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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문선

근대의 피 끓는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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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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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7.15MB)
ISBN 9788937414985
쪽수 4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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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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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세기, 낡은 조선을 새로운 나라로 바꾼 대한 사람의 시대정신을 읽는다!
『한국 산문선: 근대의 피 끓는 명문』이 2020년 새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의 고전 명문을 총망라해 각종 매체의 주목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국 산문선』(전 9권)의 특별편이다.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현일, 이종묵, 장유승, 정민, 이홍식 6인의 한문학자가 이번에는 20세기의 명문 39편을 엮고 옮겼다. 외세 침략으로 시작된 격동의 시대, 낡은 조선을 새로운 나라로 바꿔 나간 ‘대한 사람’의 시대정신이 약동하는 뜨거운 문장들을 만난다.
책을 펴내며
해제 대한의 나라를 세운 문장

1부 근대의 격랑
김윤식(金允植) 국내 모든 백성에게 알리노라(曉諭國內大小民人(壬午))
지석영(池錫永) 현재의 시급한 대책(幼學池錫永上疏)
김창희(金昌熙)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다(六八補上篇)
민영환(閔泳煥) 청나라 변법의 실패와 조선(淸國戊戌政變記序)
이남규(李南珪) 역적의 토벌을 청하는 상소(請討賊?)
변영만(卞榮晩) 『20세기의 대참극 제국주의』 서문(二十世紀之大慘劇帝國主義自敍)
유인석(柳麟錫) 온 나라 동포에게(與一國同胞)
안경수(安?壽) 독립협회서(獨立協會序)
장지연(張志淵) 오늘 목 놓아 통곡하노라(是日也放聲大哭)
이승만(李承晩) 독립정신 총론(?론)
안중근(安重根) 『동양평화론』 서문(東洋平和論序)
최남선(崔南善) 3·1 독립선언서(宣言書)

2부 급변하는 사회
서재필(徐載弼) 독립신문 발간사(논셜)
주시경(周時經) 우리말 사용법(國文論)
손병희(孫秉熙) 세 가지 전쟁(三戰論)
최남선(崔南善) 일어나라 청년들아(奮起?라 靑年諸子)
김문연(金文演) 소설과 희대의 효용(小說과 戱臺의 關係)
이광수(李光洙) 문학의 가치(文學의 價値)
신기선(申箕善) 신학문과 구학문(學無新舊)
이기(李沂) 도끼로 찍어 없애야 할 것(一斧劈破)
우리나라 지도에 대하여(大韓地圖說)
김하염(金河琰) 시급한 여자 교육(女子敎育의 急先務)
김옥균(金玉均) 조선에 주식회사를(會社說)
도로 건설이 먼저다(治道略論)
신채호(申采浩) 하늘의 북(天鼓創刊辭)
김성희(金成喜) 서구 종교와 유교의 차이(敎育宗旨續說)
안확(安廓) 조선의 미술(朝鮮의 美術)
여병현(呂炳鉉) 과학이란 무엇인가(格致學의 功用)

3부 난세의 인물상
김택영(金澤榮) 내가 이처럼 어리석었던가?(黃玹傳(壬子))
유길준(兪吉濬) 이루지 못한 김옥균의 꿈(金公玉均墓碣(代人作甲辰))
이건승(李建昇) 어찌 일본의 백성이 되리오(耕齋居士自誌(戊午))
안중근 의사의 전기(安重根傳)
민영환(閔泳渙) 대한의 자유와 독립을 회복하라(警告韓國人民)
대한의 자유와 독립을 도와라(各公館寄書)
윤희구(尹喜求) 바보 같은 사내의 울음(于堂生傳)
변영만(卞榮晩) 단재 신채호의 전기(丹齋傳)
정인보(鄭寅普) 빗돌에 새긴 슬픔(海鶴李公墓誌銘)
세상을 구하는 것이 지식인의 본분(蘭谷李先生墓表)
나라 잃은 백성의 슬픈 시(苔岑會心集序)


원문
한국 산문선 전체 목록

천하의 일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많도다. 꿈에도 까마득히 생각하지 못한 오 개 조약이 어디로부터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우리 한국만이 아니라 동양 삼국이 분열하는 조짐을 빚어낼 것이다. (……)
아! 저 개돼지만도 못한 이른바 우리 정부의 대신이라는 것들은 영달과 이익을 바라고 공갈을 빙자한 위협에 겁먹어 우물쭈물 벌벌 떨면서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하여 사천 년 강토와 오백 년 종묘사직을 남에게 받들어 바치고 이천만 백성을 다른 사람의 노예로 두들겨 만들었다. (……) 오호라! 원통하도다! 오호라! 분하도다! 우리 이천만 남의 노예가 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과 기자 이래 사천 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갑작스레 멸망하고 말았는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 장지연 「오늘 목 놓아 통곡하노라(是日也放聲大哭)」

도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벼슬아치란 자들은 오로지 노론이니 소론이니, 남인이니 북인이니 당파만 따지고, 선비란 자들은 오로지 마음이니 본성이니 이(理)니 기(氣)니 하는 말싸움만 벌이고 있으며, 과거 공부 한다는 자들은 오로지 시(詩)니 부(賦)니 표문(表文)이니 책문(策問)이니 하는 틀에 박힌 잔재주나 익히고, 인사를 맡은 자들은 오로지 문벌이 높으니 지체가 낮으니 하찮은 문제만을 다투고 있단 말인가!
창자까지 쇳덩어리처럼 굳은 탓에 녹여 낼 대장장이가 없고, 뼛속까지 유들유들한 탓에 뿌리 뽑을 약이 하나도 없다. 쓸데없는 겉치레가 너무 많고 쌓여 있는 폐단이 극심하다. 예의를 빙자하여 태연자약하고, 좁고 엉성함을 달게 여기며 잘난 척 으스댄다. 이용후생이나 부국강병과 같은 실사구시(實事求是) 할 사안에는 고개를 외로 꼬고 손사래 치며 나 몰라라 물리친다. 마침내 오늘날 크나큰 난국과 험하디 험한 곤경에 엎어지고 거꾸러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 동포 가운데 혈기를 가진 자라면 한심스럽게 생각하여 통곡하지 않을 수가 어디 있으랴? - 안경수 「독립협회서(獨立協會序)」

자신을 채찍질하고 격려하기에 바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여유를 갖지 못하노라. 현재를 수습하여 미래를 대비하기에 바쁜 우리는 묵은 옛일을 응징하고 잘못을 따질 여유를 갖지 못하노라. 오늘 우리가 할 일은 다만 자신의 건설일 뿐이요,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지 아니하도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 자기의 새 운명을 개척함이요, 결코 묵은 원한과 한때의 감정으로 남을 시기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로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위정자의 공명심에 희생되어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하게 잘못된 상태를 고치고 바로잡아서,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올바른 길과 큰 원칙으로 돌아오게 함이로다. 당초에 민족의 요구에서 나오지 않은 두 나라 병합의 결과로, 마침내 임시방편의 위압과 차별에 따른 불평등과 통계 숫자의 조작 아래에서 이해(利害)가 상반되는 두 민족 사이에 영원히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갈수록 깊게 만든 지금까지의 실태를 살펴보라! - 최남선 「3·1 독립선언서(宣言書)」

한문이나 영문이나 또 그 외에 아무 나라말이라도 조선말로 번역할 때에는 그 말뜻의 대체만 가지고 번역해야지, 만일 그 말의 구절마다 뜻을 새겨 번역할 것 같으면 번역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리하면 조선말을 잡치는 법이다. 어떤 나라말이든지 특별히 조선말로 번역하려는 주의는 외국 글을 아는 사람을 위하여 번역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국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하여 번역하는 것이다. 주의가 이러한즉 아무쪼록 외국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다 알아보기 쉽도록 번역해야 옳을 것이다.
- 주시경 「우리말 사용법(國文論)」

아, 여러분 역시 구학문을 하던 시대의 사람이다. 장차 여생을 기꺼이 노예가 될 것이며 회복할 방법을 찾지 않을 것인가 물으면, 필시 “우리들은 재주와 힘이 미치지 못하니 어찌하겠는가.”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재주와 힘 역시 나라를 망하기에 족할 뿐, 나라를 흥하게 하기에는 부족하다. 어찌 꼭 역적의 이름을 얻어야만 죄가 되겠는가. 옛사람이 말하기를, “뜻이 있는 사람은 결국 일을 이룬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뜻이 없는 것을 걱정하지, 재주와 힘이 없는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 뜻이 한결같으면 힘이 생기고, 힘을 집중하면 재주가 생기는 법. 이것은 당연한 이치이니, 여러분은 이 점을 거듭 생각하기 바란다. - 이기 「도끼로 찍어 없애야 할 것(一斧劈破)」

지금 국가를 보존하고 인종을 보존할 뜻이 있는 사람은 모두 부국강병의 기술에 종사하려 급급해하지만 나는 반드시 “여자를 교육하는 업무가 실로 이보다 급한데 하나도 시행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것이다. 급선무라고 말하면 힐난하는 자는 “오늘날 어느 겨를에 여자의 공부를 급선무로 삼는가?”라고 할 것이다. 달걀을 붙들고 닭이 새벽 알리기를 바란다거나 목이 말라서야 우물을 판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듯하지만, 이것은 그 근본을 모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현재의 참상을 따져 보면 그 원인은 여자를 교육하지 않은 데 있다. - 김하염 「시급한 여자 교육(女子敎育의 急先務)」

“당신은 이토 공이 한국에 베푼 것이 모두 한국 백성들의 행복을 위한 것임을 미처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해쳤을 뿐이다. 이제 당신이 잘못 알았다고 자수하면 일본 정부에서는 반드시 당신을 풀어 주고 다른 일이 없도록 보증할 것이다.”
안중근이 웃으며 말했다.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은 사람의 상정이다. 그러나 내가 만약 구차하게 살기를 바랐다면 어찌 괴롭게 이런 일을 했겠느냐?”
말한 자가 기가 죽어 물러났다. 이튿날 다시 온갖 수단으로 회유했지만 안중근은 꾸짖어 물리쳤다.
- 이건승 「안중근 의사의 전기(安重根傳」

『한국 산문선』의 구성

1 우렛소리 이규보 외 | 이종묵·장유승 편역
신라와 고려 시대 - 우리 산문사의 고동과 출항

2 오래된 개울 권근 외 | 이종묵·장유승 편역
조선 초기에서 중종 연간 - 세상과 나를 다스리는 글쓰기

3 위험한 백성 조식 외 | 이종묵·장유승 편역
명종과 선조 연간 - 학문의 시대 지식인의 문장

4 맺은 자가 풀어라 유몽인 외 | 정민·이홍식 편역
선조와 인조 연간 - 문운 융성과 산문의 새로운 문법 제시

5 보지 못한 폭포 김창협 외 | 정민·이홍식 편역
효종과 숙종 연간 - 산문의 이론적 모색과 넓어진 스펙트럼

6 말 없음에 대하여 이천보 외 | 정민·이홍식 편역
영조 연간 - 작가층의 저변 확대와 다층적 시선의 공존

7 코끼리 보고서 박지원 외 | 안대회·이현일 편역
정조 연간 - 소품문의 등장과 창신(創新)의 시대

8 책과 자연 서유구 외 | 안대회·이현일 편역
순조 연간 - 소품문의 성행과 박학의 문장

9 신선들의 도서관 홍길주 외 | 안대회·이현일 편역
조선 말기 - 고전 산문의 마지막 불꽃

별권 근대의 피 끓는 명문
서재필 외 | 안대회·이현일·이종묵·장유승·정민·이홍식 편역
대한의 나라를 세운 문장

시일야방성대곡에서 독립선언서까지,
세계 질서가 변화한 격동의 20세기
낡은 조선을 새로운 나라로 바꾼
‘대한 사람’의 찬란한 문장 39편

1866년, 프랑스가 강화도를 침입한 병인양요가 일어났다. 이로부터 신미양요, 강화도 조약,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개혁과 동학 농민 운동 등의 큰 사건들이 잇따랐다. 1897년 조선은 대한 제국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결국 을사늑약을 거쳐 국권이 피탈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건 속에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고난의 시기에 ‘조선 사람’은 ‘대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대한 사람은 낡은 조선을 개혁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낼 생각에 골몰했다. 조선이 문명개화의 대열에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투어 명문을 쏟아냈으니, 새해 벽두에 소개하는 『한국 산문선: 근대의 피 끓는 명문』은 이 대한 사람의 글을 모았다. 시일야방성대곡에서 독립선언서까지, 《독립신문》 발간사에서 안중근전까지. 익숙한 명문에서 새로 발굴한 기사까지 모두 39편을 여섯 명의 한문학자가 정확하게 옮기고 간명하게 해설했다.
2020년에 읽는 백여 년 전 사람들의 글은 예상보다도 치열하며, 놀랍도록 솔직하다. 평화와 정의를 배반한 일제를 준엄하게 비판하면서도 ‘남의 파괴가 아니라 자신의 건설’을 목표로 삼는 태도가 치열하며, 조선의 구습과 폐단을 낱낱이 인식한 필적이 솔직하다. 무엇보다 대한 사람들은 과거의 잘못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청나라 사람에게 묻고, 일본에서 유학하고, 서양의 신학문을 도입하는 데 지식과 자원을 총동원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대한 제국의 개혁 의지가 꺾인 것은 도도한 역사이지만, 그 과정에서 대한을 근대 국가로 만들고자 한 내부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음을 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정문을 열어젖힌 3. 1 운동의 역량이 마련되었던 것이다.

『한국 산문선』은 고대로부터 근대까지 한문으로 된 명문을 뽑고자 한 기획에서 비롯하였다. 그러나 대한 제국기 격랑의 근세사를 몸으로 겪은 대한 사람의 피 끓는 명문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난 지 이제 백 년이다. 나라는 사라졌어도 사람과 정신은 사라지지 않아 대한 독립을 외치며 들고일어났다. 그 점에서 3·1 운동은 국민이 주인 되는 근대 국가 대한민국의 정문을 열어젖힌 획기적 사건이었다. 이를 기리는 동시에 남아 있던 아쉬움을 달래고자 백여 년 전후의 명문을 골라 현대의 문장으로 소개하였다. ‘대한 사람’의 시대정신이 글 한 편 한 편마다 약동하는 것을 느끼면서 이렇게 『한국 산문선』의 별권을 낸다. ─ 해제 중에서

‘음슴체’와 ‘말모이’의 기원에서
조선 사람의 ‘헬조선’ 비판까지
처음으로 만나는 근대의 문장들

오늘날 인터넷에서 자주 보는 ‘음슴체’가 《독립신문》에서 처음 쓰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영화 「말모이」에 나온 우리말 사전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이른바 ‘헬조선’ 비판은 조선 사람들이 원조라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는가? ‘삼일천하’로 기억되는 김옥균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1876년 최초의 한글 신문 《독립신문》의 발간사를 쓸 때 서재필의 고민은 문장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였다. 지금이야 평서형 종결어미는 ‘-다’로 통일되었지만, 예부터 내려온 한문에서 당시의 국한문 혼용체까지 ‘-하여, -하노니, -건대, -이라’ 하는 기나긴 옛투가 주였던 것이다. 고심 끝에 서재필은 명사형 종결을 택했으니 “이 신문은 오직 조선만 위한다는 것을 알 것이요, 이 신문을 통해 내외 남녀 상하 귀천이 모두 조선 일을 서로 알 것임.”이라는 음슴체가 본문에서 보인다. 그리고 서재필과 함께 《독립신문》을 편집하며 국문 표기를 깊이 탐구한 주시경의 「우리말 사용법(國文論)」은 2019년 개봉한 영화로도 널리 알려진 국어사전 『말모이』의 배경을 이룬다.
한편 조선 사람은 누구보다 먼저 ‘헬조선’을 비판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겉치레가 너무 많고 쌓여 있는 폐단이 극심하다.”(안경수 「독립협회서(獨立協會序)」), “익숙하게 보던 것이 아니면 곧장 배척한다.”(이기 「도끼로 찍어 없애야 할 것(一斧劈破)」), “우리나라 현재의 참상을 따져 보면 그 원인은 여자를 교육하지 않은 데 있다.”(김하염 「시급한 여자 교육(女子敎育의 急先務)」) 등등 지금 보기에도 신랄하고 또 유효한 비판들이 줄짓는다. 끝으로 김옥균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성패의 관점에서 보자면 쓸쓸한 죽음으로 끝났지만, 뜻의 관점에서는 그가 후대에게 끼친 영향을 말할 수 있다. 유길준이 김옥균의 명문에 새긴 대로다. “비상한 재주를 지니고 비상한 때를 만나 비상한 공이 없이 비상하게 죽었다.”
『한국 산문선: 근대의 피 끓는 명문』은 이처럼 백 년 전 우리글을 직접 읽는 재미와 의미를 선사하며, 2020년 새해를 맞아 나의 기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1부 ‘근대의 격랑’에서는 ‘개화’와 ‘독립’이 키워드인 글들에서 일본은 물론 모든 외세에 예속되지 않으려 한 시대정신을 만날 수 있다. 2부 ‘급변하는 사회’는 학문과 예술, 과학과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각자들이 제시한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실었다. 3부 ‘난세의 인물상’은 책에서 가장 문학적인 부분이니 황현, 김옥균, 이건승, 안중근, 민영환, 신채호 등 불우한 시대의 영웅 또는 개인의 내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리 시대의 한문학자 6인이
엄정한 선별, 유려한 번역으로 세운
한국 산문의 모범

신라부터 조선 말기까지 망라한
최대 규모의 한국 명문 선집
『한국 산문선』 시리즈

삼국 시대에서 20세기까지 전 시대를 망라하는 『한국 산문선』은 조선 초기 서거정의 『동문선』 이후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산문 선집이다. 『동문선』이 조선의 성대한 문운(文運)을 보이기 위한 국가사업이었다면, 『한국 산문선』은 바로 지금 이곳의 독자를 위한 기획이다. 선집 편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선(選)이니, 옮긴이들은 방대한 우리 고전 중에서도 사유의 깊이와 너비가 드러나 지성사에서 논의되고 현대인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글을 선정했다.
각종 문체를 망라하되 형식성이 강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은 배제했으며 내용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하게 읽히도록 우리말로 옮기고, 작품의 이해를 돕는 간결한 해설을 붙였다. 본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석을 권말에 두었으며 교감한 원문을 함께 실었다. 그리고 권두의 해제로 각 시대 문장의 흐름을 조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에 참여한 한문학자들의 역량과 더불어 그동안 축적된 국문학·한문학계의 연구 성과에 힘입은 대작이다. 2017년 전 9권 완간 이후로 2020년 출간되는 이번 특별편은 1부 안대회·이현일, 2부 이종묵·장유승, 3부 정민·이홍식이 나누어서 작업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서재필 외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에서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시인인 신위(申緯)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언젠가 ‘조선 후기 한시사(漢詩史)’를 써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꾸준히 18~19세기의 한시 작가들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청 시대 중국 강남 지역의 문화와 학술에 관심을 두고 조선에 끼친 그들의 영향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부교수이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대동문화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제34회 두계학술상, 2016년 제16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옛글을 분석함으로써 선인들의 삶을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궁극의 시학』, 『벽광나치오』, 『천년 벗과의 대화』, 『조선의 명문장가들』,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 『선비답게 산다는 것』, 『정조의 비밀편지』, 『18세기 한국 한시사 연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녹파잡기』, 『산수간에 집을 짓고』, 『한서열전』, 『북학의』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옛사람의 운치 있는 삶을 사랑하여 우리 옛 시와 글을 읽고 그 아름다움을 분석하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선 시대 경강의 별서』, 『한시 마중』, 『부부』, 『우리 한시를 읽다』, 『조선의 문화 공간』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누워서 노니는 산수』, 『부휴자담론』, 『사의당지, 우리 집을 말한다』, 『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양화소록: 선비, 꽃과 나무를 벗하다』 등이 있다.

장유승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을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조선 후기 서북 지역 문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동아시아의 문헌 교류』(공저),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일일공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정조어찰첩』, 『영조 승정원일기』 등이 있다.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한문학 자료의 발굴 정리와 한문학의 대중화 작업을 함께 해 왔다. 18세기 지성사에 관심을 두어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 관련 작업에 몰두 중이다. 그간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꼼꼼히 읽어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고전 문장론과 연암 박지원』을, 다산 정약용이 창출한 새로운 지적 패러다임과 그 삶에 천착하여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 『다산 증언첩』, 『다산의 제자 교육법』, 『파란』(전 2권) 등을 펴냈다. 18세기 지식인에 관한 연구로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과 『미쳐야 미친다』 등이 있으며 청언소품에 관심을 가져 『마음을 비우는 지혜』, 『내가 사랑하는 삶』,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돌 위에 새긴 생각』, 『다산 어록 청상』, 『성대중 처세 어록』, 『죽비소리』 등을 펴냈다. 출판문화대상, 우호인문학상, 지훈국학상, 월봉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이홍식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결대학교 파이데이아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선 문인지식인들의 사유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특히 박제가, 이옥, 홍길주 등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독자적 세계를 개척했던 인물들에 더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연행록과 통신사행록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구체적 실체와 양상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공저), 『홍길주의 꿈, 상상, 그리고 문학』, 『한시로 읽는 경기』(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상상의 정원』, 『정유각집』(공역), 『국역 관연록』(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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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한국 산문선
    근대의 피 끓는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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