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 2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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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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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에서 가에데와 가타오카 씨가 피렌체로 떠난 후, 가에데의 집을 혼자 지키는 시즈쿠이시는 점차 외로움에 빠진다. 신이치로의 이혼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희망이 생기지만, 그럼에도 시즈쿠이시는 산을 그리워한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 텔레비전에 중독됨으로써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즈쿠이시는 주변 사람들을 위로와 격려와 충고를 통해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세상을 다시 바라보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도시 생활의 좋은 점들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작은 기쁨을 찾는 방법을 익히면서, 산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나 더 먼 곳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양장본]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
인간이기에 아프고, 인간이기에 행복하다
세상을 향해 내딛는 소녀의 위태로운 발걸음,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이것은 나와 가에데를 둘러싼,
길고 이렇다 할 재미도 없는
이야기의 시작이다.
동화보다 유치하고,
우화라 하기에는 교훈이 없다.
어리석은 인간의 삶과,
약간 묘한 각도에서 바라본 이 세계.
결국은 좀 삐딱한 옛 이야기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 속에
아주 사소하지만 좋은 것이 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세계가 신기하게도
가슴을 열어 준다.”
- 본문 중에서
우리 시대의 감수성을 대변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전3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왕국』은 요시모토 바나나 최초의 시리즈물로 일본에서는 2002년에 1부 ‘안드로메다 하이츠’가, 2004년에 2부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이, 2005년에 3부 ‘비밀의 화원’이 차례차례 나오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작품의 분량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은 바나나 문학의 새로운 경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진 주제 의식이었다. 기존의 바나나 작품들이 상실의 아픔과 치유 과정을 주로 묘사했다면, 『왕국』은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영혼에 깃든 어둠을 조명하고 현대 문명을 비판하는 한편 그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위안이 되는 희망을 노래한다. 이러한 변화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이제 단순히 일본에 한정되지 않는, 세계 문단의 중심에 선 작가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 - 2. 아픔, 잃어버린 것의 그림자 그리고 마법
가에데와 가타오카 씨가 피렌체로 떠난 뒤 가에데의 집을 혼자 지키는 시즈쿠이시는 점차 외로움에 빠져 든다. 신이치로의 이혼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는 새로운 빛이 비치지만 그럼에도 시즈쿠이시는 산을 향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한다. 그늘진 마음은 점차 시즈쿠이시를 잠식하고, 그녀는 텔레비전에 스스로 중독됨으로써 현실에서 도피하려 한다. 그러나 가에데와 가타오카 씨의 격려, 할머니의 충고, 신이치로의 위로를 통해 시즈쿠이시는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세상을 똑바로 바라본다. 도시 생활의 좋은 점들을 하나 둘 발견하고 일상에서 작은 기쁨을 찾는 법을 익히면서 시즈쿠이시는 향수에서 벗어나 더 먼 곳으로 나아가는 걸음을 내딛는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현대 문명 비판
이곳에서 아이들은 어중간하게 금방 어른이 되고 만다. 그래서 하찮은 일들로 하염없이 어린 시절을 연장하고, 중년을 죄책감으로 보내고, 많은 것들을 외면한 채 죽어 간다. …… 모두들 늘 앞으로 고꾸라질 듯 오 분 앞을 산다. 만약 그 시간이 일 년이나 십 년 앞이라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 분 앞이면 그저 조급할 뿐이다. 모두들 서두른다. 에너지를 함부로 사용한다.
- 본문 중에서
요시모토 바나나는 산에서 내려온 시즈쿠이시의 입을 빌려 현대인과 현대 문명을 따끔하게 비판한다. 타인에게 부화뇌동하여 자기 힘을 믿지 않는 사람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돈 욕심에 뱃속까지 시커멓게 물든 속물들을 질타한다. 그러면서도 시즈쿠이시의 텔레비전 중독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인이 스스로 만들어 낸 문물에 잠식되고 마는 것은 대상을 진심으로, 진지하게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문제는 사람의 마음이며, 자신을 믿고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 안다면 길을 잃는 일은 없으리라고 바나나는 이야기한다.
약하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사람들
『왕국』의 인물들은 기존 바나나 작품의 주인공들과 비슷하면서도 보다 인간적이고 입체적이다.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시즈쿠이시를 이끄는 스승 가에데는 사실 사람들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남의 애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시즈쿠이시의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할머니는 힘들 때도 응석을 받아 주지 않는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이상적인 애인 같던 신이치로는 중요한 순간에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고 결국 시즈쿠이시를 떠난다. 매몰찬 독설가에 인정사정없는 사업가였던 가타오카 씨는 시즈쿠이시에게 어려움이 닥치자 헌신적으로 그녀를 돕는다. 시즈쿠이시는 인간의 이런 양면성을 지켜보면서 그 강함과 약함 모두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던 시즈쿠이시를 그녀 자신의 덫에서 해방하여 세상을 향해 이끌어 간다.
작가정보

저자 요시모토 바나나(よしもとばなな)는 1987년 데뷔한 이래 ‘가이엔 신인 문학상’, ‘이즈미 교카상’, ‘야마모토 슈고로상’ 등의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특히 1988년에 출간된『키친』은 지금까지 수백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바나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여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국내에는 『키친』, 『도마뱀』, 『하치의 마지막 연인』, 『허니문』,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 럭』,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얀 강 밤배』, 『불륜과 남미』 등이 출간, 소개되었다.

역자 김난주는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하치의 마지막 연인』, 『허니문』,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 럭』, 『타일』, 『티티새』,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얀 강 밤배』, 『슬픈 예감』,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과 『겐지 이야기』, 『훔치다 도망치다 타다』, 『가족 스케치』, 『천국이 내려오다』, 『모래의 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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