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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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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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생동하는 앞날을 내다본다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한국어’의 생동성과 그 파란만장한 역사를 체감하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드문바, 『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생명력』은 근대전환기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어의 생동하는 역사를 돌아보고,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공동의 자산으로 우리말을 가꾸기 위한 본격적인 토론의 장을 여는 책이다. 계간 『창작과비평』의 올해 여름호 ‘대화’를 위한 좌담회에서 출발한 이 책은 한국학·한문학자인 임형택의 제안과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인 백낙청의 구상을 기초로, 각각 방언학과 국어사전학을 전공한 국어학 전문가 정승철 최경봉이 참여하여 지적 교류의 참된 결실을 맺었다.
지금까지 우리 국어학계가 언어형태의 변화에 따라 정태적인 시대구분을 해왔다면, 이 책은 근대전환기 한반도의 현실에 대한 언어적 대응이라는 동태적 관점에서 한국어의 근현대사를 새로이 살펴본다. 한문 전통의 오랜 영향과 그로부터의 탈피, 일제강점기 민족문화운동과 해방 후 국어순화운동, 권위주의 정권의 표준어정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돌아보는 한편 현행 언어규범의 문제점과 남북 간 언어정책의 과제 등을 살피며 우리말을 둘러싼 첨예한 현안을 짚는다. 한국어의 역사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면서도 당대의 어문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생생한 문헌자료와 ‘부록’을 토대로 거침없이 전개되는 열띤 토론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한국어의 다채로운 면모를 접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또다시 찾아온 한글날을 맞이하여 역사의 거친 풍파 속에서도 기적처럼 살아남은 한국어의 역동성을 선명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말글살이에 민주적이고 창조적인 생명력을 새로이 불어넣을 책이다.
1장 어떤 한국어인가
대화를 시작하며/ 한국어의 기원과 발자취/ '근대 한국어'라는 문제/ 한국사의 근대, 한국어의 근대
2장 근대적 어문생활이 시작되다
한자문화권에서 심화해온 문명의식/ 근대전환기, 이중문어체계의 성립/ 국문체와 국한문체, 이중문어체계의 변화/ 국문소설의 전통, 근대소설의 발판이 되다/ 표준어와 철자법, 어떻게 나왔나/ 형태주의 표기법의 확립/ 식민지배하에서 본격화된 어문규범 제정/ 근대 한국어 문체의 형성에 힘쓴 문인들/ 언문일치의 여러 양상들
3장 해방 이후 본격화된 규범화와 국어순화
새마을운동과 국어순화운동의 상동성/ 표준어의 지배력은 여전한가/ 한글전용 대 한자혼용 논쟁이 놓친 것/ 한자 사용, 소모적 논쟁을 벗어나 창조적 활용의 길로
4장 우리말의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우리말이 풍부하고 자연스러워지려면/ 외래어표기법, 이대로 좋은가/ 영어중심주의, 행정편의주의에서 벗어나야/ 언어규범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가/ 한글, 그 무한한 표기의 가능성/ 한국어가 맞닥뜨린 현안들/ ‘공동영역’으로서의 한국어/ 언어교육을 통한 인문학과 비평정신의 배양/ 대화를 마치며
후기
국어에 대한 편견, 환상, 오해 - 정승철
공통어를 새롭게 생각하기 - 최경봉
'문심혜두'와 어문교육의 방향 - 임형택
한국어라는 공동영역 - 백낙청
부록
1. 「훈민정음언해」 서문
2. 「국문론」 (주시경)
3. 『국문연구의정안』 의 일러두기 및 10가지 논제와 결론 (국문연구소)
4. 「한글마춤법통일안」 머리말 (조선어학회)
5. 『조선말큰사전』 머리말 및 편찬의 경과 (조선어학회)
6.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요강 (남북공동편찬사업회)
7. 「한글전용과 한자교육」 (백낙청)
8. 「이딸리아는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 (염종선)
9. 인용문 현대어 풀이
10. 인명 해설
사진 출처
운 전철을 밟지 않으면서도 한층 품격있는 소통수단이자 민주적인 공동영역으로서 우리말을 가꿔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답하기 위해 4장과 ‘후기’에서는 한국어의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도전적인 제안들이 펼쳐진다.
정승철은 하나의 국가를 단일한 언어공동체로 보는 편견을 지적하며, 이제는 ‘표준어’만이 아니라 세대방언, 지역방언을 불문하고 넓은 의미에서의 ‘국어’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표준어’를 언어 사용자 자신의 의지나 처지에 따라서 사용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장어’로 보되 ‘바른 말’과 ‘틀린 말’, 표준어와 사투리의 구분 없이 자신이 원하는 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 즉 ‘방언사용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경봉은 사이버 공간의 언어생활이나 다원화가 전개되면서 공간과 언어의 연결고리가 약화된 현상에 주목한다. 이제는 ‘서울말’을 기준으로 옳은 말을 가릴 것이 아니라 언중이 ‘두루 쓰는 말’인지 고려해 ‘공통어’ 범위의 확장을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의 이질화된 언어 차이를 고려하면서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통합안을 위한 지혜를 찾고 민주사회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공통어의 확장을 이루는 국어정책을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임형택은 인문교육의 관점에서 국어 문제에 접근한다. 일제식민지시기와 군부독재시기의 어문교육은 비판정신을 소거한 순종적 인간을 양성하는 교육이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이에 다산 정약용이 제안한 공부법인 ‘문심혜두(文心慧竇, 글의 속뜻과 지혜의 구멍)’를 국어교육의 새로운 열쇠 말로 제시한다. 글 짓는 마음에 기초해 창조적·인문적 지혜의 원천을 개발하는 ‘문심혜두’의 실천에서 인문적 심성에 기반한 비판정신의 함양이 가능해지리라는 전망이다.
백낙청은 국어의 근대적 기획에서 파생된 민족주의적 언어관과 도구적 언어관을 극복하고 ‘커먼즈(commons)’의 관점 즉 공동영역으로서의 한국어라는 새로운 언어관을 제시한다. 한글 창제의 혁신적 발상이나 민본적 정신, 언중의 주체적 참여를 통해 한국어라는 공동영역을 한층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가꾸어나가자는 메시지와 함께, 현행 한글맞춤법과 외래어표기법 등 표준어규정에 깃든 행정편의주의나 영어중심사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앞으로 한국어의 표기능력과 표현력을 극대화할
작가정보
저자 : 백낙청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서울대 명예교수. 저서로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일』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 『백낙청 회화록』(전7권) 등이 있음.
저자 :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저서 『실사구시의 한국학』 『이조시대 서사시』 『한국문학사의 논리와 체계』 『한국학의 동아시아적 지평』 등이 있음.
저자 : 정승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 『방언의 발견』 『제주도방언의 통시음운론』 『한국의 방언과 방언학』 『한국 근대 초기의 언어와 문학』(공저) 등이 있음.
저자 :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 『우리말의 탄생』 『한글민주주의』 『근대 국어학의 논리와 계보』 『우리말 강화』 등이 있음.
1943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의 교수로 부임, 2009년으로 정년을 맞았다. 1970년대 초에 한국고전문학연구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중반에는 한국 한문학연구회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후일 이 두 학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1990년대에는 학문적 동지들과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설립, 공동대표직을 수행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는 대동문화연구원 그리고 동아시아학술원의 책임을 맡아 한국학의 진흥과 동아시아학의 수립을 위해 노력했다.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이다. 학문적 업적으로 2005년에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부터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저서로 '한국문학사의 시각', '실사구시의 한국학', '한국문학사의 논리와 체계', '우리 고전을 찾아서' 등이 있으며, 편역서로는 '이조시대 한문단편집', '이조시대 서사시', '역주 백호전집', '역주 매천야록', '역주 삼명시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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