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이 진보다
2009년 01월 09일 출간
종이책 : 1999년 06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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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02-2018-400-00264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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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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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70여 편의 글을 실었다.
002. 지속적인 삶의 길
003. 빠를수록 에둘러 가라
004. 발상의 전환은 이런 것이다
005. 자립자치의 삶으로 가는 길
006. 과거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는다
007.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산업사회의 거대한 물결에 맞서 농촌문화와 공동체를 지키고 복원하기 위한 꿈을 가지고 '극단적 원칙주의자로 살아온 농부 천규석의 생활철학이 담긴 산문집 [돌아갈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이 진보다]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시골바닥에서는 보기 드물게 서울 문리대 미학과를 졸업, 홀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을 농사꾼으로 산 천규석. 그가 물론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천규석이 농사에 생애적 희망을 걸고 귀향한 것은 한창 '조국 근대화'의 깃발 아래 산업화가 진행되던 1965년이었다.농촌 사람들이 급속도로 도시로 몰려들면서 대도시 주변에 빈민촌이 형성되고 방직공장이나 신발공장 등에 농촌 출신의 어린 여공들이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수출 입국'의 첨병으로 일하던 무렵이었다.
아버지에서 물려받은 1천 평의 터를 발판으로 그는 어린 아내와 함께 진짜 농사꾼이 되기 위해 골병이 들도록 일을했다. 그런 한편 가톨릭농민회 창녕지회를 만들고 지역 농민단체인 '경화회'에 참여해 기관지를 만드는 일을 했다. 그런 한편 조승국 선생 밑에서 영산 줄다리기의 기능을 전수받고 지역 문화운동의 개척에 심혈을 기울였다. 말하자면 당시 최고의 인텔리 출신으로서 선진적으로 '하방'을 했던 것이다
.
"현대라는 파괴적인 물량진보의 종착역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라면, 상대적으로 가난했던 농업사회의 정체성 가운데 오히려 지니고 가꿀 만한 영원한 가치, 예컨대 정신적, 공동체적 가치가 있었다는 점을 유의해 볼 때다. 이제 맹목적 진보 대신 우리 삶의 근원을 되돌아보고 그 본질을 물어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천규석은 묻는다. 결국 그는 어리석은 근대의 '진보' 행렬로부터 과감히 돌아서는 '퇴보'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생태 파괴의 원흉인 세계시장 대신 본질적으로 생태적인 지역에 눈돌리고 지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그는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경쟁사회에서 농사는 누구에게나 열린 가능성이자 희망이고 유일한 귀의처다"라고 강도 높게 주장한다. 천규석의 철학은 언제나 근본적이며 따라서 급진적이다.1965년의 남다른 귀향도 그러했지만 농민운동에 관한 한 그는 언제나 변치 않고 맨 좌측에 서 있은 사람이었다.
일찍부터 생명운동에 눈을 뜬 그는 일체의 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법에 최초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유기농법이다,자연식품이다 하며 난리를 떨고 있지만 초기에는 생산성이 띨어진다는 이유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일이었다. 그는 이제 한 차원 더 높여, '공생농두레농을 외친다. 수많은 실패의 끝, 깡마른 얼굴에 골골이 주름이 잡힌 88년. 그는 땅을 지키고 살리기 위해서는, 그리고 자연과 공생순환하는 농적(農的) 문명과 그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미 자생력을 잃은 농민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도시소비자와 농촌생산자가 협력하는 도농 협조시스템인 '한살림 운동'을 시작하였다. 대구 한살림을 꾸려나가는 데도 그는 상업주의적 유흑을 뿌리치고 철저한 원칙을 지키고 있다. 풀무원과 같이 확대되는 것을 반대하여 작은 규모의, 살림살이와 작은 규모의 유통을 고집했다. 농사에 있어서도 그는 기계농 대신 소농 두레라는 가족 단위의 규모를 주장한다. 그것이 자연을 살리고 인간의 질적 삶을 담보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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