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구멍가게가 생기기 전에는
2009년 01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00년 02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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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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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를 찾아가는 사진과 에세이의 새로운 만남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장날 아침, 사방에서 몰려든 장사꾼들이 전을 펼치는 분주한 모습 말이다. 장날만 되면 이 세상이 거기 다 있었다. 아쉽고 부족한 것은 거기 다 있었으며, 넘치고 풍족한 것도 거기 다 있었으며, 반질반질한 것도 투박한 것도 불쌍하고 가엾은 것도, 잘나고 못난 것도, 큰 것도 작은 것도, 없는 것을 빼고 있는 것은 거기 다 있었다....-본문 중에서, 안도현(시인)'
푸짐한 먹거리가 있고 시오리 길을 걸어온 곡물과 야채들이 있고, 입천장을 데우는 뜨거운 국밥이 있고, 주름진 근심들이 있고 연장들이 있고, 소소한 싸움이 있고 활발한 소란이 일렁이는 곳-장터에는 우리에게 늘 설레임을 안겨준다. 그 장날에 대한 풍경을 시인 안도현의 목소리로, 사진작가 이흥재의 눈으로 좇아가는 책 [그리고 구멍가게가 생기기 전에는?」]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특히 이 책은 사진(50여 컷)과 에세이의 새로운 만남을 통해 장날에 대한 다각적 접근을 시도함으로써 우리의 기억 속에서 멀어가고 있는 장날의 아름다움에 빚을 더한다. 이는 단순한 장르의 마주세움을 넘어 사진과 에세이의 융합을 통해 대상을 하나의 살아있는 감각으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의 미술과 문학과의 만남 등을 통한 에술대중화 작업이 오히려 난해성이나 예술가와 대중의 시각차이를 재확인하는 결과를 낳는 것과 달리 평이하고 친근하게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잠자고 있는 그리움을 깨워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인의 그리움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장날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가 우리에게 소중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도시인의 그리움은 사람의 향기를 따라간다. 시대의 발전은 사람이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빼앗아 갔다.
오일마다 서는 장날의 풍경이 그리움의 대상으로 옮아간 지는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결코 길지않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그리고 아직 때묻지 않은 시골의 어느 자리에서는 돈이 아닌 정이 거래되고 있는 현장이 남아 있다. 국밥집에서 풍기는 냄새와 어물전의 비릿함, 사투리의 소란스러운 흥정과 할머니 힐아버지의 소박한 모습, 그리고 신발가게 옷가게 앞에서 또는 풀빵자수 앞에서 서성이던 마음은 어느새 간절한 그리움의 자리로 돌아서 있다. 장에 간 어머니를 기다리던 설레이는 기대감 또한 우리 모두의 소중한 아련함이다. 이 한 권의 책과 함께 우리 모두의 유년의 속에 존재하는 추억의 기차를 타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연어 이야기』 『관계』,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산문집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의 발견』 『잡문』 『그런 일』 『백석 평전』 등을 펴냈다. 100쇄를 넘긴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석정시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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