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 사람들
2009년 01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08년 05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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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0.96MB)
- ECN 0102-2018-800-002642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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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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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떠들썩한 연애를 좋아하고, 별과 짐승으로 점을 치며, 춤과 섹스를 즐긴 서라벌 사람들의 자유분방함을 그리고 있다. 그들에게서 이성으로 본성을 억누르지 않았던 태초의 사회, 제도에 구속받지 않았던 인간 원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신과 교감하는 연제태후는 기후를 움직이고, 큰 제사에는 성대한 교합제가 뒤따르며, 원효대사는 화려한 헤드스핀으로 흥법회에 모인 대중을 사로잡는다.
계간「실천문학」에 연재될 때 '선데이 서라벌'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을 정도로 이 소설에는 성에 관한 묘사가 많다. 서라벌 사람들의 토착 종교는 성을 숭배하는 종류였기 때문에, 여기서 성은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의미한다. 또한 이성과 본성, 제도와 욕망, 문명과 자연의 갈등을 대변하며 자유분방한 서라벌 사람들과 금욕적 외래사상의 대결을 보여준다.
☞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과감한 생략과 압축, 건너뜀을 통해 긴 여운을 남기며 주인공들의 성격과 카리스마, 고독과 사랑을 보다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안과 밖, 옛것과 새것, 행복과 고통을 합하고 대립시키는 작가의 글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준랑의 혼인
변신
혜성가
천관사
작가의 말
문학 장(場) 안팎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작가 심윤경의 연작소설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심윤경은 단 세 편의 장편소설로 한국문학의 중심에 자리잡은 작가로서 새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기존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제시해 독자들을 흥분시키곤 했다. 『서라벌 사람들』 역시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니, 훌쩍 뛰어넘는다. 작가가 보여주는 서라벌 세계는 그동안 우리가 어디에서도, 그 어떤 문화 장르에서도 본 적 없었던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신라의 슈퍼스타들이 총출연하지만, 그 이야기는 사뭇 새롭다. 마술적이고도 숨 막히는 신화적 상상으로 가득 찬 이 소설은, 서사의 고갈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에게 시원한 해갈의 기쁨을 선물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그러나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서라벌’ 이야기
정열적인 ‘서라벌 사람들’의 마술적인 세계로의 초대!
칠 척 오 치 거구에 비바람을 부르는 연제태후 이후, 내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알고 있던 화랑도와 다보탑의 신라는 갑자기 엉뚱한 모습으로 마구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선덕여왕은 다이애너비, 화랑은 비보이, 무열왕은 카우치 포테이토, 원효대사는 서태지로 말이다. ---「작가의 말」 부분
『서라벌 사람들』은 「연제태후」ㆍ「준랑의 혼인」ㆍ「변신」ㆍ「혜성가」ㆍ「천관사」, 다섯 개의 개별 이야기가 모자이크화된 형식으로 구성된다. 그 주인공들은 연제태후, 선덕여왕, 김유신, 무열왕, 원효대사……. 기라성 같은 서라벌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한다. 그러나 여태껏 들어온 역사 이야기와는 다르다. 신(神)과 교감하는 연제태후는 기후를 움직이고, 큰 제사에는 성대한 교합제가 뒤따르며, 원효대사는 화려한 헤드스핀으로 흥법회에 모인 대중을 사로잡는다.
소설의 모티프는 일연의 『삼국유사』, 울주군 천전리 각석과 같은 신라의 흔적에서 비롯되었다. 계간 『실천문학』에 연재될 무렵 ‘선데이 서라벌’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유난히 성(性)에 관한 묘사가 많은데, 불교와 유교와 같은 고등 종교문화의 도래 이전에 서라벌 사람들의 토착 종교는 성(性)을 숭배하는 종류였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때의 ‘성’이란,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뜻한다. 태초의 원형을 간직해온 서라벌과 외국에서 유입되는 신문물 간의 대결, 갈등 구도가 소설을 관통하는 큰 축인 것이다.
더불어 이는 이성/본성, 제도/욕망, 문명/자연의 갈등으로도 읽혀 흥미롭다. 금기를 모르는 서라벌 거인들의 불같은 정열과 금욕적 외래사상과의 대결에서 조성되는 불협화음은 소설읽기의 긴장감을 가파르게 고조시키면서, 환영과도 같던 신라인들에게 도리어 풍부한 육체성을 부여한다.
떠들썩한 연애를 좋아하고, 별과 짐승으로 점을 치며 춤과 섹스를 즐긴 서라벌 사람들, 이성으로 본성을 억누르지 않았던 태초의 사회, 제도에 구속받기 전의 인간 원형의 모습을 작가는 그리워한 것일까. 이는 곧, 빌딩숲 안에 갇힌 우리가 늘 그리워하는 세계이기도 할 것이다.
정염에 가득 차 거칠 것 없는 서라벌 사람들의 자유분방함은 분명 이 소설이 지닌 매력 중 하나, 거기에는 현대인에게 없는 인간 태초의 힘이 무궁무진하다. 이와 같은 묘사는 언뜻 남미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토우장식장경호(신라시대 토기), 『삼국유사』, 천전리 각석 등의 흔적을 통해 탄생한 한국식 마술적 상상의 세계이다.
안과 밖을 뒤섞고, 옛것과 새것을 합하고 대립시키는 심윤경의 카리스마
심윤경식 기법과 문체가 창조해낸 새로운 글쓰기, 화랑의 글쓰기!
특별히 이 소설에서는, 심윤경의 글쓰기 방식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과감한 생략과 압축, 건너뜀은 오히려 긴 여운을 남기며 독자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주인공들 하나하나의 성정과 카리스마, 고독과 사랑을 깊이 있게 경험하게 된다. 소설가 김연수는 이를 “안과 밖을 서로 뒤섞고, 옛것과 새것을 서로 합하며, 행복과 고통을 서로 겹쳐놓는다. 대립되는 것들을 서로 무화시키는 화학작용의 글쓰기”라고 일컫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근본적으로 마치 진자운동이라도 하듯이 양극을 끌어안는 작가의 균형 잡힌 태도로부터 오는 것이다. 과연 이 소설은, 품위 있고도 무척 역동적이며, 발칙하되 경건하며, 준엄하면서도 자비롭다. 대립된 느낌을 동시에 전달하는 묘한 글쓰기 방식, 이는 읽는 이에게 해석의 각도와 폭을 확장시킴으로써 다층적 공간을 향해 텍스트를 활짝 열어젖히는 힘이 된다.
소설을 덮고 나면 서라벌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쉰다. 신라인들은 땀내 짙은 흙으로 ‘토우’를 빚어 삶과 가치를 기록했으며, 이 흙 인형들은 심윤경에게 새로운 기록의 방식을 부추겼다. 인류사를 관통하는 원형 세계를 바탕으로 역사를 추적하는 것. 작가는 이 과정에서 일연스님과 진땀 빼는 숨박꼭질을 벌인다. 바로 서로를 발견하는 고대와 현대의 숨박꼭질이다. 과거사의 행간에서 숨은 장면을 발견해가는 놀이 중에 현대의 구체적 일상은 신화적으로 변모했다. 그렇게 『삼국유사』는 ‘소설’이 되었다. 아무리 뛰어난 상상이라도 붓끝에서 생생하게 살아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을 터, 심윤경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통할, 한국문학의 보물 같은 존재다.
■ 『서라벌 사람들』의 다섯 가지 이야기 속으로
一. 연제태후
양물이 한 자 다섯 치나 되었던 지증왕의 부인 연제태후. 칠 척 오 치나 되는 몸집에 광포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연제태후는 이 소설의 상징과도 같다. 둘의 교합이 잘될수록, 서라벌엔 풍년이 들고 온갖 생명들이 생기롭게 뻗어나갔다. 그러나 연제태후의 아들 법흥왕은 신라에 불교와 이방 문명을 들여오려 하고 이를 염려한 연제태후의 노여움은 점점 극에 달하는데…….
二. 준랑의 혼인
신라 제일의 미소년 준랑과 애혜 낭주는 혼인을 앞두고 있다. 혼례를 앞두고 부제랑 준랑은 큰화랑 영랑과 둘만의 사냥을 떠나는데 동성 간의 사랑을 숨기지 못하고, 한편 혼례를 앞둔 애혜는 여인들과 재주를 뽐내는 연회를 벌인다.
三. 변신
서라벌 백성들은 “이상하다, 이상하다”를 되뇌며 선덕여왕을 앙모하게 되고, 이 가운데 지귀라는 백성은 끝내 화신(火神)으로 변한다. 선덕여왕의 총애를 받고 자란 왕자 인문, 당나라에서 오랜 기간 신문물을 접하고 온 왕자 인문에게는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변신한 아버지(무열왕)가 기다리고 있는데…….
四. 혜성가
거열랑?실처랑?보동랑 세 화랑과 노리혜는 금강산으로 유람을 떠나던 중 불길한 혜성을 보게 된다. 마침 왜가 침입했다는 봉홧불이 오르고 혜성이 심대성을 침범하니, 이들은 유람을 그만두고 성대한 제의로 교합례를 치르게 된다. 천신(天神)과 불신(佛神)을 함께 모시던 신궁에서는, 남녀 간의 교합례를 막으려는 불가(佛家)와 이를 치르려는 신궁 제관들이 충돌한다.
五. 천관사
김유신의 동생 흠순공은 원효대사를 찾아와 형을 위한 사찰 건립을 위해 흥법회를 부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원효대사는 결국 장대한 흥법회를 열게 되고 여기 모인 군중들은 한판 축제를 벌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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