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신화

프레드릭 맥스웰 지음 | 안진환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2009년 01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03년 08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은 '탁월한 의지와 능력으로 입지전적 위치에 오른 거물'이라는 평가와 '독건적이로 이기적인 무자비한 기업가'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한 인물의 무용담이자 거대한 기업제국의 성장 과정과 권모술수를 파헤쳐 밝힌 보고서다.

목차

1. 촉망 받는 젊은 이
2. 세상으로 나가다
3. 보그에게서 날아온 우편엽서

출판사 서평

# 세계 역사상 가장 성공한 ‘샐러리맨’의 살아있는 신화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당신은 평생 얼마를 저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대부분은 월급 받아 지금 당장 생활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평생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데 그런 계산을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에서 ‘샐러리맨’의 희망을 본다. 지난 22년 동안 매일같이 시간당 1억원, 하루 24억원을 벌어들인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집안도 아닌 평범한 스위스계 고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약 8,000일 동안 매일 200만 달러, 시간당 8만 달러를 번 셈이다. 그것도 하루를 24시간, 1주일을 7일, 1년을 52주로 계산해서 22년 내내 말이다.

1956년생으로 현재 47세. 160억 달러, 세계 4위의 부자로서 기업가가 아닌 ‘샐러리맨’ 가운데 최고의 갑부다.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래 ‘샐러리맨’으로서 이만한 부(富)를 이룬 사람이 또 있을까! 아마 앞으로도 정말 혁명적인 새로운 사업이 등장하지 않는 한 이런 부를 달성한 직장인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무려 1만 2,000명의 직원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주었다. 당신도 그런 친구를 곁에 두고 싶지 않은가! 그런 상사를 모시고 싶지 않은가!

# 22년 동안 매일 24억 원을 벌어들인 우정

중국 고사에 ‘지음(知音)’이란 말이 있다. 거문고의 명수인 백아(伯牙)와 그의 연주를 완벽하게 알아들은 종자기(鍾子期)의 우정에서 유래한 말로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이야기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의 우정도 그것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둘의 우정은 하버드 대학 시절에 시작된다. 1973년 발머는 교수의 꿈을 안고 하버드 대학에 진학, 기숙사에서 평생의 우정을 나눌 친구 빌 게이츠를 만난다. 이 곳에서 둘은 괴짜들만이 느낄 수 있는 서로의 모습을 통해 동질감을 확인하고 급격히 가까워진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공통 관심사가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이 둘은 줄곧 의기투합했지만 성격은 서로 완전히 달랐다. 지나친 활달함이 문제가 되는 발머와 달리 게이츠는 사교성이 제로였다. 게이츠는 자신이 유능한 인재라고 생각했고, 발머는 자신이 유능하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 노력했다. 게이츠는 냉정하고 계산적이었고, 발머는 정열적이고 사교적이었다. 게이츠는 돈이 많았고, 발머는 매력이 넘쳤다. 게이츠가 심사숙고형인 반면, 발머는 늘 자신감이 돋보였다. 발머에겐 돈도 배경도 없었고, 게이츠에게는 여자친구도 형제도 없었다. 발머는 재치가 있었지만 게이츠에겐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그래도 이 둘의 생각은 쌍둥이와 같이 죽이 맞았다.

그러던 어느 날 게이츠는 알테어PC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하버드 컴퓨터 연구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알테어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베이직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버드에서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판단 아래 2학년이 끝날 즈음 대학을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다.

한편 발머는 학보 〈크림슨〉에 관여하는 한편 문예지〈하버드 애드버킷〉의 발행자가 되어 경영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들 일을 하면서 발머는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탁월한 자질을 보인다. 대학 졸업 후에는 세계2위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P&G의 식품사업부에 브랜드 보조원으로 입사해 마케팅에 대한 자신의 열망을 시험한다. 그는 P&G에서 경쟁 회사들의 사업과 자사의 사업을 분석하는 한편 시장에서 상품이 진열되는 위치와 방법을 관찰하면서, 매장 내에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타사 제품과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조직과 자신의 업무에 회의를 느껴 1979년 P&G에 사표를 내고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한다. 하지만 1980년대 미국 산업은 매우 침체된 상태였고, 자동차 산업도시 디트로이트도 마찬가지로 발머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다.

그때 사업의 가닥을 잡아가던 게이츠에게는 기술적인 분야 이외의 사업 부문을 맡아줄 동업자가 절실히 필요했다. 발머는 스탠퍼드 대학원을 중퇴한 채 '중퇴자 클럽' 멤버로서, 마이크로소프트에 28번째 사원으로 입사함으로써 운명적인 둘의 우정은 다시 시작된다.

1980년 입사한 이래로 발머는 공동 설립자 빌 게이츠의 오른팔 역할을 수행한다. 사원모집, 회계와 법률, 그 밖의 관련업무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발머는 자신을 조직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기 시작한다.

우선 그가 취한 조치는 직원들의 급여에 대한 통제였다. 둘째는, 인재 채용이었다. 그는 인재들의 황금어장, 즉 훗날 다른 스카우트들도 눈독을 들이며 뛰어든 과거 공산주의 국가에서 확실한 인재 풀을 구축한다. 프로그램 분야에선 문외한이었지만, 사람을 파악하고 휘어잡는 그의 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 기업도 철저히 관심을 가질 대목이다. 그는 회사를 재조직하면서 종업원들에게 스톡 옵션을 부여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하는 전략을 채용했다.

발머는 ‘기술적인 분야 이외의 사업 부문을 맡아’ 30명도 안 되는 직원을 약 5만 명으로, 연간 소득을 1,200만 달러에서 200억 달러 이상으로, 미미했던 현금보유액을 36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마침내 2000년 1월 13일,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자리에 오른다. 지난 20여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룬 각종 혁신의 토대를 구축했던 그가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로서 경영 최일선에 나서게 된 것이다.

빌 게이츠는 발머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발머가 서열 1위이고, 나는 2인자일 뿐이다. 모든 최종 결정은 발머가 내린다.'

# 마이크로소프트를 움직이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랜드 가치는 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치밀하고, 때로는 밀어붙이기 방식의 강압적 마케팅 결과로 볼 수도 있다. 1983년 11월 뉴욕에서 발머가 주도한 '윈도' 마케팅 선전이 그 시발점이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벌이자 한 수 위의 경쟁자 애플은 매킨토시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제품에 혁신적인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가 장착되고, 마우스를 이용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한 장치가 있음을 간파한 후, 결국 GUI 운영체제 판매권을 선점한다. 그리고 언제 개발 완료되어 시장에 선보이게 될지도 모를 '윈도' 제품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IBM PC와 복제품들이 성공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클 수 있었다. 그리고 발머는 운영체제 부서 책임자로 있으면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회사를 확보하고, 계약을 맺은 회사에겐 그 실행을 독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끄는 쌍두마차 게이츠와 발머는 엇비슷한 지능을 가졌고, 열정에 있어서도 어느 한쪽이 기울지 않는다. 이들은 가장 강력한 파트너십의 소유자이자,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친구이자, 쌍둥이나 다름없는 형제다.

이 둘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제각기 행동할 때도 긴밀히 계획된 협력체제를 따른다. 게이츠는 기술자이고 전략가이며, 총사령관이다. 발머는 사업가이자 모사가이며 야전사령관이다. 게이츠가 반독점소송을 맡으면 발머는 회사를 운영한다.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에고(ego)이며, 발머는 이드(id)다. 게이츠는 '대차대조표'형이고, 발머는 '손익계산서'형이다. 게이츠가 저승의 문이라면, 발머는 저승사자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게이츠가 저승을 마련해 놓으면, 발머는 경쟁자들에게 죽음을 가져다 주었다. 게이츠는 똑똑한 인물을 좋아하지만, 발머는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발머는 그 곳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 기업가와 인간의 길 ― 선(善)과 악(惡)의 양면성

우리는 이 책에서 기업

작가정보

저자(글) 프레드릭 맥스웰

번역 안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