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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저스티스

김만권 지음
여문책

2016년 12월 01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10월 10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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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0.22MB)
ISBN 9791185221953
쪽수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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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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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저스티스』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우리의 시각에서 정이에 대해 살펴본 책이다. 정치철학자 김만권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 이 책은 계보학이라는 방법론에 따라 주요 철학자 11명의 사상과 주장을 소개하면서 중간 중간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현실감을 더했다. 인류 최초로 인간 본성을 기초로 역사를 서술한 투키디데스에서 시작해 인류에게 철학의 빛을 선사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세 현자가 펼치는 도덕 우위론까지를 1~3부에 나눠 소개한다. 이후 4부에서는 근대 정의론의 대표주자인 홉스와 칸트를 다루고 마지막 5부에서는 효용을 우선시한 벤담과 권리를 중시한 롤스의 주장을 쉽고도 설득력 있게 설명함으로써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의’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프롤로그 위기의 호모 저스티스
파스칼의 경구: 정의, 힘과 도덕 사이/힘과 도덕 사이로 들어가기, 정의의 계보학/어떻게 정의를 재구성할 것인가/정의와 ‘판단의 부담’: 『안티고네』와 『정의의 사람들』/‘호모 저스티스’, 정의를 짓는 사람들/우리가 구축할 ‘다가올 정의’

제1부 정의를 바라보는 두 시선

1장 투키디데스 - 평등한 자와 불평등한 자 간의 정의는 다르다
‘디케Dike’의 의미/사악한 인간 본성과 불평등한 사회구조/강자와 약자 간에 존재하는 공포의 악순환/불평등한 관계에서는 힘이 정의다: 멜로스 대화편/사례 1: 이라크 전쟁/사례 2: 국제연합과 핵확산방지조약/사례 3: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 사회의 치킨게임/사례 4: 인도주의적 개입/정의의 전환, 불평등에서 평등의 관계로

제2부 도시와 철학자들 I: 도시, 강자들의 정의를 말하다

2장 트라시마코스 - 권력을 지닌 강자들이 정의를 결정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그리고 지강헌과 전재용/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트라시마코스, 강자의 이익이 정의라며 소크라테스를 비웃다/법은 강자들의 이익을 재생산하는가?/사례 1: 황제노역 사건/사례 2: 기업인 가석방 - 공로에 따라 처벌도 달라야 할까?/사례 3: 외교부 2부 제도 - 공직도 세습될 수 있을까?/사례 4: 유명환 전 장관의 딸 특채 사건과 검찰기소독점주의/포스트민주주의: 적법절차로 유지되는 새로운 봉건주의

3장 글라우콘 - 정의는 불의를 저지를 수 없는 허약함 때문에 존재한다
정치가들은 왜 권력 앞에 누구든 부패한다고 말할까?/진정한 강자는 불의조차 정의롭게 보이게끔 만든다/정의란 힘이 엇비슷한 자들 간에 성립되는 협약이다/기게스의 반지, 권력을 타락시키다/『동물농장』의 법칙 - 밀실화된 권력은 부패한다/사례 1: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과 정당해산심판/사례 1-1: 국가정보원 폐지 주장과 2012년 대선개입 논란/사례 2: 다수(결)의 독재 - 견제되지 않으면 다수의 견해도 부패한다/제약되지 않을 때 사회적 권력 또한 정의를 무시한다/사례 3: 열정페이 - 왜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 걸까?/‘김영란법’과 준법이 이익이 되는 사회 만들기

4장 칼리클레스 - 우월한 자가 권력을 갖는 것이 정의롭다
‘슈퍼 갑,’ 땅콩 서비스에 분노하다/칼리클레스, 우월한 자들의 지배를 옹호하다/법이란 강자를 제약하기 위한 약자들의 음모일 뿐이다/진정한 강자들의 미덕은 절제하지 않는 것이다/사례 1: 나치의 생물학적 인종주의와 단종법/사례 2: 사회진화론과 제국주의 -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다/사례 3: 1대 99 사회 -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경제 원리/우리에게는 당신의 인격을 살 수 있는 힘이 있다?

제3부 도시와 철학자들 II: 철학자들, 힘의 정의에 도전하다

5장 소크라테스 - 무지가 부정의를 만든다
도시, 철학하는 삶을 그만두라 명령하다/소크라테스는 왜 기소되었을까?/문답법이 문제였다?/‘도시의 삶’과 어긋난 ‘철학하는 삶’/부정의를 부정의로 되갚지 마라/정의를 실천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사례 1-1: 소로의 양심적 거부와 유시민의 ‘항소이유서’/사례 1-2: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가?/사례 2: 공익제보자의 삶은 왜 위험에 빠지는가?/소크라테스, 도덕으로 낯선 정의를 말하다/정체의 임무는 성숙한 시민을 만드는 것이다/비판적 시민으로서 지식인의 역할을 다하라

6장 플라톤 - 현자들의 통치가 정의롭다
플라톤, 철학과 권력을 결합하기로 결심하다/왜 철학인가?/철학자들은 누구인가?/철학자, 정의가 국가를 통치하도록 하는 자/통치할 수 없다면 권력을 지닌 통치자를 교화하라/사례 1: 하이데거, 나치의 철학자가 되다/사례 2: 박종홍, 유신체제에 가담하다/지혜로운 자는 독재를 제거한다/혼란한 동굴, 민주정으로 돌아간 철학자/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을 제약하는 권력

7장 아리스토텔레스 - 정치참여가 정의로운 인간을 만든다
아테네를 ‘외사랑’한 이방인, 아리스토텔레스/최상의 선(좋음)은 모든 행위의 목적이다/누구나 정의롭고 행복할 수 있다/자격이 있는 자에게 분배하라/좋은 정치공동체일수록 정의를 추구한다/정의로운 정치공동체일수록 정치참여를 장려한다/선출직 공직, 추첨인가 선거인가/사례 1: 선출공직후보자 기탁금제도/사례 2: 선택적인 주민(소환)투표 불참운동은 옳은가?/온전한 인간이 되고 싶은 디자이너 지망생의 이야기

제4부 근대의 정의, ‘시민권’와 ‘인권’ 사이

8장 홉스 - 정치적 권위 없이 정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요집회’를 아시나요?/사회계약과 정치권위 세우기/홉스의 정치권위, 전쟁에서 질서로/정치권위 없이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사례 1: 난민들에게 정의는 적용되는가?/사례 2: 프랑스 상가트 난민수용소 - 자국민인가, 난민인가?/사례 3: 불법이

우리 사회에서는 정의를 ‘올바름’과 연결시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마도 동아시아에 서양의 ‘저스티스justice’라는 개념이 들어왔을 때 원래 유학儒學의 용어로서 ‘인간이 마땅히 행해야 할 올바른 도리’를 의미하는 정의正義가 번역용어로 채택된 탓도 있어 보인다. 이런 전통적 관념에 치우쳐 정의를 힘과 도덕 사이의 역학관계가 만들어내는 것으로 파악하지 못할 때, 정의는 작동하지 않는 실체 없는 것이 되어버릴 뿐만 아니라 그 자체에 대한 회의와 혼란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공적 현실에서 마주하는 정의의 실체를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정의를 ‘힘과 도덕의 역학관계에 있는 것’, 즉 힘과 도덕의 틈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해야만 한다. 실제 우리가 마주하는 정의의 실체가 무엇이든, 그것은 힘과 도덕이 서로 대결을 벌이며 형성되어온 유동적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14~15쪽)

정의에서 ‘공정함’이라는 도덕적 요소가 작동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관계 당사자들 간의 평등이다. 도덕이 정의의 요소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사회적으로 평등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류가 문명을 이룬 이후 인류의 역사는 불평등한 구조에서 벗어나 평등한 구조를 형성하려는 쪽으로 발전해왔다. 그 예가 바로 민주정이다. 인류가 만들어온 모든 정체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일을 정당화시키는 것이었다. 군주정, 귀족정, 독재정, 전제정 등 우리가 무엇이라고 부르든 간에 인류가 만들어온 정체 속에서 통치자는 늘 소수였고, 다수는 지배받는 자의 관계에 있었다. 오로지 민주정만이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는 일을 정당화했고, 지금 현재 인류는 민주정을 유일하게 정당한 정체로 여기고 있다. (56쪽)

소크라테스는 모든 불의는 무지에서 나오며,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고 더는 새로운 앎도 추구하지 않을 때, 더 나아가 그 앎을 실천하지 않을 때 부정의가 생겨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던 인물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도시가 불의로 기울어갈 때 자신과 같은 지식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자신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략)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소크라테스가 이 말을 들었더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소크라테스의 대답을 상상해본다. “저는 금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172쪽)

이와 함께 벤담은 입법자들과 정책가들에게 입법의 기준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들려준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공리주의의 원칙,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다. 개인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행복과 관련될 때 더해지는 기준은 ‘범위extent’다. 이 원칙에 따르면 최대한 많은 개인이 행복해져야만 한다. 이는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쾌락과 고통을 삶의 원칙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 원칙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했다. 여전히 여성을 남성의 재산으로 여기고 평민을 ‘돼지’에 비유하며 경멸하던 벤담의 시대에 이런 발상은 진정 혁명적인 것이었다. 벤담은 여성이든 청년이 든 노인이든 평민이든 귀족이든 효용의 원칙에 따라 그 누구라도 차별 없이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벤담은 모든 사람 이 1인 1표라는 동등한 투표권을 지녀야 하며, 『의회개혁에 대한 문답서Catechism of Parliamentary Reform』(1809)에서 밝히고 있듯 여성들 또한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실제 벤담의 이런 강력한 주장은 훗날 민주주의 확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렇듯 벤담의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그 시작에 있어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최대다수와 최대 행복은 그 자체로 모순을 안고 있는, 서로 결별할 수밖에 없는 평행선을 긋는 기준이었다. 그리고 그 모순은 공리주의를 마침내 체제 순응적인 사상으로 만들고 말았다. (305~306쪽)

롤스가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지점은 당대의 지배적인 행위윤리로서 공리주의 이론이 효용의 생산에만 집중할 뿐 사회가 실질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영역인 정당한 분배에 대한 해결에는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롤스는 공리주의가 행복의 총량이 얼마인가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그것이 개인에게 분배되는 방식에 대해 간접적으로밖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만약 분배가 생산보다 더 중요한 갈등의 원인이라면 숙고된 행위윤리가 공정한 분배보다 더 많은 생산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349쪽)

공익제보자들의 사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정의를 행하는 개인은 너무나 큰 부담을 지게 되며, 우리는 정의를 상황 윤리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민주적 사회에서 추구해야 할 대상은 ‘훌륭한 지도자를 찾는 일’이 아니라 ‘끊임없는 제도화’다. 잘 제도화된 국가에 애초부터 정의로운 사람들이 살았을까? 예를 들어 서구의 잘 제도화

고대의 투키디데스에서 현대의 롤스까지
김영란법에서 성남시 청년배당 문제까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우리의 시각에서 톺아본 정의의 역사

“정의의 역사는 ‘힘 대 도덕’의 모순을 향해 저항해온 인류 유산의 축적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라틴어와 영어가 기묘하게 조합된 용어로 보일 수도 있는 ‘호모 저스티스’는 사실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개념적 맥락에서 보자면 호모 저스티스는 정의를 추구하는 활동을 정치의 본질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호모 저스티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독점을 정치라고 여겨온 이들과 맞서온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호모 저스티스는 ‘정의’의 실현을 정치의 목적으로 바꾸고자 노력해왔던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점점 정의가 쇠퇴해가는 당대 공적 세계의 현실에서 본다면 호모 저스티스는 정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며 정의를 새롭게 지으려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픈 부분은 호모 저스티스, 이 정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목적은 정의의 복원이 아니라 ‘새로 짓기’라는 점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결국 정의로운 것을 강하게 만들 수 없었던 우리는
강한 것을 정의로운 것으로 만들어왔다.” (파스칼)

◆ 정의: ‘힘 대 도덕’, ‘권력 대 철학’의 대결

현재 우리 사회에는 뜨거운 이슈들이 넘쳐난다. 그중 법무법인 인강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이 있다. 전 국민(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누진세율을 적용하여 수십 년 동안 부당하게 징수한 전기요금의 혜택을 대기업들만 톡톡히 누려온 현실을 폭로하며 법적 소송 중인데 이 문제의 본질 또한 분배정의와 직결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몇 년 전 우리 사회를 아주 뜨겁게 달군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은 그 자체로 정의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그만큼 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그러나 이후 우리 사회가 과연 조금이라도 더 정의로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정의에 대한 갈급은 늘 있어왔다. 이는 본질적으로 권력, 평등, 분배의 문제와 직결되면서 그 속성상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난제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투키디데스 시대부터 이 갈등이 표면화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전 지구적으로 별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난제 중의 난제가 바로 ‘정의’의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정의’란 무엇인가? 정치철학자 김만권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호모 저스티스 - 불의의 시대에 필요한 정의의 계보학』에 따르면 정의란 한마디로 ‘힘’으로 상징되는 ‘권력’과 ‘도덕’으로 대표되는 ‘철학’의 대결에 다름 아니다. 또한 대다수 일반인의 예상과는 달리 서구에서 정의의 위치를 먼저 차지했던 것은 ‘도덕’이 아니라 ‘힘’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정의를 뜻했던 ‘디케Dike’는 그 자체로는 어떤 도덕적 의미도 담고 있지 않았으며, 단지 ‘어떤 상황에 적합한 행위’를 의미했을 뿐이다. 이렇듯 이 책에는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으며 밤샘토론으로도 모자랄 주요 논쟁점들이 가득하다.

◆ 계보학적 방법론으로 살펴본 유구한 정의의 역사

정치철학자 김만권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미국 유학 당시 현장에서 목격한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열기와 『정의란 무엇인가』의 이상과열현상을 보면서 정의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룬 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주요 독자를 학문하는 동료들이 아니라 일반 대중으로 잡아서 ‘정의의 사람들’을 의미하는 라틴어 ‘호모 유스티치아’ 대신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호모 저스티스’라는 영어와 라틴어의 조합어를 만들어 제목으로 삼았다.
25년간 정치철학을 공부하고 3년간 집중적으로 이 책을 준비하면서 정의는 먹물들의 현학적 논쟁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절실히 필요한 일상의 이야기임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계보학이라는 방법론에 따라 주요 철학자 11명의 사상과 주장을 소개하면서 중간 중간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현실감을 더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계보학은 우리가 당연히 진실이라 믿고 있는 사실이나 개념의 역사를 추적해서, 우리가 별다른 의심 없이 품고 있는 현재의 지식에 내재된 부조리를 향해 비판적 접근의 길을 여는 방법론이다. 이 책은 인류 최초로 인간 본성을 기초로 역사를 서술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저자 투키디데스에서 시작해 트라시마코스, 글라우콘, 칼리클레스 등 불평등을 당연시하면서 권력자 또는 우월한 자가 정의롭다는 주장을 펼친 세 인물의 논리를 거쳐 인류에게 철학의 빛을 선사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세 현자가 펼치는 도덕 우위론까지를 1~3부에 나눠 소개한다. 이후 4부에서는 근대 정의론의 대표주자인 홉스와 칸트를 다루고 마지막 5부에서는 효용을 우선시한 벤담과 권리를 중시한 롤스의 주장을 쉽고도 설득력 있게 설명함으로써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의’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 풍부한 국내외 사례를 통한 당대 현실의 주요 이슈 부각

이렇듯 이 책의 중심축 하나가 ‘정의’를 둘러싼 주요 정치사상이라면 다른 중심축 하나는 국내외의 구체적인 사례들이다. 가장 최근까지도 뉴스의 단골소재였던 김영란법부터 ‘열정페이’와 비정규직 문제, ‘슈퍼 갑’ 횡포 문제, 황제노역 사건, 이라크 전쟁, 시리아 난민 문제,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 검찰기소독점주의, 국가정보원 폐지 논란, 공직자 특혜 또는 비리 사건,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 존엄사 논란, 최저임금제, 성남시 청년배당 문제까지 국내외의 첨예한 이슈와 논란을 두루 소개하면서 독자들이 정의의 문제가 우리 실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고 스스로 판단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좌우를 넘어선 대중교양서를 지향하는 만큼 현 정권과 결부된 껄끄러운 문제까지도 가감 없이 서술했으며 최종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둠으로써 풍부한 토론의 장이 되도록 했다. 이는 “견제되지 않는 권력은 결코 정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플라톤의 명언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 정의를 ‘새로 짓기’ 위하여

저자가 서두에서 밝히듯 사실 우리의 삶에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난감한 물음이 되는 이유는, 대개의 경우 극단적인 갈등 상황에 처했을 때야 비로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질문하기 때문이다.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출간된 후 국내 지식인들의 비판적 글 모임집인 『무엇이 정의인가』가 나왔는데, 이 책에서 한 지식인은 샌델이 어느 하나의 행위를 선택할 때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극단적 딜레마 상황을 자주 제시하는 데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리고 이런 딜레마 상황의 선택은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비극의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의의 문제든 비극의 문제든 핵심은 부정의와 비극이 만연한 사회에는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의 에필로그이자 다음 책의 프롤로그 격인 장에서 점차 ‘벌레[蟲]사회’로 전락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 민낯을 보여주며 차별과 혐오의 일상화에 맞서는 정의의 자세로 우선 교육제도의 변혁과 연애, 결혼, 출산, 안락한 노후 대비 등 예전에는 평범했던 일들이 점차 많은 이에게 불가능한 현실이 되고 있는 사회적 구조 자체를 바꿔나가는 것의 시급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소비사회’로 변모한 현재 각종 차별과 혐오를 형성하는 구조적 불평등을 제거할 수 있는 제도를 하루 빨리 만드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서구 국가들이 미래의 대안으로 제도적 실험에 나서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진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칸트가 지적하듯 좋은 제도가 있다면 악마도 좋은 시민이 될 수 있으며, 롤스가 가정하듯 정의로운 제도가 정의로운 인간을 만든다.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제도적 장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차별과 혐오를 형성하는 구조적 불평등을 제거하는 데 있다. 평등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만드는 것이다. ‘평등을 만드는 일을 사회기본구조가 행하게 하라.’ 이것이 차별과 혐오에 맞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정의의 자세다”(373쪽)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은 요즘 같은 불의의 시대에 특히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만권

저자 김만권은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지식인이다.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일, 바로 학교에서 학생들과 열심히 즐겁게 함께 배우고 그 배움을 정성을 다해 글로 써내는 것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조금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토닥여주는 세계를 짓고 싶다. 그래서인지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도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세상과 이웃을 보살피는 일에 맘을 쓰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적 세계를 짓는 일이 정치와 철학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2,500년 전에 이런 일을 거리에서 했던 소크라테스를 좋아해서 시민들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함께 말을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거리 위의 정치철학자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자유주의에 관한 짧은 에세이들』, 『불평등의 패러독스』, 『그림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 『세상을 보는 열일곱 개의 시선』, 『참여의 희망』, 『정치가 떠난 자리』 등이 있으며 『민주주의는 거리에 있다』, 『인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호모 저스티스』를 쓰며 ‘누군가에게 세상은 정의 없이 존재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에게 정의 없는 세계는 살 만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정의는 먹물들의 현학적 논쟁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절실히 필요한 일상의 이야기임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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