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의 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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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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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우 한용운 안창호 함석헌 김수영 등
변혁을 꿈꾼 사상의 거인들 깊이 읽기
근대 한국사상의 특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개벽의 사상사: 최제우에서 김수영까지, 문명전환기의 한국사상』은 최근 우리 고유의 문명관이자 자생적인 변혁사상으로 재소환되고 있는 ‘개벽’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상사의 큰 줄기를 파악한 책이다. 그간 서구 담론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근대전환기 개벽사상을 소개하는 한편, 수운 최제우, 만해 한용운, 도산 안창호 등 널리 알려진 근현대 주요 사상가들을 개벽파의 시각에서 탐구했다. ‘근현대 한국사상’이라고 칭할 만한 연구 작업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11명의 연구자들이 3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 근대사상의 흐름을 천착해 얻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의가 크다.
여기 소개된 사상가들은 종교, 철학, 정치, 문학 등 각자의 분야에서 자아와 사회뿐 아니라 세계로까지 시야를 넓혀 체계적 사유를 펼쳤다. 특히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백년의 변혁기에 부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독창적이고 변혁적인 사상을 내보였다. 외부 열강의 압력이 높아지던 19세기는 조선 말기의 혼란상에 지친 민중의 저항과 새 세상을 꿈꾸었던 변혁의 사상들이 움튼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작된 변혁의 사상은 식민지배와 독립, 분단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한반도 개벽파’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계보를 형성했다.
집필진은 개벽을 추구한 주요 사상가들의 체계를 설명하는 동시에 각 사상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하고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여기 소개된 사상가들은 단지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고자 했다. 근본적인 성찰과 대전환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오늘날, 우리 사상의 거인들을 깊이 읽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1부 근대전환기 새 세상을 꿈꾸다
1장 최성환의 무상단의 권선서 출판과 통속 윤리의 제안 / 김선희
2장 · 탁사 최병헌의 문명론과 국가건설사상 / 허남진
3장 · 동학공동체의 ‘철학적 근대’: “개벽” 개념의 성립과 계승 및 변용 / 박소정
4장 · 근대 전환기 동학ㆍ천도교의 개벽론: 불온성과 개념화의 긴장 / 허수
5장 · 김형준의 ‘동학사회주의’와 ‘네오휴머니즘’ / 정혜정
6장 · 정산 송규의 개벽사상과 그 전개: 일원개벽에서 삼동개벽으로 / 장진영
2부 근대적 국민국가 수립과 그 너머
7장 · 도산의 점진혁명론과 그 현재성 / 강경석
8장 · 만해 한용운의 님의 형이상학: 한국사상사의 맥락에서 본 『님의 침묵』 / 조성환
9장 · 경계를 횡단하는 조소앙과 변혁적 중도주의 / 백영서
10장 · 함석헌 사상 속의 비판적 쟁점들: 개벽, 소위 토발적 시각에서 살피다 / 이정배
11장 · 김수영과 근대의 ‘이중과제’ / 황정아
공저자 소개
綬?부단히 고민하고 성취하려 했던 사상가들의 시도가 소개된다. 먼저 7장에서 강경석은 도산 안창호를 자기 시대의 변화하는 역사와 현실, 유동하는 정세 가운데 치열하게 사유하고 실천하며 ‘변혁적 중도’의 길을 일관되게 걸었던 점진혁명론자로 해석한다. 민족해방과 독립국가 건설을 당대의 변혁과제로 삼은 안창호가 그 실현을 위해 ‘중도’를 택하고 민족역량의 최대결집을 추구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개벽 인식이 20세기 너머까지 확산해간 양상을 만해 한용운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8장에서 조성환은 만해의 대표작 『님의 침묵』을 분석하며 그가 노래한 ‘님’이 생명의 님으로서 모든 님들의 님이자 그것들을 님이게 하는 ‘메타적인 님’이고, 사상적으로는 척사파나 개화파보다는 ‘개벽파’에 친화적이라고 해석한다.
9장에서 백영서는 임시정부와 해방정국의 주요 정치인 조소앙을 ‘변혁적 중도주의’의 관점에서 해설한다. 조소앙의 독창적 사유체계는 경계를 횡단한 그의 이채로운 행적의 소산인 동시에 한국 사상사를 관통하는 유불선 융합의 사유구조를 내면화한 결과임을 말한다. 한편, 정치와 종교를 아울러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탈기독교적 기독교를 주창한 함석헌의 ‘씨?’ 사상도 변혁사상의 소중한 자원이다. 그러나 이정배는 10장에서 개벽의 시각에 입각해 씨? 사상의 한계를 지적한다. 동학과의 관계를 놓친 것이 함석헌의 편중된 기독교적 시각 탓이라고 비판하는, 자못 논쟁적인 글이다. 마지막으로 11장에서 황정아는 시인 김수영의 시를 둘러싼 해석에 비평적으로 개입하면서, 김수영이 근대적응으로의 일방적 몰입에 저항한 데서 더 나아가 이 땅에 ‘거대한 뿌리’를 박는 방식을 통해 근대의 극복을 도모했기에, 모더니즘적 새로움의 미학에 그치지 않고 이중과제를 수행한 적절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개화와 위정척사의 이분법을 넘어
개벽파의 관점에서 보는 한국 근현대
우리는 구한말 근대의 물결이 한반도까지 이르렀을 때 한반도 지식인들 사이에서 ‘개방’을 주장한 개화파와 ‘쇄국’을 주장한 위정척사파가 있었다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는 기층민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한반도 주민으로 시야를 넓히지 못한 시각일 뿐 아니라, 근대를 오로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강제된 것으로 보는 역사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개벽의 사상들은 우리 스스로 안과 밖의 모순을 극
작가정보
저자 : 강경석
강경석(姜敬錫) 문학평론가. 세교연구소 기획실장.
공저로 『개벽의 사상사』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주요 평론으로 「리얼리티 재장전」 「민족문학의 ‘정전 형성’과 미당 퍼즐」 등이 있음.
저자 : 김선희
김선희(金宣姬)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저서로 『마테오 리치와 주희, 그리고 정약용』 『서학, 조선 유학이 만난 낯선 거울』 『실實, 세계를 만들다』 『숙종 시대 문명의 도전과 지식의 전환』 『개벽의 사상사』(공저) 등이 있음.
저자 : 박소정
박소정(朴素晶)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교수.
한국철학문화연구소장 및 K학술확산연구센터 센터장. 동학과 비교철학, 음악미학에 걸쳐서 한국어와 영어 및 중국어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음.
저자 : 백영서
백영서(白永瑞, 엮은이)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문과대학장, 국학연구원장,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주간, 현대중국학회장, 중국근현대사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이자 세교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사회인문학의 길』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 『동아시아의 귀환』 『중국현대대학문화연구』 『思想東亞: 韓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 『橫觀東亞: 從核心現場重思東亞歷史』 『共生への道と核心現場: 實踐課題としての東アジア』 『개벽의 사상사』(공저) 『동아시아의 지역질서』(공저)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 리영희 선집』(공편) 『백년의 변혁』(공편) 『내일을 읽는 한·중 관계사』(공편) 『대만을 보는 눈』(공편), 역서로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공역) 『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공역) 등이 있다.
저자 : 이정배
이정배(李正培) 顯藏아카데미 원장. 전 감신대 교수.
조직신학ㆍ종교철학 전공. 顯藏아카데미 원장. 저서로 『한국적 생명신학』 『생태학과 신학』 『개신교 전위 토착신학 연구』 『유영모의 귀일신학』 『개벽의 사상사』(공저) 등이 있음.
저자(글)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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