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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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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07년 04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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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00MB)
ISBN 9788937494444
쪽수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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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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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자전적 소설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공쿠르 상 수상작
베트남에서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중국인 남자와의 광기 서린 사랑
그 아련한 이미지들을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로 되살려 낸 자전적 소설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대표작. ‘베트남’이라는 이색적인 환경에서 겪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로, 1984년 출간되자마자 문단의 화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84년 당시 여성의 감성을 가장 가깝게 소화해 낸 번역으로 『연인』을 국내에 소개한 바 있던 김인환 교수가, 20여 년간 프랑스 여성 작가들을 연구해 오면서 다듬어진 내공으로 이 시대의 『연인』을 다시금 선보였다. 1992년 장자크 아노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더욱 유명해진 이 ‘관능의 작품’은, 뒤라스 특유의 독특한 글쓰기로 프랑스 문단에서 ‘누보로망의 작품’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연구되고 있다.
작가는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추어 내면서 '인생' 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를 바랐다. 그녀에게 인생은 '사랑에 대한 갈망' 그 자체였으며, 글쓰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허구와 실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 갈망을 실현하고자 했다.
연인

작품 해설 ? 김인환
작가 연보

정말이지 사람들이 너무나 나를 보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여자들처럼, 아름다운 다른 여자들처럼 예쁘다고 착각할 뻔했고 그렇게 믿을 뻔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고 다른 것, 그렇다, 다른 어떤 것, 이를테면 ‘기질’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나타내고 싶은 대로 나를 나타낼 수 있다. 사람들이 내가 아름답기를 원하면 아름다워질 수 있었다.
(25~26쪽)

펠트 모자를 쓴 소녀가 강물의 레몬 빛을 온몸으로 받은 채, 난간에 팔꿈치를 괴고 나룻배의 갑판 위에 홀로 서 있다. 남성용 모자가 그 장면을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것이 유일한 색깔이다. 안개가 뿌옇게 서린 강 위의 태양, 그 태양의 열기 속에 강기슭은 지워져 보이지 않는다. 강은 수평선과 맞닿아 버린 것처럼 보인다. 강은 유유히 흐른다.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몸속에서 흐르는 피처럼. 수면에는 바람 기운조차 없다.
(29~30쪽)

나는 항상 얼마나 슬펐던가. 내가 아주 꼬마였을 때 찍은 사진에서도 나는 그런 슬픔을 알아볼 수 있다. 오늘의 이 슬픔도 내가 항상 지니고 있던 것과 같은 것임을 느꼈기 때문에, 너무나도 나와 닮아 있기 때문에 나는 슬픔이 바로 내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나는 그에게 말한다. 이 슬픔이 내 연인이라고, 어머니가 사막과도 같은 그녀의 삶 속에서 울부짖을 때부터 그녀가 항상 나에게 예고해 준 그 불행 속에 떨어지고 마는 내 연인이라고.
(56~57쪽)

그는 그녀의 얼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그는 어린 소녀의 향기를 들이마신다. 두 눈을 감고 그녀의 숨, 그녀가 내쉬는 따뜻한 숨결을 들이마신다. 그녀의 육체는 점점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는 이제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게 된다. 이 육체는, 다른 몸들과 달리, 무한하다. 침실 안에서 그녀의 육체는 점점 확대된다. 정해진 형태도 없다. 육체는 매 순간 생성되어, 그가 보고 있는 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 시야 너머로 퍼져 나가 유희와 죽음을 향해 확장된다.
(118쪽)

소녀는 일어섰다. 마치 이번에는 자기가 달려가 자살하려는 것처럼, 바다에 몸을 던지려는 것처럼. 그리고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콜랑의 그 남자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불현듯 예전에 자신이 콜랑의 남자에 대해 가졌던 감정이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런 종류의 사랑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음을 알았다. 이제 그는 모래 속에 스며든 물처럼 이야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이제야, 쇼팽의 음악이 큰 소리로 퍼지는 지금 이 순간이 되어서야 겨우 다시 기억해 냈기 때문이다.
(133~134쪽)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공쿠르 상 수상작
베트남에서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중국인 남자와의 광기 서린 사랑
그 아련한 이미지들을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로 되살려 낸 자전적 소설
“그는 잠깐 뜸을 들인 후 이렇게 말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
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1929년 프랑스령 베트남. 메콩 강을 건너는 나룻배 위에 홀로 서 있는 프랑스인 소녀는 조숙
하고 독특한 분위기로 같은 배에 탄 부유한 중국인 남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남자
의 독신자 아파트에 안내되어 처음으로 욕망을 경험한 소녀는 가난한 식민지 생활과 비정상
적인 가족에 대한 혐오감이 쌓여 갈수록 남자와의 관계에 더욱 몰입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광적인 욕망과 공허한 사랑으로 치닫는다.
뒤라스는 『연인』에서 여러 시공간을 넘나드는 짤막한 문단들로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
나하나 맞추어 내면서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를 바랐다. 그녀에게 인생은 ‘사랑에
대한 갈망’ 그 자체였으며, 과거와 현재, 허구와 실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글쓰기를 통해 그
갈망을 실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독특한 글쓰기로 프랑스 문단에서 ‘누보로망’ 작가라는 평
가를 받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어떤 장르에도 속하기를 거부한 채 평생 자유롭고 독자적
인 길을 걸었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결코 잊거나 배신하지 않을 연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생의 열
정, 자신의 작가적 재능 그리고 경이로운 언어 구사를 통해 이루어 낸 자신의 작품들일
것이다. ─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 뒤라스의 작품에서는 죽음과 고통이 텍스트의 거미줄이다. ─ 줄리아 크리스테바
▶ 『연인』의 아름다운 구절들은 소리를 내어 읽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작가가 작품
속에 비밀스레 숨겨 놓은 리듬과 운율, 문장의 호흡을 발견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랑수아 누리시에(문학 비평가, 아카데미 공쿠르 전 회장)

작가정보

저자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14년 4월 4일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 출생. 베트남에서 태어난 프랑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프랑스 문학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가 중 한사람. 1932년 프랑스로 귀국하였고 파리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정치학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식민지부(部)의 비서가 되었다. 1943년 아시아에서의 유년기 체험과 가족애를 소재로 한 첫 소설 '철면피들'을 발표하여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태평양 방파제', '모데라토 칸타빌레', '부영사' 등 50여 년에 걸쳐 70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하여 20세기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알랭 그네 감독이 연출한 '히로시마 내 사랑'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와 연을 맺게 된 뒤라스는 1966년 '라 뮤지카'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영화로까지 확장시킨다. 국내에는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을 통해 알려졌다. 1996년 3월 3일 세상을 떠났다.

역자 김인환은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한국 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문학 탐색』, 『프랑스 문학과 여성』(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온종일 숲 속에서』, 『복도에 앉은 남자』 등 뒤라스의 작품 외에 『언어, 그 미지의 것』(공역), 『사랑의 정신분석』, 『포세시옹, 소유라는 악마』, 『시적 언어의 혁명』, 『검은 태양』을 비롯해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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