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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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499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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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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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같은 중심이 아닌, 받아들이며 단단해지는 중심!
소중한 가치를 지키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만나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우리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키워드, 중심. 주식 시장은 연일 급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국민의 보루가 되어야 할 정치는 대립과 분열로 휘청인다. 코로나19가 방호복 속까지 침투해 일상을 마비시켜버린 시대. 법인 스님은 고집불통 같은 중심이 아닌, 사유하고 받아들이며 단단해지는 중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움켜쥔 손을 다시 털어버리”고 힘든 이들과 나누며 살 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만날 수 있다고 전한다. 농사를 짓는 농민, 귀촌한 가족, 위안부 할머니, 청년, 석학, 시인, 기업인 등 수많은 사람의 절절한 사연을 듣고 보고 느낀 바를 글로 남겨야 한다고 느낄 때마다 펜대를 움켜쥐었다.
오랜 시간 우리는 이런 스님, 이런 어른의 책을 기다려왔다. 법인 스님은 산중 수행자로서 문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서 낮고 연약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법석이는 현장에서 중심을 지켰다. 《중심》은 46년간 뚜벅뚜벅 수행길을 걸어온 법인 스님이 산문山門을 열고 온몸으로 세상과 호흡하며 얻은 배움의 기록이다. 세월호 참사, 촛불시민혁명, 전 대통령 탄핵,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격랑의 현대사를 오롯이 살피며 참혹한 어둠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넌지시 일러준다. 부당한 세계에 맞서는 가운데 “나를 올곧게 지켜내라”고 조언하며, 내뱉은 말이 활이 되고 내면에 도사린 화가 독이 될 때 잠시 “멈추고 살피고 결단”하면 평온이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균형이 무너진 사회와 일상을 일으켜 세워줄 해법을 제시하는 명징한 책, 《중심》이 드디어 독자를 만난다.
책을 펴내며
1부. 사는 일
움켜쥔 손 털어버리는 일
무어 그리 어려울까
인생을 망치지 않는 법
주마간화
보람이네가 행복한 이유
재미의 판
밥 이야기
낯선 규칙이 나를 바꾼다
솔바람과 풀꽃 시계의 값
실사구시의 배움터
‘본다’에서 ‘보인다’로
사는 즐거움, 죽는 즐거움
다른 길, 여러 길, 나만의 길
시간의 회복, 소소한 행복
참회하는 용기, 용서하는 용기
물도 부처, 나무도 부처
똑같은 길, 많이 같은 길
나에게 이런 사람 있는가
그 많은 고무신을 누가 빛나게 닦았을까
노래 못해도 충분히 멋진 사람
땅끝마을 명랑 남매
술맛과 차 맛의 차이
스님이 이렇게 웃길 수가
아이들도 은근 내공이 있다
내가 참 중요하다
짝을 짓는 즐거움
2부. 세상일
사람과 사람이 손을 잡으면
사람 사는 세상이 된다
회장님, 반성문 다시 쓰세요
존귀한 존재
혼자서 행복하다면 부끄러울 수 있다
참다운 나눔이란 무엇인가
열린 귀는 들으리라
상식의 교집합
두 노인과 코로나19
견딜 수 없어야 한다
공점엽 할머니
꽃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두 번째 화살
21세기 〈애절양〉
똑똑하고 잘난 자식
지리산, 큰 상징성이 두렵다
집은 집集이지, 집執이 아니다
내 몸이 사회를 말해준다
21세기형 아큐와 리플리 씨
촛불의 또 다른 화두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아보니
단군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일
슬픔에 유효기간이 있을까
저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3부. 닦는 일
그릇에 더러움이 가득하면
맑은 물을 담을 수 없는 법
목탁이 귀중할까, 걸레가 귀중할까
상상, 질문, 대화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가
잠시 멈추면 내 안의 어둠은 사라진다
붙잡거나 붙들리거나
정녕 그것이 괴로움일까
도망가도 따라온다면
붙잡으면 휘둘린다
사랑이 덫이었네
말은 나에게로 돌아온다
내가 말하고 내가 듣는다
명사가 위험하다
사소한 말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언어
옳은 것은 좋은 것일까
자기 말을 하는 사람
낭독의 기쁨
거짓말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3천 권 읽고 음미하기
실시간 행복의 실종
고사성어와 도토리묵
생각에 힘을 빼야 하는 이유
불리한가? 부끄러운가!
적명 스님과 배움
시민이 수행해야 하는 이유
장가도 안 간 스님이 어떻게 알아요
윱歐? _108~109쪽
3부 ‘닦는 일’은 ‘괴로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고통을 다스려야 하는가’ ‘말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말그릇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가’ ‘공부란 무엇이며 어떻게 마음을 닦아야 하는가’ 등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수행’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법인 스님은 “책을 읽고 틈틈이 농사일을 돕고”(116쪽), 노스님과 밤샘 토론을 하는 등 온몸으로 수행하면서, “세간에 살아가는 시민의 수행은 특별한 명상과 기도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생각과 언행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도 수행”(293쪽)이라고 전한다.
고요한 시간에 정직하게 자신을 응시해본다면 자기 내면에 도사린 화를 알 수 있다. (…) 화가 나고 불안하고 고립감을 느낄 때는 멈춰야 한다. 왜 멈추는지 묻는다면, 살피기 위해 멈춰야 한다고 답하겠다. 그리고 내면에 깃든 어둠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어두운 여러 모습이 나에게 깃들어 있음을 고백해야 한다. 멈추면 보이고 바라보면 사라진다. 어두운 모습이 사라진 자리에 평온과 기쁨이 찾아온다. 그래서 ‘텅 빈 충만’이라고 하지 않는가. _210~211쪽
화려한 꽃이 소박한 야생화를
깔보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나를 올곧게 지켜내며 참여하고 연대한다
법인 스님의 글은 불교라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주눅 들지 않는 꽃들이 어우러진 꽃밭“(295쪽), 즉 화엄華嚴을 보여준다. 신부님, 목사님 등 여타 종교인과 경계를 두지 않고 소통하며 청년들, 농민들, 노동자들과 더불어 살고 있으니 글의 품이 넉넉한 건 당연한 이치겠다. 소위 “장가도 안 간 스님이 어떻게 세상일을 속속들이 아느냐고”(294쪽) 묻곤 하는데, 이에 대해 법인 스님은 “산과 강에서 흘러나오는 온갖 백천 지류의 물들이 바다에 모이듯, 여러 사람과 사연이 모여드는 곳이 절집이다. (…) 여러 사연과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절집엔 늘 잡설의 꽃이 핀다. 잡설이 모이면 경전이 된다”라고 답하며, 사람 사는 내음을 품되 강골 있는 언어로 참여와 연대의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가 참여하고 연대할 때 소홀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부당한 세상에 맞서면서도 ‘나’를 올곧게 지켜내는 일이다. 왜냐면 저마다의 ‘나’가 확장하여 관계를 맺으면서 세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_100쪽
법인 스님은 잠깐 편해지는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오래 곱씹게 되는 일침을 전한다
작가정보
저자 : 법인
法忍
1976년 중학교 3학년 때 광주 향림사에서 출가했다. 1980년 5ㆍ18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 인간과 종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다. 20대 초반 계룡산 신원사에서 경전보다 문학에 심취하여 지내던 중 “스님은 왜 공부하지 않으세요. 공부해서 깨달음을 이루고 중생을 제도할 스님이 왜 이리 한가하게 사나요?”라는 말을 듣고, 부끄러움과 자괴감에 반도를 떠돌며 방황했다. 1985년 어느 문예지에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미련 없이 문학을 접고, 경전 공부와 수행에 몰입했다. 1994년 조계종 개혁 불사에 참여한 이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을 지냈다. 2000년 해남 대흥사 수련원장을 맡아 ‘새벽숲길’이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템플스테이의 기반을 마련했고, 2009년부터 4년간 조계종 교육부장을 맡아 ‘100년 만의 변화’라는 승가교육개혁을 이끌었다. 2014년 일지암 청년암자학교에서 청년들의 고민에 날카로운 진단과 따스한 처방을 내려 ‘병 주고 약 주는 스님’으로 불렸다. 2015년부터 4년간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우리 사회를 맑고 밝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지리산 실상사에서 대안학교인 작은학교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면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월간 〈참여사회〉 편집위원장으로 일상에서 깨달음이 빛나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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