백은 혼자서만 성립되지 않는다. 고백이 성립되려면,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주는 이가 있을 때, 비로소 그 고백은 자수나, 자백이 아닌, 받아 줄 그 누군가에게 자연스레 성립된다. 작가는 누군가가 그런 고백을 뽑아서 건넬 때, 그것을 뿌리치는 대신, 고백 속에 담긴, 인간이 끝내 지켜야 할 염치와 순수성을 봐주라고 얘기한다. 용서가 안 되면 ‘봐주기’라도 하라고.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 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있다. 뽑자. 너무 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었다. 해일은 뽑아낸 가시에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라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고 따를 각오가 되어 있었다. _ 본문 중에서
■ “얼음 깔고 누운 생선, 불 위 떡볶이”
감성과 이성의 그 평화로운 조합
독특한 캐릭터의 창출은 이미 김려령의 전작에서도 탁월하게 증명되었다.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더불어, ‘감정 설계사’라는 흥미로운 직업에다, 감정과 이성을 동시에 좌지우지하는 해일의 형 해철이라는 인물과, 『완득이』의 최강 막강 ‘똥주’에 대적할 만한 선생님 ‘용창느님’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감정을 설계하지 않는 자, 스스로 자멸할 것이다.”라는 요상한 문구를 홈페이지 대문에다 걸고 자칭 감정 설계사라고 내세우는 해철은, 세상은 ‘얼음 깔고 누운 생선과 불 위 떡볶이’가 함께하는 시장통처럼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교감될 때에만 균형이 이루어짐을 얘기한다. 졸업식날 조폭을 동원한 제자에게 맞은 상처를 안고 있는 해일의 담임 용창느님은 해철과 더불어 이야기 속에서 감성과 이성의 균형 지점을 얘기하는 또 다른 인물. 두 조연의 축은 열기로 치달을 수 있는 청춘들의 균열 지점을 냉정하고도 부드러운 차가움으로 눌러 주며 인생의 혜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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