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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수첩

조혜은 지음
문예중앙

2016년 12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6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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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3.50MB)
ISBN 978892780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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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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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중앙시선 44번째 시집 조혜은의 『신부 수첩』. 조혜은 시인은 2008년 《현대시》에 「89페이지」 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와서 보호자 없는 아기, 늙고 병든 할머니, 매 맞는 아내, 소통하기 힘든 장애우 등 노약자를 위한 시와 80년대 생들의 세대적 체험을 다룬 시들을 발표해왔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랑의 폭력성’을 테마로 하여 불행을 응시하는 눈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이 사랑을 모독하고 질식시키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장면의 배우이자 관객인 시인의 조각난 내면의 음악들은 전곡 반복으로 설정된 플레이어에 걸려 재생되듯 머문다.
1부

가장
이방인-엄마에게
폭력-손 4
공범자
플루트 교실
물감
청소-세 식구
오층
영통
소아과 병동으로 가는 길

2부

관광지-우리
신부 수첩-식탁
청소-맞벌이 부부
열사병-뜨거운 이별
이불
신부 수첩-세탁기
장마-통화
장마-휴일
견딜 수 있는 겨울-육하원칙에 의한 추리
한밤의 음표

3부

개인 과외-제2신도시
팔꿈치-슬픈 운명
고통의 감각
우리
유령-1402호 산부인과 병동
이마-용서
명함
겹쳐진 속옷의 날들-은폐에 대하여
식탁-침묵이 흐르는 시간
전문가-우리
미식가들 2
유행-잘못
동네-폭력의 역사
손 3-동정
비누 사용법
아파트
홍차가 나오는 시간

4부

노란 봉투-소송
우리의 순간-탄생
거위-선숙이에게
관람객
A 병동
이별
가구를 파는 꿈
웨딩 마치-아름다운 삶
짐승-아내
압화
금요일의 소풍-소송
당신과 헤어졌다
3층의 소녀
다정한 엄마
만삭-간장 3호에게
가정

해설

꿈을 꾸었다. 당신이 나오지 않는 꿈을 꾸었다. 너는 애인이 있었고, 부를 수 있는 애인들의 이름을 만지고 있었지. 애인 중 한 명의 얼굴로, 내가 그토록 원하던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을 열었지.
달 옆에는 항상 가장 빛나는 별이 하나 있대. 언젠가 당신이 사막에서 들고 온 가장 인상 깊은 말이었다. ‘항상’이라는 말은 거짓된 평정심을 불러일으켰고. 우리는 서러워 서글펐다. 자고 있던 나의 항문에 당신이 오래도록 성교를 한 날이었다. 나의 몸에 있는 구멍이 모두 막혀 항문을 찢을 수밖에 없었다고 꿈속에서는 달이 빛나고 있었지.

그날 네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불후하고 아름다운 날이었다. 당신이 가장의 권위를 주장할 때, 나는 음울하고 온화한 유령의 아내를 가장했지. 양쪽에 구멍을 뚫은 달걀의 한쪽을 불 때처럼, 노른자를 닮은 변이 변기 속으로 쏟아져 들었다. 아이는 재미난 듯 입을 모아 후후 불었다.
그날 너와 내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당신에게 모멸감을 주는 나를 떠올리려고 했다. 나는 뒷모습이었다. 가보지 못한 사막 어딘가에서, 그날 밤에도 별이 빛나고 있었다.
―「가장」 전문

너무 슬픈 것 같아.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짓밟힌 낯선 얼굴로 네가 말했다. 어제의 문장에 머무르지 않아. 내가 말했지. 일찍 밤이 찾아오거나 혹은 영원히 밤 같은, 밤의 의미가 상실된 도시에서. 늘 서둘러 겁을 집어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서툰 풍경의 사람들. 폭우가 몰아치는 거리를 피해 너는 집으로 달아나려 입을 벌렸고, 나는. 나를 기다렸다. 정말 무서운 건 폭우를 피해 달아날 수 있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는 일이지. 너와 나 사이에 여유롭게 구조물을 놓으며. 준비가 되면 호흡하는 바른 방법을 배우고 호흡할 수 있길 바랐지. 너와 내가 공통의 분모를 가진 우리가 되길. 관광지처럼 빠르게 달아오르고 재빨리 잊힌 뒤 영영 그리워지길 바라진 않아. 정말 슬픈 건 관광지를 떠나 마지막을 맞는 나의 마음이었다. 우리는 끝이 나야 해. 너는 끝없는 여행을, 나는. 또 다른 나를. 너에게 나는 그리운 말이었다. 나는 매일 밤 나를 흉내 냈다. 관광지에서. 우리가 서로 멀어지다가 우연히 만나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지길. 겹쳐진 많은 날들이 날 선 문장을 선물하고. 우리는 걷고 있었다.
관광지가 되는 건 너무 슬픈 것 같아. 사랑은 질병 같았다.
―「관광지-우리」 전문

서를 구한다. 나는 누워있다. 고통이 서려, 잠들기 위해 하루 두세 번은 잠에서 깨어 이마를 기울인다. 체념을 닮아가는 이마. 아름다운 이마. 상심에 순응하는 이마의 각도를 재어본다. 기울인 얼굴에서 이마가 차지하는 각도를 빼자, 이마를 닮은 아기가 태어난다. 무릎도 팔꿈치도 주름도 없는 아기가 내 상심에 기대 이마를 기울이고 누웠다. 이제 상처를 자처하는 이마. 긁어내고 파내고 도려내도 잠에서 깨지 않는 이마. 새벽빛이 파도처럼 나의 주름진 이마에 머물고 당신의 이마가 말라간다.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는 우리의 세계에 ‘깨끗이 나을 수 있다면’하고 당신이 속삭인다. 아름다운 당신. 이마를 기울이는 것 이마를 긁는 것 말고 잠에 들기 위해, 잠에서 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아름다운 이마. 셋에서 하나를 뺀다. 우리가 남처럼 기운다. 아기가 나의 표정을 훔쳤다. 둘이 되기 위해 우리가 버릴 게 있을까. 깨끗이 하나가 될 순 없을까. 당신의 이름을 닮은 이마. 아름다운 선형의 이마. 우리가 여윈다. 슬픔과 또 진심어린 슬픔이 진지하게 뒤섞인 당신과 나라는 세계에는 이마라는 무늬가 있다. 용서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마-용서」 전문

나는 몸통을 잃는다.
너의 사랑은 기형적이었고 일그러진 형태로 바닥에 짓뭉개져 있었다. 너는 너를 사랑하기 위해서 내 발목을 잡거나 칼끝으로 내 코를 잘라 내거나 망치로 내 손가락을 때려 하나씩 뜯어냈다. 하루는 자고 있는 나의 자궁에 구덩이를 파서 주먹을 집어넣고는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었다. 너는 너를 사랑하기 위해서 나를 괴롭히는 이유를 댔다. 너는 어디에서 왔을까? 너는 누구일까? 가끔 나는 의아했다. 어째서 너는 나를 괴롭히는 것을 정당하게 인정받게 된 걸까. 나는 어디서 살고 있는 걸까. 너는 네가 하는 말의 즐거움을 위해 나를 모독하고 몰아세워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너의 부모는 자기 자식의 즐거운 놀잇감을 보내주지 않으려고 내 자식들의 목덜미를 잡았다. 너의 가족은 누구일까. 나는 너라는 말이 끔찍했다. 너는 우리의 아이가 든 나의 배를 주먹으로 힘껏 누르며 즐거운 듯 재잘거렸다. 아이의 팔다리가 무의미하게 짓이겨져 일정한 무늬로 흘러내렸다. 그런 너에게 결혼이란 참 합리적인 제도였다. 그곳에서 너는 어떤 처벌도 사랑이란 말로 무마하며 결코 나와는 행복하지 않았다.
―「가정」 전문

‘사랑이라는 이름’이 모욕하고 질식시키는 ‘사랑’
문예중앙시선 44번째 시집은 조혜은 시인의 『신부 수첩』이다. 조혜은 시인은 2008년 《현대시》에 「89페이지」 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와서 보호자 없는 아기, 늙고 병든 할머니, 매 맞는 아내, 소통하기 힘든 장애우 등 노약자를 위한 시와 80년대 생들의 세대적 체험을 다룬 시들을 발표해왔다. 이번 시집은 2012년에 나온 첫 시집 『구두코』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사랑의 폭력성’을 테마로 하여 불행을 응시하는 눈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이 사랑을 모독하고 질식시키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장면의 배우이자 관객인 시인의 조각난 내면의 음악들은 전곡 반복으로 설정된 플레이어에 걸려 재생되듯 독자의 귀를 떠나지 않는다.

낙태를 더 이상 할 수가 없어 아이가 태어났다 마우스피스 홀에 입술을 대고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붙였다 떼었다 반복했다 태어나는 순간 어떻게 소리를 냈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면,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텅잉텅잉 실패를 따라 완성된 사람의 숨소리로 악기의 날들을 울 수 있을 때까지 부족한 연민을 반복했다
―「플루트 교실」 부분

‘텅잉(tonguing)’은 악기를 불 때 혀끝으로 소리를 끊는 관악기 연주 기법으로, ‘tongu’와 ‘-ing'가 결합된 말이다. 혀의 움직임, 혀 놀림은 연주인에게는 연주 기법일 것이고 시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일 것이다. “실패를 따라 완성된 사람의 숨소리”로 쓰인 이 시집을 읽은 독자는 ‘텅잉’이라는 슬프고도 세련된 의성어를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것이다.

어루만져주고 싶은 파열음
감자 칩은 너무 얇아서 그 안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입에 물고 깨물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부서진다. 맛도 맛이지만 그 소리의 즐거움 때문에 자꾸 손이 간다. 조혜은의 시들이 그렇다. 시집의 차례를 훑어보면 「청소」, 「이불」, 「장마」, 「물감」, 「아파트」 등 제목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짧은 명사로 된 시들이 많다. 시인은 단조로워서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 단어들 속에 파열음을 심어놓았다. 그것은 시인의 내면이 조각나는 소리이다. “당신이 가장의 권위를 주장할 때, 나는 음울하고 온화한 유령의 아내를 가장했지.” 첫 시 「가장」의 한 구절이다. 시의 제목에 겹쳐져 있던 ‘가장’이 시의 본문에서 가장(家長)과 가장(假裝)으로 부서지고 있다. 중의성이란 의미의 풍요로움일 수도 있지만 의미의 은폐일 수도 있다. 누군가 하나의 의미를 강요할 때 다른 의미는 억압되고 가려진다. 가려진 의미를 들추어내는 소리가 조혜은의 시에 들어 있는 파열음이다. 아파트라는 공간에 대입하면 그 소리는 “고층 아파트에 숨겨진 수많은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는 소리와도 같다. 그 소리를 따라 은폐된 계단을 시인과 함께 걸을 때 일상의 공간인 아파트가 체험해보지 못한 낯선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우리는 대부분 승강기를 타고 아파트를 오리내리지 계단을 이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승강기 버튼을 행복 버튼인 듯 누르며 ‘행복을 가장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자 칩 같은 일상의 단어들이 얼마나 깊은 소리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지 이 시집은 보여주고 있다. 시집에 담긴 슬픔의 무게에 비하면 감자 칩이란 표현은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감자 칩에 손이 가듯 이상하게 그 슬픔에 자꾸 손이 간다.

셋의 무대, 낯선 리얼리티

“우리는 순서대로 / 무덤덤하게 / 불행이라는 궤도 속으로”
―「신부 수첩―식탁」 부분

‘결혼’이라는 제도는 무엇일까. 행복으로 통하는 관문인가? 한국 사회에서, 최소한, 아직까지는, 평범하고 안온한 행복을 누리기 위한 제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성은 결혼을 하는 동시에 자신이 가진 고유명사 대신 아내 또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보통명사로 불리게 된다. “남들만큼 살지 못하는데 / 그래도 남들 흉내를 내야 하나?”(「신부 수첩-식탁」) 자문하면서도 밥상에 놓인 밥을 ‘차근히’ 먹듯 무덤덤하게 불행이라는 궤도 속으로 들어간다. 들어선 순간 ‘나’는 “신부도 없고 혼주도 없는” 자신의 결혼식을 바라보는 관객이 된다. 신부가 없는 결혼식의 신부란 유령 신부다. 유령이 된 화자의 불행은 가족 단위 생활의 중심지인 식탁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다. 가족의 불행은 흔히 밥상이 엎어지는 요란한 소리로 치환된다. 하지만 시인의 식탁엔 침묵이 흐른다. 대신 끈적끈적한 행위들이 식탁의 위아래에서 시인의 몸을 빨아 먹는다.

모서리에 피가 고인다. 침묵이 식탁을 타고 흐르는 동안 침방울이 주르르 식탁 아래로 떨어진다. 하루 종일 잠들어 있던 그의 휴일에 나는 기계처럼 동작했다. 꿈꾸듯 춤추는 나의 손과 발. 마침내 그가 저녁으로 튀김 요리를 내뼁都 나의 몸은 취한 듯 강제로 섭식하고, 우리는 씹기를 멈추지 않았다. 식탁 모서리에 부딪힌 아기의 눈에서 소리도 없이 피가 흘렀다. 식탁 아래에서 아기가 내 무릎에 침을 묻히며 다리에 매달렸다.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에도. 셔츠 밑을 파고든 그의 손은 내 가슴을 뒤적였고, 젖꼭지에는 그의 덜 자란 이가 아기의 것처럼 박혔다. 식탁 위에 오른 튀김은 뜨거웠고 그가 방금 잠재운 아기의 발은 차가웠다.
나는 내가 고른 식탁을 깨끗이 닦았다. 그는 이 집을 채운 나의 노력 가운데 식탁을 제일 마음에 들어 했다. 식탁에서 내 것들을 치우라고 그가 명령했고 나는 소리가 나는 것들을 식탁 밑에 매달았다. 땡그랑땡그랑. 식탁 위에서 그와 밥을 먹고 밑에서 나의 작은 아기와 눈을 맞췄다.
하루는 아기의 젖은 이가 수술자국 짙게 벤 나의 배를 깨물었다. 그날 이후 모든 어둠이 까맣게 멍들었다. 냉동실에는 내가 멈춰서 넣은 시간이 향기와 맛을 잃은 채 머물러 있었고 아기도 그도 냉장고를 좋아했다. 지긋지긋해. 나는 이 온건한 행복이 소름 끼쳤다.(…)
나는 식탁에 앉아 그와 밥을 먹다가 밑으로 내려가 아기의 입에 먹을 것을 부지런히 넣어주었다. 제발 정신 좀 차려! 그는 밥을 씹고 또 삼키며, 그는 나를 모독했다. 그와 아기는 나를 빨아 먹었다. 식탁 밑으로 침방울이 주르르 흘렀다. 침묵이 흐르는 시간. 지긋지긋해. 달아나려는 내 발목에 나의 아기가 매달려 입을 ‘아’ 벌렸다. 왜 그래? 마침내 그가 내게 물었다. 식탁이 움직이는 것 같아. 나는 내가 가진 행복에 멀미가 났다. 가정이란 끔찍한 환영, 악몽 같은 거야.
-「식탁-침묵이 흐르는 시간」 부분

식탁은 가족 제도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가장을 중심으로 상이 차려지고 가장이 첫술을 떠야 가족의 식사가 시작된다. 이 시에서는 ‘당신’이 차린 저녁상을 강제로 먹는 모습과 화자의 몸을 마모시키는 듯한 당신의 성행위가 겹쳐지고 있다. 후자는 환영일 것이다. 화자는 자신의 것들을 당신의 강요에 의해 식탁 밑에 매달고 식탁 밑에서는 아기가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입을 ‘아’ 벌리고 있다. 이 역시 환영일 것이다. 식탁 위아래의 악몽이 환영으로 펼쳐지는 동안 ‘나’의 시간은 냉동실에 얼어붙어 있는 침묵이다. 고요한 침묵과 그 침묵에서 부서지는 요란한 영상 중 과연 어떤 것이 환영일까. 소름 끼치도록 온건한 행복이 환영일까, 점성 강한 악몽이 환영일까. 시인은 현실과 환영을 한 가지에 붙여놓았다. 악몽 같은 환영을 통해 온건한 행복 역시 환영임을 부각하는 독특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정말 행복한가, 아니면 행복한 척하고 사는 건가.
이 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시집은 ‘식탁 밑’을 시대의 무대에 올려놓았다. 무대의 배우가 둘(여자-남자)에서 셋(여자-남자-아이)으로 늘었다. 시집 해설을 맡은 김행숙 시인은 이 시집이 문제적인 것은 ‘셋(여자-남자-아이)’의 리얼리티를 가리는 모종의 장막(모성, 가족애)을 걷어내고 ‘셋의 무대’를 보여준다는 데 있으며, 시의 무대에서는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낯선 리얼리티라고 평가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혜은

저자 조혜은은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강남대학교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했고 2008년 《현대시》에 「89페이지」 외 2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두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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