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내민 손
2014년 07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04년 10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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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203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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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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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창
신촌에서 원숭이를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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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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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2
부엌
어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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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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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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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오
송년파티
소문
광장
얼굴
첫 페이지
은행나무 아래를 지나간 사람
저녁
횡단보도
슬픔
공원
제 4 부
몰락
분홍신을 추억함
귀환
어떤 강
희망
구두를 버리다
아귀
숲
어항
내가 본 것
새점을 차는 노인
우포늪
지하도 입구에서
십이월의 서가
늪 2
아무도 보지 못한 풍경
해설. 고독의 유물론 / 이광호
[지하철 안에서 졸다 눈뜨면 불쑥, 어떤 손이 다가온다. 무거운 고개를 처박고 침 흘리며 졸고 있던 나를 뚫어지게 보며 움푹한 손 내밀고 있는 노파. 창 밖에는 가물가물 빈 등이 흐르고 헛되이 씹고 또 씹던 질긴 시간을 열차가 거슬러 갈 때, 내가 마신 수천 드럼의 물과 불, 수만 톤의 공기와 밥알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혓바닥으로 무수히 핥아댄 더러운 손. 환멸의 등은 꽃처럼 발등에 떨어지고 움켜쥔 손바닥에서 타오르던 길은 뜨거운 머리카락처럼 헤쳐진다. 살얼음 낀 공중변소 깨진 거울 앞에서 천천히 목을 졸라보던 손, 이제 검은 넥타이는 풀어지고 딱딱한 벽돌처럼 혀는 굳어 있다. 그러니 이 지리멸렬의 세계여, 내민 손을 거두어라. 찌그러진 심장을 움켜쥔 누추한 손을 이제 그만 접어라. 젖은 이마에 등을 켜고 열차가 터널을 빠져나갈 때 천장에 매달린 가죽 손잡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세계의 지루한 목구멍이 찬란하게 드러난다. 악착같이 손 내밀고 있는 노파의 구부러진 등 힘껏 떠밀고 나는 어둠으로 꽉찬 통로를 달려간다.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입에 물고 있던 무수한 칼 쨍강쨍강 뱉어내며. 팽팽하게 당겨진 검은 피륙의 시간을 찌익 가르며 열차는 광폭하게 달린다] 시 <손> 전문.
고통을 머금고 한없이 떠도는 낯선 자들의 풍경 - 이 세계의 주인이 아닌 자들, 불길하고 기괴한 장면들 안에 파묻힌 이들이 그려내는 공포스러우면서도 황홀한 공간을 체험하게 하는 시인 이기성의 첫 시집 『불쑥 내민 손』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발행되었다. 이 시집은 죽음과 부패로 얼룩진 도시의 풍경을 꼼꼼히 기록하는 동시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삶의 이면과 그 균열을 그려냄으로써 지리멸렬한 세계의 실상을 통렬히 쏟아낸다. - 지하철 안에서 졸다 눈뜨면 불쑥, 어떤 손이 다가온다. 무거운 고개를 처박고 침 흘리며 졸고 있던 나를 뚫어지게 보며 움푹한 손 내밀고 있는 노파. 창 밖에는 가물가물 빈 등(燈)이 흐르고 헛되이 씹고 또 씹던 질긴 시간을 열차가 거슬러 갈 때, 내가 마신 수천 드럼의 물과 불, 수만 톤의 공기와 밥알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혓바닥으로 무수히 핥아댄 더러운 손. 환멸의 등은 꽃처럼 발등에 떨어지고 움켜쥔 손바닥에서 타오르던 길은 뜨거운 머리카락처럼 헤쳐진다. 살얼음 낀 공중변소 깨진 거울 앞에서 천천히 목을 졸라보던 손, 이제 검은 넥타이는 풀어지고 딱딱한 벽돌처럼 혀는 굳어 있다. - 그러니 이 지리멸렬의 세계여, 내민 손을 거두어라. 찌그러진 심장을 움켜쥔 누추한 손을 이제 그만 접어라. 젖은 이마에 등을 켜고 열차가 터널을 빠져나갈 때 천장에 매달린 가죽 손잡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세계의 지루한 목구멍이 찬란하게 드러난다. 악착같이 손 내밀고 있는 노파의 구부러진 등 힘껏 떠밀고 나는 어둠으로 꽉 찬 통로를 달려간다.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입에 물고 있던 무수한 칼 쨍강쨍강 뱉어내며. 팽팽하게 당겨진 검은 피륙의 시간을 찌익 가르며 열차는 광폭하게 달린다. - -「手」전문 - 일상적인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는 시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풍경들에서 불편함을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지하철에서 문득 손 내미는 노파, 은행나무 아래 쭈그리고 앉은 떠돌이 여자, 뭉툭하게 잘린 세 손가락을 지닌 열쇠공 등 어느 날 문득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장면들에서 이기성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이 벌리고 있는 틈새를 엿본다. 이 틈새는 노파의 ‘불쑥 내민 손’과 같이 생생한 폭력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기성이 그려내는 사람들은 이렇듯 세계의 외곽에서 불편하게 존재하며, 기괴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 이 ‘외곽의 불편한 존재들’은 그러나 단일한 구도 속에 가두어지지 않으며 자유롭게 분절되고 전환된 시공간 속에서 공포와 황홀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 통로의 저편 감시 카메라 둥그런 눈이 두리번거리며 허공을 빨아당기기 시작할 때, 흰 페인트로 칠해진 광막한 시간이 펄럭이고 아, 나는 황홀한 아이였군요. 훔친 사탕을 움켜쥐고 비좁은 통로를 마구 내달리던 나는, - 검은 미역처럼 미끌거리는 시간이 귓속을 흘러가고, 거대한 손아귀 따라와 머리채를 휘어잡을 듯한데. 검은 스커트 휘날리며 나는 마구 달리고 있었군요. 힐끔거리며 비켜서는 저 벽은 비극적인 텍스트처럼 잔뜩 굳어 있고요. - 젖은 비린내는 브래지어 속까지 따라오고, 지금 내 혓바닥 위에서 천천히 녹고 있는 건 어떤 기억의 순간인가요. 나는 시간의 주름을 활짝 펼쳤죠. 빨강 보라 주황의 투명한 사탕들이 좌르륵 바닥에 흩어지고, - 이렇게 달고 끈끈한 시간이 녹아내리는 동안, 벌건 손자국이 찍힌 뺨 위로 카메라는 스르르 돌아가고. 차가운 손은 조용히 스커트를 들추고 저, 저, 흰벽은 아득히 멀어지는데…… - -「흰벽 속으로」 전문 - 이기성은 이 첫 시집에서 ‘아무도 보지 못한 풍경’을 그려내려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풍경 안에서 낯설고 불편한 존재들은 어두운 마을의 전설(「마을」)이 되기도 하며 천 개의 눈을 가진 ‘제국’(「산책」) 속에서 몽환적으로 그려진 우화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낯선 풍경은 꼼꼼히 기록된 객관적인 현실로서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이 풍경들을 들여다보며 몹시 낯설어하고 불편해하는 그 순간 이 풍경의 바깥은 없으며 저마다 고통을 머금고 한없이 떠도는 낯선 자로서, 시집에 촘촘히 들어박힌 공허와 고독을 나누어 갖고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 가등의 그림자 어두운 길 한쪽 무심히 비추고 있다. 조금전 사내의 차가 쿵 하며 벽돌담을 들이박았고 아직 말끔히 닦여지지 않은 끈적한 흔적은 사내의 머릿속을 채운 채 응고되었던 권태가 허공으로 흘러나온 것에 불과하다. 담배연기가 산발하며 흩어지듯q 그도 길의 끝까지 달려가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스펀지를 두드리듯 둔탁한 소리를 내며 그의 머리가 박살났을 때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었던 무성한 숲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 헤치고 검은 살쾡이 한 마리 번개처럼 튀어나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걸, 아무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견인차가 끌고 가는 차의 번호판을 무심히 읽으며 길가의 은행나무는 그가 마지막 부른 이름을 무성한 노란잎으로 바꾸어 달고 있다. - -「아무도 보지 못한 풍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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