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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14년 차 방송작가의 좌충우돌 생존기
김선영 지음
유노북스

2020년 04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0년 05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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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58MB)
ISBN 9791196990787
쪽수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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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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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무너져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4년 차 방송작가가 거침없이 털어놓는 파란만장 고난극복기
아침 출근길 문득, 세상이 와르르 무너져 버렸으면 하는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당면한 어려움과 보이지 않는 불안도 함께 사라져 버릴 테니 말이다. 하지만, 상상은 상상으로 그치기 마련이다. 현실은 여전히 힘들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부정적인 바람을 내뱉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그들을 나무랄 순 없다, 나 또한 그러하니.

이 책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의 저자는 여의도를 오가는 출근길 서강대교를 건너는 버스 안에서 다리가 무너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했다. 본인의 의지로 멈추지 못하는 시간을 불가항력이 막아 줬으면 했던 것이다. 사고로 출근을 안 해도 될 것이고 아이템이 생명인 방송작가로서 세상이 주목할 사건사고 방송 거리도 생기니, 일석이조 아닌가 하고 말이다. 발칙하지만 애처로운 바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바람은 곧, 매일같이 일터를 오가는 이 시대 노동자를 향한 찬사이자 헌사이다. 14년 차 방송작가가 피, 땀, 눈물이 배어 있는 ‘나의 일’을 보여 주며, ‘최선’과 ‘열심’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우리’의 날들을 전한다. 하루를 사는 심정으로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들어야 하지만, 또 행복하기도 벅차오르기도 하는 그 달콤살벌한 ‘일’ 말이다.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속 공감 100% 에피소드가 우리를 반긴다. 매사에 열정적이었던 서브작가가 옥상에 불려간 일, 정의구현을 위한 방송이 윗분의 압력으로 엎어졌던 기억, 끈끈한 동지애로 뭉친 비밀 사내 연애의 추억, 떡볶이로 찾는 일의 여유와 일탈의 재미, 워라밸이 궁극적인 해법이 될 순 없다는 깨달음까지.

저자의 파란만장 좌충우돌 버라이어티한 생존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웃고 우는 나를 발견한다. 시간에 쫓기고 마감에 시달리고 시청률에 울고 웃던 방송 일에 매진했던 저자의 모습이, 결코 남 같지가 않다. 그 모습에 깊이 공감하며, 또 다른 나를 본다.

책에는 어느 숙련 노동자가 애정을 품고 최선을 다했던 14년간의 일들이 29가지 이야기로 펼쳐진다. 지난날의 나를 들여다보고 토닥이며 응원한다. 힘들었지만 몰입하고 집착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는 건설적인 판단 후, 삶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조율하는 과정도 담겨 있다. 따라가 보자.
프롤로그: 최선을 다하는 일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믿음

1부 부디 용기를 내면 좋겠다

우연히 발을 들인 멋없는 시작일지라도
버티는 것도 그만두는 것도 용기다
첫 면접의 애타는 심정을 기억하는지
매사에 열정적이면 옥상에 불려간다
자신의 일을 후배에게 미루지 말라
무엇도 나보다 소중한 건 없다
더 알고 싶다_첫 번째: 이제 시작하는 취재작가

2부 항상 힘냈으면 좋겠다

상대방의 속사정을 살피는 자세
정의감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사실 인정하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받는다
일 못해도 살아남는 법
정시퇴근이란 무엇인가
더 알고 싶다_두 번째: 교양물, 라디오, 드라마까지 도전하는 방송작가

3부 그래도 웃었으면 좋겠다

상사의 한 마디에 울고 웃던 시절
비상구였을지도 모를 비밀 사내 연애
나는 서강대교가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혼자서는 못할 일을 함께여서 해내다
반드시 해낸다, 그래야만 한다
차라리 몰랐으면 마음 편했을 일
여전히 유효한 조언, ‘훌훌 털어 버려라’
더 알고 싶다_세 번째: 유튜버를 꿈꾸는 현직 방송피디

4부 최선을 다했던 그때를 기억하면 좋겠다

떡볶이로 찾는 일의 여유
불안해할지언정 괴로워하지는 말자
낯설고 두려운 ‘처음’을 위로하면 안 되나요?
그의 분노는 나와 우리를 위한 것이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실수의 추억
한 귀로 듣고 흘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더 알고 싶다_네 번째: 메인작가는 ‘인력 사무소’

5부 이제는 나를 챙기면 좋겠다

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언정
우아한 방송의 태도에 대하여
워라밸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
힘들지 않은 일 없고, 힘들게 살지 않는 사람 없다
지금도 누군가는 밤을 새우고 있다

에필로그: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

“무작정 최선을 다해 열심이었던 그때가 그립다”
29가지 이야기가 전하는 좌충우돌 직장 밀착 버라이어티

몸은 건강하게! 마음은 여유롭게! 자세는 역지사지로!
터무니없이 적은 봉급을 받으며, 주말과 공휴일은 물론 휴가까지 반납하고, 당장 일주일 앞의 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오늘을 사는 심정으로 안 되는 일도 되게 했던 이가 여기 있다. 불안에 시달린 지난날을 보내 온, 14년 차 방송작가 김선영 저자다. 그녀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해 온 걸까.

끔찍하기도, 행복하기도 했다는 저자가 전하는 파란만장 좌충우돌 고난극복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끔찍’이나 ‘행복’의 극단적 감정이 아닌, ‘최선’과 ‘열심’을 다했던 지난날을 무의미하지 않다고 여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자신을 칭찬한다.

“내가 지금 불안한 건 일에 애정을 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_본문 중에서

저자는 일에 몰입하고 집착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몸과 여유로운 마음과 상대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저자는 서브작가로 일한 지 칠 년이 넘어가자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아토피가 재발해 몸이 건조하다 못해 쓰라렸고, 화나 난 사람처럼 얼굴이 붉었으며, 지나간 자리에 각질을 남겼다.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보람도 사명감도 다 좋지만 소중한 건강을 잃을 순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몸의 건강은 마음과 정신에서도 비롯된다고 했다. 여유로운 마음, 마음의 여유로움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저자가 메인작가였을 때 다른 메인작가가 합류했다. 나이 어린 메인피디가 주재한 회의에서 크게 나무람을 당하니, 저자가 오히려 무안할 정도였다. 정작 당사자는 출중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능력의 소유자, 그릇이 넓은 것인지 단단해진 것인지 모르지만 불안과 불확실이 난무하는 일터에서 필수 능력인 건 확실했다.

오직 앞만 보고 지금 당장을 살아야 하는, 방송작가라는 직업. 그럼에도 의미를 남기기 위해선 역지사지로 생각하고 바라보고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짠돌이로 유명한 십 년 차 피디, 분식집에서도 더치페이를 하려는 그를 다들 혐오했다. 하지만 그 또한 열악한 조건에서 오랜 시간 생존한 프리랜서로, 터무니없는 봉급을 받고 밤낮도 휴일도 없이 일을 해 왔다. 그런 속사정을 누가 알겠는가, 누가 알아줘야 하겠는가. 한 번쯤 그의 입장에 서 봐야 한다, 누구나 사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슬기로운 직장 생활의 유의미한 날들
저자는 ‘최선’과 ‘열심’이야말로 직장 생활의 유의미한 날들을 뒷받침했다고 말한다. 덕분에 힘들었지만 벅차오르는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중요했을 게 있으니 ‘인간관계’다. 즉, 그녀의 동료들이자 우리들과 다름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노동자들 말이다.

사내 연애는, 흔히 직장 내 가장 핫한 루머와 가십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비밀스럽지만, 멀지 않은 지근거리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비밀 사내 연애야말로 숨 막혔던 현실의 유일하다시피 한 비상구이자 탈출구였다고 고백한다. 자갈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유대감으로 똘똘 뭉친 동지. 바쁘고 괴로울수록 사랑하기를 멈추지 말라!

파다한 담배 연기 속에서, 시간에 쫓겨 원고를 쓰고, 피디와 머리를 맞대고 싸우고 화해하며, 동료들과 함께 전전긍긍한 나날. 저자는 혼자서는 절대 못할 일을 함께여서 해냈다고 말한다. 몸은 죽도록 힘들었지만,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너무나 강렬했다고. 혼자서도 무엇이든 척척 잘 해낼 거라 생각하는가? 함께여서 못할 일을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혼자서는 못할 일을 함께여서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하나의 완성물, 함께 작업한 이들, 의견과 견해는 같을 듯하다가도 확연히 다르다. 그럴 때 순간 흥분하면 종종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 하나 더하기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같은 종착지로 항해하는 한 배에 탄 선원이라는 사실, 길을 잃었을 때 서로를 탓하는 대신 지도를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게 낫다는 사실 말이다. 상대방과 나의 분노는 왜 분출되었는가? 나와 우리를 위해서였다! 미움은 곧 고마움으로 바뀐다.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해야 할 때
2007년 지상파 휴먼다큐멘터리로 방송 일을 시작해, 10년간 TV프로그램 구성작가로, 3년간 대기업 사내방송과 정부공공기관 소셜방송 구성작가로, 지난 1년간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 김선영은 책을 통해 ‘쓰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조율하는 법을 제시한다.

현재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을 방치해선 안 되며,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지키고 보살피고 소중히 해야 할 대상은 ‘나’라고 말한다. 삶에서 일과 직장은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임에 분명하지만, 그래서 일을 기준으로 워커홀릭이 되기도 하고 워라밸을 즐기기도 하지만, 결국 그게 다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워라밸조차 고단한 생활을 덜 괴롭게 하는 대안이 될지는 몰라도 해법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어떤 일을 하든,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무기 삼아 내가 주인공이 되어 나의 이야기를 쓰며 건재하게 나아가자.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본문 속에서)
현재의 방송 시스템 안에서는 건강을 지키며 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방송작가 일을 접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보람도 사명감도 다 좋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소중한 건강을 잃는다면 앞으로의 날들은 누가 보상해 주며, 지난날이 과연 아름답게 느껴질까. 이제 정말 더는 못 견디겠다 싶을 때, 그땐 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무엇도 자신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걸 기억했으면. 아프면 아프다고,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당신이면 좋겠다.
-‘무엇도 나보다 소중한 건 없다’ 중에서

나는 결국 인정했다, 정의감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관계가 얽힌 수많은 사람을 통과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곱게 정제된 ‘방송용’ 내용만 텔레비전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하나씩 포기하고 타협해야 할 일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것이며, 내가 그 벽과 싸울 만큼 단단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하다는 것을. 정의감만 불타던 서브작가였던 나는 어느덧 세월이 흘러 그 선배만큼 연차가 쌓였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전히 그들 앞에서 을이었고, 오히려 더 바싹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메인작가가 되어서야 내가 서브작가였을 때 맞았던 돌들이 커다란 바윗돌의 부스러기였다는 걸 알았다.
-‘정의감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사실 인정하기’ 중에서

나는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로 출근했다. 방송이 코앞인데 아이템을 잡지 못했거나 출연자 섭외를 못했을 땐, 다리가 무너져 버렸으면 했다. 내 의지로 멈추지 못하는 시간을 불가항력이 막아 줬으면 했던 것이다.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세상은 온통 난리가 나고, 한동안 방송 아이템 걱정은 덜 것이다. 하지만 진정 원하는 바는 그게 아니었다. 하루를 통으로 자 버리고 ‘내 쉬는 날은 도대체 누가 훔쳐 갔냐’며 원망할 새도 없이, 또다시 여의도행 버스에 오른다. 서강대교를 건너며 차창 밖을 바라본다. 따사로운 햇살이 그녀를 위로한다, 스물다섯의 나를 응원한다.
-‘나는 서강대교가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에서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두렵다. 하지만 그 시절이 지나면 또 까마득하게 잊고 산다. 잊는다는 건 축복이자 저주일 테다. 우리는 충분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먼저 손 내미는 걸 꺼린다. 물론 스스로 견디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의 나를, 처음의 나를 잠시 떠올려 보자. 매사에 어리바리하던 그 시절, 먼저 말을 걸어 주었던 눈물 나게 고마운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잊지 못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는 건 어떨까.
-‘낯설고 두려운 ‘처음’을 위로하면 안 되나요?’ 중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잠을 못 자서 충혈된 눈으로, 누군가에게 쌍욕을 들어가며, 커피를 수혈하고, 줄담배를 태우며 맡은 일을 줄기차게 해 나가고 있을 ‘방송쟁이들’. 아직도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뜨거워진다. 징그럽게 자랑스럽다. 한편으론 안쓰러운 마음을 거둘 수 없다. 분명 오늘 하루도 방송만 생각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했을 테니. 그건 어쩌면 사명감 아닐까. 내가 나를 지키려고 내던졌던 그 사명감을 그들은 끝끝내 껴안고 있을 터. 그들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밤을 새우고 있다’ 중에

작가정보

저자(글) 김선영

투덜거리면서도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글로 밥벌이하는 직업을 찾다가, 2007년 지상파 휴먼다큐멘터리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보는 건 예능을 좋아하고, 만드는 건 교양이 재미있더라. 주로 교양물을 구성했는데, 일상은 스릴러에 가까웠다.
방송쟁이들이 다 그렇듯, 마감에 쫓겨 살며 일이 삶의 최우선 순위였다. 방송작가를 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줄 알았는데, 아직 까마득한 공중전이 남아 있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방송은 지긋지긋하다며 10년간 했던 TV프로그램 구성작가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다가, 방송 만드는 일로 다시 돌아갔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 세계는 신선했지만, 여전히 갈증을 채워 주지 못했다. 억지로 만드는 남의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썼더니 책이 됐다.
막연히 디지털 노마드를 꿈꾼다.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글로 밥 벌어먹는 날이 오길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헤매는 중이다. ‘최선’과 ‘열심’의 가치를 믿는다.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이어가고자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을 쓴다. 소소하게 글쓰기 강의와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브런치 필명 : 글로 밥 벌어먹는 여자(https://brunch.co.kr/@geulb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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