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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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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73MB)
ISBN 9788932963884
쪽수 5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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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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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노프』는 러시아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삶을 추적한 전기다. 이 실존 인물의 삶을 풀어 가는 카레르의 방식이 아주 독특하다. 아름답든 추하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동시에 카레르 자신의 인생과 감상이 섞여 있다. <문학적 다큐멘터리>, <기록 문학> 등으로 일컬어지는 카레르 특유의 서술 방식이다. 비평가들은 이를 두고 <작가 자신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얻어낸 문학적 성취>라고 말했다. 한 치의 소설적 허구나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이 담긴 『리모노프』.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리모노프의 삶과 자연스럽게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카레르의 치밀한 문장들이 어떤 소설보다도 강하게 독자를 매료시킨다.
프롤로그 모스크바, 2006년 10월, 2007년 9월
제1장 우크라이나, 1943~1967년
제2장 모스크바, 1967~1974년
제3장 뉴욕, 1975~1980년
제4장 파리, 1980~1989년
제5장 모스크바, 하리코프, 1989년 12월
제6장 부코바르, 사라예보, 1991~1992년
제7장 모스크바, 파리, 크라이나세르비아공화국, 1990~1993년
제8장 모스크바, 알타이, 1994~2001년
제9장 레포르토보, 사라토프, 엥겔스, 2001~2003년
에필로그 모스크바, 2009년 12월
옮긴이의 말

세면대를 보며 그는 아련한 생각에 잠겼다. 동료 수감자들 중에 이런 비교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했다. 고상한 뉴욕 호텔의 고상한 투숙객들 중에 이런 사람이 있을 리도 만무했다. 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처럼, 볼가 강변의 강제 노동 수용소에 수감된 일반범의 세계와 필립 스탁의 디자인 속에서 유영하는 멋쟁이 작가의 세계, 이토록 이질적인 세계들을 두루 경험한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아니, 틀림없이 많지 않아, 라는 결론에 이르는 순간 그는 자긍심을 느꼈다. 그 심정, 나도 이해한다. 바로 그 때문에 내가 이 책을 쓰려는 것이다. - 본문 37쪽

온전히 이런 시인의 삶을 살기 위해 그에게 필요했던 딱 한 가지, 우중충한 우크라이나 농사꾼의 성이 아닌 참신하고 그럴듯한 성이었다. 하룻저녁은, 안나의 집에 모인 패거리들이 재미삼아 각자 성을 하나씩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로냐 이바노프는 아제야로프가, 사샤 멜레호프는 부한킨이, 에두아르드 사벤코는 에드 리모노프(<리몬>은 레몬을, <리몬카>는 수류탄을 뜻하는 만큼, 그의 뾰족하고 전투적인 성격을 고려한 작명이었다)로 재탄생했다. 다른 사람들은 한 번의 재미로 끝냈지만 에두아르드는 이때 만든 필명을 끝까지 고수했다. 그는 이름마저도 남의 힘을 빌리지 않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 본문 91쪽

신바람 나는 삶의 방식은 아니지만, 괜찮았다. 다들 요령껏 살았다. 정말 어리석은 짓만 안 하면 크게 잘못될 일은 없었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도 시큰둥했고, 정치 얘기는 그저 술자리의 안줏거리에 그쳤다. 무기력이 존립 근거인 이 체제가 앞으로도 몇 세기 동안은 건재하리라고, 솔제니친을 뺀 모두가 확신하던 시절이었다. - 본문 97쪽

내가 이미 앞에서 비슷한 장면을 한 번 쓴 것 같다. 픽션을 쓸 때는 선택이 필요하다. 주인공이 한 번은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 권장 사항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두 번은 과하다. 반복의 위험이 있다. 현실에서, 나는 리모노프가 여러 번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번 넘어지고, 의지가지없이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그토록 망가지고, 처절하게 외롭고 곤궁해도, 역정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 필연적으로 치러야 하는 대가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힘을 얻고, 언제나 털고 일어서고, 언제나 다시 전진한 것은 내가 리모노프를 존경스럽게 생각하는 점이다. - 본문 213~214쪽

우선, 그가 사라지기 무섭게 모범적인 집사 에두아르드가 지붕 밑에 있는 그의 방에서 내려와 2층에 있는 <마스터 베드룸>을 차지했다는 사실. 주인의 실크 시트 위에서 뒹굴고, 주인의 욕조에서 마리화나를 피우고, 주인의 옷을 걸쳐 보고, 주인의 폭신폭신한 카펫 위를 맨발로 걸어다녔다. 주인의 서랍을 뒤지고, 주인의 샤토 마르고 와인을 꺼내 마시고, 당연히, 여자들도 불러들였다. 거리에서 낚은 여자들, 그것도 더러는 두 명을 한꺼번에 데려와 섹스를 하면서 킹 사이즈 침대 위에 적당한 각도로 걸려 있는 베네치아산 대형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올려다보았고, 여자들 앞에서 집주인은 아니라도 집주인의 친구 정도는 되는, 동급의 사람인 양 행세했다. - 본문 216쪽

알리에의 집과 가깝다 보니 에두아르드는 정기적으로 편집 회의에 참석했고, 이따금은 나타샤도 데려갔다. 갈수록 편안하게 느껴졌다. 극좌와 극우가 어우렁더우렁 술에 취하고, 극히 상반되는 의견들도 논쟁이라는 상스러운 형식으로 귀결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교환되었다. 사람들은 알리에한테서 원고료를 떼이지 않는 비법(<한 손으로 기사를 내밀면서 다른 손으로는 지폐를 받아 쥔다>는 솔레르식 기술)을 공유하고, 알리에와 대판 싸우고, 사이가 틀어지고, 화해하고, 불면증 환자인 그에게서 새벽 다섯 시에 걸려 오는 전화를 자다가 일어나 받았다. 인쇄업자한테는 대금 결제를 못 하고, 변호사한테는 수임료 지급을 못 하고, 채권자들은 장사진을 치고, 명예 훼손 소송이 줄을 잇는 속에서 어느 누구도 다음 호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었다. 보주 광장의 풍경까지 한몫해 에두아르드는 청소년 시절에 열광했던 『삼총사』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꼈다. - 본문 275쪽

옛날에는 사는 게 고생스러웠어도, 구시렁구시렁 불평은 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자긍심을 느꼈다. 가가린,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강한 군대, 광활한 제국의 영토가 있다는 사실이, 서양보다 공정한 사회에서 산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글라스노스트> 이후로 고삐가 풀린 표현의 자유 때문에 맞은편의 사내 같은 소박하고 순수한 사람들의 머릿속에 1917년부터 이 나라를 지배한 자들은 모두 사디스트고 살인자이며 작금의 참패를 불러 온 장본인이라는 사고가 각인되었다고 에두아르드는 판단했다. - 본문 301쪽

러시아 어디에도 존재

프랑스 현대 문단의 독보적인 작가
엠마뉘엘 카레르의 르노도상 수상작

너무도 러시아적인 한 사내의 생(生)

2011년 프랑스 <르노도상>, <문학상의 상> 수상작
2012년 네덜란드 <유럽문학상> 수상작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행동과 신념은 1989년 이후 소련 역사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된다. 혼란, 분노, 절망, <와일드웨스트>식 자본주의,
올리가르히에 의한 경제적 침탈, 보통 사람들이 가진 저축의 파탄,
매일매일 이어오던 평범한 상태의 상실 같은 것들…… 그 평범한 상태가
지루하고, 퇴색되고, 자유롭지 못한 것이었을지라도. - 줄리언 반스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실존 인물을 다루는 데서 오는 복잡함을
카레르는 자유자재로, 완벽하게 다룬다. - 르 몽드
가장 독창적인 프랑스 작가 중 하나인
엠마뉘엘 카레르가 완벽한 주제를 찾아냈다. - 뉴욕 타임스

이름도 낯선 이 사내의 삶을 읽는 것이 너무도 즐겁다. - 텔레그래프

미친 듯이, 열광적으로 읽게 되는 책. - 뉴요커

2011년 프랑스
『리르』, 『렉스프레스』 선정 <올해 최고의 이야기>
『르 푸앙』 선정 <올해 최고의 책 25권>
『레쟁로큅티블』 선정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 1위>
『프리미에르』 선정 <올해 최고의 책 15권>

2012년 네덜란드 <더 파피런 만> 선정 <올해 최고의 책>
2013년 스페인 「엘 파이스」 선정 <올해 최고의 책>
2014년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 최고의 책 10권>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 최고의 책 50권>
「워싱턴 포스트」 선정 <올해 최고의 논픽션 50권>

멋지고, 번득이며, 냉혹하다!
프랑스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 엠마뉘엘 카레르 신작!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현대 프랑스 작가 엠마뉘엘 카레르의 『리모노프』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리모노프』는 러시아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삶을 추적한 전기다. 이 실존 인물의 삶을 풀어 가는 카레르의 방식이 아주 독특하다. 아름답든 추하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동시에 카레르 자신의 인생과 감상이 섞여 있다. <문학적 다큐멘터리>, <기록 문학> 등으로 일컬어지는 카레르 특유의 서술 방식이다. 비평가들은 이를 두고 <작가 자신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얻어낸 문학적 성취>라고 말했다. 한 치의 소설적 허구나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이 담긴 『리모노프』.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리모노프의 삶과 자연스럽게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카레르의 치밀한 문장들이 어떤 소설보다도 강하게 독자를 매료시킨다.
데뷔작 『콧수염』(1986)으로 소설적 상상력과 기교를 인정받으며 <문학의 천재>란 찬사를 받은 카레르는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프랑스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카레르는 실제 범죄 사건을 다룬 『적』(2000)을 기점으로 <기록적 글쓰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09년 발표한 『나 아닌 다른 삶』에서는 스리랑카 쓰나미로 인해 어린 딸 쥘리에트를 잃은 부부의 삶과 카레르 부인의 여동생인 또 다른 쥘리에트가 암으로 죽은 뒤 남겨진 가족의 삶을 면밀히 기록했다. 재앙과 질병이라는 자연의 거대한 공격자가 휩쓸고 간 자리를 조명한 이 작품은 감동적인 기록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아카데미프랑세즈 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신간 『리모노프』에서는 실존 인물 리모노프를 매개로 소련 시절, 또 소련 해체 이후의 현대 러시아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놀라운 시각을 보여 주었다. 이 작품은 2011년 프랑스 르노도상, 문학상의 상, 2012년 네덜란드에서 유럽문학상을 수상했다.

영웅과 인종지말, 문인과 깡패를 오가는 한 사내의 파란만장한 삶
그 삶은 러시아 현대사 전체와 무수히 교차한다

『리모노프』의 주인공 에두아르드 리모노프를 두고 카레르는 <역사에 몸을 던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카레르는 리모노프의 위험천만한 삶이 <그 자신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2차 대전 종전 이후 우리 모두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는 생각에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대와 그 시대를 사는 개인은 끊임없이 교차한다. 개인의 욕망, 사랑, 애정, 고뇌 같은 감정들은 시대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카레르는 리모노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깡패로 출발해 소비에트 언더그라운드의 아이돌, 맨해튼의 거지, 억만장자의 집사를 거쳐 파리의 인기 작가로, 발칸 반도를 헤매던 사병으로, 그리고 이제는, 공산주의 붕괴 이후 혼란기에 청년 무법자들의 당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늙은 보스로 변신해 있다. 스스로는 영웅이라고 자부하지만, 남들 눈에는 인종지말로 비칠 수도 있다.>(본문 38쪽 인용) 소비에트 연방에서의 삶, 쫓기듯 고향을 떠나 오른 미국 이민 길, 소련 해체, 러시아 공산주의 붕괴를 모

작가정보

저자 엠마뉘엘 카레르 Emmanuel Carrere는 특유의 저널리즘식 글쓰기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으며 문단에 확고한 입지를 굳힌 현대 프랑스 작가. 비평가들은 그의 소설을 두고 <문학적 다큐멘터리>, <작가 자신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얻어낸 문학적 성취>라고 말한다. 1957년 파리 16구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파리에 살고 있다. 파리정치대학에서 공부했고, 인도네시아에서 2년간 대체 복무를 했다. 대학 재학 중 주간지 『포지티프』에 영화 비평글을 게재하고,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후 현지 취재 다큐멘터리 제작, 르포르타주 게재 등 현실과 맞닿은 작업을 계속해 왔다. 3주 만에 완성한 데뷔 소설 『콧수염』(1986)으로 존 업다이크로부터 <멋지고, 번득이며, 냉혹한 작품>, 「르 몽드」로부터 <문학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몽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이한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겨울 아이』(1995)로 그해 페미나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졌으며, 이 책은 이후 클로드 밀러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일가족을 살해한 실존 인물 장클로드 로망의 심리를 파헤친 문제작 『적』(2000), 감동적인 기록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아카데미프랑세즈 문학 대상을 수상한 『나 아닌 다른 삶』(2009)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2011년 발표한 『리모노프』로 그해 르노도상, 문학상의 상 등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동명의 영화감독에 대한 연구서 『베르너 헤어조크』(1982), SF 작가 필립 K. 딕의 전기 『나는 살아 있고 당신들은 죽었다』(1993), 소설 『재규어의 친구』(1983), 『용기』(1984년 파시옹상, 보카시옹상 수상), 『베링 해협』(1986년 SF 대상, 발레리 라르보상 수상), 『안전지대』(1988년 클레베르 헤덴스상 수상), 『러시아 소설』(2007) 등이 있다.

역자 전미연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파리 3대학 통번역대학원(ESIT) 번역 과정과 오타와 통번역대학원(STI)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엠마뉘엘 카레르의『겨울 아이』, 『콧수염』, 『나 아닌 다른 삶』,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그 후에』, 『종이 여자』, 아멜리 노통브의 『두려움과 떨림』, 『배고픔의 자서전』,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로맹 사르두의 『최후의 알리바이』, 『크리스마스 1초 전』, 『크리스마스를 구해 줘』 등이 있으며, <작은 철학자 시리즈>를 비롯한 어린이 책도 여러 권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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