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이 빛난다
2020년 12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3월 27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2.67MB)
- ISBN 9788939230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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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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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이 내게 말을 한다. 안이 어두워야 밖이 잘 보인다. 그것은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땅의 가장 추운 말이었다. 서쪽이 내게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 말이다.”
시집 말미의 산문(「서쪽의 말」)에서 밝히듯 시인에게 고향섬과 바다는 곧 ‘서쪽’이며, 가장 아프고 추운 지명이다. 그 극한의 공간에서 길어올린 질박하고 웅숭깊은 언어들이 시집 전편에서 살뜰하게 빛난다.
어떤 불행과 고통 속에서도 ‘거룩한 맨손’의 삶을 자처하는 사람들. 이세기 시인은 운명인 듯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받아 적는다. 시집을 펼치면 깅다리(싱어. 멸칫과의 바닷물고기), 갯바탕(갯벌이나 갯가), 북새(노을), 뻘뚱(보리수 열매), 노래기꽃(금잔화) 같은 토속언어들이 파닥이는 동시에 뭇 생명을 향한 경외감이 뜨거운 피처럼 솟구치며 전율을 전한다. 그리하여 시집 전편에는 생명의 감각, 상생의 감각, 우주의 감각, 윤리의 감각이 통째로 숨 쉰다.
이 시집을 넘기는 동안 독자들은 넓고 깊은 바다가 전하는 삶의 전언(傳言)들, 고달픈 섬사람들의 삶,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간과했던 신비로운 섬의 언어들을 발음하게 될 것이며, 그리하여 짭조롬한 바닷물이 시나브로 몸속으로 밀려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언리 해변
뒤란께
뱃사람 장례
피항
저녁 새
갱국
선단여
여름을 지내며
초복 소식
장봉 1
장봉 2
민통선
객선에서
제2부
부두에서
어머니, 저는 바다에서 태어났어요
맹골수로
새우두부젓국
방언
섬제비꽃
심청
바닷가 장례식
진촌에서
부두
아무도 울어 주지 않았지
그 여름
내가 아니다
제3부
진두 부둣가
서포리 1
서포리 2
산집
산제비
입동 저녁
자구리회를 먹는 저녁
첫가을
북리항
빼아리라는 곳
여름산
서포리에서
저녁물
제4부
시암리
일월
봄풀
흰 너울 1
흰 너울 2
집에 와서
팔베개를 베고
철원
홍예문
하짓날
염포
텃밭
꽃을 줍다
이곳
서쪽이 빛난다
산문
시인의 말
시어 풀이
작가정보
작가의 말
이 시가 쓰였던 시기에 바다는 원혼이 끊이지 않았다. 평화가 있으면 불안하고 불안하면 도리어 평화로웠다. 역설적인 이 말은 국경 가까운 섬에 사는 누군가가 들려준 말이다. 시는 자신이 발 딛고 선 땅에서 언어를 기른다. 그렇게 시는 자신의 육체를 갖는다. 시집을 내매 두렵고 부끄럽다. 헐벗은 내 영혼이 사랑하는 이들께 조촐히 시를 건넨다.
2020년 첫봄에
이세기 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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