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휘파람
2014년 08월 19일 출간
종이책 : 1998년 07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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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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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인상」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7권의 시집과 1권의 장시집, 2권의 시선집을 묶으면서 묵묵히 34년 시력(詩歷)을 쌓아온 박의상 시인의 9번째 시집 『누군가, 휘파람』이 출간되었다. 그의 초기시의 세계가 난해한 이미지와 분열된 의식세계의 표출과 파탄의 현실세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보였다면 1984년에 간행한 시집 『바위는 저의 길을 가로막는다』부터는 시적기교의 변모와 더불어 사사로운 삶이 평이한 구문에 의해 진솔하게 육화되어 구체성을 얻어가고 연륜이 만들어내는 단순한 힘과 건강함을 드러내보인다. 이번 시집은 1984년 이후로 그가 보여준 시세계를 더욱 심화시켜 이어가는 경향의 시들이다. 특히 시적 기교는 점점 더 그 효과를 적절히 발휘하고 있다. 짧은 행의 구성과 그 행의 어긋난 배치, 그리고 병렬적 나열 혹은 반복을 특징으로 하는 형태적 배열은 시에 경쾌함과 속도감을 주고 있다. 시각적으로 일탈된 행갈이에 의해 이미지들을 단절시키고 그 서술구조 사이의 일관성을 와해시켜 일반적인 서술구조나 상투적 인식을 새롭게 조명해내고 있다. 시집 『누군가, 휘파람』은 총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연륜으로 우러나는 인간살이의 따뜻한 애정과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작가의 마음씨가 잘 드러나고 있다. 또 한 1부의 <1월/ 봄/ 봄비/ 봄밤/ 봄바람>의 중첩되는 이미지는 사랑, 생명과 같은 작은 것들에 대한 헌사이기고 하다. 유쾌함과 더불어 순수함이 느껴지는 시 전개는 구어체로 누군가에게 대화하듯 전개되며 무리없이 의미를 전달해주고 있다. 그렇게 자연스럽고 무리없이 전개되는 시상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읽는 이의 마음까지도 경건해지며 시인이 드리는 기도에 동참하게 된다. 2부에서는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시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세상을 산아래 더 큰 묘지로 묘사하고 있는 시 「더 큰 묘지」나 버려진 누군가를 버리고 가는 자신을 싫어하는 시적 자아의 모습은 「그때 나는 싫었다」를 통해 제시된다. 그리고 더욱더 많이 먹고 바쁘기만 한 내일은 더욱더 많은 배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경고의 시 「내일은 더 바쁘다」로 암울하기만 한 미래상까지 투시한다. 또한 「한여름밤의 싸움」에서는 <경쟁! 일등!하다가 다 터진 내가 선진화! 세계화! 미래화!>를 꿈꾸다 망가져버린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비판한다. 그러나 시인의 이러한 절망은 「나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다」를 통해 희미한 한줄기 구원의 빛을 보여준다. <나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물을 한 잔 들고 있었다/ 꽃 한 포기에/ 그 물은 천천히 붓고 있었다>. 마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대목은 파국으로만 치달아가는 인류에 대해 결코 믿음을 잃지 않고 있는 시인의 바람이자 의지이다. 박의상 시인은 <50대의 지형도>를 그리고 있으면서도 소재에 개성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의 사용을 통해 한껏 발랄하게 세계를 만끽하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의상
1942년 만주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및 인하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1964년 『서울신문』신춘문예로 등단 <현대시> 동인으로 활동 <시집> 『今週에 온 비』(1967년) 『成年』(197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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