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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지성을 탐험하다

김민웅의 인문정신 1
김민웅 지음
한길사

2016년 09월 08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5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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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6.33MB)
ISBN 9788935672172
쪽수 7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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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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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발원지에 대한 탐색
「김민웅의 인문정신」 제1권 『시대와 지성을 탐험하다』. 저자가 그동안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다듬고 보완한 것이다. 제1부 ‘생각의 길을 연 사람들’에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과 활동, 저서 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여러 비평적 논의를 담았으며, 제2부 ‘사유의 권리’에서는 문학에서 문명에 이르는 주제들을 다루었다. 논문처럼 주석을 일일이 달지는 않았지만, 학술적으로 정교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는 지적 생태계를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성의 항해일지를 들여다보다| 머리말 5
제1부 생각의 길을 연 사람들 12
제1장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15
책으로 세상을 세우는 돈키호테|도정일 18
흙의 철학자| 윤구병 31
시민불복종과 공화국의 미래| 한나 아렌트 45
사랑도 계급에 따라| 프리드리히 엥겔스 55
제2장 근원적 상상력 67
인류 발전의 기원과 경로를 탐색하다| 고든 차일드 70
생각하는 백성을 위한 예언자| 함석헌 78
비극의 본질을 캐 들어가는 인문학자| 임철규 88
정치적 판타지 문학의 마술사| 최인훈 96
제3장 제국의 지식지도를 바꾸다 117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철학자| 엔리케 두셀 120
식민지 권력의 비밀을 파헤친 문학이론가| 월터 미뇰로 129
문화제국주의와 싸우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142
사상의 은사| 리영희 156
제4장 다른 세상을 꿈꾸다 179
종교의 기만에 반기를 든 노신학자| 한도명 182
세상을 바꾸려 한 역사가| 에릭 홉스봄 192
진보정치의 순교자| 조봉암 202
민중미술의 횃불| 오윤 212
피사의 피에로| 정운영 223
잃어버린 나라를 향해 떠나는 나그네| 박재동 236
제5장 역사의 조준경 251
세계시민을 기르는 역사교육자| 피터 스턴스 254
미국 현대사의 위대한 양심| 하워드 진 265
동아시아 역사공동체에 대한 탁월한 해석자| 김한규 278
중화의 다른 얼굴을 그리는 문명학자| 위치우위 288
한국과 미국을 다시 읽게 하는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 299
제6장 자본주의의 뇌를 해부하다 309
자본주의 문명의 해부학자| 페르낭 브로델 312
세계체제분석의 거두 4인방| 월러스틴, 프랭크, 아민, 아리기 322
대처리즘을 비판한 정치철학자| 존 그레이 339
시장의 책임윤리를 묻는 경제학자| 존 케인스 349
미국 좌파의 깃발| 『먼슬리 리뷰』의 대부 폴 스위지 361
제2부 사유의 권리 378
제1장 유폐된 자유와 문학 381
작가들이여, 왜 그렇게 빨리 늙습니까| 제임스 미치너, 『소설』 384
신을 찾지 않는 시대, ‘수난’은 정말 끝났는가| 김은국, 『순교자』 393
바보들의 나라는 어디인가| 아이작 싱어, 『바보들의 나라, 켈름』 406
문학, 권력의 욕망을 파괴하다| 『한국 문학의 위상/문학사회학: 김현 문학전집1』 414
지진으로 무너진 세상에 시인이 답하다| 도종환,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423
문학, 시대와 통하였느냐| 임헌영, 『불확실 시대의 문학』 435

제2장 사유의 권리를 돌려받는 시간 443
‘축의 시대’에서 ‘각성의 시대’로| 카를 야스퍼스, 『위대한 철학자들2』 446
기독교를 어찌할 것인가| 테리 이글턴, 『신을 옹호하다』 454
자본과 국가를 넘어설 수 있을까| 가라타니 고진, 『세계사의 구조』 464
일상의 혁명과 정치의 재발견| 로베르토 웅거, 『주체의 각성』 『정치』 474
제3장 자본의 얼굴 497
추락하는 것에는 무엇이 없을까| 조지프 스티글리츠, 『끝나지 않은 추락』 500
신자유주의의 운명을 예견하다|안드레 군더 프랑크,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성찰』 507
자본축적| 사미르 아민, 『주변부에서 본 세계사』 516
세계적 불평등의 기원| 에릭 밀란츠, 『자본주의의 기원과 서양의 발흥』 523
제4장 문명을 읽다1: 지중해에 바람 불다 533
지중해를 바라보며| 존 노리치, 『지중해 5000년의 문명사』 536
중세 유럽의 진정한 시작은 언제인가| 앙리 피렌, 『마호메트와 샤를마뉴』 543
로마와 게르만, 기독교| 크리스토퍼 도슨, 『유럽의 형성』, 피터 히더, 『로마제국과 유럽의 탄생』 550
기독교는 서구의 독점물인가| 김호동, 『동방기독교와 동서문명』 560
아라비아의 시간| 앨버트 후라니, 『아랍인의 역사』 568
폭력의 악순환을 낳은 식민주의 유산| 데이비드 프롬킴, 『현대중동의 탄생』 578
문명의 방위| 오르한 파묵, 『이스탄불: 도시 그리고 추억』 588
제5장 문명을 읽다2: 동아시아 역사풍경 597
혼란의 동아시아를 넘어|미타니 히로시 외, 『다시 보는 동아시아 근대사』 600
청에서 중국까지| 구범진, 『청나라, 키메라의 제국』, 김준엽, 『중국 최근세사』, 미조구치 유조, 『중국의 충격』 611
초원과 중원의 비밀| 토머스 바필드, 『위태로운 변경』 630
뿌리 깊은 나무| 강재언, 『한국의 개화사상』 639
제6장 문명의 미래 649
지구적 공동체를 향한 상상력| 이언 모리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652
아사비야의 혁명| 피터 터친, 『제국의 탄생』 664
우주와 인간의 만남| 고난의 가치와 ‘엘랑’ 675

머리말
지성의 항해일지를 들여다보다
한 사회나 시대가 지적 역량을 열정적으로 뿜어내는 때는 언제일까? 지금처럼 인문적 사유가 제도교육에서 밀려나고, 덩달아 출판계의 형편마저 쉽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러고 싶어도 그러기 어렵다. 자본의 위력이 거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터에, 실용적 가치에 집중한 지식을 넘어선 ‘지성의 출현’이 시대적 충격을 던지는 사건은 경험하기 드물어졌다. 그렇다고 기대를 접어야 하는 것일까?
전후 유럽 지성사의 권위 스튜어트 휴스(Stuart H. Hughes)가 주목했던, 1930년 이후 미국을 향한 유럽 지성의 대이동은 파시즘의 습격과 함께 암울해진 서구 현실에 대한 처절한 지적 대응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과 시대가 근본적으로 봉착한 문제를 존재 전체의 위기감으로 성찰해나가는 노력의 중요성이다. 그것이 있다면 막다른 골목에 처하더라도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지성의 힘이 태어날 수 있다.
인류 문명사에 진전이 이루어질 때마다 발견되는 것은 ‘모험적 탐색자’(pathfinder)들의 존재다. 이들의 지적 도발은 당대의 몰이해와 적대적 시선에 의해 궁지에 몰리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여는 위대한 디딤돌이 된다. 무솔리니의 감옥에서 그 빛나는 뇌가 소멸 위기에 처했던 그람시의 노트조각들은 20여 년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국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로 자신을 드러냈다. 생식기를 절단당하는 궁형(宮刑)으로 치욕과 좌절의 시간을 보냈던 사마천(司馬遷)이 피땀으로 죽간에 써내려간 『사기』(史記)는 또 어떠한가?
우리 미래의 진로에는 20세기의 역사가 남긴 유산과 21세기라는 미확정된 궤도가 가로놓여 있다. 이럴 때 필요해지는 것은 지난 시기에 움터 나왔던 지성의 봉우리에 올라서보는 일이다. 또는 그 지성의 항해일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그로써 얻게 되는 통찰과 오늘의 시대를 하나로 엮어서, 우리 지성사를 새롭고 주체적으로 써나가는 과제를 감당해야 한다.
김민웅의 인문정신 제1권에는 『시대와 지성을 탐험하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제1부 ‘생각의 길을 연 사람들’에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과 활동, 저서 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여러 비평적 논의를 담았으며, 제2부 ‘사유의 권리’에서는 문학에서 문명에 이르는 주제들을 다루었다. 글들을 정리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논문처럼 주석을 일일이 달지는 않았지만, 학술적으로 정교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는 우리 사회의 지적 생태계를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다. 진입 문턱은 낮더라도 일단 들어서면 깊이를 확보하는 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지적 기반을 단단하게 하는 일련의 작업과 함께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인문학이 최근 들어 대중적 환호를 받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런 현실은 지식의 무게를 가볍게 하라는 요청은 분명 아니다. 정보를 획득하는 속도와 지적 심도를 확보하는 일은 서로 모순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마우스로 클릭하는 데는 전문가들이 되었는데, 두꺼운 책은 멀리하고 장편독파의 성취감은 사라지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문명의 위기이기도 하다.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깊게 파고드는 일을 거부하는 습관이 날로 굳어진 사회는 성찰을 포기한 미래와 맞닥뜨리게 된다. 우리에게는 인류가 오랜 세월동안 다져온 지적 자산이 무진장하다. 그 보고가 담긴 문을 열고 소화해나가는 과정은 정신의 근육을 기르는 일이자, 미래의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시간이 된다.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중 일신상 변동이 생겼다. 2004년 미국에서 귀국한 이래 가르쳐온 성공회대를 떠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거쳐 미래문명원 교수가 되었다. 좀더 본격적으로 인류 문명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성찰과 연구에 진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책은 그동안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다듬고 보완한 것인데, 특히 기꺼이 지면을 내준 오랜 벗이자 인터넷언론 「프레시안」의 대표 박인규에게 감사를 표한다. 또한 30년 가까이 우정을 나누어온 한길사 김언호 사장과 노고를 아끼지 않은 편집부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적지 않은 인물과 저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정신사적 모험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는 생각의 발원지(發源地)에 대한 탐색이 절실하다.
2016년 봄
김민웅

“우리의 진로에는 20세기의 역사와 21세기라는 미확정된 궤도가 가로놓여 있다.
이럴 때 필요해지는 것은 지난 시기에 움터 나왔던 지성의 봉우리에 올라서보는 일이다.
그 지성의 항해일지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그로써 얻게 되는 통찰과 오늘의 시대를 하나로 엮어 우리 지성사를 새롭고
주체적으로 써나가는 과제를 감당해야 한다.
지금은 생각의 발원지에 대한 탐색이 절실한 시대다.”
- 김민웅

인문학, 사회과학, 신학 등에 걸친 전방위적 지식인으로 주목받아온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김민웅의 인문정신’ 시리즈를 새롭게 펴낸다.
제1권 『시대와 지성을 탐험하다』에 수록한 57편의 에세이는 고전, 문학, 역사, 정치, 경제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60여 명의 인물과 그들의 책, 사상, 활동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저자 김민웅은 이 책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상상력을 회복하고, 이로써 ‘생명의 역사를 펼쳐낼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구상할 것을 제안한다.
제2권 『인간을 위한 정치』에서는 세월호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등 그때마다의 시사적 현안들을 중심으로 정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에세이 24편을 엮었다. 그로써 우리가 앞으로 어떤 정치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할지 모색하고, ‘사회적 망각’을 극복하는 ‘인문정치’를 제안한다. 저자 김민웅은 최근 인문학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어떤 인문학’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하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 “인문학은 우리 삶, 우리 사회와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의 내면적 깊이를 다시 한 번 돌아볼 것을 요청한다.

인류 문명사의 모험적 탐색자들

“인류 문명사에 진전이 이루어질 때마다 발견되는 것은 ‘모험적 탐색자’(pathfinder)들의 존재다. 이들의 지적 도발은 당대의 몰이해와 적대적 시선에 의해 궁지에 몰리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여는 위대한 디딤돌이 된다. 무솔리니의 감옥에서 그 빛나는 뇌가 소멸 위기에 처했던 그람시의 노트조각들은 20여 년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국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로 자신을 드러냈다. 생식기를 절단당하는 궁형(宮刑)으로 치욕과 좌절의 시간을 보냈던 사마천이 피땀으로 죽간에 써내려간 『사기』는 또 어떠한가?”

인간의 지성이 끊임없이 그 영토를 확장해온 것은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민웅의 인문정신’ 제1권 『시대와 지성을 탐험하다』에서는 이러한 인류 문명사의 ‘모험적 탐색자’들을 주목한다. 한나 아렌트, 고든 차일드, 조봉암, 함석헌, 리영희, 에릭 홉스봄, 하워드 진, 폴 스위지, 월터 미뇰로 등 60여 명의 인물과 그들의 생각, 활동, 저서를 비평적으로 다루었다. 역사와 현실을 새롭게 읽어내며, 다른 세상을 꿈꾸고, 이를 이루기 위해 움직인 인물들은 동서고금에 있었다. ‘막다른 골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지성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의 봉우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언제나 끊임없는 열정과 새로운 발상의 시도를 통한 실험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세계를 스스로 난도질하는 듯해도.“(390쪽)

사유의 권리를 기본권으로

“질문하는 행위란 무엇일까? 그것은 지금 당연하게 여긴 것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날카롭게 쏘아보는 일이다. 물론 그 의심의 눈초리는 기분이 나빠서거나 뭔가 속았다고 여기고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보내는 불쾌한 시선이 아니다. 그건, 나도 모르게 나를 가두고 있는 밧줄을 풀기 위한 ‘해방의 사건’이다. 인류 정신사를 돌아보면, 바로 이 사건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가는 열쇠가 되었다.” (444쪽)

‘사유한다’ ‘생각한다’라는 것은 곧 질문을 하는 작업이다. 질문하지 않는 생각이나 고정관념이 개개인의 신념과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된다면, 그것은 폭력을 불러올 뿐이다. 저자 김민웅은 이를 역사 속에서 논증한다. 예컨대 인종차별이나 전쟁, 파시즘, 종교적 독선은 모두 이 폭력의 발현이었다. 또한 기존질서가 정해놓은 경계선을 넘는 행위는 모두 이 폭력의 목표물이 되곤 했다. 창의적 사고를 적대시하며 새로운 질문을 탄압하고, 생각의 진화를 불온시하는 이러한 사회에서 인간은 노예로 전락한다. 야만의 시대인 것이다.
반면 “질문할 수 있는 인간은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다. ‘생각’과 ‘질문’은 저항과 대안, 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김민웅은 ‘사유의 권리’를 무엇보다 중요한 기본권으로 확정하자고 힘주어 말한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보장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오늘날 인문학의 대중화에도 일침을 가한다. “인문학이 최근 들어 대중적 환호를 받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런 현실은 지식의 무게를 가볍게 하라는 요청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문학이어야 할까? 그는 우리 사회의 지적 기반을 단단하게 함으로써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성찰을 포기하지 않는 미래를 열어가는 인문학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과 교전하지 않는 사상은 우리의 인간적 가능성을 억제할 뿐”이다.

자본주의를 해부하고, 문명의 미래를 상상하다

“불평등의 대물림이 세계 도처에서 지탄받는 오늘날이다. 불평등은 더는 인내할 수 없는 현실의 고통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인간이 자본의 채찍에 길들여지지 않으려면, 자본을 길들여라. 사회가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면 시장은 어느새 우리에게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이 되고 만다.” (499쪽)

김민웅의 사유는 자본주의의 맨얼굴을 분석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차원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는 오늘날 ‘격차사회’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것의 극복은 인간됨을 묻고 성찰하는 인문학이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주장대로, “중요한 것은 보통 사람들의 소득을 높이는 일”이다. 또한 세계체제론자 군더 프랑크의 말대로 “서민의 삶을 중심에 놓고 이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자본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구축할 수 있는 국가, 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민생을 위한 정치의 요체다.”
이러한 분석은 다양한 문명권이 서로 교류하면서 문명사 발전을 촉진했던 자본주의 이전 세계체제에 대한 주목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전개된 이슬람권에 대한 이해, 그리고 동아시아의 근대사를 되짚어나간다. 그리하여 주류 문명권의 변방에 존재하면서, 새로운 발전의 동력을 축적해가는 문명의 역사를 발견한다. 그로써 ‘문명의 미래’를 그려나간다.

“제국의 역사는 문명권을 통합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그 파괴의 진상은 참혹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구적 차원의 책임의식과 이를 위한 문명사적 상상력이다.”(650쪽)

정치는 인문학의 본령이다

“동과 서의 고대는 인문과 정치가 분리되지 않았다. 인간의 삶, 생명, 희망을 현실에서 이루는 정치를 염원했던 것은 오랜 전쟁의 역사를 겪으면서 죽음의 폭력과 맞서는 가운데 생겨난 깨우침이었기 때문이다.”(13쪽)

‘김민웅의 인문정신’ 제2권 『인간을 위한 정치』를 관통하는 주제는 “어떤 인간이 정치의 주역이 되어야 하는가?”다. 정치는 어느 문명, 어느 시대에서도 인문학의 근본 과제가 되어왔다. 정치는 인간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말하는 것이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렇다면 오늘날 현실정치의 모습은 어떠한가?
제1부 ‘정치, 삶과 죽음 사이에서 비틀거리다’에서는 폭력으로 작동하는 정치, 희망을 담아내지 못하는 오늘날 현실정치를 드러낸다. 세월호 참사를 돌아보면서 ‘생명의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다. 제2부 ‘망각과의 싸움’에서는 오늘의 관점에서 과거를 되짚어 재조명한다.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것은 현재의 문제를 읽고 그 해결 방법과 방향을 정하는 바탕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어 제3부 ‘특권을 폐기하는 민주주의’에서는 기존 질서가 강력하게 방어하는 특권과 거기서 배제된 이들이 강요당하는 희생과 차별을 지적하고, 이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4부 ‘전쟁과 평화의 문법’에서는 북한 핵문제, 한반도 평화운동, 패권체제를 대체할 동북아 신질서를 구상하며, 제5부 ‘공화국의 위기, 공화국의 기회’에서는 이러한 ‘공화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연대, 교육, 경제민주화, 세계시민사회 등을 제안한다.

정치의 품격, 망각과의 싸움

“희생된 이들의 기억을 다시 추스르는 것은 그들의 한을 풀어주고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바로잡는 첫 걸음이다. 과거의 복기는 사실관계에 대한 격론과 함께 이념과 사상, 철학과 가치관의 투쟁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70쪽)

아무리 충격적인 사건을 겪어도, 우리 사회는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그 일을 깨끗이 잊곤 한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이나 용산참사가 그러했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자살이 그러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권력은 오직 시간이 흘러 그러한 사건들이 ‘망각’되기를 기다리며 버틴다. 그렇기에 김민웅은 “기억을 끊임없이 불러들이는 일이 모든 정치행위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일을 쉽게 망각하는 공동체는 현재에 대해서도, 앞으로 가는 길에 대해서도 무지해지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동서양에서 고전적 정치철학의 출발점은 지난 시기의 역사에 대한 기록과 비판적 성찰에서 비롯되었다. 내용이 갖춰진 품격

작가정보

저자(글) 김민웅

저자 김민웅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5·16 군사쿠데타 직후인 1961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냉전과 분단체제가 만들어낸 정치와 교육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현실을 겪은 것이 어린 시절 사유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던졌다. 고교시절 시와 평론을 썼고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전공했으며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정치학과 신학을 비롯해 분야를 넘나드는 공부를 했다. 이후 목회자, 언론인, 국제문제전문가, 방송인 등으로 활동해왔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이며, 경희대 미래문명원 소속으로 인문교양교육을 비롯해 인류문명의 교류융합사와 미래학의 기초를 다지는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와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를 지냈으며, 성공회대에서 ‘세계체제론’과 ‘기독교 사회윤리’ ‘성서해석학’ 등을 가르쳤다.
지은 책으로 『동화독법』 『자유인의 풍경』 『창세기 이야기』 『밀실의 제국』 『보이지 않는 식민지』 『사랑이여 바람을 가르고』 『패권시대의 논리』 『콜럼버스의 달걀에 대한 문명사적 반론』 『물 위에 던진 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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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와 지성을 탐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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