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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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7496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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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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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영상과 문학이 한데 어우러져 이뤄 낸 독특한 미학적 성취
▶ 예술성과 장인 정신을 섬세하게 융합시킨 작품.―《뉴욕 타임스》
▶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이 러브 스토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현대적 로맨스 영화이다.―《텔레그래프》
독특한 작법과 문체로 공쿠르 상을 수상하고, 『연인』, 『모데라토 칸타빌레』 등 영화의 원작으로 대중의 인기와 프랑스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얻은 작가, 그리고 말년에 35세 연하 청년 얀과의 뜨거운 사랑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 그녀가 1959년 집필한 시나리오 『히로시마 내 사랑』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9번으로 출간되었다.
뒤라스는 1958년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알랭 레네의 제안으로 ‘히로시마’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다. 낭독하는 듯한 어조, 독특한 문장의 리듬감, 단순한 이미지 위에 덧입힌 복잡한 내면 같은 뒤라스만의 문체가 오롯이 드러난 이 작품에서 뒤라스가 그리는 것은, 원자폭탄 투하라는 참상이 벌어진 히로시마라는 공간의 이미지와 평행선으로 그려지는 한 프랑스 여자의 비극적 기억이다.
뒤라스의 목소리가 생생히 투영되어 제작된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의 시나리오가 출판된 것은 영화 개봉 다음 해인 1960년이다. 여기에는 영화에서 생략되었던 대사와 지문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시나리오에 이어 부록, 비망록, 주인공들의 초상이 덧붙여져 있다. 이 책은 영화의 토대가 되는 시나리오이면서 동시에 소설적인 요소를 포함한 여러 장르의 글쓰기가 혼합된 작품이다. 레네와 뒤라스는 원자폭탄 투하 이후의 처참한 이미지 위에, 낭독하는 듯한 메마른 목소리의 시적 내레이션을 싣고, 과거와 현재, 평온한 풍경과 폐허의 이미지를 교차 편집하여 보는 이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당대의 규범을 거침없이 뛰어넘는 글쓰기를 고집한 소설가과 새로운 영상 미학의 선두 주자인 영화감독이 만나 시적인 영상과 대사를 담은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서문
1부
2부
3부
4부
5부
부록
한밤의 명백한 일들
느베르
일본 남자의 초상
프랑스 여자의 초상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사랑에 빠지면 사람들은 절대 잊지 않으리라는 환상, 그런 환상을 갖게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나도 히로시마를 보면서 결코 절대 잊지 못하리라는 환상에 빠졌어요.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30쪽)
당신을 만나요.
당신을 기억해요.
이 도시는 사랑에 꼭 맞게 만들어져 있네요.
당신은 내 몸하고 꼭 맞게 만들어져 있네요.
당신은 누군가요?(135쪽)
시간이 흘러갈 거예요. 오직 시간만이.
그리고 시간이 오겠지요.
시간이 올 거예요. 우리를 이어 주는 것이 무언지 우리가 더이상 그 이름을 댈 수 없게 되는 시간이. 그 이름은 우리 기억에서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갈 거예요.
그런 다음 완전히 사라지겠지요.(136쪽)
전쟁은 끝이 없었다. 내 젊음도 끝이 없었다. 나는 전쟁에서도, 젊음에서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175쪽)
그의 몸과 내 몸은 내게 더 이상 조금도 다르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의 몸과 내 몸 사이에는 명백하게 같은 점만 있었다.
그의 몸은 내 몸이 되었고 그의 몸을 내 몸과 도저히 구분해 낼 수 없었다. 나는 살아 움직이는 이성의 부정이 되었다. 이런 이성의 결핍에 대치될 수 있을 모든 이유들을 나는 다 쓸어 내 버릴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카드로 만든 성처럼 그리고 바로 상상으로만 만들어 낸 이유들처럼. 자기 자신을 그렇게 잃어버린 경험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나에게 먼저 돌을 던져라. 내게는 오로지 사랑만 있었을 뿐 더 이상 조국은 없었다.(178~179쪽)
프랑스 현대 문학의 거장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쓴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영상과 문학이 한데 어우러져 이뤄 낸 독특한 미학적 성취
“몇 년 후, 내가 당신을 잊었을 때, 그리고 지금 우리 이야기 같은 일들이 또 그
렇게 다시 일어나게 될 때, 나는 당신을 사랑의 망각 그 자체로 기억할 겁니다.
나는 끔찍한 망각을 생각하듯 이 이야기를 생각할 거예요.”
한 프랑스 여성이 원자 폭탄이 떨어진 도시 히로시마에 영화를 촬영하러 온다. 그곳에서 우
연히 일본인 건축가를 만난 그녀는, 오래전 떠나온 느베르에서 만난 첫사랑을 떠올린다. 세
계 대전 중 프랑스의 적대국인 독일 군인을 사랑했던 그녀는 조국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삭
발당하고 지하실에 갇혔던 기억을 갖고 있다. 일본인 남자와 스쳐가듯 짧은 사랑을 나누면
서, 그녀는 깊이 감춰 두었던 과거의 상처를 하나하나 되짚어 나간다.
1950년대 후반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를 대표하는 알랭 레네 감독은 새 영화를 준비하면서
프랑스 현대 문단에서 독특한 글쓰기로 주목받던 작가이자 영화 「연인」, 「모데라토 칸타빌
레」의 원작자인 뒤라스에게 시나리오를 부탁한다. 줄거리뿐 아니라 각종 세부 사항에 이르
기까지 두 사람은 오랜 논의와 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뒤라스와 레네는 원자 폭
탄 투하 이후의 처참한 이미지 위에 글을 낭독하는 듯한 메마른 목소리의 시적 내레이션을
싣고, 과거와 현재, 평온한 풍경과 폐허의 영상을 교차 편집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야기 자체
보다 도드라지는 이미지와 문장의 리듬, 외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감각과 의식의 흐름, 가
식과 위선을 거부하는 삶의 태도 등, 당대의 규범을 거침없이 뛰어넘는 소설가와 영화감독이
만나 탄생시킨 아름다운 시나리오이자 문학-영상 작품은 독자의 마음에 조용한 파문을 일
으킨다.
▶ 예술성과 장인 정신을 섬세하게 융합시킨 작품. ─ 《뉴욕 타임스》
▶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이 러브 스토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현대적 로맨스 영화이다.
─ 《텔레그래프》
작가정보
저자 마르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는
본명 마르그리트 도나디외(Marguerite Donnadieu). 1914년 베트남 지아딘에서 태어났다. 19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인사 이동에 따라 베트남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1933년 프랑스로 영구 귀국하여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한다. 졸업 후 식민지청에서 비서로 일하다가 1941년 퇴직, 1943년 플롱 출판사에서 ‘뒤라스’라는 필명으로 첫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태평양을 막는 방파제』, 『온종일 숲 속에서』, 『모데라토 칸타빌레』, 『롤 V. 스탱의 황홀』, 『부영사』, 『복도에 앉은 남자』 등 다수의 작품을 썼고 ‘누보로망’ 작가로 불렸다. 또한 일찍부터 연극과 영화의 매력에 눈을 떠 여러 가지 형태로 이 예술 장르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는데, 그녀가 시나리오를 쓴 알랭 레네의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영화 「라 뮤지카」, 「인디아 송」 등에서는 제작 및 연출에 직접 참여하는 등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노년에 찾아온 알코올중독과 간 경화의 고통을 이겨 내고 1984년 『연인』을 발표하여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다. 이후 멈추지 않는 열정으로 『고통』, 『북중국의 연인』, 『얀 앙드레아 슈타이너』, 『글쓰기』 등을 발표, 1995년 『이게 다예요』로 평생 40여 권의 작품들을 집필한 왕성한 경력에 마침표를 찍고 1996년 세상을 떠난다.
역자 방미경은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프랑스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농담』, 『우스운 사랑들』, 『삶은 다른 곳에』, 『무의미의 축제』, 뤼크 페리의 『미학적 인간』,『플로베르』(편역) 등이 있으며 플로베르와 베케트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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