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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 사이

타네하시 코츠 지음 | 오숙은 옮김
열린책들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16년 11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9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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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8.88MB)
ISBN 9788932964706
쪽수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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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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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미국이란 나라에 흑인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미국은 노예해방을 통해 흑인들에게도 자유와 평등권을 제공하고 ‘지금껏 지상에 존재했던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국가’라고 자칭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종차별은 20세기 중반을 넘어서까지 계속되었고, 오늘날 소위 레드라이닝을 통해 흑인들을 게토(흑인 빈민 지구)로 몰아넣고 있다.

2015~2016년, 미국 사회에 인종 문제를 향한 도발적인 주장을 던지며 커다란 논쟁을 불러왔던 책 『세상과 나 사이』가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타네하시 코츠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오늘날 미국에서 벌어지는 흑인 살해를 단순히 몇몇 인종주의자의 돌발 행동이나 KKK단과 같은 광기 어린 집단들의 문제가 아닌, 노예제를 통해 부를 일군 미국의 ‘유산과 전통’, 바로 미국의 역사에서 찾고 있다.

애초에 미국에서 흑인은 한 번도 ‘국민’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저자의 도발적인 주장은 흑인 중산 계급 출신의 프린스를 범죄 용의자로 오인한 사복 차림의 경찰이 그를 총으로 쏘며, 프린스가 사망했던 사고를 근거로 들며 미국 사회는 ‘계급’보다 ‘인종’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책의 제목은 린치 현상을 묘사한 리처드 라이트의 동명 시에서 차용한 것이다. 저자가 자란 노스웨스트볼티모어는 백인 사회와 첨예하게 분리된 흑인들의 섬 같은 곳 이었지만, 그 반대편에는 ‘바라는 거라고는 인기 많은 여자 친구를 얻는 게 전부인 백인 소년들이 살고 있는’ 교외의 세상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미국이 제시하는 자유, 평등, 부 같은 이상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처한 현실 사이의 심각한 괴리를 암시한다.
1부

2부

3부

추천의 말
옮긴이의 말

인종은 인종주의의 자식이지, 그 아비가 아니다. 피부색이나 머리카락의 차이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거야. 하지만 피부색이나 머리카락에 우위가 있다는 믿음, 이런 요인이 한 사회를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다는 인식, 이런 요인이 지워질 수 없는 더 깊은 속성을 나타낸다는 인식은 자신이 백인이라고 믿게끔 가망 없이 비극적이고 기만적으로 키워진 이 새로운 국민의 심장에 새롭게 자리 잡은 관념이야. - 본문 16면

나는 열다섯 살 너에게 이 글을 쓴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에릭 가너가 개비 담배를 팔았다는 이유로 목이 졸려 죽는 것을 네가 본 게 바로 올해였기 때문이다. 레니샤 맥브라이드가 도움을 청했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죽고, 존 크로퍼드가 어느 백화점 안을 둘러보았다는 이유로 총에 쓰러졌다는 걸 이제 너도 알기 때문이야. (…) 예전에는 몰랐다 해도, 네 나라의 경찰에게는 네 몸뚱이를 파괴할 권한이 주어져 있다는 걸 이제 너는 똑똑히 알게 되었어. - 본문 18~19면

인터뷰가 끝날 때쯤, 그 진행자는 많은 사람이 공유했던 한 장의 사진을 얼른 보여 주더구나.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백인 경찰관을 껴안고 있는 열한 살 흑인 소년의 사진이었지. 그러고는 나에게 《희망》에 관해 질문하더구나. 그제야 나는 내가 실패했다는 걸 알았다. - 본문 21면

그날 밤 너는 11시까지 자지 않고 기소 발표가 나기를 기다리다가, 뉴스에서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렇게 말했어. 「그만 들어갈게요.」 네가 방으로 들어간 뒤, 나는 네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5분 후에 나는 네 방에 들어갔지만 너를 안아 주지 않았어. 너를 위로하지도 않았어. 너를 위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 주지도 않았어. 괜찮아질 거라고는 절대 믿지 않았으니까.
- 본문 23면

두려움은 언제나 내 바로 앞에 있었다. 두려움은 사치스럽게 꾸미고 다니는 우리 동네 소년들 안에 있었고, 그들이 걸고 있는 큼직한 목걸이와 메달 목걸이, 몸보다 크게 부풀려진 그들의 외투와 발까지 내려오는 모피 칼라의 가죽 옷에도 있었다. 그런 옷은 그들의 세계에 맞서는 갑옷이었지. 지금 그 소년들을 떠올려 보면 그들에게서 보이는 건 온통 두려움뿐이다. - 본문 25면

내 어린 시절에 볼티모어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건 이 세계의 비바람 앞에서, 그 모든 총과 주먹, 부엌칼, 강도, 강간, 질병 앞에서 알몸으로 버텨 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우리가 발가벗은 알몸이었던 건 실수도 아니고 병도 아니었다. 그 발가벗음은 정책이 의도했던 정확한 결과였고, 수세기 동안 두려움 아래 살도록 강요받았던 사람들에게는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이었다. - 본문 31-32면

어쩌면 〈흑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는 건 이런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흑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는 건 밑바닥에 있는 존재, 사물이 되어 버린 인간, 천덕꾸러기가 된 사물을 가리키는 것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 본문 90면

나는 흑인이고 약탈을 당해 왔고 내 몸뚱이를 잃곤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쩌면 나 역시 약탈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어쩌면 한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 나 또한 다른 사람의 몸뚱이를 빼앗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증오가 정체성을 부여한다. 깜둥이, 호모 새끼, 잡년은 경계선을 밝게 비춰 주고, 우리가 아닌 척하는 그것을 비춰 주고, 백인이라는 〈꿈〉, 〈남자〉라는 〈꿈〉을 비춰 준다. - 본문 96면

「내 딸을 돌봐 주게.」 네 외할머니가 차에서 내리셨을 때, 나의 세계는 바뀌어 있었다. 내가 어떤 문턱을 넘어섰구나 하는, 내 인생의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 너 이전에 삶이 있었고, 너 이후에도 삶이 있었지만, 이 이후의 삶에서 너는 내가 한 번도 가진 적 없는 신(神)이었다. 나는 너의 요구에 복종했고, 그런 다음에는 생존보다 더한 무언가를 위해 생존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나는 너를 위해 살아 내야 했다. - 본문 108면

너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고, 너는 위험에 처해서 우리에게 온다. 나는 미국이 만든 그 거리들에 의해 네가 죽는 걸 보느니 차라리 그전에 우리 손으로 너를 죽이고 싶을 것 같구나. 그것이 몸을 잃은 사람들의 철학이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고, 아무것도 보호할 수 없는 사람들, 저희 주변의 범죄자뿐 아니라 그들 위에 군림하는 경찰까지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진 사람들의 철학이다. - 본문 130면


아메리카의 폐허를 굽어보는 내 마음은 냉랭했다. 나에겐 나만의 재앙이 있었으니까. 프린스 존스를 죽인 경관은, 지독한 경계심을 갖고 우리를 대하는 모든 경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민의 칼이었다. 나는 어떤 미국 시민도 순수하다고 여길 생각이 없었다. 그 도시에 동조할 수가 없었다. 나는 계속해

미국에게 흑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불안과 두려움으로 채색된 21세기 미국 흑인의 초상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출간 1년 만에 100만 부
* 2015 전미도서상 수상, 2015 《올해의 책》 최다 수상

2014년 에릭 가너, 무허가로 개비 담배를 팔고 있다가 경찰 체포 과정에서 사망. 2014년 타미르 라이스, 그네에 앉아 장난감 총을 들고 있다가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이 쏜 총에 사망. 2014년 마이클 브라운, 엽궐련 몇 갑을 훔친 뒤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 그리고 2016년, 댈러스 시에서 전직 흑인 군인이 쏜 총에 백인 경찰 5명 사망. CNN은 뉴스는 《현 상황은 사실상의 내전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 사회에 인종 문제를 향한 도발적인 주장을 던지며 커다란 논쟁을 불러온 2015~2016년 미국 출판계 최고의 화제작 『세상과 나 사이Between the World and Me』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타네하시 코츠는 오늘날 미국에서 벌어지는 흑인 살해를 단순히 몇몇 인종주의자의 돌발 행동이나 KKK단과 같은 광기 어린 집단들의 문제가 아니라, 노예제를 통해 부를 일군 미국의 《유산과 전통》, 바로 미국의 역사에서 찾고 있다. 미국이 자랑해 온 민주주의의 신화를 깨뜨리는 동시에, 《인종》이라는 허상 속에서 권력을 추구해 온 모든 문명을 고발하는 강력한 비평서이다. 또한 백인 사회가 만들어 놓은 차별의 철창 안에서 숨죽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 흑인 남성의 불안과 공포를 강렬한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20세기 미국 흑인 문학의 계보를 잇는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종》이란 허상 속에서 세워진 제국

네가 알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이거야. 미국에서는 검은 몸을 파괴하는 게 전통이라는 거다. 그건 문화유산이다. - 본문 160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미국은 노예해방을 통해 흑인들에게도 자유와 평등권을 제공하고 《지금껏 지상에 존재했던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국가》라고 자칭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종차별은 20세기 중반을 넘어서까지 지속되었고, 오늘날에는 소위 레드라이닝redlining(흑인이 사는 빈곤층 거주 지역에 금융과 소매업 등의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는 정책)을 통해 흑인들을 게토(흑인 빈민 지구)로 몰아넣고 있다. 심지어 흑인이 대통령이 된 시대에도,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보이지 않는 차별에 억압받고 공권력에 의해 터무니없이 많은 수가 살해당하고 있다.
코츠는 이와 같은 차별의 뒤에 무엇이 감춰져 있는지 묻는다. 왜 《나는 왜 세븐일레븐의 주차장에 서 있는 소년들이 총을 꺼내 드는 그런 세상에 살았을까? 저기 저곳, 소행성 너머의 다른 세상(백인들의 교외)에서는 삶이 왜 그렇게도 달랐던 걸까?》 매년 학교에서는 《최루 가스》와 《소방 호스》에 나뒹굴던 과거의 영웅들(흑인 민권 운동가)을 전시하지만, 유독 흑인들에게만 《순종》과 《도덕성》을 강요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왜 수많은 흑인들이 주기적으로 경찰의 총에 쓰러지고, 그 경찰은 아무 기소도 받지 않는 걸까? 심지어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도 그와 같은 폭력은 멈추지 않는 걸까? 도대체 미국에게 흑인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코츠는 흑인 차별은 결국 《인종》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노예제를 통해 부를 일군 미국에게 흑인은 곧 부(副)의 원천이었다. 이미 권력을 쥔 백인들은 자신들을 부를 유지하기 위해, 아래 계층을 만들어야만 했다. 《산 아래 아무것도 없다면 산은 산이 아니기 때문에 계곡에는 항상 누군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코츠의 말처럼 《노예화란 그저 순수하게 남의 노동을 빌리는 일이 아니다. 한 인간에게 몸의 근본적인 이해에 반해 몸을 쓰도록 하는 건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그래서 노예화란 일상적인 분노, 마구잡이식 짓밟음, 머리의 깊은 상처, 그 몸이 탈출하려 강을 건널 때 강물 위에서 터져 버린 뇌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학교에서 마틴 루서 킹과 같은 영웅들을 기념하는 한편에서 백인에게 순종하는 흑인상을 가르쳤던 이유였다. 흑인들의 몸을 억압해야 했다. 주기적인 살해와 폭력을 통해 그들의 위치를 알려 줄 필요가 있었다.

《차별》의 본질을 탐구하는 지적 여정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검은 몸을 하고 〈꿈〉 속을 헤매는 나라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은 나에겐 평생의 질문이었다. 그리고 이 질문을 좇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그 질문의 답이라는 걸 깨달았다. ­ 본문 23면

대학 시절, 코츠는 검은 피부가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분투하기도 했다. 서구 문명의 《복사본》을 만들고자 그들 못지않은 자신들의 《톨스토이》와 자신들의 《왕》을 찾으려 한 것이다. 그때 코츠를 사로잡은 것은 제국주의 시대 네덜란드 대사와 협상을 벌인 마탐바 왕국(현재 앙골라)의 은징가 여왕이었다. 그녀는 네덜란드 대사가 의자를 내주지 않으면서 자신을 모욕 주려 했을 때, 시녀를 불러 《인간 의자》를 만들게 한 당당한 여성 지도자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코츠는 자신이 인종주의자의 덫에 걸렸음을 깨닫는다. 《누군가의 의지에 따라 부서질 수 있고 거리에서 위험에 처하고 학교에서도 두려움에 떨던 내 몸은, 그 여왕의 몸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녀의 몸에, (…) 여왕이 앉을 수 있도록 바닥에 엎드려 의자가 된 그 시녀의 몸에 더 가까이 있었던 거야.》 코츠에게 그 깨달음은 묵직했다. 《어쩌면 《흑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는 건 이런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흑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는 건 밑바닥에 있는 존재, 천덕꾸러기가 된 사물을 가리키는 것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결국 여성이든 성적 소수자이든, 다른 어떤 존재든, 《인종》의 자리에 무엇을 갖다 놓아도 상관없다는 깨달음이었다. 미국에서는 그것이 하필 흑인이었던 것이다. 《인종》은 그냥 허구였다. 차별은 인종이나 성별 등과 같은 차이가 아닌, 권력의 유무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 점에서 코츠가 백인을 《몽상가》라고 표현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백인을 《스스로 백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한다. 역사적으로 백인 역시 백인으로 범주화되기 이전에 《코르시카인, 웨일스인, 메노파 교도, 유대교도》 등 다른 어떤 존재였다. 다만 흑인들 몸에 가해지는 《호된 채찍질을 통해, 팔다리에 채운 사슬을 통해》 자신들을 하얗게 《세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겐 우리만의 《그라운드 제로》가 있다

아메리카의 폐허를 굽어보는 내 마음은 냉랭했다. 나에겐 나만의 재앙이 있었으니까. ­ 본문 136면

애초에 미국에서 흑인은 한 번도 《국민》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코츠의 도발적인 주장은, 2001년 9·11 테러를 바라보는 냉담한 시선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사건 1년 전에 그는 하워드 대학교 동창생 프린스 존스를 잃었다. 저명한 의사 어머니를 둔 흑인 중산 계급 출신의 프린스는 그를 범죄 용의자로 오인한 어느 사복 차림의 경찰관에 의해 차 안에서 총에 맞았다. 세계무역센터에서 치솟는 화염을 바라보던 코츠는 오래전 그곳이 흑인들을 경매에 붙이던 자리, 그들을 위한 무덤 터였다는 것을 떠올린다. 빈 라덴 이전에 백인 사회는 똑같은 곳에서 흑인들을 테러했다. 그곳은 바로 흑인들의 《그라운드 제로》였다. 그리고 그 사회를 지키는 경찰관들이 자신의 친구를 죽였다. 《나는 프린스 존스를 죽인 경관과, 사망한 경관과 혹은 사망한 소방관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에게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연의 위협이었다. 그들은 아무 정당한 이유 없이 내 몸을 산산조각 낼 수 있는 불이었고, 혜성이었고, 폭풍이었다.》
익히 능력주의 사회로 알려진 미국이지만, 프린스 존스로 대표되는 흑인 중산 계급의 죽음은 미국 사회에서 《계급》보다 《인종》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코츠에 따르면, 오늘날 흑인들은 백인(또는 백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문법 속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자신이 몸을 움츠리고, 《두 배는 더 잘해야》 한다는 무의식에 지배당하고 있다. 그렇게 백인의 기준에 맞춰 성공한 흑인들조차 어느 순간 미국의 《유산》으로 내려오는 인종주의의 폭력에 몸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코츠가 비꼬는 것처럼 《이 나라에 인종주의자는 한 사람도 없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에서 흑인 아이를 떠미는 신경질적인 몸짓 속에, 《이미 그 집은 팔렸습니다》고 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응답 속에 그 차별은 철저히 은폐되어 있다.

세상과 나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가

어느 날 아침 숲속을 거닐다 갑자기 그것과 마주쳤다. (…) 그 현장의 그을린 온갖 것들이 일어서며 세상과 나 사이에 불쑥 끼어들었다. - 본문 7면

이 책의 제목인 《세상과 나 사이》는 린치 현장을 묘사한 리처드 라이트의 동명 시에서 차용한 것이다. 《내 어린 시절에 볼티모어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건 이 세계의 비바람 앞에서, 그 모든 총과 주먹, 부엌칼, 강도, 강간, 질병 앞에서 알몸으로 버텨 내야 한다는 뜻이었다》는 코츠의 말처럼, 그가 자란 노스웨스트볼티모어는 백인 사회와 첨예하게 분리된 흑인들의 섬 같은 곳이었다. 그의 세상 반대편에는 《바라는 거라고는 인기 많은 여자 친구를 얻는 게 전부고, 걱정거리라고는 옻나무밖에 없는 작은 백인 소년들이 살고 있는》 교외의 세상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미국이 제시하는 자유, 평등, 부 같은 이상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처한 현실 사이의 심각한 괴리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이 책에 추천사를 쓴 여성학자 정희진의 말처럼 《내가 세상과 관

작가정보

저자 타네하시 코츠Ta-Nehisi Coates는 미국의 저술가이자 저널리스트. 1975년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윌리엄 폴 코츠는 전 블랙팬서 당원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제를 다룬 출판물을 펴내던 출판업자였다. 《랩 가사와 시를 끼적거리던》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몸을 억누르는 차별에 혼란스러워하던 코츠에게 맬컴 x는 하나의 길잡이였고, 1993년 하워드 대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무어랜드 연구소의 열람실과 나이 든 시인들이 훌륭한 선생이 되어 주었다. 대학을 마치지 못한 스물네 살, 지금의 아내인 같은 대학에 다니던 케냐타와의 사이에서 아들 사모리를 얻었다. 사모리란 이름은 서아프리카 저항운동의 지도자 사모리 투레로부터 따온 것이다. 코츠가 기자로서 첫발을 디딘 곳은 『워싱턴 시티 페이퍼』였고, 『애틀랜틱』에서 쓴 기사 「이것이 우리가 백인에게 잃는 방식이다」로 주목받았다. 2014년에 쓴 「배상금의 사례들」은 《흑백차별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논쟁을 불러왔다. 현재 『애틀랜틱』의 블로그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이 블로그는 2011년 『타임』지 선정 최고의 블로그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릴 만큼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2015년에 출간된 『세상과 나 사이』는 2008년에 쓴 회고록 『아름다운 투쟁』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서 《힙합 시대의 제임스 조이스》란 찬사를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은 코츠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사유를 보다 깊고 강렬하게 밀고 나간다. 흑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이 작품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인종》이라는 관념 위에 하나의 제국을 건설해 왔다고 주장한다. 코츠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흑인의 몸은 노예제와 분리 정책을 통해 착취당했고, 지금은 보이지 않는 편견에 의해 억눌리고 터무니없이 많은 수가 공권력에 의해 감금되고 살해당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출판계는 단연 《『세상과 나 사이』의 해》였다. 전 영미권 매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올해의 책》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듬해 밀리언셀러에 올라섰다. 평단의 극찬도 이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코츠를 20세기 미국 흑인 문학의 대표 주자 제임스 볼드윈의 계보를 인물로 지목했으며, 이 작품은 2015 전미도서상과 2015 NAACP 이미지 어워드를 수상했고, 2016 퓰리처상과 2015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에서 각각 논픽션 부문 최종심에 올랐다. 이제 『세상과 나 사이』는 워싱턴 대학과 캔자스 대학 등 미국 주요 대학에서 추천 교양 도서로 지정되면서 젊은이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로 여겨지고 있다.

역자 오숙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브리태니커회사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 아이웨이웨이의 『아이웨이웨이 블로그』, 대프니 셸드릭의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 도널드 서순의 『유럽 문화사』(공역), 움베르토 에코의 『추의 역사』, 『궁극의 리스트』, 『전설의 땅 이야기』, 로버트 그루딘의 『당신의 시간을 위한 철학』, 제시 베링의 『PERV, 조금 다른 섹스의 모든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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