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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뵐 지음 | 홍성광 옮김
열린책들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1년 01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0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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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28MB)
ISBN 978893296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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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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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의 상황에 내몰려 침묵하는 가난한 부부의 이야기!

독일 문단을 이끈 하인리히 뵐의 작품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 작품부터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선보이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58번째 책이다. 하인리히 뵐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으로, 주말 동안 벌어진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들과 단칸방에서 살다 집을 나온 프레드는 곳곳을 떠돌다 지인들을 찾아가 잠을 자거나 가끔 돈을 빌려 아내 캐테와 싸구려 호텔에서 시간을 보낸다. 남편이 보내오는 돈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캐테는 남편의 전화를 기다려 그날그날 다른 장소로 남편을 만나러 간다. 또다시 아이를 임신한 캐테는 사랑하는 남편과 헤어질 결심을 하는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자 해설: 사라진 세계의 거울, 하인리히 뵐의 삶과 작품
하인리히 뵐 연보

는 돈이 필요했고, 아내와 같이 잘 방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같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두 달 전부터 호텔 방에서만 결혼 생활을 영위해 왔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가끔 야외의 공원이나 파괴된 집의 현관, 그 밖에 남에게 들킬 염려가 없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도심의 으슥한 곳을 찾아다녔다. 다른 이유는 없고 우리 방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와 우리 옆방을 가로막고 있는 벽이 너무 얇다. 더 큰 방을 얻으려면 돈이 필요하고, 에너지라 불리는 것이 필요한데, 우리에게는 돈도 에너지도 없다. 내 아내에게도 에너지가 부족하다. - 본문 93~94면

우리의 만남은 우리가 아직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한 리듬을 따르고 있다. 갑작스럽게 그녀와 만나야 할 때면 저녁에 밤을 보낼 숙소를 잡기 전에 집에 들러, 내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우리가 약속한 초인종 신호로 그녀를 불러낸다.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지낸 지난 몇 주 동안 그 애들을 때렸는데도 불구하고, 애들이 나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나에 대해 말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본문 97면

나는 산책을 많이 하고, 옛날 학교 때의 지식을 끄집어내 공부에 골치를 앓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계속 팔아먹으며 틈틈이 돈을 벌려고 한다. 도시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대체로 멀리 교외까지 나가서 아직 문이 열려 있는 묘지들을 찾아다닌다. 잘 손질된 관목과 깔끔한 화단 사이를 돌아다니며, 명패와 이름을 읽고 묘지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저곳에 묻힐 거라는 생각에 가슴 떨려 한다. 전에 아직 우리에게 돈이 있을 때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정작 낯선 도시에 가서는 지금 내가 여기서 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했다. 호텔 침대에 누워 빈둥거렸고, 담배를 피우거나, 아무런 계획 없이 쏘다녔다. 가끔 성당에 들어가기도 하고 멀리 묘지가 있는 교외까지 나가 보기도 했다. 허름한 술집에서 술을 마셨고, 밤에는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되는 모르는 사람들과 사귀었다. - 본문 128면

「내가 알았던 한 소위는 자기 애인한테 전화로 릴케 시를 읊어 주더군. 좀 다른 경우이긴 해도 그는 곧 죽어 버렸어. 어떤 사람들은 노래를 불러 줬고, 전화로 서로 노래를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전화에

작가정보

저자 : 하인리히 뵐
저자 하인리히 뵐(Heinrich Boll)은 <쾰른의 선인(仙人)>이라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하인리히 뵐. 그는 1917년 12월 21일 가구 제작자인 빅토르 뵐과 그의 두 번째 아내 마리아 헤르만의 여덟 번째 아이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어린 자녀들이 히틀러 정권을 멀리하도록 교육시켰다. 열일곱에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습작을 시작한 뵐은 1939년 쾰른 대학에 입학하여 독문학과 고전 어문학을 공부할 계획이었지만, 그해에 군대에 징집되어 1945년 종전 직전에 미군과 영국군의 포로가 되기까지 폴란드, 프랑스, 소련 등지에서 6년간 참전했다. 1951년 『검은 양들』로 47년 그룹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이름을 알렸고, 이후 바이에른 예술 아카데미상(1958), 쾰른 시 문학상(1961), 게오르크 뷔히너상(1967) 등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독일 펜클럽 회장, 국제 펜클럽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외 정치적 문제에 깊이 관여했으며, 1972년 『여인과 군상』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낙오자와 이탈자의 목소리로 현재를 각인하고 과거를 기억하였던 그는 독일 1985년 7월 16일 쾰른 근교의 랑엔브로히에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주요 작품으로는 『열차는 정확했다』, 『아담아, 너는 어디 있었느냐?』, 『아홉시 반의 당구』,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등이 있다.

역자 : 홍성광
역자 홍성광은 1959년 삼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는 「토마스 만의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 「하이네 시의 이로니 연구」, 「토마스 만과 하이네 비교 연구」, 「토마스 만의 괴테 수용」, 「토마스 만과 김승옥 비교 연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마의 산』,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소송』, 『성』,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미하엘 엔데의 『마법의 술』, 에리히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잠 못 이루는 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카프카의 『성』, 『소송』, 『변신 외』,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 『헬렌 켈러 평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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