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이의 있습니다
2017년 01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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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5887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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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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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를 통해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행동주의 투자자와 이를 방어하려는 기업에 현실적인 전략을 알려준다. 또 행동주의자들이 내세우는 구호와 과시 행위 뒤에 숨은 의도와 동기를 낱낱이 해부해, 어떤 주주행동 캠페인이 좋은지 나쁜지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주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 가치 제고 등의 변화를 이뤄냄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장! 이의 있습니다》의 해제를 쓴 임종엽 변호사는 “곧 시행될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 상법 개정 등을 계기로 우리 증시는 미국이 지난 100년간 겪은 주주행동주의 역사를 압축해서 걷게 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도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기업의 CEO에게 편지를 보내며, 주주명부와 회계장부 열람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행동주의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1장_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탄생
: 벤저민 그레이엄, 역사상 최초로 기업의 잉여현금을 돌려받다
자료_ 벤저민 그레이엄이 노던파이프라인 최대주주에게 보낸 서한
2장_ 위임장 전문가들의 공격
: 로버트 영, 화약공장 말단 직원에서 뉴욕센트럴철도 의장이 되다
자료_로버트 영이 뉴욕센트럴철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3장_ 저평가된 기업을 살린 가치투자자의 행동주의
: 워런 버핏, 사기 사건으로 위험에 처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구하다
자료_ 워런 버핏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에게 보낸 서한
4장_ 현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휘두른 기업사냥꾼
: 칼 아이칸, 자신감 넘치는 서한만으로 필립스 페트롤리엄을 인수하다
자료 1_ 칼 아이칸이 필립스 페트롤리엄 의장에게 보낸 서한
자료 2_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한 사례
5장_ 최대주주의 공격에 맞서다가 몰락한 제너럴모터스
: 로스 페로, 최대주주로서 GM을 구하려다 기업도 지위도 모두 놓치다
자료_ 로스 페로가 GM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6장_ 13D 양식 싸움으로 쟁취한 기업 공개매각
: 칼라 쉐러,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아버지가 세운 가족 기업에 칼을 대다
자료_ 칼라 쉐러가 쉐러주식회사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7장_ 독설과 인신공격의 망신 주기 게임
: 대니얼 러브와 헤지펀드 행동주의, 스타가스의 무능한 CEO를 몰아내다
자료_ 대니얼 러브가 스타가스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8장_ 우량기업을 무너뜨린 잘못된 주주행동주의
: BKF캐피털, 주주행동주의에 온갖 수단으로 방어하다 결국 무릎을 꿇다
자료 1_ 카를로 카넬이 BKF캐피털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자료 2_ BKF캐피털 의장 겸 CEO가 주주들에게 보낸 주주 서한
나오는 말_무관심한 주주와 부실한 경영이 주주행동주의의 타깃이다
해제_ 더욱 대담해진 주주행동의 시대, 회사의 대응은?
주석
찾아보기
주주들은 이제 관중석에 앉아 구경만 하지 않는다. 대형 상장기업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은 대부분 수동적이어서, 회사의 경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주식을 팔아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자신의 주식 가치를 높이려고 회사에 적극적으로 맞선다. 이 책은 주주들이 수동적인 관중에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바뀌는 극적인 순간에 집중한다. - p.7
그레이엄은 잉여현금 이용 방법은 주주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잉여현금을 어떻게 이용할지는 경영진이 아니라 주주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잉여현금을 회사에 남겨 둘 것인지 여부는 그 현금의 주인인 주주가 결정해야지, 경영진이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 p.34
한 위임장 전문가는“우리 역할은 경영진의 과잉 혁명에 대한 반혁명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위임장 전문가는 “주인들이 펼치는 저항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논리적인 하인먼은 주주행동주의의 근거를 《포춘》에서 이렇게 밝혔다. “기업사냥은 말하자면 투자자 집단이 경영진에 맡겼던 경영권을 회수하는 행위입니다.- pp.73~74
버핏이 대주주로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사건에 개입했을 때, 그는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지 않았고 영업실적에 대해서도 물어보지 않았다. 배당을 높이라고 요구하거나 자본적 지출에 대해 캐묻지도 않았다. 단지 사기당한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기만을 바랐다.- p.96
“한동안은 말이죠, 우리가 전화만 하면 저들이 돈을 내는 식이었습니다. 우리가 전화하기 전에 먼저 전화하는 회사들도 있었습니다. (…) 마치 아기에게 사탕을 뺏어 먹는 것 같았죠”라고 킹슬리는 회고한다. 아이칸에게 그린메일을 보내 거액을 낸 기업에는 색슨인더스트리, 아메리칸캔, 오언스일리노이, 앵커호킹, 댄리버 등이 있었다. - p.140
페로가 GM과 벌인 싸움 덕분에 미국은 주주행동주의와 상장기업의 기업 지배구조에서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GM의 주식을 수년간 보유하면서도 한마디 하지 않았던 대형 연기금들은 회사가 이사회를 약화시키려고 7억 달러를 지급한 사실에 경악했다. 기관투자가들이 드디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페로는 GM을 위해 품었던 원대한 꿈을 이루지 못하고 GM을 떠났지만, 그가 떠나가면서 미국의 최대 기관투자가들에게 지핀 불씨는 오늘날까지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 p.178
채프먼의 서한은 비난과 불손함이 가득했지만, 독설과 유머로 버무려진 날카로운 재무 분석도 종종 눈에 띄었다. 채프먼은 《블룸버그(Bloomberg)》 기자에게 “조롱은 사방으로 퍼지는 무기입니다”라며 자신의 전략을 설명했다. 채프먼은 총 17개 회사를 대상으로 13D 양식을 작성해 공시했다. 그중에는 ‘스킨 플루트’(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은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터무니없이 지나친 양식도 있었다. 어쨌든 채프먼은 모든 투자에서 돈을 벌었고 연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번만 빼고. - p.259
1996년 러브는 실리콘인베스터닷컴siliconinvestor.com의 게시판에 ‘미스터 핑크’라는 필명으로 자신이 공매도한 종목에 관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같은 사이트에 ‘미스터 핑크가 고른 종목’이라는 게시판을 개설하고 매수와 매도에 대한 의견을 사람들과 공유했다.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가 성공할 때면 “세상에나, 나는 천재가 틀림없어!”라고 말했고, 반대 경우는 “세상에나, 이런 엿 같은 경우가!” 라고 탄식했다. - p.264
만약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BKF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주주들은 틀림없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레빈이 끝까지 수입의 80%를 직원 보상에 썼더라도 BKF는 껍데기만 남은 2006년 말보다는 더 높게 평가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BKF 사건이 남긴 것은 실패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교훈 이상이다. 이 사건은 상장기업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 p.317
본문에 수록된 여러 서한은 주주가 회사의 정당한 ‘주인’ 이라고 명시한다. 이는 사실상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상장기업에 자본을 대는 주체가 주주들이고, 주주만이 이사를 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유권의 본질에 관해 추상적인 논쟁을 아무리 해 보았자, 지배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주주가 회사의 ‘주인’ 인지 아닌지, 회사가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투자자들이 금전적 이득에 따라 움직이고 이사회 구성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 상장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할 것이다. - p.343
2015년 7월 17일 열린 삼성물산의 주주총회는 임원들과 몇몇 직원만 모여 일사천리로 안건이 통과되는 통상적인 주주총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출석한 주주들만 553명이었다. 참석률은83.57%에 달했다. 복도까지 사람들이 들어찼다. 주주총회장 안에서는 2시간에 가깝게 합병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주주들의 의견 발표가 이어졌다. 합병에 찬성하는 한 소액주주는 “과거 소버린과 론스타가 그랬듯 외국인들은 투자해 놓고 남의 나라 기업을 얕보고 송두리째 삼키려고 한다”며 “국익을 위해서 합병이 승인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p.356
“새로운 투자 전략서이자 주주친화 경영 지침서”
- 월가를 뒤흔든 주주행동 8대 사건 심층 분석
- 소극적 관중에서 참여하는 투자로! 주주행동의 정석
- ‘먹튀 자본’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CEO 필독서
글로벌 2위 규모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2016년 10월 5일 삼성전자 이사회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고 2015년 7월에 이어 ‘2차 공격’에 들어갔다. ‘라임데모크라시’라는 이름의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국내 처음으로 출시되었는가 하면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원칙을 담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도 곧 제정될 전망이다. 머지않아 시행될 상법 개정안은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투표제 등이 핵심으로, 대주주의 경영권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7년 새해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주주행동주의’를 새로이 주목해야 할 투자 트렌드로 꼽는 주요 요인이다. 바야흐로 국내에서도 ‘행동주의 투자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촛불’로 드러난 사회정의 프레임이 경제민주화 요구와 주주행동주의 확산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확산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의 다양한 주주행동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 분야 전문 출판사 에프엔미디어의 신간 《의장! 이의 있습니다》(원서명: Dear Chairman)는 미국 주주행동주의 역사를 통해 향후 국내에서 벌어질 상황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책의 무대는 미국 주주행동주의 100년 역사에서 큰 획을 그었던 8대 주주행동 사건이다. 기업에 쌓아둔 잉여현금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도록 이끈 벤저민 그레이엄의 온건한 주주행동, 사기 사건에 휘말려 저평가된 기업을 살리기 위한 워런 버핏의 정의로운 행동주의, 경영진의 전횡 때문에 무너져 가는 제너럴모터스를 살리려고 행동에 나섰다가 빈털터리로 쫓겨난 로스 페로, 아버지가 세운 기업을 살리기 위해 기업을 공개매각해 주가를 지킨 칼라 쉐러, 우량기업 BKF캐피털을 기어코 무너뜨린 카를로 카넬의 왜곡된 주주행동 등이 포함된다.
주주행동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27년 주주들에게 잉여현금을 분배하라는 그레이엄의 요구에 기업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다가, 그레이엄이 많은 의결권을 모으자 싸움을 포기하고 주주들에게 잉여현금을 분배한다. 1954년 로버트 영이 뉴욕센트럴철도를 인수하려고 싸움을 걸었을 때 기업은 적극적인 위임장 대결을 벌인다. 1985년 칼 아이칸이 기업을 공개 매수할 때는 ‘포이즌 필’ 전략을 가동했다. 기업의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기업 인수를 어렵게 하는 제도와 기업의 방어 전략이 점차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청년 벤저민 그레이엄,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을 열다
1926년, 서른두 살의 청년 그레이엄은 자신이 투자한 노던파이프라인 경영진을 찾아가, 회사에 쌓아둔 잉여현금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라고 요구했다. 이 당돌한 요구에 경영진은 “우리 방식이 싫으면 주식을 팔고 떠나든지”(32쪽)라며 그레이엄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묵살했다. 하지만 그레이엄은 물러서지 않고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시도했다. 일반 주주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먼 곳에서 주주총회를 여는 시대였다. 그레이엄은 야간열차와 완행열차를 번갈아 타며 머나먼 주주총회 장소에 도착했지만, 입 한 번 뻥끗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실망하고 포기할 법도 했지만, 그레이엄은 더 예리하게 칼을 갈았다. 그때부터가 진짜 싸움이었다. 최대주주인 록펠러재단에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44쪽)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소액주주들을 일일이 만나 위임장을 받아냈다. 겨우 서른세 살 청년에게 많은 의결권이 넘어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은 경영진은 “이럴 수가! 점심까지 사면서 받아낸 위임장인데!”(35쪽)라며 탄식을 쏟아냈고 위임장 대결을 포기했다.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은 이렇게 열리고 있었다.
‘욕설가’ 로버트 영, 화약공장 말단 직원에서 기업 인수의 달인으로
월가의 ‘악덕 은행가’들에게 거친 욕설을 내뱉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로버트 영. 그는 화약공장에서 말단 운반수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GM의 자금부 차장까지 지위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최고가 되기를 꿈꾸며 월가로 진출했다. 로버트 영이 눈길을 돌린 것은 기업 인수였다. 1937년부터 기업 인수를 통해 하나둘 회사를 차지하기 시작하더니, 1938년에는 생애 최초의 위임장 대결을 벌여 철도 회사(체서피크&오하이오철도)를 가뿐히 인수했다. 큰돈 들이지 않고 번번이 기업 인수에 성공하는 마흔셋의 그에게 언론은 ‘월가의 대담한 젊은이’라는 칭호를 붙여주었다. 훗날 ‘위임장 전문가’라 불릴 젊은이들에게는 그만한 스승이 없었다.
로버트 영의 대담한 행보는 계속되었다. 1954년 뉴욕센트럴철도 CEO에게 당장 그 자리를 내놓으라는 뻔뻔한 요구를 기어코 관철시킨 것은 오직 그의 재능이었다.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나갔고,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한 세기의 위임장 대결을 펼쳤다. 당당히 자기 재능으로 뉴욕센트럴철도에 입성한 로버트 영이었지만 주가가 폭락하고 경영난에 처하던 1958년, 그는 자살하고 만다. 재능 넘치고 대담했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이렇게 마감되었지만, 그의 전설적인 행보는 후계자들을 통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천하무적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편지 한 통으로 기업을 인수하다
유대인인 칼 아이칸은 천재 기질이 다분했다. 파 로커웨이라는 명문고와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의대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아이비리그 출신의 기득권을 거부하고 돈 버는 재능을 뽐냈다. 군대에서 포커 게임으로 큰돈을 딴 뒤 월가로 진출했다.
1950년대가 ‘위임장 전문가’ 로버트 영의 시대였다면, 1980년대는 천하무적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시대였다. 기업사냥꾼은 현금이라는 더욱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며 기업 총수들을 벌벌 떨게 했다. 아이칸의 든든한 현금지급기는 드렉셀번햄이라는 투자은행의 마이클 밀컨이었다. 밀컨은 정크본드 시장에서 창출한 막대한 현금을 기업 공개매수에 사용했다. 이 일이 훗날 증권법 위반으로 판명되면서 밀컨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게 되었지만, 그런 수법은 이전에는 없던 천재적인 방법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초창기 아이칸은 단순한 그린메일러였다. 즉, 자기가 보유한 주식을 비싼 값에 사 가라고 경영진을 못살게 구는 식이었다. ‘차익거래’의 기회를 발견한 그는 그린메일러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1985년 필립스 페트롤리엄을 인수한 사건은 차원이 달랐다. 거기에서 그는 뛰어난 동물적 감각과 총잡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필립스 페트롤리엄은 그동안 아이칸이 넘볼 수 없었던 거대 기업이었다. 공개매수 자금이 부족했다. 그는 진짜 돈은 없었지만, ‘자금 조성에 자신 있다는 서한’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말뿐인 이런 서한이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주주들은 거짓말처럼 그 서한에 마음을 움직였고, ‘자금 조성에 자신 있다’는 그런 서한은 전통이 되어 그 뒤에도 기업 인수의 자금줄로 이용된다.
주주들을 위해 가족 기업에 칼을 대다
아버지가 창업한 세계 최대의 사업체(쉐러주식회사)를 남편이 말아먹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칼라 쉐러. 칼라 쉐러는 열여섯 살에 남편 피터 핑크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겨우 스무 살에 가정주부가 되었다. 하지만 마흔일곱이 되던 1984년, 남편에 대한 모든 환상이 깨지고 말았다. 최대주주였던 칼라는 남편과 그 친구들의 놀이터에 돈을 대줄 생각이 더는 없었다.
칼라는 이혼 소장을 제출한 지 9일 만에 회사 매각의 뜻을 밝히며 위임장 대결을 선포했다. 이사회 싸움은 남편 측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남편을 포함해 총 7명의 이사들은 사회적으로도 명망 있는 성공적인 인사들이었다. 게다가 한결같이 남편에게 신세를 지고 있어서 부실 경영을 눈감아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반면, 칼라 측은 동생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 칼라는 주주들에게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경영진과 칼라는 각각 서한을 통해 주주들에게 표를 구했다. 경영진은 절박한 서한으로, 칼라는 명확하고 간결한 서한으로 주주 설득에 나섰다. 결국, 진정성 있는 칼라의 서한이 힘을 발휘해 칼라는 수적 열세를 딛고 승리하게 되었다.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평가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과연 이사가 CEO를 공격할 수 있는가? 이 사건처럼 이사들은 대부분 CEO 측근으로 포진되며 CEO에게 여러모로 신세를 지게 된다. 이처럼 이사회가 경영진과 가까워질수록, 경영진과 주주의 사이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주주들 스스로 분연히 일어나 자기 몫을 찾아야 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독설과 망신 주기의 행동주의
보유한 주식이 얼마 안 되고 현금 조달자도 없다면, 기업에 어떤 식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1980년대 말, 고만고만한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던 헤지펀드들이 경영진을 압박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바로 ‘펜대’였다. 적대적인 기업사냥꾼의 시대가 저물며, 값싸고 효과적인 펜대를 무기로 휘두르는 헤지펀드 행동주의 무리가 등장한 것이다.
칼 아이칸처럼 공개매수 카드가 없는 헤지펀드들은 공개적인 서한으로 경영진을 망신 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즉, 경영진에 독설과 인신 공격이 가득한 서한을 보낸 다음, 그 서한을 13D 양식(주식의 5% 이상을 취득한 자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할 때 제출하는 양식)에 끼워서 신고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을 최초로 잘 활용한 사람은 로버트 채프먼이다. 채프먼은 이사진을 쫓아낼 만큼의 지분도 없이 오직 이 방법만으로 이사회를 제대로 압박했다.
채프먼을 이어 등장한 헤지펀드 행동주의 무리는 마치 10대 소년들처럼 상스러운 말투로 기업을 공격했다. 그중 가장 앞서 나간 사람이 대니얼 러브였다. 대니얼 러브는 서드포인트라는 헤지펀드를 운영하면서 ‘미스터 핑크’라는 필명으로 투자 게시판에 각종 투자 정보를 올리고 있었다. 그가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은 놀랍게도 매우 높았다. 그 경험 때문인지, 그가 작성한 13D 양식은 비즈니스 문서라기보다는 게시판에 올라온 성토의 글에 가까웠다.
2005년 러브는 스타가스의 CEO에게 무자비한 서한을 보냈다(286쪽). 다음과 같은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물러나지 않을 강심장은 많지 않을 것이다. “코넬 대학교에 ‘아이릭 세빈 장학금’이 있다니, 성적표에 당신 이름을 곁들여야 하는 그 장학생이 그저 불쌍할 따름입니다.” “대체 78세 된 당신의 어머니가 이사가 된 것은 무슨 이론에 근거한 것입니까?” “이제는 CEO를 내려놓고 휴양지에서 쉬면서 사람들과 테니스도 치고 부유한 친구들과 사교나 나누세요. 당신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일은 우리 전문가가 뒤처리할 테니까요.”
부실한 경영은 주주행동주의의 타깃
이 밖에 책에 소개된 사례는, 가치투자자 행동주의의 전형을 보여준 워런 버핏, 최대주주로서 경영진에 도전했다가 본전도 못 찾고 쫓겨난 로스 페로, 우량기업을 무너뜨리는 행동주의자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BKF캐피털 등이 있다.
책의 사례처럼 GM, 쉐러주식회사, 스타가스 등은 대형 상장기업임에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는 곧 주가 하락과 주주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문제의 원인은 무관심한 주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이사회, 초점을 잃은 경영진에 있을 때가 많다. 주주행동주의는 이런 상황을 먹이로 삼는 투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상장기업에 이런 문제가 존재하는 한 주주행동으로 이득을 볼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한편, 포이즌 필, 시차임기제 등 기업 경영진이 주주행동주의를 무력화하는 전략도 소개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법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가 회사의 제 가치를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차익거래의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경영진은 회사의 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주주를 경시하면 패배할 확률이 높다. 주주행동주의에 기업을 빼앗긴 사례가 그 교훈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에 유용한 주주행동 정보
책 말미의 ‘해제’는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나라에도 주주행동의 기반은 이미 무르익었다. 인터넷망과 SNS를 이용해 많은 주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모인 주주들이 회사를 방문하기도 한다. 2015년 4월 성창기업지주의 감사 선임은 이렇게 모인 다수의 소액주주가 뭉친 결과였다(359쪽).
책의 사례처럼 주주들이 CEO나 이사회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대표적인 주주행동이다. 서한 발송은 다른 주주들을 규합하거나 법률 지식을 갖출 필요가 없는 쉬운 방법이다. 이 외에도 주주총회 참석과 의결권 행사 방법 등 일반 투자자들이 주주행동에 나설 방법들을 소개했다. 또 주주명부를 열람하고 복사할 권리, 회계장부를 열람하고 복사할 권리, 주주제안권 등 법률 지식이 필요한 주주행동 방법도 소개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제프 그램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UC San Diego에서 유학했다. 장기신용은행 주식펀드매니저, 국제채권딜러 등을 담당했고, 삼성증권 사이버마케팅팀장 등을 거쳤으며,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기획마케팅 이사를 역임했다. 영국 IBJ International에서 국제채권딜러 직무훈련을 받았고, 영국 투자상담사Registered Representative 자격을 취득했다. 투자 분야 전문 번역가로서, "투자서적 토론방"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한민국 1%가 되는 투자의 기술'이 있고, 옮긴 책으로 '증권분석' 3판, 6판, '월가의 영웅',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행운에 속지 마라' 등 다수가 있다. 블로그 blog.naver.com/keonlee0324 e메일 keonle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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