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비열도
2022년 09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5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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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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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복서 2|오빠|아르바이트 소녀|복서 연대기|누나|목련 출처|피자 배달 소년 표류기|박제사들|중3|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원정|목련 하차|호모 텔레비전 사피엔스 1|호모 텔레비전 사피엔스 2|호모 텔레비전 사피엔스 3|멸치
제3부 인천|비글호, 비굴호|용호동|음악처럼|술래와 순례|가족 도감 1|가족 도감 2|산책|구제역|문장|닻|한 잎의 무덤|집시의 시간|마네킹|비둘기처럼 다정한
제4부 와중|당귀|자소상|우물|시인의 손|흠집|물집|의자|병산 행간|빗방울 화석|암 병동|체르노빌|감기|무덤들|에필로그
해설 홍기돈
시인의 말
더미 속에서 밥알을 캐내던 누군가 돌에 맞아 죽어갈 때도 꽃잎처럼 떨어지는 과자 부스러기를 향해 필사적으로 몸을 날리는(「비둘기처럼 다정한」) 이들의 삶에 필요한 ‘복수’는 무엇일까?
박후기 시인은 시집 맨 앞에 실린 표제작 「격렬비열도」에서 “격렬과/비열 사이//그 어딘가에/사랑은 있다”라고 말한다. 이 선언 같고도 염원 같은 시에서 “사랑”이라는 낱말을 ‘삶’이라 바꿔보면, 우리의 삶이 “격렬”이나 “비열” 어느 하나만으로 규정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인이 말하는 “사랑”은 “격렬”과 “비열” 사이에 존재하는 삶의 어떤 열망에 대한 애증 섞인 수식어일 것이다.
이가 깨져 대문 밖에 버려진 종지에
키 작은 풀 한 포기 들어앉았습니다
들일 게 바람뿐인 독신,
차고도 넉넉하게 흔들립니다
때론,
흠집도 집이 될 때가 있습니다
_「흠집」 전문
삶이 우리에게 가하는 무참한 폭력과 그 삶에 맞서 격렬과 비열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그려낸 이번 시집의 후반부에는 “상처가 안식으로 전환하는 순간”(‘해설’ 중)을 구현한 시들이 있다. 시인의 이런 마음이 격렬과 비열 “사이//그 어딘가”에 존재할 “사랑”을 기다리는 이들의 흠집 많은 삶을 조금은 위로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추천의 글
길 위에 서 있는 모습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박후기가 그렇다. 그의 시를 읽으면 자연스럽게 ‘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는 나그네다. 이미 삶과 죽음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버린 나그네. 하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충분히 경건한 나그네. 그리고 그것으로 암각화 같은 시를 적는 나그네.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의 미덕이 있다. 그들에게는 ‘착(着)’이 없다. 애착도, 집착도, 도착도 그들을 잡지 못한다. 길 위의 미덕. 박후기의 매력적인 시가 가진 미덕이다.
_ 허연(시인)
§. 시인의 말
날은 저물어가고, 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나는 언제나 밤새도록 시를 기다리지요.
이울어가는 달이 나를 가만두지 않네요.
시여, 조금만 서둘러주세요.
새벽이 오면 달도 나도 사라지고 없을 테니까.
마음이 열리면 그 어떤 밀봉도 소용없다는 걸 아실 거예요.
나는 수줍게, 당신 앞에서 열리기 위해 또 한 권의 시집을 엮는답니다.
마음 놓고 잠든 적 없는, 나의 그 모든 절망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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