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의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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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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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통브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다시 출발한다.
『배고픔의 자서전』에 쓰인 모든 것은 사실이며, 모두 내게 일어난 일들이다. 물론, 전적으로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배고픔에 관해 말하고 있다.
- 레퓌블리캥 로랭과의 인터뷰
제목에서조차 자전적 이야기임을 시사하고 있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노통브와 마찬가지로 1960년대 말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일본인 보모의 손에 자라났다.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 된, 부드럽고 충만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의 나라에서의 삶은 그녀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전기를 맞이한다. 줄을 맞추어 걷고 입을 모아 반가를 부르는 민들레반의 유일한 벨기에산 민들레였던 그녀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획일적인 삶을 강제하는 조직 사회에 대한 염증과 일탈의 자유를 경험한다. 그리고 설탕과 온갖 달콤함의 세계, 신의 음식인 초콜릿, 샴페인에 탐닉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운명은 다시 그녀를 문화혁명 직후의 중국으로 옮겨 놓는다. <주린 배의 챔피언>, 배고픔의 나라 중국에서 그녀는 그리움과 갈증, 배고픔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따라서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던 이 산리토 게토에서의 삶은 생리적 배고픔을 넘어서 지식과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 나아가 그런 탐닉 속에 기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1975년, 주인공은 다시 문화적 풍요로움의 정점에 있으며 모든 것이 넘쳐흐르는 도시 뉴욕으로 옮겨 간다. 그곳에서 노통브는 그녀가 자신이 알고 지냈던 두 세계, 달콤함의 나라와 배고픔의 나라를 넘어서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여전히 무리속의 이방인인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또래 아이들과의 우스꽝스러운 애정 표현과 덧없는 헤어짐 속에 이제 노통브는 보통의 아이처럼 성장해 나간다.
엄마는 수영장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우리 둘을 영국인 클럽에 억지로 끌고 나갔다. 수영장 따위, 나는 안중에도 없었는데 말이다. 여기서 내게 끔찍한 불행이 찾아왔다. 가냘프고 호리호리 섬세하게 생긴 열다섯 살짜리 영국 사내아이가 내가 보는 앞에서 물속으로 뛰어드는 게 아닌가. 내 속에서 뭔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빌어먹을, 내가 남자 아이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한테 부족한 게 딱 그거였던 것이다. 내 몸은 배신자였다.(p183)
내 호르몬의 공(空) 상태 밑바닥에는 혼돈이 지배하고 있
작가정보
저자 : 아멜리 노통브
저자 아멜리 노통브는 196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중국, 미국,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그녀는 25세에 발표한 첫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천재의 탄생이라는 비평계의 찬사를 받으며 10만 부가 넘게 팔리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대성공을 거두며 프랑스 문단에 확고한 입지를 굳힌 그녀는, 『오후 네시』로 파리 프르미에르상을, 『두려움과 떨림』으로 프랑스 학술원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도 알랭 푸르니에상, 샤르돈상, 보카시옹상, 독일 서적상상, 르네팔레상을 수상했고, 『시간의 옷』과 『배고픔의 자서전』은 그해 공쿠르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노통브의 다른 작품으로는 『사랑의 파괴』(1993), 『불쏘시개』(1994), 『오후 네시』(1995), 『시간의 옷』(1996), 『공격』(1997), 『머큐리』(1998),『두려움과 떨림』(1999) 등이 있다.
역자 : 전미연
역자 전미연은 서울대학교 불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하고 파리 3대학에서 통번역대학원(ESIT)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오타와대 통번역대학 번역학 박사과정에 재학하고 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 출강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엠마뉘엘 카레르의 『겨울아이』, 『콧수염』, 폴 콕스의 『예술의 역사』, 아멜리 노통브의 『두려움과 떨림』,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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