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춘향전
2014년 09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14년 08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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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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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서로 다른 곳에서
3장 달의 목소리
4장 목련 꽃잎
5장 해후
6장 빗장이 열리다
7장 왕의 여인
8장 봄 그리고 겨울
작가의 말
“당최 언제부터 그 어둠 속에 계셨습니까?”
쏟아지는 빗물처럼 춘향이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말이 몽룡의 귓가를 적셨다. 툇마루 아래로 온 몽룡은 대답 없이 춘향을 끌어 자신의 가슴에 안았다. 차갑게 식은 몽룡의 몸이 춘향에게 닿았다. 그러나 춘향은 얼굴이 화끈해져 몽룡의 몸이 차가운지도 몰랐다.
“몸이 다 식었습니다. 언제부터 계셨는지 물었습니다.”
“내 마음은 이곳에 육일 전부터 있었느니라.”
몽룡의 말에 춘향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_43쪽
장옥정은 침소에 열린 창으로 떨어지는 달빛을 보았다. 그러곤 달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달아, 달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우냐?”
달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것은 어려서부터 있었던 장옥정의 버릇이었다. 누가 봐도 혼잣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만, 스스로는 이 버릇을 혼잣말이라 생각지 않았다. 옥정이 달을 보며 물을 때마다 달빛이 자신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당신입니다”라고 대답해주는 것만 같았다. _17쪽
춘향의 의식이 깨어났다. 마지막 기억이 끊긴 뒤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 닫혀 있는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춘향은 그들을 바라보고 놀라 기겁을 하였다. ‘이곳은 동자 귀신들의 소굴인가, 난쟁이가 곡예하는 유랑단인가?’
일곱 명의 난쟁이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_173쪽
춘향이 여럿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소식이 왕의 귀에도 들어갔다.
왕은 그녀의 행실이 흡족하고 대견했다. 그리고 자신이 데려온 변학도와 춘향이 궁 내외에서 조선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 왕은 악몽의 긴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었다._313쪽
왕은 말이 다 끝나기 전에 그녀를 끌어안았다. 춘향이 들고 있던 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왕의 귀와 그녀의 귀가 서로 닿았다. 소리를 들으라고 달려 있는 귓바퀴가 본래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상관없다는 듯이 서로의 온도를 느끼고만 있었다.
“사람의 마음은 누구나 넘나드는 것이다. 나도 그렇다. 네가 무엇이었든 이제 상관없다, 최씨야.”
춘향은 문득 전화인의 열녀문 앞에서 떠올랐던 ‘보통의 마음’이라는 말이 기억났다. 그리고 곁에서 느껴지는 왕의 온도, 아니, 한 남자의 온기에 춘향의 마음속 빗장도 이제 모두 풀어져버렸다.
_335쪽
변학도의 손엔 사과 한 알이 들려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오?”
남원에서 가지고 올라온 사과입니다.”
"고향에서 온 사과라…"
춘향이 사과를 받는 것을 보고 변학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_348쪽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 수상작
“춘향으로 태어나 백설공주처럼 살다간 조선 여인 이야기”
기생의 딸이라는 기구한 운명 앞에서도 극적인 사랑을 이룬 춘향. 춘향은 몽룡을 향한 굳은 절개를 칭송받으며 평생 행복하게 살았을까?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백설춘향전》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고전 속 주인공에게 새로운 운명을 안겨준 소설이다.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이야기로 끌어올린 참신한 역사 로맨스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춘향전》이라는 전통적 소재와 《백설공주》라는 북유럽 구전 동화를 조선 궁중 비화로 재해석했다. 이 소설에서 춘향은 그저 이몽룡의 사랑을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갖은 수모와 험난한 여정을 거쳐 스스로 왕의 여인이 되는 새로운 캐릭터로 거듭난다. 《춘향전》의 원전이 숙종에 대한 찬양으로 시작하는 것에서 착안해, 조선 궁중 비화 속 여인을 모티프로 춘향을 완전히 새롭고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원작의 권위를 빌리면서도 대중적인 호흡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백설춘향전》은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 이후 인터넷 연재를 통해 다시 한 번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식상할 정도로 잘 알려진 고전에서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이 작품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이야기꾼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 출판사 리뷰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식상할 정도로 잘 알려진 고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원천적 힘이 놀랍다.”
춘향아. 딸아이를 낳으면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백설(白雪)이 어떻습니까?
_본문 중에서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백설춘향전》이 노블마인에서 출간되었다. 《춘향전》이라는 전통적 소재와 《백설공주》라는 북유럽 구전 동화를 조선 궁중 비화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원작의 권위를 빌리면서도 전통적인 서사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대중적인 호흡으로 고전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고전 속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때로는 살아 숨 쉬는 인물이기보다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백설춘향전》은 이런 인물들에게 새로운 갈등과 고민, 성장 과제를 부여해 살아 움직이는 입체적 인물로 탈바꿈시켰다.
아름다운 춘향은 더 이상 하염없이 이몽룡만을 기다리지 않으며 조선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비록 기생의 딸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바꿔나가는 춘향은 이몽룡의 사랑에 만족하는 고전 속 춘향보다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난다. 숙종은 신하들의 정치 싸움에 고뇌하다가도 아름다운 여인의 품 안에서 근심을 잊고, 변학도는 포악한 성품을 지녔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입궐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전 속 캐릭터에 현대적이고 입체적인 기운을 불어넣은 이 작품은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이야기로 끌어올린 참신한 역사 로맨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생의 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조선 최고의 여인이 된 ‘춘향’
궁중 비화 속 여인들의 암투 한가운데 그녀가 있었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지만,
어찌 땅 없이 하늘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_본문 중에서
이 이야기는 인형황후와 장희빈을 둘러싼 궁중 비화 속에 등장한 ‘숙원 최씨’라는 여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왕의 여인들 가운데 신분이 가장 낮은 천인이었으나 훗날 영조의 어머니가 된 이 여인의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춘향’이라는 캐릭터가 완전히 새롭고 입체적인 인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 작품 속 춘향은 이몽룡과 사랑에 빠지지만, 변학도에게 모함을 당해 산 속으로 도망친다. 그녀는 각박한 환경에서도 일곱 난쟁이와 노학자를 만나 약학과 학문을 배운다. 그리고 충신을 찾기 위해 원정을 나왔던 왕이 뱀에 물린 난쟁이를 치료하는 춘향을 보고 궁으로 데려가면서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진다.
《백설춘향전》의 춘향은 그저 남원 부사의 아내로 머물지 않는다. 강한 의지를 가진 그녀는 수모를 겪고 도망치지만 결코 주저앉지 않는다. 자신의 처지를 ‘꽃이 피었을 때는 아름답지만 지고 나면 더러워지는 목련’ 같다고 생각하여 비관할 때도 있지만, 약학과 학문을 배우며 스스로 성장하고 새로운 사랑도 꽃피운다.
한국의 고전과 북유럽 구전 동화의 결합이라는 독창적인 시도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작가는 치밀한 자료 조사와 고증을 통해 설득력을 더했다. 이몽룡이 과거 시험장에 들어서서 도련지를 받아 시험을 보는 장면이 등장하거나, 춘향이 궁궐에서 일하게 되는 내의원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등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력을 적절하게 결합시킨 것이다.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성장기, 그리고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사랑을 쟁취해나가는 긴 여정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몰랐을 ‘춘향’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 등장인물 소개
춘향
"목련 꽃잎이 떨어져 더럽혀진들, 그것이 아름답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기생의 딸에서 조선 왕의 여자가 된 여인.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한 후, 마을에 '화냥년'이라는 소문이 돌아 산 속으로 도망친다. 한때는 자신이 떨어진 목련 꽃잎처럼 추악해졌다고 여기며, 다시는 어느 남자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산 속에서 일곱 난쟁이와 스승을 만난 후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된다.
숙종
"네가 무엇이었든 이제는 상관없다."
조선의 왕. 안으로는 신하들의 붕당 싸움에 골치가 아프고, 밖으로는 몇 해째 계속된 가뭄과 기근이 걱정이다. 그러다가도 아름다운 희빈 장씨(장옥정)의 무릎을 베고 누우면 온갖 시름을 잊는 듯하다. 정파와 상관없이 올바른 말을 해줄 충신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우연히 춘향을 마주친다.
변학도
"내가 욕을 보이고 쫓아낸 여인이 왜 왕과 함께 있는 것인가!"
남원 부사. 오랜 가뭄을 해결한 능력 있는 관료로 인정받아 입궐하게 된다. 어린 시절 정혼을 맺은 사람이 있었으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여인들이란 모두 귀찮은 것'이라 여기게 된다. 자신이 모욕을 준 춘향을 궁에서 목도한 후 과오가 밝혀질까 노심초사한다.
이몽룡
“춘향아, 우리 죽으면 꼭 글자가 되자. 좋을 호(好)자가 되자꾸나.”
남원 부사 이한림의 아들. 장원급제를 하고 돌아와보니 그리운 춘향은 없고, 변학도에게 불호령을 내리나 오히려 남원 백성들은 변학도의 편을 든다. 온 산을 떠돌다 드디어 춘향을 만나지만 춘향의 반응은 웬일인지 냉랭하다.
장옥정
"달아, 달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우냐?"
아름다움으로 왕의 총애를 받는 여인. 어린 시절부터 달에게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있다. 자신의 위치를 방해하는 자들은 왕에게 고해 없애버린다.
작가정보
저자 용현중은 철학을 전공하고 IT회사에 취직했지만, 회사원으로만 살기에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컸다. 네이버 웹소설 《바람의 노래》를 연재하며 독자들을 만났고, 이후 춘향전을 모티프로 한 역사 로맨스 《백설춘향전》으로 2013년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봄 그리고 겨울'이라는 제목으로 당선된 이 작품은 봄 향기(춘향)와 흰 눈(백설공주)을 닮은 여인을 주인공으로 세워, 춘향전이라는 전통적 소재와 백설공주라는 북유럽 구전 동화를 궁중 비화로 재해석해 참신한 역사 로맨스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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