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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주 소설집
한유주 지음
문학과지성사

2021년 03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08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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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31MB)
ISBN 9788932036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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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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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언어를 낭비하고 탕진한 한유주의 소설집!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한유주 소설의 발걸음을 기록한 연대기이자 짧은 지면에서 다 말할 수 없는 어떤 사건들 이후 우리가 연대(連帶)한 기록을 담은 한유주의 네 번째 소설집 『연대기』. 구체적인 개인, 존재했다가 사라진 누군가/무언가의 이름을 찾기 위해 쉴 새 없이 자문자답하며 끊임없이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이야기, 수록된 서로 다른 소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힌트처럼 읽히는 여덟 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같은 작업실을 공유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의 우리를 발견하게 되는 《그해 여름 우리는》, 이름이 비슷한 사람의 집에 대신 살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여자의 이야기 《식물의 이름》, 죽음을 앞둔 한순간을 늘려놓은 소설 《왼쪽의 오른쪽, 오른쪽의 왼쪽》 등의 작품을 통해 저자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그해 여름 우리는
일곱 명의 동명이인들과 각자의 순간들
식물의 이름
왼쪽의 오른쪽, 오른쪽의 왼쪽
은밀히 다가서다, 몰래 추적하다
한탄
낯선 장소에 세 사람이
처음부터 다시 짖어야 한다

斂?소설에서 감행하는 실험의 확장이기도 할 것이다.
마치 연작처럼 읽히는 「한탄」과 「낯선 장소에 세 사람이」 「처음부터 다시 짖어야 한다」에서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는” 행위에 대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함부로 써왔다. 함부로 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쓸 수 없다. 그러면서도 관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을 경계한다. 슬픔은 무참하지 않으며(“무참하다는 표현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이것이 고갈된 기분인지 장담할 수 없다(“고갈된 기분이다. 그러나 나는 고갈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한탄」). 이렇게 작가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는 과정에서 구조를 잃은 문장 몇 줄이라도, 무의미한 단어 몇 개라도 남기를 바란다”. “그것들을 너라고 부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낯선 장소에 세 사람이」).

「은밀히 다가서다, 몰래 추적하다」에서 스토킹을 당하는 소설가이자 강사인 ‘너’는 소설 수업에서 “해상도가 높은 글을 쓰라”고 말한다. 오래된 모니터에 눈을 가져다 대면 글자는 도트 형태로 분리되어 보인다. 도트 하나로는 아무런 의미도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도트가 작고 많을수록 해상도가 높아진다. 한유주에게 도트란 문장들일 것이다. 문장을 비축하고, 낭비하며,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운다. 의미에서 미끄러지며 초과하거나 미만한 표현들을 너무 쉽게 써왔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짖어야 한다.” 이는 반성이라기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처럼 보인다. 한유주는 한없이 언어를 비축하고 낭비할 것이다.

“나는 사실을 제외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어요. 그러면 어떤 사실이 말없이 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것을 말할 수만 있다면, 굳이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요. 이름을 붙여줄 시간도 없이, 이름을 불러줄 시간도 없이 사라진 것을 나는 생각해요. 내가 너무 많이 말하고 있나요. 내가 지나치게 많이 말하고 있나요. 그래도 들어야 해요. 이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마지막이자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식물의 이름」

작가정보

저자(글) 한유주

저자 : 한유주
서울에서 태어났다. 소설집 『달로』『얼음의 책』『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가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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