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3 욕망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2014년 12월 17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05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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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01167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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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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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타첼 성에서의 사랑|어린시절|모건과의 결투|거인 기사 모롤드|
악사 탄트리스|구혼 시절로 떠나다|사랑의 미약|위험한 사랑|
욕망이여,멈춰라|하얀 손의 이졸데|나무 두 그루
맺음말
부록
결혼식 날 저녁 큰 홀에 불을 피우고 모두 잔칫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고 있었다. 그때 챙이 달린 커다란 모자를 쓴 나이 든 애꾸눈의 사내가 망토 자락을 펄럭이며 나타났다. 홀 한가운데에는 오래된 참나무 한 그루가 지붕을 뚫고 하늘 높이 뻗어 있었다. 초대받지 않은 나그네는 성큼성큼 참나무 앞으로 걸어가서는 옆구리에 찬 칼집에서 칼을 빼내더니 힘도 별로 들이지 않고 나무에 박았다. 칼은 줄기에 깊이 박혀 손잡이만 보였다. 그런 다음 나그네가 이렇게 말했다.
“누구든 이 칼을 뽑는 자는 내게서 이 칼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칼이 없으니.”
말을 마친 나그네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 사라졌다.
-75쪽, 〈뵐중 가문의 비극〉 중에서
옛날에 두 왕이 서로 전쟁을 했다. 그중 나이가 훨씬 많은 왕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전사였고, 오딘 신도 이 전사에게 승리를 약속해주었다. 또 다른 왕은 이름이 아그나르였는데 그를 보호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브륀힐트가 전투에 개입해서 더 강한 늙은 왕을 쓰러뜨리고 젊은 아그나르에게 승리를 주었다. 그녀는 감히 오딘 신의 결정을 어긴 것이다.
오딘은 이렇게 건방진 행동을 한 벌로 그녀에게서 발퀴레의 권한을 빼앗았다. 동시에 잠드는 가시로 그녀의 몸을 찔렀다. 그녀가 깊은 잠에 빠지기 전에 오딘 신은 브륀힐트가 다시는 전쟁터에서 승리를 결정하는 발퀴레 노릇을 못하는 것은 물론, 장차 어떤 사내와 혼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12쪽, 〈반지의 영웅 지구르트〉 중에서
이토록 화려한 성을 다스리는 왕이 어찌하여 저토록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을까? 그는 대체 어디가 아픈 것일까? 무어라 위로의 말을 하면 좋을까? 만찬이 시작되기 전에 홀을 한 바퀴 돌아 도로 나간 시종에 들고 있던 피가 뚝뚝 떨어지는 그 창은 무엇이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어째서 그토록 통곡을 했던가? 눈앞에서 벌어지는 믿기 어려운 이 음식의 기적은 또 어찌 된 셈인가? 이 화려한 의식은 모두 무엇을 위한 일인가? 이 모든 일은 대체 무얼까? 자기는 어떻게 이 특별한 곳의 손님이 될 수 있었을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밤새 들어도 모자랄 만큼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파르치팔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223쪽, 〈성배의 기사 파르치팔〉 중에서
구혼 사절단은 곧 이졸데 공주와 함께 아일랜드로 떠나 콘월로 돌아가게 되었다. 트리스탄은 이졸데 공주를 위해 배 한 척을 더 마련했다. 그들이 새로운 왕비를 모실 배를 준비하는 동안 궁에서 이졸데 왕비는 딸을 위한 사랑의 미약을 준비했다. 그 약을 마시면 함께 있는 사람을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하게 되고, 둘이서 함께 그 약을 마시면 이 세상 모든 것을 넘어 서로에게 빠져 하나의 행복, 하나의 고통, 하나의 삶, 하나의 죽음을 맛보게 되는 약이었다. 공주 일행이 배로 출발하기 전에 이졸데 왕비는 작은 유리병에 담긴 약을 브랑게인에게 주었다.
-337쪽,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에서
보물을 향한 열망, 기사들의 결투, 목숨을 내던진 사랑…
중세 기사 문학과 낭만주의의 뿌리가 된 전설적 영웅들의 삶!
신화 교양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완간!
그리스 로마 신화에 편중되어 있던 독자들의 지적 편식을 바로잡으며, 새로운 신화 교양서의 전범을 보여준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3권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인간(혹은 반신半神)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용을 죽이고 보물을 차지한 반지의 영웅 지구르트(지그프리트), 환생하는 용사 헬기 등 게르만 영웅 전설 속 주인공과 함께, 중세 기사 문학의 핵심이자 바그너 오페라의 주요 작품이기도 한 파르치팔, 로엔그린, 트리스탄 등 기독교 기사 영웅들의 이야기도 함께 만날 수 있다.
※ 신화 교양서 시장의 주목할 만한 ‘사건’
: 북유럽 신화 교양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3권 출간
2007년 출간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 2권은 한국 출판 시장에 중요한 사건을 일으켰다. 우선, 그리스 로마 신화에 심각할 정도로 편중되어 있던 신화 교양서 시장에서 낯선 북유럽 신화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교두보가 되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해와 달 오누이 이야기를 우리 전래동화 〈해님 달님 이야기〉와 연결 짓는다거나, 영어 단어 Wednesday가 북유럽 신화 최고신 오딘의 다른 이름인 보탄(Wodan, Wotan)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북유럽 신화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게끔 해주었다.
또, 이전까지 몇몇 번역서가 전부였던 북유럽(게르만) 신화와 전설에 관한 교양서들을 물리치고 ‘북유럽 신화’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책이 되었다. 후발 주자로 출발한 책이 당당히 분야 대표 도서가 된 데에는 ①우리 정서를 반영한 국내 작가의 저작이라는 점과 ②이전의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도판과 편집이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북유럽 신화는 바그너의 대표적인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와 같은 서구 문학과 예술의 중요한 모티프로 사용되었으며, 영화 〈반지의 제왕〉과 〈토르〉, 게임 〈라그나로크〉처럼 오늘날 문화산업의 콘텐츠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난쟁이와 앨프, 마법사와 용사가 등장하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지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북유럽 신화다. 이 오래된 이야기가 다양한 형태로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까닭은 수천 년간 시험되고 다듬어지면서 그 영향력을 인정받은 강력한 이야기성과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는 이처럼 익숙하지만 낯선 북유럽 신화를 친절하고 친근하게 풀어낸 본격적인 북유럽 신화 교양서다. 1, 2권이 신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면, 이번에 출간된 3권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1부에서는 헬기, 지구르트 등 북유럽 신화의 주요 출전인 에다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게르만 영웅 전설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기사 영웅들이 등장한다.
※ 지구르트에서 파르치팔까지, 욕망과 열정에 충실했던 영웅들의 전설
게르만 영웅 전설은 중세 기사 문학의 뿌리이며 유럽의 문화·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환생한 영웅의 이야기, 괴물과 영웅의 대결, 아름다운 여인과의 강렬한 로맨스 등 흥미롭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가득 담은 게르만 영웅 전설은 바그너의 오페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영화나 문학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재탄생되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우리는 대개 힘세고, 어떤 고난이 닥쳐도 훌륭히 이겨내고, 결국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할리우드 액션 영웅들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조금 다르다. 때로는 나약하고 어리석기도 하고, 불행한 최후를 맞기도 한다. 결국 영웅도 욕망과 열정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일 뿐이며, 욕망과 열정을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3권의 영웅들의 세계에는 두 가지 보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반지’와 ‘성배’다. 지구르트가 차지한 반지는 부를 끌어모으게 해주는 힘을 가진 보물이다. 즉, 물질적 탐욕을 상징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지의 원래 주인인 난쟁이 안드바리의 저주가 걸려 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모두 이 보물을 차지하고 싶어 안달하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성배는 권능과 고귀함의 상징이다. 해마다 정해진 날에 하늘에서 성령이 내려와 성배에 축복을 내린다. 하느님에게서 직접 받은 권능이 성배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성배는 인간의 힘으로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배가 적절한 인간을 골라서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배에게 선택되기 위해서는 겸손과 철저한 자기 수련이 필수적
작가정보
저자 안인희는 대표적인 독일어권 번역가이자 인문?예술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로 주목받아온 인문학자이다. 신화와 예술과 현실의 관계를 흥미롭게 살핀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로 2003년 ‘올해의 논픽션 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밤베르크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저서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 2》,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2》(공저)가 있으며, 《히틀러 평전》, 《중세로의 초대》,《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한독문학번역상 수상),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한국번역가협회 번역 대상 수상), 《그림전설집》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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