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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이 좋아서

오늘도 나는 숲으로 갑니다
김준태 지음 | 김준태 사진
김영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19년 06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6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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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6.35MB)
ISBN 9788934996293
쪽수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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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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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ㆍ과학ㆍ역사ㆍ문화를 아우르며 펼쳐지는 다채롭고 경이로운 숲과 나무의 세계
사계절 나무가 들려주는 삶의 본질과 존재의 가치에 관하여
숲과 나무의 삶의 방식과 원리를 역사적ㆍ철학적ㆍ생태학적ㆍ문화적 관점에서 담아낸 포레스트 에세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에, 자연의 오랜 지혜가 살아 있는 숲과 나무의 철학을 전한다. 무채색 단조를 벗고 살갗을 트며 꽃을 피우는 봄,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잎사귀로 하늘을 채우는 여름, 단풍으로 이별을 알리고 열매로 미래를 여는 가을, 배려와 존중으로 가지를 뻗어 숲을 사랑장으로 만드는 겨울까지. 공존과 나눔, 포용 등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존재로서 오랜 시간을 우리와 함께해온 나무를 통해 뻗은 사유의 가지를 사계절 12달의 변화로 풀어냈다. 다양한 시와 노래로 버무린 문학적 감성, 특유의 관찰력과 풍부한 자료, 인간과 자연에 대한 심도 깊은 통찰이 더해진 우리 숲 안내서. 이제 나무의 말에 귀 기울이며 떠나는 경이로운 숲 세계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프롤로그_오늘도 나는 숲길에 선다


오월이 청춘을 부른다
꽃으로 초록을 채운다
숲길에 물이 오른다

여름
참나무처럼 살아간다
나뭇잎 사이로 귀 기울인다
지금 여백이 필요하다

가을
꽃들은 가을에도 걷는다
단풍에 옷깃을 여민다
전설을 열매에 담는다

겨울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겨울나무는 생각한다
숲에서 길을 묻는다

에필로그

봄이 왔다. 꽃이 먼저 필까? 잎이 먼저 나올까? 생강나무도 산수유도 꽃이 먼저 나와 한바탕 잔치를 벌인 다음에야 잎이 나온다. 왜 꽃을 먼저 피울까? 나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은 제 살갗을 찢는 고통이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꽃을 피운다. 나무에게는 꽃이 바로 짝을 만나는 생식기관이요, 그 속에 온갖 지혜를 다 모은 자손 번식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른 봄 잎을 먼저 내기 위해 에너지를 쓴다고 생각해보자. 겨우내 먹거리에 시달리던 초식동물들의 공격에 남아나지 못했겠지. 그러다가 에너지는 고갈되고, 결정적으로 꽃을 피우지 못해 더 이상 생명의 연속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택한 나무들은 벌써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없다. 진화라는 시간 열차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한 것이다. 꽃부터 피워 유전자를 계승시키고, 그다음에 몸집도 키우고 멋도 부린다. 나무도 생각하면서 산다. _pp.21~23

소나무도 예외가 아니다. 꽃가루를 아무리 많이 날려 보내도 자기 암꽃에 닿으면 말짱 허사이다. 그것은 무성생식과 다를 바 없다. 그럴 바에야 제 몸을 떼어서 자손을 만드는 것이 낫지. 하지만 소나무는 현명하다. 아래쪽 수꽃이 익어 꽃가루가 날아가고 나서야 비로소 암꽃이 핀다. 그렇게 늦게 핀 암꽃 위로 다른 소나무에서 만든 꽃가루가 날아와 앉는다. 꽃 피는 시기를 조절하여 근친간의 수정을 회피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생각을 게을리했다면 지금 존재하지도 못했겠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진화의 방향을 읽었기에, 그리고 부지런히 방책을 마련하고 변신을 거듭해왔기에 소나무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_p.54

단풍은 나무가 선택한 생존 전략이다. 한 잎 한 잎 저마다의 소임을 끝내고, 최후로 벌이는 그들만의 컬러 페스티벌이다. 나무는 모든 사치를 버리고 미니멀리스트로 겨울을 견뎌낸다. 혹한기에 나무가 잎을 달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공기 중의 수분 퍼텐셜(potential)에 반응해 뿌리부터 물을 끌어 올려 공기 중으로 퍼나르는 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극한의 추위를 견뎌내기 위해 모든 세포가 죽은 듯 고요한데, 잎이 뜬금없이 일하고 있으니 속이 탈 노릇이다. 결국 나무는 수분 밸런스를 잃고 말라 죽게 된다.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 나무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잎에 있는 영양분을 뿌리 쪽으로 회수한다. 그리고 무소유의 잎사귀를 떨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잎이 색을 바꾸고 나뭇가지에서 떨어져나간다. 나무가 잎을 떨치는 것인지, 잎이 나무를 떨치는 것인지. 어찌 됐든 버리는 용기와 결단이 있기에 새로운 출발을 기약할 수 있다. _p.141

무더위가 한창일 때에는 분명 맛도 떫고 육질도 단단했다. 새도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모든 유전체를 씨앗 속에 담았으니 어서 빨리 새들을 유인해 어미나무로부터 멀리멀리 떠나가야 한다. 그냥 오라고 하면 마음 상하겠지. 새콤달콤한 육질에 빨간빛 메이크업이 선명하니 직박구리, 어치, 박새, 딱새, 동고비…… 모두 모여든다.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알알이 박힌 빨간 열매들, 그리고 그 사이로 날아드는 숲 새들의 날갯짓이 분주하다. 팥배나무 가지에 올라앉은 어치가 나를 바라본다. 이내 익숙한 듯 분주히 고갯짓한다. 부리에 물고 있는 빨간 열매 한 알이 비로소 내일을 만난 듯하다. 어치가 내려놓는 어느 곳에서인가 굳세게 자라나길 기대한다. 십일월 어느 날 오후 계룡산 꼭대기, 멀리 떠나려는 나무 열매들과 먹이를 얻으려는 새들의 카니발이 한창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손님이다. _p.158

대팻밥처럼 껍질이 세로로 말린 다릅나무, 코르크층이 두툼하게 덮여 골이 파인 굴참나무, 다이아몬드 모양의 피목이 조밀하게 새겨진 까치박달나무, 오래된 나무 묘비처럼 작은 껍질 조각이 더덕더덕 붙어 있는 비목나무, 회색빛 시멘트 전봇대처럼 허여멀건 서 있는 느티나무. 숲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나무들이다. 하얀색 껍질이 종잇장처럼 여러 겹으로 붙어 있어 불에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 바로 자작나무이다. 자작나무와 비슷해 보이나 비교적 껍질이 누런색인 거제수나무도 있다. 박달나무는 볼품없이 두껍고 큰 껍질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말채나무는 감나무처럼 작고 두꺼운 조각 껍질이 투박하게 뒤덮여 있다. 숲속에 웬 감나무가 있나 오해할 만도 하다. 층층나무는 매끈한 나무껍질에 하얀색 선 무늬가 세로로 새겨졌는데, 마치 지렁이가 무수히 기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층층나무를 지렁이나무로 기억해도 좋겠다. _p.197

‘어떻게 살아갈까’라고 그 숲에서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생태ㆍ과학ㆍ역사ㆍ문화를 아우르며 펼쳐지는
다채롭고 경이로운 숲과 나무의 세계

숲을 찾는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다. 자연이 좋아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함께하는 이들이 좋아서.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나무는 항상 그곳에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는 점이다. 나무는 뿌리 내린 그 자리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포용력과 깊이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게 서서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활력을 준다. 존재만으로 우리에게 특별한 일상을 선물한다.
《나무의 말이 좋아서》는 이러한 나무의 삶의 방식과 원리를 역사적ㆍ철학적ㆍ생태학적ㆍ문화적 관점에서 담아낸 포레스트 에세이다. 공존과 배려, 나눔, 포용 등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존재로서 오랜 시간을 우리와 함께해온 나무를 통해 뻗은 사유의 가지를 사계절 12달의 변화로 풀어냈다. 다양한 시와 노래로 버무린 문학적 감성, 특유의 관찰력과 풍부한 자료, 인간과 자연에 대한 심도 깊은 통찰이 더해진 우리 숲 안내서다.
저자는 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생태융합과 생명철학 분야를 탐구하는 데 몰두해온 학자이자 교육자이다. 30년 넘게 교육계에 몸담으며 그가 발견한 것은, 교육의 길과 자연의 이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것은 오늘에 충실하고 내일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주변을 향한 따뜻한 나눔과 배려가 모두를 행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그가 온 산하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글을 써온 것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에 자연의 오랜 지혜가 살아 있는 나무와 숲의 철학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 책은 숲에서 자연과 대화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지친 세상에서 조금씩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숲에서 묻는다면, 나무에게서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무의 말에 귀 기울이며 떠나는 경이로운 숲 세상으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나무가 들려주는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
나무의 언어에 귀 기울이며 마주한 지혜로운 숲 세상

저자는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숲과 나무의 모습을 직접 목도하고, 그곳에서 경험하고 느낀 단상들을 다채로운 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무채색 단조를 벗고 살갗을 트며 꽃을 피우는 봄,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잎사귀로 하늘을 채우는 여름, 단풍으로 이별을 알리고 열매로 미래를 여는 가을, 배려와 존중으로 가지를 뻗어 숲을 사랑장(場)으로 만드는 겨울까지.
이런 생생한 이야기는 단순히 나무의 삶을 살펴보는 것 이상의 감동을 준다. 생명과 환경의 변화가 우리와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또한 장엄한 대자연의 섭리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나무와 물, 공기, 흙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생태계가 사람에게는 치유의 장이다.

◆ 나무에게서 세상의 원리와 위기를 바꾸는 지혜를 배우다

나무는 한자리에 그냥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같지만, 생존을 위해 보이지 않는 치열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생존의 연속성, 바로 자손을 통해 유전자를 연속시키는 소명 때문이다. 봄이 되면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도, 새들의 눈에 띄기 위해 빨간색 육질로 씨앗을 치장하는 일도, 모두 이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동물에게 맛있는 먹이가 되어 열매를 멀리 떠나보내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렇듯 나무도 생각하며 산다. 우리에게 숲은 배움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세상의 원리를 배우고,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배운다.

“사람에게는 도토리가 먹거리로 보이겠지만, 참나무에게 도토리는 유전자를 퍼뜨려줄 열매이다. 수많은 도토리가 어미나무 밑으로 떨어질 텐데, 이들이 싹을 틔워 어미나무만큼 자랄 수 있을까? 사실 복권에 당첨될 확률과 다르지 않다. 기골이 장대한 어미나무 밑에서 빛을 받는다는 게 어찌 쉽겠는가. 그래서 참나무는 스스로 다람쥐 먹이가 되어 이동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어느 날 천생연분 파트너 다람쥐를 만나 멀리 떠남으로써 그곳에서 새로운 개체로서 비상을 꿈꾼 것이다. 양 볼이 터지도록 도토리를 물고 있는 다람쥐를 본 적이 있는가? 그렇게 다람쥐는 도토리를 숲속 여기저기로 옮겨 꼭꼭 숨겨놓는다. 그리고 대부분 잊어버린다. 그렇게 다람쥐 기억에서 잊힌 토리들이 이듬해 싹을 틔워 참나무로서 미래를 기약하는 것이다. 다람쥐의 유전자 속에 설계된 월동 스케줄과 자손 번성을 열망하는 참나무의 영특한 전략이 보조를 같이하니 참 절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1159쪽)

비록 무모해보일지라도 때론 모험을 감행해야 뜻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사람에게도 나무에게도 마찬가지다.

단풍나무, 신나무, 시닥나무, 복자기나무, 물푸레나무는 열매를 바람에 날려 멀리 떠나보낸다. 이들 열매는 육질이 없어 가볍고, 날개를 달고 있어 바람을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형태의 씨앗을 날개 시(翅)자를 써 시과(翅果)라 한다. 양옆으로 비스듬히 대칭을 이룬 두 장의 날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어떻게 이토록 정교한 비행 도구를 고안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이 궁리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새웠을까?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저렇게 창공을 날 수 있겠지. 지금 숲길마다 헬리콥터 수천 대가 비행을 마치고 차례차례 착륙하고 있다. 저마다 희망의 보금자리로 안착한다.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은 무공해 자연 에너지를 동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신생대 이후 1만 년의 시간 동안 단풍나무가 지상에서 만들어낸 슈퍼 울트라 테크놀로지이다.” (162쪽)

◆ 나무의 배려가 세상을 지속 가능하고 더욱 튼튼하게 만든다

한겨울 숲에서 만나는 바람은 포근하다. 놀랍게도 숲속 나무들이 서로 가지를 뻗어 찬 바람을 막기 때문이다.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곳에서는 가지가 뻗는 각도를 작게 하고, 좀 여유가 있는 곳에서는 옆으로 넓게 뻗는다. 중요한 것은 나무가 가지를 뻗을 때 이웃 나무의 가지와 맞닿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것이다. 1년 내내 생존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나무들이 공존을 위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그렇게 나무들은 이웃하는 나무와 절친(切親)으로 산다. 그들이 실천하는 우정이 그들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숲 전체를 튼튼하게 만든다.

“나무는 뿌리로도 이웃 나무와 만난다. 잔뿌리와 균근으로 서로 얽히고설켜 영토를 공유하고 긴밀하게 소통한다. 심지어 종이 다른 나무 사이에도 네트워크를 만든다. 간밤에 추위는 잘 견뎌냈는지, 부러지고 깨진 곳은 없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매일매일 안부를 묻고 산다. 함께하면 그만큼 덜 힘들고 위안이 되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나무들은 공존의 뿌리를 매개로 함께 물도 저장하고 추위도 막아낸다. 심지어 이웃 나무가 배고파하면 옆에 있는 나무가 영양분도 보내준다. 또한 자기가 병에 걸리면 이웃 나무에 신호를 보내 방비를 튼튼히 하도록 배려한다. 땅속 뿌리 세상에서 지속 가능한 공존을 배운다. 이처럼 공동체를 유지해온 덕분에 나무는 유장한 세월을 살고 있다.” (177쪽)

◆ 나무와 인간이 함께 만들어온 유구한 시간들

인간과 자연은 언제나 함께였다. 산과 나무를 예찬한 수많은 시와 노래부터 나무에 붙은 다양한 이름의 유래, 삶의 지혜가 응축된 갖가지 활용법까지, 이렇듯 자연에는 사람들의 숨결이 가득 배어 있다. 특히 과거 우리 민족을 끊임없이 힘들게 했던 전쟁, 수탈, 흉년, 궁핍 등 고단한 삶의 애환을 담아내기에 자연과 나무는 훌륭한 매개체였다. 책에는 우리 삶을 대변했던 나무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 있다.

“이맘때 숲 어귀에서 흔히 만나는 떨기나무로 조팝나무와 국수나무가 있다. 공교롭게도 두 나무 모두 배고픈 시절을 대변한다. 겨울이 가고 봄이 시작되면 집집마다 먹을거리가 떨어져 난리였다. 쌀독이 비고, 고구마 광도 휑해졌다. 햇보리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먹을 것이 없다. 동네마다 풀뿌리, 나무껍질까지 남아나지 않았다. 누렇게 들뜬 아이들 얼굴, 누런 흙빛만 남은 숲과 들판, 온 세상이 부황(浮黃)에 걸렸다. 보릿고개다. 이런 다급한 시기에 숲 언저리에서 자태를 드러내는 떨기나무의 존재란? 속절없이 먹을거리로 보였을 것이다. 작은 꽃이 다닥다닥 핀 모양이 마치 좁쌀을 튀겨놓은 것 같다고 하여 조밥(팝)나무이다. 가느다란 줄기의 흰 속살이 국수 가락 같다고 국수나무이다. 그 시절 숲에서 봄을 예찬하는 것은 사치였으리라. 조팝나무, 국수나무로 허기를 달래던 애환을 새긴다.” (33쪽)

사계절 나무가 들려주는 삶의 본질과 존재의 가치에 관하여

숲은 비워야 할 것과 채워야 할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곳이다. 그곳에서 멈춘 듯 성장하는 지혜를 배운다. 생각을 게을리했다면 존재하지도 못했겠지. 세상을 읽고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진심을 다해왔기에 나무는 지금을 산다.
오늘도 천천히 느리게 숲길을 걷는다. 숲 나무들이 말을 걸어오니 더욱 좋다. 그렇게 몇 마디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산정이다. 이 과정에서 삶의 과학과 논리를 만나고, 지혜와 감성을 배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꽃과 나무가 조금은 다르게 보이고, 숲을 오르는 길이 한층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에 한 발 더 다가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숲은 언제나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 그곳에서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삶의 지혜와 세상을 바라

작가정보

저자(글) 김준태

생태융합과 생명철학을 공부하는 탐구자이자 교육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에 자연의 오랜 지혜가 살아 있는 나무와 숲의 철학을 전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있다. 공주사범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충남대학교에서 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30여 년간 교사이자 교육연구사, 장학사, 장학관 등을 거쳐 현재는 충남과학고등학교 교장으로 있다. 저서로 《숲에서 만나는 101가지 나무 이야기》《자연에서 만나는 생명 이야기》《자연과 교육》《한국의 조류 생태와 응용》 등을 공동 저술했으며, 주요 논문으로 〈콩과식물과 공생하는 내생균근 연구〉〈한국산 유글레나조류의 다양성〉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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