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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10인의 과학자들이 뽑은 내 마음을 뒤흔든 과학책
바틀비

2018년 05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3월 23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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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41MB)
ISBN 9791196250546
쪽수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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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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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강력 추천하고 맥락을 잡아준 20권의 책
열 명의 과학자 및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한 해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과학과 비과학 분야의 책을 각각 한 권씩 선택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서평집이자 과학책 가이드북. 생물학, 물리학, 생화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20권의 책을 통해 과학과 인간을 이야기한다. 고용 안정성은 물론 삶의 안정성까지 흔들리고 있는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저자들은 한 해 동안 감명 깊게 읽은 책을 통해 과학이란 무엇인지, 과학은 어디까지 세상의 비밀을 밝혀냈는지, 그 사실들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과학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질문은 무엇인지, 과학기술이 빚어내는 미래의 풍경은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그려내고 있다. 또한 비과학서 서평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수많은 과학적 사건들이 숨어 있음을 생생하게 펼쳐 보이고, 세상사를 과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해준다.
초대하는 글

강양구
인류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휴먼 에이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섬에 있는 서점』

김범준
나는 가치 있는 존재인가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괴물을 없애는 방법 『미스 함무라비』

김상욱
정보란 무엇인가? 『인포메이션』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니까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송기원
우주에서 어떻게 오늘 내가 존재할 수 있는가 『빅 히스토리』
쓰라려 목메는 삶 『바깥은 여름』

이강환
우리 몸은 생각보다 강하다 『솔직한 식품』
세상을 바꾸려면 냉정해야 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이은희
폭주와 조율의 사이에 선 과학자의 고뇌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최상류층의 특이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관찰 『파크에비뉴의 영장류』

이정모
강한 남자는 육아를 하기 위해 존재한다 『수컷들의 육아분투기』
작은 기쁨들로 큰 슬픔을 견디듯이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이지유
과학자를 만드는 호기심에 관하여 『랩걸』
달리기 + 음식 = 인생 『달리기의 맛』

정경숙
수용과 거부 사이 『숙주인간』
현대미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황정아
우주를 사랑했던 위대한 그녀들을 향한 헌사 『로켓 걸스』
단 한 명의 다정한 어른 『힐빌리의 노래』

인간은 싫든 좋든 이 관계의 망의 가장 중요한 행위자다. 또 그런 관계의 망을 단단히 묶어주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이다. ?23쪽

광대한 우주, 영겁의 시간 안에서 티끌 같은 공간, 찰나의 순간을 사는 우리 인간의 존재 의미를 이해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어 물리학자를 꿈꾸는 청소년이 많다. 나도 그랬다. ?39쪽

과학의 역사는 바로, 인간이 겸손을 배운 역사다. ?46쪽

자존심 해체의 끝에 맞닥뜨리는 깨달음은 흥미롭게도 인간의 소중함으로 우리를 이끈다. 아름답고 쾌적한 ‘우주선 지구호’에 함께 탑승한 우리 인류는 이 작은 우주선을 소중히 다룰 공통의 의무가 있다. 난, 이 책에 담긴 장대한 규모의 지적 질문을 할 수 있는 우리 인간 존재의 소중함이 경이롭다. ?46~47쪽

문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다.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문자는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다. 이들을 해독해보니 대부분 회계장부 같은 거였다고 한다. 문자는 시작부터 수학이었다. ?64쪽

생명은 정보 그 자체다.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 생명은 정보를 유지, 처리, 복제하는 기계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말보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표현은 없다. 생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번식, 즉 정보 복제다. ?67쪽

양자역학은 물체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이 세상이 실재하는지 의문을 던진다. 이런 모든 양자역학의 미스터리를 일거에 해소하는 방법은 세상의 본질이 단지 정보라고 하는 거다. 물체가 ‘실제’ 동시에 여기저기 있는 것이 아니라, 물체가 동시에 여기저기 있는 ‘사실’이 있는 것뿐이다. ?69쪽

대인기피증도 조금씩 치유가 되었지만 이제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하고 싶지 않은 말을 억지로 밀어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말이 생각을 미처 따라가지 못해서 그런 걸까. 나는 항상 긴장되어 있었고 주위의 눈치를 보았다. ?77~78쪽

빅 히스토리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우주에서 어떻게 오늘 내가 여기 한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92쪽

과학은 공부하는 대상이 인간이 아닌 자연현상이라 멀리서 보면 신선노름처럼 멋져 보일 수 있고, 인간사를 초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이 던지는 질문은 인간사가 아니지만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길은 복잡한 인간사 속이었다. ?99쪽

어쩌면 불행을 겪는 시간이 멈추고 다시 회복될 수 없는 것은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 때문이 아니었을까. 상처와 불행은 당하는 사람들에게 시리고 목메는 일이지만 또 한편 부끄럽게 느껴지는 일이기도 하다. 왜, 내가 살면서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고 살아온 시간과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창피해지기 때문이다. ?104쪽

생명 유지의 필수 원소 6가지는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인, 황이다.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원소들이라는 말이다. 호흡으로 얻는 일부 산소를 제외하고 우리는 이 원소들을 모두 먹어서 얻는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것은 다른 생명체다. ?111쪽

사실 화학조미료는 잘못된 말이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화학물이기 때문이다. ?115쪽

건강기능식품은 말 그대로 건강에 기능을 하거나 ‘할 수 있는’ 식품이다.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식품이 아니다. 먹어서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식품이 아니라 약이다. ?117쪽

과학은 현재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분석하고 종합하여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과학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118쪽

역사를 모르고 정치에 무관심하며 예술을 즐기지 않으면 ‘교양 없다’고 손가락질하지만, 물리적 법칙을 모르고 화학 반응에 무관심하고 진화에 대해 부정해도 다들 그러려니 한다는 것이다. ?136쪽

과학자가 과학(자신이 잘 알고 매우 친숙한 것)에 대해 비과학자들에게 이야기하는 상황은, 굳이 비유하자면 주변 사람들이 온통 영어를 쓰고 있는데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118쪽

그녀들은 기본적으로 엄마들이었다. 유난히도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면서도 유년기가 매우 긴 특이한 후손을 키워야 하는 유인원 엄마들의 유전자 속에 본능적으로 뿌리내린, 서로를 보살피고 보듬고 기운을 북돋아주면서 고단한 육아를 버텨온 여성들 고유의 유대감, 내 아이를 위해 얼마든지 이기적일 수 있지만 바로 그 아이를 위해 기꺼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엄마들만의 연대의식이 그녀들에게도 아직 남아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154~155쪽

생명체는 등장한 이래로 오로지 모두 자기복제만 했다. 어미와 후손이 똑같았다. 모든 생명체는 암컷이었던 셈이다. 암컷에서 수컷이 갈라선 것은 불과 10억 년 전의 일이다. 이때부터 유성생식을 시작한다. ?160~161쪽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새인 에뮤는 수컷 혼자서 육아를 한다. 암컷은 알을 낳고 사라진다. 수컷은 8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알을 품는다. 그리고 18개월 동안이나 계속되는 육아를 혼자 담당한다. 번식기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알을 품고, 새끼가 알에서 부화하면 새끼들을 데리고 방랑하는 나날들, 그것이 수컷 에뮤의 삶이다. ?162~163쪽

설사 경제가 조금 어려워지더라도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아내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168쪽

팽나무는 나무의 미래인 씨를 보호하기 위해 공기와 물에 녹아 있는 각종 원소를 끌어와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보호막을 만들었다. 식물에게 이런 일은 어렵지 않다.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화학 실험을 해오지 않았던가. ?189쪽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남이 주는 칭찬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솟아나는 의지다. ?190쪽

호기심, 모든 연구를 시작하게 만드는 방아쇠이자 연구를 이어가게 만드는 탄환! 과학자에게 단 하나의 덕목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아무 미련 없이 호기심을 선택해야 한다. ?191쪽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속으로 기어들었던 목소리는 커졌고 행동은 당당해졌으며 자신감이 생겼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혼자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201쪽

새로운 과학 연구의 시작은 간단명료하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법칙이나 이론들에서 벗어나는 몇몇 경우를 이해하려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그럴까? 하지만 이것은 내용 면에서 보자면 전통적 사고방식 혹은 기존에 확립되어 있는 이론들과의 격렬한 충돌을 의미한다. ?211쪽

과학의 기본 기풍은 쉽게 답을 얻기 어려운 큰 문제를, 공략하기 쉬운 작은 문제들로 나누는 것에 있다. 작게 나뉜 문제들의 연관성을 종합하는 것은 물론 통찰을 필요로 한다. ?212쪽

많은 여성 컴퓨터들 중에 극히 일부만 직장과 가정 모두에서 유능하게 자리를 잡아 살아남고(?), 대다수는 둘 중 어느 하나에서는 실패한다. 대개는 결혼생활을 실패로 끝내고 만다. 집에 들어오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남편을 만난 여성 컴퓨터들은 대부분 중도에 결혼생활을 포기했다. ?234쪽

어린 시절에 겪은 가정폭력은 불안정한 감정의 트라우마가 되어, 내 인생을 늘 염세적으로 만들었다. 살면서 한 단계 장애물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더 큰 어려움이 곧 닥쳐올 것만 같은 불안감이 항상 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고 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만 할 것 같았다. 왜냐하면, 나는 도움을 구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까. ?247쪽

누군가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물려받지 않고 싶었던 종류의 스트레스, 슬픔, 두려움, 불안이 나를 잠식해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빈곤한 집에서 태어난 애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나는 제대로 싸우는 방법을 내 성장 과정에서 한번도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251쪽

과학책에 도전할 용기를 주는 과학자들의 가이드북

과학이 교양이 된 시대, 과학자들은 어떤 과학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어나갈까? 과학 이외의 문학 작품이나 논픽션, 에세이를 읽을 때 과학자의 시선은 보통 사람들과 다를까?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은 열 명의 과학자 및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한 해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과학과 비과학 분야의 책을 각각 한 권씩 선택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서평집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수십 년간 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강의해온 뛰어난 과학자들이지만 이들도 과학책을 소설책처럼 술술 읽어나가는 건 아니다. 김범준 교수는 일단 손에 잡은 책은 아무리 읽기 힘들어도 무조건 끝까지 읽는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어떻게든 붙잡고 계속 읽어야만 좀 더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강환 관장은 자신 또한 다른 분야의 과학책을 읽을 때는 용어가 어렵다면서 용어에 익숙해지면 더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정모 관장은 종이 쪼가리에 간단한 계산을 하면서 양과 시간, 크기를 가늠하며 읽는다고 귀띔해준다. 이지유 작가는 과학 지식을 생산해내는 과정은 상상도 할 수 없이 고되다고 토로한다. 생산 과정이 고되다면 그 지식을 이해하는 과정 또한 고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과학책이 너무 어려워 차마 도전할 엄두를 못 냈던 사람이라면 이제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이라는 가이드북을 들고 과학책 탐험을 떠나보자. 과학자가 골라낸 좋은 책을 배경지식과 함께 읽어나가면 과학책 읽기의 망설임이 한 뼘 낮아질 것이다.

우주를, 인간을 이해하려는 과학자들의 책 읽기

저자들은 과학의 역사가 끊임없이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해온 역사였다고 입을 모은다. 옛사람들은 간절히 원하면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 인간은 물리적 공간에서 물리적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구체적으로 몸을 지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 분명해졌다(140~142쪽). 지동설의 발달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구도 태양계의 일개 행성이라는 사실을, 천문학의 발달은 이 광막한 우주, 영겁의 시간 속에서 우리 인류는 좁은 공간, 찰나의 순간을 살다가 가는 존재임을 알려주었다(46쪽). 우리처럼 울고 웃던 인간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게 아니라 인간은 별 먼지로 만들어진 존재에 불과하다(94쪽, 111~112쪽). 무언가를 끊임없이 먹어야 하는 종속영양생물인 인간에 비해 광합성을 발명해낸 식물은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204쪽, 187쪽). 인간의 ‘자유의지’도 환상이자 기생생물의 조작에 불과하며 ‘의식’이란 정보가 어떤 복잡한 방식으로 처리될 때의 느낌에 불과할지 모른다(54쪽, 210쪽, 45쪽).
이렇게 인간이 특별하지 않다는 깨달음이 있기에, 우리 인간은 소중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통찰이다. 세상을 사실 그대로 보는 관점 때문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고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우주적 범위가 확장되었다(142쪽). 아직까지는, 우주를 이만큼이나 이해하는 종은 우리밖에 없다. 인간은 숱한 죄를 지었지만, 이를 만회할 의지와 능력과 기회를 갖고 있기도 하다(23쪽).

우리 인간이 우리 우주 안에서 특별하지 않듯이, 우리 우주가 특별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 우주의 광막한 공간, 영겁의 시간 안에서 우리 인간 존재가 하나도 특별하지 않음을 깨닫게 한 과거의 물리학 발전의 마지막 단계에 드디어 우리가 서 있는 것이 아닐까. 바로, 우리가 위치하고 있는 이 어마어마한 우리 우주도 사실 하나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말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 있다. 특별하지 않다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나나, 내 아이나, 독자나, 우리나라나, 모두 다 하나도 특별하지 않지만 그래도 정말 소중하다. ‘우리’ 우주도 말이다. ?김범준, 47~48쪽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은 과학책을 일상어로 쉽게 풀어내면서 이 세상을 조금 더 다른, 조금 더 큰 시각에서 바라보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연민으로 공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과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저자들은 과학책을 읽으면 과학 지식을 배울 수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 과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과학자들은, 따로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 등을 배우지는 않지만 과학이라는 분야에서 교육을 받다보면 물에 닿은 종이가 서서히 젖어들어 부풀어 오르듯 그렇게 과학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진다. 단위의 환산을 통해 실질적인 크기를 가늠하고 그래프를 그리고 모델을 만들어 경향성을 파악하고 핵심적인 구조를 읽어내는 법을 배운다. 다양한 조건과 사례들 사이에서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과적 원인과 결과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상관적 변수를 찾아내길 원하고,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된 확률이 실질적인 환경에서 일어나는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은희, 139~140쪽

이 사고방식은 마치 숨쉬기처럼 자연스러워서,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기가 어려워진다. 과학자들은 일상의 작은 사건도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이를 테면 천체물리학자 정경숙 박사는 지난여름 심한 장염에 걸렸다. 박사는 양쪽 팔에 줄과 전선을 대롱대롱 달고서는 자기 몸속에서 벌어지는 “숙주를 차지하려는 미생물 간의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찰하고 “우리 몸의 70% 정도가 수분이라는 사실”을 목격하는 기회로 삼았다. 한 달 내내 항생제를 먹어 체온이 떨어지고 체력이 급격하게 방전된 상황에서도 두터운 이불을 둘러쓰고 앉아 장내 세균과 항생제, 근육과 체온 유지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 위해 다양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208~209쪽).
통계물리학자인 김범준 교수는 현직 판사가 쓴 법정 소설에서도 과학을 읽어낸다. 법조계에서 말하는 ‘전관예우’는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늘어나는 되먹임(positive feedback)’의 과정을 잘 보여준다. 전관예우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전관 변호사에게 사건이 많이 몰리고, 따라서 전관은 승소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골라 수임할 수 있다. 결과는? 당연히 전관 변호사의 승소율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사건이 몰려 승소가 확실한 사건만 수임하니 승소율은 더 높아진다(56~57쪽).
문제의 본질은 법원에 대한 빈약한 신뢰인데, 자꾸 오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김범준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러한 ‘괴물’을 없애려면 괴물이 살 수도 있어 보이는 음산하고 혼탁한 호수 물을 맑게 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혼탁한 호수는 햇빛이 바닥에 닿지 않아 물속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고, 곤충이나 물고기도 거의 없어 오염물질을 정화할 능력이 전무하다. 일단 혼탁해지면 호수는 계속 혼탁한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물을 다시 맑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단 물이 맑아져 다양한 생물종이 공존하는 건강한 호수 생태계가 이루어지면, 스스로의 자정능력으로 맑은 물을 유지할 수 있다. 물을 맑고 투명하게 해 ‘괴물’을 추방하면, 앞으로 올 수도 있을 미래 괴물의 출현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밑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호수에 괴물이 숨을 곳은 없다(58쪽).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은 ‘세상은 원래 그래’라는 우리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과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생각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하는지 진지하게 관찰해볼 계기를 제공한다.

쓰라린 상처도 같이 울면 힘이 된다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에서 다루고 있는 책 중 절반은 비과학책이다. 과학책 서평이 객관적인 ‘팩트’의 영역에서 과학적 발견과 발명을 친절하게 풀어주고 있다면 비과학책 서평은 저자들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내면의 풍경을 보여준다.
김상욱 교수는 병약한 몸, 자폐에 가까운 성격, 반복되는 실연, 치부 같은 가난, 가까운 이들의 예기치 않은 죽음…, 늘 울고 싶었던 유년기와 청년기의 좌절과 방황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77~84쪽). 송기원 교수는 늘 시간에 쫓기는 팍팍한 삶, 대상도 불분명한 끝도 없는 경쟁,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던 사건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99~101쪽). 황정아 책임연구원은 가난과 뿔뿔이 흩어진 가족, 가정폭력으로 인한 불안정한 감정의 트라우마를 언급한다(244~247쪽).

나를 포함한 빈곤층 아이들 대부분은 ‘회복탄력성’이 매우 낮다. 거절당하는 일에 무뎌지기가 힘이 들고, 어떤 일이든 한번 좌절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힘에 부친다. 안정적인 가정에서 다정한 가족들의 지지를 받고 성장한 아이들은 소소한 작은 실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담대해지기 쉽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는 금수저, 흙수저론을 인용하자면, 나는 애초에 남들보다 한참 뒤에 있는 불공평한 출발선에 서 있었던 지독한 흙수저였던 셈이다.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면서 내가 간절히 원했던 한 가지는 제발 출발선이라도 공정하길, 나에게 ‘기회의 평등함’이라도 주어지길. 그 한 가지였다. ?황정아, 247쪽

여성 과학기술인이 20%도 채 안 되는 현실과 달리, 책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과학자들의 글도 마음을 울린다. 연구 분야마다 구체적인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여성 과학자들은 조직에서 홍일점인 경우가 많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학생일 때는 물론, 과학자로 우뚝 선 지금도, 일을 잘해내든 못해내든 항상 먼저 주목을 받는다. 이렇게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삶을 살아오면서 터득하게 되는 요령은 되도록 여성이라는 티를 내지 않는 것, 되도록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게다가 과학자라는 직업 자체가 이미 업무 강도가 상당한데 여성 과학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육아와 가사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모두 끌어다 사용해도 일?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버겁기만 하고, 언제까지 이 위태로운 생활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일상의 무거움이 짓눌러온다(234~236쪽).
저자들은 책을 통해 자신들이 맞닥뜨렸던 쓰라린 상처를 털어놓고, 동시대를 사는 이들의 보편적인 고민으로 확장해내고, 이를 다시 ‘과학’이라는 키워드 안으로 포섭해낸다.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세상이 조금은 바뀔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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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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