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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볼프 슈나이더 지음 | 박종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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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6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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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6.73MB)
ISBN 9788932962580
쪽수 5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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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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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시대와 대륙, 문화에 걸친 3,000년 군인의 역사!
‘독일어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언론인이자, 《위대한 패배자》 《만들어진 승리자들》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작가 볼프 슈나이더.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징집되어 무너져가는 나치 정권을 위해 싸워야 했다. 그곳에서 군인은 영웅이자 희생자였으며, 괴물이었다. 슈나이더 역시 상반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군인에 대해 이러한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군인』은 슈나이더가 그때부터 군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숙고해온 오랜 천착의 결과물이자, 지난 3천 년간 세계사의 중심에 있었으나 이제는 존재가 희미해진 군인들에게 바치는 추도사이다. 시대와 대륙, 문화를 뛰어넘어 지난 3천 년을 아우르는 군인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군인이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피 비린내 나는 전장들과 병영 안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렇다면 슈나이더는 왜 이 시점에 군인을, 그 역사를 돌아보기를 제안하는가? 군인의 역사가 바로 전리품과 명예, 피와 쾌락을 좇는 욕망의 역사였고, 동시에 규율과 복종, 신앙과 이데올로기로 통제된 희생과 억압의 역사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전쟁을 사랑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는 슈나이더의 말은, 종으로서의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더는 군인이 될 필요가 없는 건 좋은 일이지만, 군인이 사라진다고 해서 미래의 전쟁이 없어지거나 덜 끔찍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ㅡ 추도사 중에서

슈나이더는 전쟁을 예방할 대응책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없는 것들인지 논파하고 난 후 독자들에게 삶에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라고 조언한다. 전쟁이 인간에게 야기하는 잔인성, 야만성, 비인간화에 대한 슈나이더의 날카로운 분석과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 돋보인다.
1. 추도사

1부 이제 전쟁에는 군인이 필요 없다
2. 무인 전투기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3. 핵미사일이 대기하고 있다
4. 자살 폭탄 테러범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5. 유격대가 승리한다
6. 컴퓨터가 떠맡는다

2부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7. 인간 사냥
8. 일대일 결투
9. 전쟁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10. 군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11. 카르노의 군인 공장

3부 어떤 무기로 싸웠을까?
12. 칼과 화살
13. 말
14. 보병과 수레
15. 불
16. 강철과 가스

4부 무엇을 위해 죽었는가?
17. 이유, 핑계, 착각, 그리고 거짓말
18. 영토와 전리품을 위해
19. 조국을 위해
20. 개선장군을 위해
21. 명성과 복수를 위해
22. 종교를 위해
23. 약탈과 전승 기념품을 위해
24. 게으름과 만족을 위해
25. 모험을 위해
26. 피의 도취
27. 폭력
28. 그리고 대체 용기란 무엇일까?

5부 무엇으로 강요하고 속여 넘겼을까?
29. 가시로
30. 혹독한 훈련으로
31. 훈장으로
32. 다채로운 천으로
33. 전우들로
34. 나팔로
35. 두려움으로

6부 어떤 꼴로 죽었을까?
36. 불쌍하고 초라하게
37. 경악스러울 정도로 끔찍하게
38.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위해
39. 그중에 영웅도 있었을까?

7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40. 군인: 거부를 통해?
41. 우리 모두: 블루헬멧을 통해?
42. 평화주의를 통해?
43. 혜안을 통해?

저자 후기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군인 현상]을 선입견 없이 객관적으로 연구하려는 사람은 양극단으로부터 불신의 시선을 견뎌야 한다. 가슴에 자랑스럽게 훈장을 단 사람들과 열정적인 평화주의자들이 그 양극단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군인은 그 신분 특유의 큰 고충과 위험 때문에 명예로운 직위가 보장된다.] 1847년판 브록하우스 대백과사전에 실린 내용이니까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2012년 독일 공무원 연맹의 직업별 명성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군인은 15위를 차지했다. 지붕 수리공과 우편배달원 다음이었다. _1. 추도사. 12쪽.

침략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전쟁 전이나 전쟁 중의 모든 열광을 불신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전쟁 중인 조국에 대한 열광은 대부분 다른 나라를 공격하거나 정복하는 조국에 대한 열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단순히 [조국에 대한 열광]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고, 오히려 [정복에 대한 열광]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노획물과 복수, 승리에 대한 열광 말이다. _19. 조국을 위해, 227쪽.

잘 언급되지는 않지만 성공적인 총사령관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마지막 특성이 있다. [남의 고통에 대한 둔감함]이다. 아군이건 적군이건 군사들이 피를 흘리든, 비명을 지르든, 고통스럽게 죽든 그것을 냉정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승리할 수 없다. 그래서 클라우제비츠는 군 지휘관들에게 [피 흘리는 희생자에게서 느끼는 가슴 찢기는 고통을 마음속으로 이겨 낼 것]을 요구했다. 니체는 비슷한 생각을 좀 극단적인 경구로 표현했다. [타인에게 크나큰 고통을 가하고자 하는 힘과 의지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큰일을 이루어 낼 수 있겠는가? 고통을 느끼는 건 하찮다. 그건 나약한 여자와 노에도 대가의 경지로 할 수 있는 일이다. 큰 고통을 가하고 그 고통의 비명을 들으면서도 마음의 동요나 괴로움으로 파멸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위대함이다.] _20. 개선장군을 위해, 234쪽.

[그들은 서로 죽이기 위해 만나 수만 명을 죽이거나 불구로 만든 뒤,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주님께 감사의 예배를 올렸다.] 톨스토이가 한탄한 말이다.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할 원자폭탄을 비행기에 싣는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이렇게 진술한다. [폭탄 적재 의식에는 학자와 장교로 이루어진 정선된 소수의 인원만 참여했다. ……분명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지적인 산물 가운데 하나일 그 자그마한 《대상》을 둘러싸고 엄숙함에 가까운 분위기가 흘렀다. ……명령서의 집행 의식은 무척 감동적인 성직자의 기도로 마무리되었다.] 그로부터 12시간 뒤 나가사키는 지옥의 도가니로 변했고 3만 6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_22. 종교를 위해, 248∼249쪽.

1월 8일 붉은 군대는 독일군에 항복을 종용했고, 1월 10일 두 번째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그와 함께 짐승 같은 죽음의 마지막 3주가 시작되었다. 부상병과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빵이 제공되지 않았다. 아직 싸울 수 있는 군인들만 먹기도 너무 빠듯한 상황이었다. 결국 1월 14일 독일 국방군 보고서에 [영웅적인] 싸움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고, 이어 1월 16일에는 [용맹무쌍한], 23일에는 [장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이런 비장한 고전적 어휘를 사용한 의도는 분명했다. 이들의 죽음을 장렬한 전사로 몰아가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온 독일이 그렇게 이해했다. _38.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위해, 436쪽.

영웅들의 시대는 끝났다. 무인 전투기와 다가올 사이버전의 시대에는 군인이 필요 없다. 아프가니스탄처럼 아직 군인이 싸우는 지역에서도 영웅이 설 자리는 없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 작전의 대부분은 적을 안전한 곳에서 언제든 죽일 수 있는 곳으로 유도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전에서도 여전히 명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바로 파렴치한 짓이다. 전쟁의 목표는 승리다. 다시 말해 비할 바 없이 좋은 조건 속에서 적을 죽이는 것이다. _39. 그중에 영웅도 있었을까?, 449쪽.

지난 3,000년간 세계사의 중심에 서 있었으나
이제는 그 존재가 희미해진 자들에게 바치는 기념비!

여러 시대와 대륙, 문화에 걸친 3천 년 군인의 역사

군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군인은 어떤 무기로, 무엇을 위해 싸웠는가? 그들로 하여금 죽음의 공포에 맞서 전장으로 나아가게 한 힘은 무엇이었으며, 그들은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가? 인류가 서로 싸우지 않고 공존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간결한 산문의 힘으로 [독일어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언론인 볼프 슈나이더는 이 책 『군인』에서 이러한 질문에 답한다. 『위대한 패배자』, 『만들어진 승리자들』의 저자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슈나이더는 이 책에서 시대와 대륙, 문화를 뛰어넘어 지난 3천 년을 아우르는 군인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군인이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고찰한다.
지난 3천 년간 군인은 영웅이자 희생자였으며, 괴물이었다. 역사의 중심에 서 있던 군인들은 지구 상의 그 누구보다도 많은 고통을 받은 사람들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프랑스의 들판에서, 러시아의 동토에서, 타오르는 사막에서, 숨 막히는 바다 속에서 죽어 갔다. 고통과 승리, 탐욕과 경건함, 비열함과 위대함 사이를 오가는 군인들은 우리에게 숭배와 증오, 경탄과 공포라는 상반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혼란스러운 존재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징집되어 무너져 가는 나치 정권을 위해 싸워야 했던 저자 슈나이더가 전후 에 군인에 대해 느낀 감정 또한 바로 이러한 혼란스러움이었다. 슈나이더는 이때부터 군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책은 그 오랜 천착의 결과물이다. 타인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는 사람들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피 비린내 나는 전장들과 살벌한 병영 안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종으로서의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한때 세계사의 주역이었으나 이제 그 존재가 희미해진 존재들에게 바치는 기념비

슈나이더는 [우리가 아는 군인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왜 그런가? 아무도 참가하지 않는 전쟁, 즉 군인 없는 전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무인 전투기이다. 드론이라 불리는 무인 전투기는 로켓포 14발과 고해상도 비디오카메라에다 야간 활동용 적외선 센서와 레이더를 장착한 채로 목표 지점 9∼15킬로미터 상공에서 한가하게 웅웅거리며 선회하며 최대 40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다. 지상에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누군가를 죽이라는 결정은 미국 본토에서 내려진다. 적을 발견했다고 판단하면 파일럿은 조이스틱을 이용해 위성 신호로 사격 신호를 전달하고, 15초 뒤 목표물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본다. 이제 전쟁이 일어나도 참여하지 말라는 평화주의자들의 구호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 방어자 입장에서 보면, 이제 인간 적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전쟁의 승패가 군인 없이 결정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졌을 때부터 전쟁의 역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최소 민간인 6만 6천 명이 숨지고 피폭 여파로 죽은 사람들까지 합치면 무려 20만 명을 죽게 만든 이 원폭 투하에 동원된 군인은 단 세 명이었다. 이제 대규모의 군인은 필요가 없어졌다. 무인 폭격기 파일럿과 미사일 발사대, 용병과 테러리스트들을 상대하기 위한 특별한 인간 전투 기계들만으로도 전쟁은 가능해졌다.
오늘날 무력행사의 주권은 전통적인 군인에서 핵폭탄, 무인 공격기, 테러리스트, 특수 부대, 해커에게 넘어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폭력을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으며, 예측하더라도 막기 어려운 수단들 앞에서 전통적인 군인들은 무력해졌다. 오랜 세월 동안 인류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던 군인에게 거대한 전환점이 다가온 것이다. 이 시점에서 슈나이더는 군인을, 그 역사를 돌아보기를 제안한다. 군인의 역사는 전리품과 명예, 피와 쾌락을 좇는 욕망의 역사였고, 동시에 규율과 복종, 신앙과 이데올로기로 통제된 희생과 억압의 역사였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 가장 큰 고통을 준 가해자이자 또한 가장 고통을 받은 피해자였던 이들 군인을 위한 기념비로 이 책을 쓰고자 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지난 3천 년간 세계사의 중심에 서 있었으나 이제는 그 존재가 희미해진 군인들에게 바치는 기념비이자 추도사이다.

동족상잔의 비극? 절반의 진실

슈나이더는 평화란 인간의 자연 상태이고 인간은 원래 선한데 소유와 거주, 진보 때문에 타락했을 뿐이라는 루소의 주장이 [가소로울 정도로]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원숭이에서 분리된 이후 인간과 줄곧 동행해 온 것은 싸움과 살인,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사에서 다수의 인간이 다른 부족이나 민족, 인종을 자신들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존재로 보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
원시 부족 얘기가 아니다. 그리스 문화에서도 [야만족]이라는 개념을 통해 그리스 세계를 외부 세계와 엄격히 구분했는데, 야만족barbarian이란 그리스어를 잘 못하고, 그래서 교양이 없고 거칠고 잔인한 모든 족속, 이방인, 적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된 이후인 16세기에 유럽에서는 인디언을 인간으로 간주해야 할지를 두고 학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인디언들은 좀 달랐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아메리카의 흑인 노예들을 [검은 원숭이]라고 불렀다. 다른 인간을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을 때, 인간은 사냥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인간 사냥은 아메리카 노예 시장을 위한 흑인 생포였다. 16세기에서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에서 배로 수송된 흑인의 수는 1000만에서 1500만 명에 이른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인간 사냥은 멈추지 않았다. 1904년 독일령 아프리카 남서부에서 유목 민족인 헤레로족이 식민 압제에 저항해 봉기를 일으키자 황제의 명령을 받은 독일군은 헤레로 전사 6천 명을 사살하고 남은 구성원들을 황야로 내쫓은 뒤 보초선을 구축해 한 명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차단했다. 이렇게 해서 갈증과 굶주림으로 8만여 명의 헤레로 족 가운데 6만 명 이상이 죽음에 이르렀다. 최초의 홀로코스트라 할 만한 사건이었다.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표현은 무척 익숙하며, 여기서 우리는 아무런 비인간성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슈나이더는 이 같은 표현에서 자신과 다른 인간을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는 뿌리 깊은 배타 의식을 읽는다. 1950년대에 동서로 갈라진 서독과 동독이 재무장에 나서자 독일인들은 [독일인이 독일인에게 총을 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은가!]라며 걱정했다. 그러나 슈나이더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런 말 속에는 독일인이 프랑스인이나 폴란드인, 혹은 러시아인에게 총을 쏜다면 훨씬 덜 끔찍할 거라는 가정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간이되 같은 인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화되지 않은 전사의 참모습 ― 방패를 든 동상

이 책은 영웅과 희생자, 괴물의 관점에서 군인을 고찰하지만, 슈나이더가 어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지는 분명하다. 이 책의 거의 모든 페이지는 전쟁의 야만과 참혹함에 대해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과 승리는 영웅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영웅이 아닌 대다수의 군인은 희생자였다. 수백만, 수천만의 군인들이 때로는 종교를 이유로, 때로는 총사령관의 명예욕을 채워 주느라 전장에서 죽어 나갔다. 군인이 겪지 않은 고통은 이 세상에 없을 정도로 그들은 온갖 고통을 맛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괴물이 되었다.
군인의 온갖 고통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고통이 증폭된 상태가 있다. 그것은 바로 포로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군 포로들과 소련군 포로들이 겪은 상황은 그 규모에서 역사상 최악이었다. 독일 국방국은 소련 침공 후 첫 몇 개월 동안 포위 공격으로 소련군 500만 명을 포로로 잡았는데, 그중 절반 가까이가 1941∼1942년 사이에 죽었다. 포로들의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은 히틀러에 의해 [노동력 징발 총책임자]로 임명된 프리츠 자우켈이 붉은 군대의 포로들 속에서 잠재적 노동력을 보기 시작하면서였다. 반대로 독일군 310만 명이 소련군에 포로로 잡혔는데 그중 110만 명이 강제 노역과 굶주림, 추위로 목숨을 잃었다. 스탈린그라드에서 투항한 10만 명 중에서 다시 독일 땅을 밟은 군인은 5천 명에 지나지 않았다.
군대는 어떻게 쓸 만한 군인을 만드는가? 한편으로는 혹독한 훈련과 규율로 그렇게 한다.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말했다. [군주가 전장에 나가 군대를 통솔할 때는 잔인하다는 악평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몽골 족은 전사들의 전투력뿐만 아니라 혹독하기 짝이 없는 규율로 유명했다. 칭기즈칸은 기마대를 십진법에 따라 분대 10명, 중대 100명, 연대 1,000명, 군단 10,000명으로 편성했는데, 한 사람이 도주하면 분대 전체가 처형되었고, 승리하기 전에 약탈하는 자도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훈장이 그렇게 한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군인의 인정에 대한 갈망과 명예욕을 충족시키는 훈장은 죽은 적에 대한 약탈과 신체 절단을 금지한 문화적 발전의 결과였다. 슈나이더는 훈장에 대해서 냉소적으로 평가한다. [군인의 미덕이 민간의 미덕이 되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아무튼 두각을 나타내고자 하는 군인의 갈망과 국가가 하찮은 비용으로 만든 다양한 색깔의 작은 쇠붙이는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그렇다면 슈나이더가 생각하는

작가정보

저자 볼프 슈나이더Wolf Schneider는 『위대한 패배자』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볼프 슈나이더는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언론인이다. 1947년 뮌헨의 「노이에 차이퉁」 기자로 일하기 시작하여, AP 통신사를 거쳐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워싱턴 특파원, 『슈테른』의 편집장과 사장, 「벨트」의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1979년부터는 함부르크 언론인 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취임하여 1995년까지 독일의 언론인을 양성했다. 2011년에 헨리 나넨 언론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년에 독일 공화국 1등십자공로훈장을 수훈했다. 문화사와 언어 분야에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하였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위대한 패배자』, 『만들어진 승리자들』, 『인간 이력서』, 『거짓에 관한 진실』 등이 있다.

역자 박종대는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늘 표층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기를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지금껏 『미의 기원』,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나폴레옹 놀이』, 『유랑극단』, 『목매달린 여우의 숲』, 『늦여름』, 『토마스 만 단편선』, 『위대한 패배자』, 『주말』, 『귀향』 등 9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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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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