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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있습니까

연애 감정부터 혐오까지, 격정적인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10가지 감정 지형
일상 인문학 10
은행나무

2017년 12월 23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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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54MB)
ISBN 9791196214791
쪽수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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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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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있습니까?』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감정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리되고 축소되고 단순화되어 상품의 하나로 변용된 감정 노동에 대한 논의로 끝을 맺는다. 감정 노동은 사회의 분위기나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갑’의 요구에 따라 감정을 상품화하는 행위이다. 이에 대해 10장 〈얼굴 뒤에 감춰진 감정〉을 쓴 영문학자 윤소영은 타자의 얼굴에서 윤리적 요구를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 레비나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본을 걷어내고 가장된 미소 너머에 가리워져 있을 감정을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상품으로 내비치는 서비스 미소 이면에 가려진 진짜 노동자들의 감정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제목과도 직결될 것이다.
책을 내며

0장 감정 | 감정이란 무엇인가? _ 김종갑
알파고와 현대사회의 감정 문제 ㆍ 감정을 표출하지 않으면 병이 되는가? ㆍ 우리 사회의 감정 지형 ㆍ 열린 감정을 위하여

1장 감정 코칭 | 감정도 코칭이 되나요? _ 최하영
현대의 죽어버린 감정, 탈감정 ㆍ 매뉴얼화된 감정 처리?감정 코칭 ㆍ 포섭(co-optation)된 감정의 전시: 쇼핑몰 ㆍ ‘진짜’ 진정성 찾기? ㆍ “여러분, 부자 되세요”

2장 감정 방어 | 대도시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남기 _ 최은주
개인화된 개인 ㆍ 대도시 삶과 관리된 감정 ㆍ 상처받지 않을 자유 ㆍ 합리주의와 감정 ㆍ 감정의 발굴

3장 연애 감정 | 낭만적 사랑 따위는 없어 _ 김운하
열정과 냉정, 동경과 냉소 사이에서 ㆍ 사랑과 감정의 취급 ㆍ 낭만적 사랑이라는 가치의 발명과 순수의 함정 ㆍ 감정과 이성의 소통과 조화 ㆍ 또 다른 연애 감정의 취급?

4장 혐오 | 혐오하라, 그러면 구원을 받으리니 _ 김종갑
여성 혐오와 함께 조명된 혐오의 정치성 ㆍ 자연적 혐오와 사회적 혐오 ㆍ 음식과 혐오, 그리고 여성 혐오 ㆍ 자기 자신을 긍정하라

5장 시기심 | 고통스러운 질투, 존재의 시기심 _ 정지은
누구나 시기심은 있다 ㆍ 질투는 시기심인가? ㆍ 질투와 시기심은 탐정을 만든다 ㆍ 너무 쉬운 향유와 너무 어려운 결여 ㆍ 향유의 대상으로서의 타자와 인격으로서의 타자

6장 수치심 | 부끄럽습니다만… _ 임지연
탈수치심 사회에서 수치심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ㆍ 수치심의 개념들 ㆍ 탈-수치심과 과잉-수치심 사이 ㆍ 수치심과 증언의 역설 ㆍ ‘붉은 뺨’을 가진 사람들의 사회로

7장 공포 | 도대체 뭐가 무서워 _ 서윤호
새로운 공포의 출현과 공포의 일상화 ㆍ 공포란 무엇인가? ㆍ 현대적 공포의 작동 메커니즘 ㆍ 우리 사회의 공포 현상 ㆍ 권력과 자본은 공포를 어떻게 다루는가: 공포정치의 일상화와 공포의 상품화 ㆍ 신자유주의적 공포의 개인화 현상과 사회적 연대의 회복

8장 분노 | 분노의 정치학으로서의 메갈리안 현상 _ 윤지영
분노와 혐오의 차이 ㆍ 분노하는 자?메갈리안 ㆍ 메갈리안의 미러링 전략, 그 반사 원리에 대하여 ㆍ 남성 중심적 질서에 대해 비춘 전복적 반사경

9장 애도 | 우울과 애도, 그 빈자리 너머 _ 김주현
상실에 대한 헌정 ㆍ 프로이트의 애도와 우울증 ㆍ 나르시시즘과 사디즘 ㆍ 데리다의 끝없는 애도 ㆍ 낸 골딘의 기억, 현존과 부재 사이

10장 감정 노동 | 얼굴 뒤에 감춰진 감정 _ 윤소영
감정과 감정 노동 ㆍ 감정이란 무엇인가 ㆍ 감정 노동자의 얼굴과 감정 ㆍ 감정 노동의 양태, 현장성 ㆍ 노동으로 승화된 감정 ㆍ 노동일 수밖에 없는 감정

이와 같이 외부의 자극은 몸에 크고 작은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혈압이 상승하고 호흡이 가빠지는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느낌일까, 아니면 부정적인 느낌일까? 스피노자는 삶의 유지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코나투스)의 증가를 기쁨, 그러한 에너지를 감소시키는 몸의 변화를 슬픔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렇지만 똑같은 자극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감정을 느낀다. 슬픔인가? 기쁨인가? 자극 자체는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제안한 캐나다의 생화학자 한스 셀리에(Hans Selye)는 ‘변화를 요구하는 몸의 불특정 반응’으로 스트레스를 정의했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자체가 우리의 느낌을 결정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좌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욱 큰 의욕과 용기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똑같은 스트레스가 전자에게 나쁜 스트레스(distress)가 되고, 후자에게는 좋은 스트레스(eustress)가 되는 것이다. 느낌은 해석의 결과이다.
_p18~19 〈0장 감정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갑작스레 투견이 달려들면 우리는 공포와 놀람, 고통의 감정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주인이 말리기는커녕 팔짱을 끼고 재미있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거기에는 수치감, 억울함, 당혹감, 적대감과 같은 사회적 감정들이 추가되기 시작한다.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 같은 도덕적 기준이 개입하면서 감정의 지형이 바뀌는 것이다.
_p26 〈0장 감정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돌잔치, 결혼식, 장례식 등 삶의 중요한 의례들이 그 의미보다는 온갖 옵션의 더하기/빼기로 이루어진 요식 절차가 된 지는 이미 오래지만, 그것에 반발하는 움직임, 예를 들어 돌상을 직접 차리거나 친한 친구들만을 초대하는 간소한 결혼식 등도 빠르게 자본에게 포섭(co-optation)된다. 즉, 거기에서 생성되는 시장을 목표로 ‘엄마표 돌상’ 전문 이벤트 회사나 ‘스몰 웨딩’ 전문 플래너들이 생겨난다. 이 모든 것이 싫어서 결혼식을 생략하는 커플들이 늘어난다면, ‘노웨딩족을 위한 전문 패키지’가 만들어질지도 모르겠다. 포터는 문화 영역에서의 ‘포섭’을 설명하면서, 하위문화에서 고유한 형태의 예술이 등장했을 때 자본을 장착한 주류에서 그 예술 형식의 “거친 부분을 사포로 갈아”내어 “말랑해진 버전”으로 대중에게 공급하는 동안 그 예술의 원래 제창자들은 잊힌다고 비판한다. 요즘 도시 공간과 관련하여 쟁점이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_p57~58 〈1장 감정도 코칭이 되나요?〉 중에서

감정의 순수성을 가치로 확립하는 순간 낭만성은 감상성과 혼동되기 시작한다. 동시에 이기적 소유욕과도 쉽사리 뒤섞인다. 데이트 폭력에 나타나듯 잔인하고 이기적인 폭력 자체도 감정의 순수성으로 합리화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감정-사랑’으로 이해되는 사랑은 언제든 감정 과잉의 감상주의나 이기적 나르시시즘이나 광적인 소유욕에 불과한, 사랑을 빙자한 폭력으로 쉽게 변질되어버리는 것이다.
_p102 〈3장 낭만적 사랑 따윈 없어〉 중에서

질투는 질투하는 자, 질투의 대상, 그리고 경쟁자라는 3항 구조 속에서 일어나며 여기에는 최소한 질투하는 자가 동일시하는 다른 인격이 있다. 반면에 시기심은 시기하는 자와 시기심의 대상이라는 2항 구조 속에서 일어나며, 이러한 2항 구조 속에서는 시기심의 대상만이 있을 뿐 타자의 인격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개인을 향유에 쉽게 노출시키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수록, 개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자신을 제외한 사회 전체를 시기심의 대상으로도 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_p161〈5장 고통스러운 질투, 존재의 시기심〉 중에서

혼자 있을 때엔 느낌뿐이지만 사회로 나오면 감정이 된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경제적인 ‘감정’에 관한 인문학적 사유와 통찰

지금-여기 가장 문제적인 감정 키워드 10가지로
한국 사회를 진단한다

인간만이 갖는 다양한 감정. ‘감정’은 일견 개인의 심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일 감정’, ‘감정 노동’과 같은 사회적 키워드를 생각하면 다분히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물성을 지님을 알 수 있다. 이에 특징적인 감정들과 감정과 관련된 사회 현상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진단한 책 《감정 있습니까?》(은행나무 刊)가 출간되었다.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에 소속된 문학, 법학, 철학 등 다양한 전공의 인문학자들은 감정을 외부의 자극에 대한 몸의 반응으로 정의하고, 같은 자극에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처럼 같은 자극이라도 시대마다 사회마다 다르게 재해석되어 감정으로 표현되는 것에 주목하면 그 시대상을 읽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더구나 요즘처럼 고도화된 사회에서는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자극들을 개별적으로 역학 조사하여 분석하는 것보다 사회 현상으로 빚어진 감정을 읽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에 연애 감정, 혐오, 분노, 시기심, 수치심, 공포 등 한국 사회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감정들을 고르고 여기에 감정 코칭, 감정 방어, 감정 노동 등 현대 사회에 새로이 생겨난 감정의 모습을 보태, 감정이라는 프레임으로 현 시대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한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곧 삶과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감정도 관리하는 자기계발의 사회에서
날것 그대로인 감정의 쓸모를 묻다

몸문화연구소 소장인 김종갑 교수가 서론 격으로 집필한 0장 〈감정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첫 세 장은 감정이 무엇인지, 왜 지금 감정을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관해 다룬다. 우리가 새삼 감정에 대해 돌아보게 된 것은, “19세기 말에 인류학이 새로운 학문으로 부상했던 이유는, 지구상에서 원주민이 사라지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었기 때문”20쪽이었던 것처럼 감정에 위기가 도래했기 때문일 것이다. ‘감정 코칭’과 ‘감정 방어’와 같이 현대에 등장한 감정의 새로운 현상에서 나타나듯 주관과 예측 불가능의 영역에 속하는 감정을 일률적으로 관리하거나 거세하고 싶어 하는 현대의 무정함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래사회를 그린 많은 작품에서 감정은 통제되는 것으로 흔하게 그려지지 않던가.
영문학자 최하영은 1장 〈감정도 코칭이 되나요?〉에서 스테판 메스트로비치의 탈감정(postemotion) 이론에 입각해 논의를 펼쳤다. 현대 사회에서 ‘맥도널드화’된다고 비판받을 정도로 감정이 일원화되고 있는 양상은 육아에서의 감정 코칭, 광고나 쇼핑몰 디스플레이에서 이미지로 구현되는 상업적인 감정의 묘사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영문학자 최은주는 〈대도시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남기〉에서 대중교통 안 무표정한 현대인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감정을 지울 것을 강요받는 현대인들의 초상에 대해 논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객차」의 묘사로 시작된 글은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중교통, 아파트 단지 등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시선을 돌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감정을 배제하려는 모습들을 소개한다. 현대인들이 감정을 획일화하고 통제하기 쉬운 것으로 만들거나 애초에 감정에 구애받는 일이 없도록 타자와 차단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감정이 사회적으로 문제적임을 반증하는 동시에 나아가 감정을 재발견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가장 일상적이고 뜨거운 감정, ‘연애 감정’, ‘혐오’, ‘시기심’
사회의 비합리를 극복하기 위해 재발견해야 할 ‘수치심’

필자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일곱 가지 감정으로 연애 감정, 혐오, 시기심, 수치심, 공포, 분노, 애도(우울)을 꼽는다. 먼저 ‘감정’이라고 할 때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연애 감정에 대해 소설가 김운하는 3장 〈낭만적 사랑 따위는 없어〉에서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낭만적 사랑의 역사와 그 모습을 소개하고는 사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을 꼽는다. 이에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이성과 윤리로서 지속할 수 있는 관계로서의 사랑을 제안한다.
다음으로 지금 가장 문제적인 감정, 혐오와 시기심을 소개한다. 영문학자 김종갑은 4장 〈혐오하라, 그러면 구원을 받으리니〉를 통해 근 몇 년간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혐오를 소개한다. 혐오는 우리가 가진 감정 중 가장 강렬하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단편적인 예로 이질적인 음식 문화에 대한 혐오를 살피면, 혐오는 사회적으로 탄생하는 것이며 여성을 음식으로 등치해 ‘먹는다’라고 표현해온 고전적인 은유로부터 여성 혐오응연원을 짐작할 수 있다. 5장 〈고통스러운 질투, 존재의 시기심〉을 쓴 철학자 정지은은 원하는 대상을 놓고 경쟁자와 3자 관계를 맺는 질투와 달리, 타자와의 2자 관계 속에서 타자가 향유하는 것 자체에 대해 나타나는 시기심에 주목한다. 대중 매체에 아이돌, ‘먹방’, 명품 등 향유할 거리가 넘실대지만 실제로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슬픈 개인들이, 타인도 향유하지 못하고 결여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없어서 시기심을 느끼게 된다. 데이트 폭력과 같은 범죄가 근래에 폭증하고 있는 현상도 이런 시기심의 메커니즘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렇듯 부정적이고 거센 감정들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때에 병리적인 감정으로서 도려내야만 한다고 여겨지던 수치심을 재발견하기를 제안하기도 한다. 직접 가해하지 않아도 특정한 비행이 없었어도 느껴진다는 점에서 죄책감과 대별되는 수치심은 기실 상호 인정 관계 속에서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사회적 감정이다. 문학평론가 임지연은 6장 〈부끄럽습니다만…〉에서 아우슈비츠, 후쿠시마 원전, 세월호 등에서 희생을 피할 수 있었던, 살아남은 사람들이 윤리적 수치심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감정이 사회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한 ‘공포’와 ‘분노’
상실이 만연한 시대에 슬픔을 잘 치유하기 위한 ‘애도’

다음 장에 이어지는 공포와 분노는 정치적인 감정으로 소개할 수 있다. 몸문화연구소 부소장인 법학자 서윤호는 7장 〈도대체 뭐가 무서워〉를 통해 공포정치에서 볼 수 있듯이 공포 감정이 권력과 자본이 위세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양상을 소개한다.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고도화된 사회에서, 공포는 권력이 스스로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매개가 된다.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윤지영은 8장 〈분노의 정치학으로서의 메갈리안 현상〉을 통해 2015년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 부흥을 이끈 메갈리안들이 혐오가 아닌 분노라는 감정에 따라 행동했음을 이야기한다. 분노는 “불합리한 상황 앞에서 질문하는 감정”216쪽이다. 메갈리안으로 대표되는 여성들의 분노 양상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가 제시한 정신의 세 가지 단계 중 시스템에 굴종한 낙타 단계를 벗어나 기존의 질서에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외치는 사자 단계로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세월호 이후 누구라도 언제든 상실을 겪을 수 있게 된 ‘위험 사회’에서 그 가치를 정치적으로 새로이 곱씹어야만 하는 감정도 있다. 상실로 인한 깊은 슬픔을 병적인 우울로 은폐하지 않고 잘 갈무리하기 위해 애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미학자 김주현은 〈우울과 애도, 그 빈자리 너머〉에서 미국의 사진작가 낸 골딘이 어린 시절에 자살한 언니를 비롯해 히피 공동체에서 만난 친구들을 애도해온 과정들을 그녀의 작품 활동과 함께 살핀다. “깊은 슬픔은 비정상이지도 병적이지도 않다.”264쪽

나의 감정을 인정하고 타자에게도 감정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 감정을 잘 관리하는 길이다

《감정 있습니까?》는 이렇게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감정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리되고 축소되고 단순화되어 상품의 하나로 변용된 감정 노동에 대한 논의로 끝을 맺는다. 감정 노동은 사회의 분위기나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갑’의 요구에 따라 감정을 상품화하는 행위이다. 이에 대해 10장 〈얼굴 뒤에 감춰진 감정〉을 쓴 영문학자 윤소영은 타자의 얼굴에서 윤리적 요구를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 레비나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본을 걷어내고 가장된 미소 너머에 가리워져 있을 감정을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상품으로 내비치는 서비스 미소 이면에 가려진 진짜 노동자들의 감정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제목 《감정 있습니까?》와도 직결될 것이다.
“감정은 인간의 항수가 아니라 문화적·역사적 변수이다.”15쪽 이러한 감정을 감추거나 가장하지 않고, 사회 현상에 대한 반응으로서 민중들이 갖게 되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감정이 있음을 생각하고 인간적으로 배려하는 것. 나와 타인을 인간으로 재발명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감정 있습니까?》의 필진이 제안하는 건강한 사회상을 갖추는 길일 것이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가 재발견되었듯이 우리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을 재발견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여 적재적소에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감정은 즉흥적이거나 병적인 것이 아니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사한 흐름으로 갖고 있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인간성의 증명인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수치심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회, 수치심을 병리적인 것으로 여기고 치료하고 도려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 수치심을 무의

작가정보

저자 몸문화연구소는 2007년 설립 이래 현대 철학과 사회의 화두인 몸을 중심으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학제적으로 연구하면서 학술대회와 대중 강좌, 교양서 · 총서 출간의 활동을 해왔다. 2017년 교육부 지원의 대학중점연구소로 선정되면서 권력과 기술, 사회규범, 의학에 의해 타자화된 몸의 주체화 방안과 이론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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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감정 있습니까
    연애 감정부터 혐오까지, 격정적인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10가지 감정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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