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의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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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02-2018-800-00258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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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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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억압받고 애정에 굶주렸던 펠릭스는 모르소프 부인을 보자 참을 수 없는 격정에 휩싸이고, 그녀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바치게 된다. 역시 어린 시절이 불행했던 모르소프 부인은 동병상련을 느끼며 그를 모성애로 감싼다. 하지만 결국 플라토닉한 사랑으로 만족하지 못한 펠릭스는 욕망을 이기지 못해 레이디 더들리와 관능적인 사랑에 빠지는데….
이 소설은 이후의 프랑스 연애 소설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결말의 거듭되는 반전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독해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사회에 나서는 펠릭스를 위해 모르소프 부인이 쓴 당부의 편지는 이 소설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당대 현실과 사회에 대한 발자크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인다.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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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부활한 정통 세계문학 시리즈「을유세계문학전집」. 1959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전집은 1975년에 100권으로 완간되며 한국 출판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다. 출간된 지 50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이번 세계문학전집은 목록을 모두 다시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작품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의의,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까지 다룬 작품 해설을 덧붙였다. 2020년까지 총 300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주
해설: 오노레 드 발자크의『골짜기의 백합』
판본 소개
오노레 드 발자크 연보
무엇보다 명심할 것은, 총체적으로 바라본 사회에 대한 내 간결한 의견입니다. 당신에게는 많은 말이 필요 없으니까요. 사회가 신에 의해 창조되었는지, 아니면 인간의 창조물인지는 모르겠어요.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진화하는지도 역시 모릅니다. 다만 내게 확실한 것은, 사회가 존재한다는 거예요. 떨어져서 따로 살지 않고 그것을 구성하는 조건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당신은 그 조건들에 대해 불만을 품으면 안 됩니다. 앞으로 그 조건들과 당신 사이에는, 계약 같은 것이 체결될 것입니다. (172페이지)
골짜기를 결코 벗어나지 않을 이 가엾은 여인을 믿어요. (176페이지)
왜 나는 흰색 드레스를 즐겨 입었던가요? 그렇게 하면 내 스스로 당신의 백합이라고 더 잘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당신이 나를 처음 봤을 때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지 않았나요? 나는 내 아이들을 덜 사랑했어요. 강한 애정은 모두 마땅히 애정을 받아야 하는 이들의 몫을 빼앗는 것이니까요. 이제 알겠죠, 펠릭스? 모든 고통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원리를요. (298페이지)
아, 나는 왜 당신이 오기를 바랐을까요? 당신은 결국 왔습니다. 그런 헌신에 대한 보상으로 이런 끔찍한 광경을 보여 주다니요! 옛날에 랑세 백작도 이런 광경을 보고 트라피스트 수도사가 되었다지요. 나는 당신의 기억 속에 아름답고 숭고한 모습으로 머물러, 영원한 백합처럼 살기를 원했건만, 당신의 환상을 깨뜨려 버리는군요. (344~345페이지)
50년 만에 부활한 정통 세계문학
을유세계문학전집
을유문화사가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내놓고 있다.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은 을유문화사가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한 지 50년 만이다. 1959년에 1권 『젊은 사자들』로부터 시작하여 1975년 100권 『독일민담설화집』을 끝으로 100권으로 완간된 을유세계문학전집은 다수의 출판상을 수상하며 한국 출판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다. 새로운 을유세계문학전집은 기존의 을유세계문학전집에서 재수록한 것은 한 권도 없고 목록을 모두 새롭게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매월 2~3권씩 출간되며 올해 말까지 16권, 2020년까지 300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 제4권으로 출간되는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비교적 초기인 1836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번역을 맡은 정예영 박사는 서울대 불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파리 8대학에서 「발자크의 『인간극』에서의 이미지의 정신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귀국 후에도 계속 발자크에 관한 일련의 논문을 발표하며 발자크 연구를 심화하고 있어 을유세계문학전집의 발자크 역자로서 적격이라 할 것이다.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의 낭만적 성향이 최고도로 발휘된 명작으로서, 정염과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두 가지를 다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 글자 그대로 목숨을 바쳐 - 모르소프 부인이라는 불멸의 인간상을 창조해 내고 있다.
한편, 〈골짜기의 백합〉은 잘못된 역어이며 〈은방울꽃〉이라 번역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부터 있었으므로 이번에도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한마디. 〈골짜기의 백합〉이라는 표현 자체는 구약성서에서 온 것으로 프랑스어의 le lys dans la vallee, 영어의 lily of the valley 모두 이것을 번역해서 차용한 것이다. 식물도감에서라면 이것을 〈은방울꽃〉이라고 번역할 도리밖에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의 제목을 그렇게 번역하면, 본문 속에서 수십 차례 강조되면서 등장하는 〈골짜기〉, 그리고 〈백합〉이라는 낱말의 울림이 제목과 무관한 것이 되어 버린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여주인공이 사는 곳이 〈골짜기〉이고, 여주인공이 〈백합〉이다. 이것을 〈은방울꽃〉이라고 번역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은방울꽃에 대해 다른 말(Maiglockchen)을 사용하는 독일에서도 이 책의 제목은 〈골짜기의 백합〉(Die Lilie im Tal)이라고 했던 것이다.
발자크의 대표작이자
이후 거의 모든 프랑스 연애 소설에 영향을 준 명작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억압받고 애정에 굶주렸던 펠릭스. 그는 모르소프 부인을 보자 참을 수 없는 격정에 휩싸이고, 그녀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바치게 된다. 또한 어린 시절 역시 불행했던 그녀가 동병상련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열고 그를 모성애로 감싼다. 하지만 펠릭스는 결국 플라토닉한 사랑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본능적인 욕망에 못 이겨 파리에서 레이디 더들리와 관능적인 사랑에 빠지는데......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가 36세에 집필한 소설로서,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90여 편의 방대한 『인간극』 중에서 이 소설은 그의 대표작으로 떠오르게 되었으며, 플로베르의 『감정교육』에서부터 지드의 『좁은 문』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문학사의 주요 걸작들의 모델이 되었다. 발자크의 낭만적 성향이 최고도로 발휘된 이 작품은 플라토닉한 연애 소설이자 한 인간의 내적 성숙을 묘사한 성장 소설이며, 왕정 복고기의 사회와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묘사한 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결말부의 거듭되는 반전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독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사회에 나서는 펠릭스를 위해 모르소프 부인이 쓴 당부의 편지(본문 170~190페이지)는 이 소설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당대 현실과 사회의 보편적 원리에 대한 발자크의 날카로운 통찰을 드러내고 있다. 모르소프 부인이 단지 연애 드라마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높은 수준의 지성의 소유자임을 알려 준다.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이런 입체적인 모습이 리얼리즘 소설의 거장으로서 발자크의 흔들리지 않는 평가를 유지하게 하는 비결일 것이다.
[을유세계문학전집 간행사]
새롭게 을유세계문학전집을 펴내며
을유문화사는 이미 지난 1959년부터 국내 최초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을 완전히 새롭게 마련하게 된 것은 우리가 직면한 문화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타자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안전과 행복에 직결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은 지구상의 다양한 문화들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인 힘을 길러 줍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을 통해 우리가 이런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5년간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문화적 성취가 살아 있는 작품들, 새로운 번역이 필요한 고전들과 새롭게 소개해야 할 우리 시대의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역자들이 이들 작품 속 한 문장 한 문장의 숨결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역자들은 단순히 번역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의 번역을 꼼꼼히 검토해 주었습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은 번역된 작품 하나하나가 정본(定本)으로 인정받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계문학이 여러 경계를 넘어 우리 사회 안에서 주어진 소임을 하게 되기를 바라며 을유세계문학전집을 내놓습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 편집위원단
신광현 (서울대 영문과 교수)
신정환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교수)
최윤영 (서울대 독문과 교수)
박종소 (서울대 노문과 교수)
김월회 (서울대 중문과 교수)
작가정보
지은이 <b>오노레 드 발자크</b>(Honore de Balzac)
가장 위대한 리얼리즘 소설가인 발자크는 1799년 투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과도한 독서로 인한 건강 악화로 집에서 1년간 요양 후 중학교에 입학하였고, 소르본 법대에 입학했다. 여러 변호사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한 경험은 뒷날 그의 소설에 잘 활용되었으나, 공증인이 되기를 희망하던 부모의 뜻과 달리 그는 파리의 한 다락방으로 독립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1819년 집필한 희곡 『크롬웰』을 읽은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인 앙드리외는 발자크에게 작가의 꿈을 접으라고 충고했다. 10년 뒤인 1829년 이미 수차례의 사업 실패를 경험한 발자크는 처녀작 『올빼미 당원』을 출간했다. 이후 20여 년간 초인적인 집필 능력을 보이며 90여 편의 장편소설로 이루어진 방대한 『인간극』을 창조해 나갔다. 제목이 보여 주듯 단테의 『신곡』에 필적하면서 동시에 프랑스 호적부와 경쟁한다고 호언할 정도로 당대 사회를 총체적으로 보여 주려는 계획이었다. 발자크는 1850년 사망했다.
옮긴이 <b>정예영</b>
서울대학교 불문과와 동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다. 2005년 파리 8대학에서 「발자크의 『인간극』에서의 이미지의 정신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와 홍익대에 출강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발자크와 20세기 음악」, 「환상문학을 둘러싼 해석들 - 모파상의 『오를라』를 중심으로」, 「발자크의 『양피 가죽』에서의 우연과 놀이」 등이 있다.
번역 정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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