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평전
2009년 01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07년 1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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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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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철이라는 인물의 영웅적 면모에서부터 문학세계, 지인들과의 관계, 가족과 일상생활들을 세세하게 그렸다 . '역사인물찾기' 제24권. 양장제본.
원산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
상해 임시정부를 찾아서
상해
조선민족혁명당
화로강
제2부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황포군관학교 조선의용대
대일 최전선
태항산
호가장전투
중국에서 일본으로 호송
나가사키 형무소
제3부 좌우의 대립 속에서
해방 공간의 서울
평양
또다시 중국으로
연길에 정착
반우파투쟁
제4부 다시 옥중으로
허황한 세월
정치소설『20세기의 신화』
공판
추리구 감옥
철석같은 믿음과 사랑
65세, 다시 시작된 인생
제5부 작품세계와 최후
『격정시대』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
서울 나들이
비수와 투창
최후의 나날들
부록
준엄한 나날에
민족의 영웅, 문학의 산맥 김학철 선생
우리 문단의 어른 김학철 선생
불굴의 투혼 김학철 옹
저자의 말
각주
연보
참고문헌
...공산당 본부에 갔다가 김학철은 기분을 망쳤다. 도처에 써 붙인 표어들이 자못 놀라워서였다. 온통 '박헌영 선생은 암야의 등대'니 뭐니 하는 따위의 찬사 투성이, 징그러울 정도의 아첨조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김학철은 크게 실망했다. 귀국 직후의 만찬석상에서 처음 만났을 때 자연스레 우러나왔던 대선배 박헌영에 대한 경애심이, 된서리 맞은 것처럼 한풀 꺾이는 느낌이었다.-p207 중에서
부자간에도 계급노선을 가르고 서로 원수 취급을 하던 세월, 백년해로를 맹서한 부인 또는 남편이 서로 상대를 물고 늘어지던 세월, 김학철의 일가족 셋은 그런 족속들과는 격이 달랐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믿었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 사랑했다. 그것이 바로 김학철이 인간 승리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p344 중에서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역사의 뒤안길에서 되살아나다
1938년 10월 중국 무한에서 결성된 조선의용군은 광복의 그날까지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고 투쟁했으나, 해방 이후 정치적, 사상적 이유로 남과 북 양쪽에서 철저히 외면당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이역의 중국 땅에서 항일투쟁으로 청년기를 보낸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은 격렬했던 호가장전투에서 한쪽 다리를 잃은 뒤에도 문학이라는 또 다른 수단으로 잊혀진 민족사를 묘파하고 복원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의 투쟁의 칼날은 일본제국주의뿐만 아니라, 민중을 억압하는 모든 정치 기제와 독재를 향해 겨누어졌기에 더더욱 의미심장하다.
자랑스러운, 그러나 잊혀진 항일 투쟁의 마지막 증인 김학철
김학철(金學鐵)의 본명은 홍성걸(洪性傑). 1916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보성고보에 재학하던 중 원산 총파업 등의 사건을 겪으며 민족의식에 눈을 뜬다. 이후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 상해로 건너가 의열단 반일 테러 활동에 가담하였으며, 중국 중앙육군군관학교(황포군관학교)를 졸업하고 1938년 조선의용대 창립 대원으로 활약했다. 1941년 태항산 호가장전투에서 일본군과 교전 중 다리에 부상을 입고 포로가 되어 일본 나가사키 형무소에 복역하다가 8·15광복으로 출옥하여 귀국했다. 1945년 조선독립동맹에 참여하였고, 『주보건설』에 단편 「지네」를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1946년 월북해 『로동신문』 기자로 일하다가 1950년 중국으로 망명하였으나, 문화대혁명 기간에 『20세기의 신화』 필화사건으로 10년간 옥살이를 한다. 1980년 복권되어 창작 활동을 재개하였고, 2001년 9월 25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장편소설 『격정시대』, 『해란강아 말하라』, 『20세기의 신화』, 소설집 『무명소졸』, 『태항산록』, 산문집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우렁이 속 같은 세상』, 『사또님 말씀이야 늘 옳습지』, 전기문학 『항전별곡』,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해방 후 남북 양쪽에서 사상적, 정치적인 이유로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항일 투쟁 단체인 조선의용군 출신으로는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아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으로 널리 알려진 김학철은 올해로 6주기를 맞이했다. 1940년 8월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이후, 김학철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마르크스주의라는 신념을 버리지 않았으나, 자신이 좇는 사상에 좌우하여 투쟁한 것이 아니라 민중을 억압하고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독재자들에 항거했다. 일본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이승만, 김일성, 중국의 모택동에 이르기까지 그는 무장투쟁으로, 다리를 잃은 후에는 문학으로 개인숭배와 1인독재에 끝없이 항전했다.
이 책의 서문에서 두 편저자는 김학철 본인이 남긴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과 여러 잡문, 그리고 그에 대한 선행 연구 결과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지음’이라는 말 대신 ‘편저’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닐 정도로, 이 평전은 김학철이라는 인물의 영웅적 면모뿐만 아니라 문학세계, 지인들과의 관계, 가족, 일상생활 등을 세세히 드러내 그를 실감 있게 형상화하였다. 독립운동에 대한 꿈을 품은 소년 김학철이 상해임시정부를 찾아 중국에 와 조선민족혁명당의 일원으로 화로강, 황포군관학교 등에서 생활하며 훈련 받고 테러 활동에 가담하는 에피소드들은, 상당 부분 김학철의 자전적인 소설과 글을 참조해 생생하고 극적인 재미를 준다. 호가장전투에서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김학철은 일제에 투항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달 동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한쪽 다리를 절단하기에 이른다. 누이에게 인력거를 끌 필요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김학철의 유머감각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해방으로 나가사키 형무소에서 출소한 김학철은 서울에 머무르지만,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에 휘둘리는 정치 지도자와 사대주의적, 반공적 사회 상황과 분위기에 염증을 느낀다. 김학철은 격변하는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명의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 성장하고 친분을 쌓는데, 그들은 의열단, 이후 조선의용대를 창단한 약산 김원봉, 당시 중국 국민당 정부의 수장으로 황포군관학교를 설립한 장개석, 중국공산당 대표 주은래, 팽덕회 장군 등으로 만주 지역의 항일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이다. 연변에서 윤동주 묘소와 생가를 발굴한 오오무라 마스오 교수와의 인연은 김학철이 숨을 거둘 때까지 이어졌다.
민족과 국경의 경계를 넘는 김학철 문학, 잃어버린 항일 투쟁사를 되찾는 첫걸음
항일 투쟁 당시에도 문재를 보인 김학철은 친구인 류신이 쓴 곡에 가사를 붙여 함께 ‘조선의용군 추도가’를 만들기도 했다. 해방 이후 김학철은 총칼 대신 붓을 잡고 진보 문학인들의 단체인 조선문학가동맹의 기관지인 문학 창간호와 신문학, 서울문학 등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시작한다. 이를 계기로 김학철은 이태준, 김남천, 안회남, 박계주, 윤세중, 그리고 임화의 부인 지하련 등 문인들과 교류하며 친분을 쌓는다. 해방공간의 김학철 작품에서는 격렬한 전투 장면이나 큰 사건보다는, 생활미 넘치는 일화와 순수하고 열정적인 조선의용군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는데 특히 의용군 시절에 겪은 체험은 경험에 바탕을 둔 일상적이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를 통해 성격을 창조하는 김학철 문학의 특성을 낳는다. 사상적 이유로 월북한 뒤 한국전쟁 때 북경의 중앙문화연구소로 피난을 가 중국의 문호 정령, 하기방 등과 우정을 쌓고, 이후 연변에 조선족자치주가 선포되자 이주해 마지막까지 정착하게 된다.
『20세기의 신화』는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등 소련 해빙문학과 맥을 같이하는 정치소설로 중국 국내의 정풍, 반우파투쟁, 대약진 등 일련의 정치 운동과 당시 처참한 사회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작품이 문제가 되어 중국 추리구감옥에서 10년 동안 다시 옥살이를 겪어야 했다. 65세로 출옥한 뒤에 그는 단편소설 20여 편, 산문 100편을 쓰며 대부분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가 남긴 소설과 산문 등의 문학작품들은 대부분 잊혀진 우리 항일 투쟁사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와 긴박감 넘치는 구성, 구체적이고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와 몰입도 높은 문장 등, 문학적인 면에서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쾌거를 거둔다. 김학철은 소설과 산문 등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정령과 노신의 문학작품을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했다. 평생 노신의 꿋꿋한 정신과 문학 세계를 동경해온 김학철은 ‘철인의 예지와 문학가의 열정이 융합된 참된 에세이, 수필’을 개발한 노신의 작가 정신을 본받아 항상 백성을 위해 무언가를 말해야 하는 것이 작가의 본분임을 죽는 날까지 잊지 않았다. 해방 직후 김학철이 남한에서 발표한 몇몇 단편들(김희민 엮음, 『해방 3년의 소설문학』, 세계, 1987. 수록)과 태항산 항일무장투쟁을 전기문학적 방식으로 쓴 「항전별곡」(이정식ㆍ한홍구 엮음, 『항전별곡』, 거름, 1986. 수록), 그리고 1930년대 북간도를 중심으로 벌어진 항일무장투쟁을 서사적 화폭 속에 담아낸 장편 3부작 『해란강아 말하라』(1954년 출간) 등은 그가 스스로도 참여했던 항일무장투쟁을 문학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준다. 더불어 김학철이 『격정시대』에서 보이는 국제주의자로서의 세계인식은 일본에 대한 맹목적 반일감정이 아니라 일본제국주의를 부정하는 양심적 지성인들을 포함하여 민족과 국경의 경계를 넘는 민중적 국제 연대를 통해 반식민주의를 모색하는 데 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김학철 문학은 우리 ‘민족문학’에서 동아시아를 무대로 삼아 세계적 사상을 담아내어,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능성을 획득하고 있다. 극한 상황을 극복하고 인간 승리를 일구며 고귀한 정신을 지켜낸 김학철.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그는 삭발하고 녹색 중산복을 입어 조선의용군 분대원으로서 눈을 감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다. 남과 북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절반의 조국인 연길에서 잊혀진 무명 영웅으로, 조선족작가로서 눈 감은 것은, 우리 현대사가 낳은 또 하나의 비극인 동시에 남은 과제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해방 60주년을 맞은 2006년에서야, 중국 당국과 연변작가협회, 한국의 실천문학사가 주축이 되어 중국 하북성 원씨현 호가장 마을 입구에 김학철과 김사량의 항일문학비가 세워졌다. 두 사람 모두 조선의용군의 일원이었으며 항일전선의 최전방에서 투쟁하고 문학적 성과도 컸으나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비운의 작가들이었다
작가정보
지은이
김해양 - 1948년 경기도 부평 출생. 연길시화학비료공장 노동자, 전직 노조간부, 연길시정부 경화공업국 간부, 주임, 연변총공회 간부, 선전부장, 연변공회간부학교 교장, 연변인민출판사 상임고문 등을 역임했다. 현재 김학철 유산정리와 연구에 전력하면서 왕성한 문필 활동을 하고 있다.
김호웅 - 1953년 중국 연길시에서 출생. 연변대학교 조문학부에서 1998년 「재만조선인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인생과 문학의 진실을 찾아서」「중일한문화 산책」등 문학평론집을 펴냈다. 현재 연변대학교 한국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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