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2021년 11월 17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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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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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쥔 사랑을 잃고 자주 울컥하더라도
사람으로 온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약속은 사랑이다”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로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시인, 정현우의 첫 번째 산문집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그는 이번 에세이에서 인간을 뭉클하게 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식물의 시간을 헤매는 아픈 아버지, 그 옆에서 억척스럽게 모든 슬픔을 감당하는 엄마,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 친구 수, 고양이 묘묘….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자신보다 오래 살 수는 없고, 모든 사랑에는 유통 기한이 있기에 그는 쉬이 외롭고 슬퍼졌다. 상실이 계속되는 날들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물으며 그저 슬픔을 천천히 헤적일 뿐이다.
소년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사랑과 상실의 에세이는 때로는 한 편의 시처럼, 때로는 소설처럼 읽힌다. 그 리듬 속에서 시인은 슬픔이 무엇인지 섣불리 정의 내리거나 조언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삶의 찰나에서 느낀 진실들을 자기 안의 심해 속에서 끌어올려 우리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넬 뿐. 우리는 그의 글을 각자의 삶에 비추며 자신의 사랑과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과 사랑을 향한 온기 가득한 정현우의 산문집은 우리가 슬픔 속에서도 마침내 사랑으로 설 수 있도록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빛의 다락 ㆍ 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ㆍ 엄마의 일기 1 ㆍ 기쁨의 질감 ㆍ 겨울잠 ㆍ 문이 없는 것들을 위하여 ㆍ 우리의 영사기가 꺼지기 전에 ㆍ 정미수족관 ㆍ 증명의 시간 ㆍ 엄마 ㆍ 포도나무 아래서 ㆍ 수채화 ㆍ 꿈꾸는 것은 항상 망가진 장난감 같아서 ㆍ 사랑의 뒷면 ㆍ 소년의 투정 ㆍ 엄마의 마지막 나이 ㆍ 순리 ㆍ 사랑하는 일은 모두 사랑할 수 없다 ㆍ 그대는 꽃으로 지는 시간이 아니니 ㆍ 미움을 견디는 마음 1 ㆍ 예 의 ㆍ 콩잎이 우거지는 밤 ㆍ 투명 물감 ㆍ 늦은 답장 ㆍ 사랑과 슬픔의 유통 기한 ㆍ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 들에 기대어
2부 ㆍ 사랑의 젠가 : 나의 사랑은 나보다 오래 살았으면 한다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들 ㆍ 엇갈린 고백 ㆍ 그냥 ㆍ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나보다 오래 살았으면 한다 ㆍ 천국이 있다는 거짓말을 믿기로 해 ㆍ 사랑의 기분 ㆍ 엄마의 일기 2 ㆍ 사랑은 마른 건초 침대에 누워 ㆍ 포옹 ㆍ 그 겨울의 길 ㆍ 버찌가 마르는 계절 ㆍ 광합성 ㆍ 트루게네프의 언덕 ㆍ 묘묘 ㆍ 사랑의 거리 ㆍ 맹꽁이 의 밭 ㆍ 가을에 ㆍ 작은 것들에게서 배우는 비밀 ㆍ 4B 연필 ㆍ 동주의 눈 ㆍ 신이 내게 일러준 것 ㆍ 그 겨울, 저녁에는 ㆍ 미움을 견디는 마음 2 ㆍ 스물 ㆍ 고양이 잡화점 ㆍ 엄마의 일기 3 ㆍ 엄마의 연애편지 ㆍ 꿈 갈피 ㆍ 우리가 눈을 감는 이유 ㆍ 그 겨울의 첫눈 ㆍ 너는 나를 혼자 내버려두겠지만 ㆍ 사랑의 젠가 ㆍ 그럼에도 우리를 찾아와 울게 하는 것들
3부 ㆍ 성실한 슬픔 : 살아 있다는 건 결국 울어야 아는 일
성실한 슬픔 ㆍ 시간의 태엽 ㆍ 겨울 귀 ㆍ 가을 끝에서 나는 늘 ㆍ 꿈 ㆍ 버려진 마음 ㆍ 사랑이 미움에 닿을 때 ㆍ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던 밤 ㆍ 양파와 빛의 소묘 ㆍ 시가 나의 안부를 물을 때 ㆍ 슬픔은 비 내리는 동 사 ㆍ 돌의 시간 ㆍ 금지된 약속 ㆍ 애도의 숨 ㆍ 독감 ㆍ 열아홉 ㆍ 나의 서른 ㆍ 오후, 새점을 치다 ㆍ 신이 사랑 하지 않는 사람들 ㆍ 귀의 미로 ㆍ 여름 구름 사이로 ㆍ 두 가지의 마음 ㆍ 사랑의 발견 ㆍ 살아 숨 쉰다는 것 은 ㆍ 컬러풀
4부 ◆ 남은 꿈 : 우리는 다시 쓰일 수 없는 기적
다시 쓰일 수 없는 기적 ㆍ 완벽한 과거형 ㆍ 유실된 사랑과 남은 꿈 ㆍ 도토리를 줍는 숲 ㆍ 엄마의 일기 4 ㆍ 두 눈이 둥근 이유 ㆍ 마음의 비밀 ㆍ 끈 ㆍ 엄마의 일기 5 ㆍ 내게 슬픔을 주세요 ㆍ 시간의 동공 ㆍ 빛의 구 두를 신고 ㆍ 따라갈 수 없는 시간 ㆍ 긴 숨 ㆍ 슬픈 맹세 ㆍ 우울과 구원 ㆍ 말줄임표 ㆍ 유서 ㆍ 나의 수호령 ㆍ 당신의 심장 위에 장미꽃을 올려두고 ㆍ 슬픔의 특권 ㆍ 할머니는 내게 말했다
“떠난 사람들이 찾아와 잠긴 문을 두드리는 날에 나의 문장은 쓰였다. 우리의 슬픔과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슬픔은 지금을 쓰고 사랑은 과거를 쓴다.”
_들어가며
“인간은 슬퍼지기 위해 만들어질까요”
한 인간이 사랑과 슬픔을 이해하기까지
소년의 시선에서 바라본 생(生)
한국 문단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 시인 정현우의 에세이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첫 번째 산문집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에서 그는 지금껏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던 모든 일의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소년의 시간을 들여다본다. 1부 〈유년의 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들에 기대어〉에는 사람을 울컥하게 만드는 슬픔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슬픔은 왜 생겨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그는 홀로 다락방에 웅크렸던 나날들, 배변 주머니를 차고 투병하는 아버지, 그 곁에서 모든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던 엄마를 떠올린다. 문득 발견한 엄마의 일기장에는 푸른 콩잎처럼 부풀었을 소녀 시절 꿈과 생의 힘듦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일기장을 읽어 내려가며 소년은 인생과 슬픔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가는 듯하다. 소년은 휠체어를 탄 친구 정미, 길고양이 묘묘와 온기를 나누며 슬픔의 자리를 메워나간다.
2부 〈사랑의 젠가: 나의 사랑은 나보다 오래 살았으면 한다〉에 이르러 소년은 비로소 모든 사랑엔 마지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나보다 오래 살 수는 없으므로 우리는 결국 언젠가는 혼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슬픔 앞에 물러서지 않으며 소년은 어른이, 인간이 되어간다.
“오래 견디는 사람이 패자가 되는 법칙이 있지. 바보 같다고 해도 나는 그 아픔들을 견뎌보고 싶어. 그건 울음으로 설명할 수 있는 마음일 거야. 잊지 말아야지, 모두 다.” - 본문 중에서
“생의 기쁨은 발목에 차오르는 빗물을 그대로 맞는 것”
아픔을 견디는 마음과 슬픔의 특권에 대하여
오래도록 마음을 나눈 것들과 영영 이별하는 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시인은 3부 〈성실한 슬픔: 살아 있다는 건 결국 울어야 아는 일〉에서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소년의 시선으로, 시인의 감성으로 찾아 나선다. 그는 말한다. “생의 기쁨은 발목에 차오르는 빗물을 그대로 맞는 것”이라고. 결국 “살아 있다는 건 울어야 아는 일”이니, 아주 평범하고 성실하게 앓으며 슬픔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겠다고.
생각해보면 우리의 인생은 별게 없는지도 모른다. 월급에 매달려 사는 인생, 이제 살 수 없는 집값을 가늠하며 내쉬는 한숨, 떠나버린 연인에게 매달려 재회를 꿈꾸는 시간들이 뭐 그리 특별하겠는가. 그럼에도 소년은 4부 〈남은 꿈: 우리는 다시 쓰일 수 없는 기적〉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기적 같은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이지 않는 슬픔의 물속에서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는 움직임은 그 자체로 기적이라는 것. 상실의 시간을 헤매던 소년은 차오르는 슬픔을 그대로 맞으며, 슬픔을 아는 인간으로서의 특권을 찾아낸다.
인생은 아주 초라하면서 아주 특별한 꿈을 사는 것. 다시라는 단어가 없는 시간 속에서 매일을 시작하는 처음을 가진 그대는 잊지 말기를. 우리는 다시 쓰일 수 없는 기적이라는 걸. - 본문 중에서
“지금부터 우리 사랑할 시간이야”
사랑하면서도 사랑을 몰랐던 당신의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내는 따스한 에세이
누구나 움켜쥔 사랑을 잃고 비틀거리는 어두운 생의 구간이 있다. 또한 시인에 따르면, 사람의 인생은 결국 영사기가 꺼지면 막을 내리고 마는 흑백 영화일 테다. 그러나 그는 시종일관 어두운 절망 대신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슬픔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라고, 당신은 아직 숨 쉬고 있으니 혼자 엎드려 있지 말라고. 여전히 숨이 남은 날에 해야 할 일은 그저 곁의 사람들에게 “지금부터 우리 사랑할 시간이야”라고 말을 건네는 일뿐이라고. 우리의 영사기가 꺼져도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한 기억들이 여전히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상이라는 거대한 쳇바퀴를 굴리며 우리는 매 순간 사랑을 잊어버린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저 사랑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을 뿐이다. 어떤 기억들이 당신을 살아 있게 만드는가. 정현우의 글은 그렇게 우리의 사랑을 되살려낸다.
나는 속삭여봅니다. 사람으로 온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약속이 감히 사랑이었노라고. 그러니 당신은 내 곁에 부디 살아 있어달라고. -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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