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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사의 서막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1
주명철 지음
여문책

2016년 09월 08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12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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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7.43MB)
ISBN 9791185221823
쪽수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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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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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소리로, 우리의 시각으로 살펴본 프랑스 혁명사!
지금으로부터 226년 전인 1789년 7월 14일, 무장한 민중이 바스티유 감옥을 ‘정복’하면서 본격적으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었다. 프랑스 혁명은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관련 논문과 저술이 나올 만큼 역사적 대사건이었다. 한국서양사학계의 거목 주명철 교수가 펴낸 연속기획물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은 우리 목소리로 또 우리 시각으로 면밀히 프랑스 혁명사를 살펴보는 시도이다.

책은 혁명이 시작된 1789년부터 테르미도르 반동이 일어난 1794년까지를 무려 10권에 세밀히 다루려 한다. 제1권 『대서사의 서막』에서는 혁명이 일어나기 전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측면, 이른바 앙시앵레짐(구제도, 구체제)을 집중적으로 살핀 뒤 1789년 혁명의 첫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전국신분회 소집까지 정리하였다. 또한 16쪽의 컬러 화보와 각 시대의 중요 사건을 정리한 연표를 수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을 시작하며 이렇게 밝힌 바 있다. 혹자는 ‘남의 나라에서 오래전에 일어난 혁명을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을 수 있으나, 프랑스 혁명의 교훈은 언제라도 우리에게 유용하다고 말이다. 새삼스럽게도 ‘자유’의 의미를 다시금 물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한 오늘날, 이 책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시작하면서

제1부 ‘앙시앵레짐’이란 무엇인가?
1. 왕은 죽었다, 왕 만세!
2. ‘앙시앵레짐’의 유래
3. 지리적 앙시앵레짐의 극복과정
4. 왕국의 통합
5. 정치적 앙시앵레짐
6. 절대군주정
7. 사회적 앙시앵레짐
8. 문화적 앙시앵레짐
9. 일과 기술
10. 국제적 성격

제2부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1. 1774년 왕위에 오른 루이 16세
2. 왕은 신성한 존재인가?
3. 루이 16세의 대신들
4. 루이 16세와 고등법원
5. 브르타뉴 사태 또는 라 샬로테 사건
6. 모푸 정변
7.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결혼

제3부 루이 16세 즉위부터 전국신분회 소집까지
1. 고등법원의 소환(1774년 11월 12일)
2. 밀가루 전쟁
3. 아메리카 독립전쟁
4. 왕위계승권자의 탄생
5.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
6. 명사회와 고등법원의 반발
7. 여론
9. 시에예스 신부의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
9. 전국신분회 선거
10. 레베이용 벽지공장 노동자 폭동

더 볼거리 | 루이 16세의 축성식과 대관식
연표

혁명지도자들은 루이 16세가 다스리던 체제를 ‘앙시앵레짐’, 다시 말해 ‘구체제’라고 불렀다. 혁명의 빛으로 본 앙시앵레짐은 마땅히 사라져야 할 것이었고 혁명으로 태어날 새로운 체제,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체제와 비교할 때 불합리하고 모순투성이의 체제였다. 그 뒤에도 오랫동안 역사가들도 구체제를 모순투성이로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세계사 책에서도 프랑스 혁명을 서술하는 부분은 거의 어김없이 ‘구체제의 모순’을 말한 뒤 계몽주의에 물든 부르주아 계층이 당시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모순을 인식하고 모든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과정이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같은 도식은 일본에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쓰는 말을 한자어로 바꿔놓고 일본 세계사 교과서와 비교하면 비록 두 나라가 같은 한자어를 다른 음으로 읽을지라도 같은 낱말을 많이 찾을 수 있음을 볼 때, 우리나라가 일본을 통해 프랑스 혁명을 배웠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따지고 싶어진다. (25~26쪽)

필리프는 교황과 싸우는 과정에서 1302년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에 신분회를 처음 소집했다. 이때 처음 생긴 신분회에는 종교인, 귀족, 부르주아 대표가 모였다. 이것이 1789년에 마지막으로 모인 전국신분회Etats-G?n?raux의 시작이었다.
이 신분회를 일본에서는 ‘三部會’라 옮겼으며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이 낱말을 가져다가 ‘삼부회’라 읽고 가르쳤다. 원어에서 ‘에타Etats’는 3신분을 뜻하며 ‘제네로G?n?raux’는 전체를 뜻한다. 일본인이 이 말을 옮길 때 세 신분이 각자 할당받은 회의실Chambre에서 토론을 하고 의견을 모으는 방식을 고려해 ‘3부회’라고 했음을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제대로 옮겼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그 말을 스스로 번역하지 않고 일본의 번역을 우리 음으로 읽는 것이 과연 떳떳한가 자문해야 한다. (39~40쪽)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인 농민은 왕국의 땅을 절반 정도 소유했다. 속인이건 종교인이건 영주들은 특히 좋은 땅을 많이 소유했기 때문에 땅을 빌려주고 세를 받았다. 영주가 반드시 귀족일 필요는 없었다. 농부는 영주에게 일정한 세를 내고 땅을 빌려 부쳐 먹었다. 그것은 수확의 절반이나 일정한 비율을 정해서 내는 현물세였다. 그 밖에도 농민은 종교인에게 십일조를 냈고 왕에게 세금을 냈다. 자연히 앙시앵레짐의 세금은 가장 가난한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가장 부유한 사람의 주머니로 옮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83쪽)
그러나 오늘날에는 고등법원의 편에서 생각하기보다는 고등법원을 비판하는 편에서 보는 역사가가 많다. 다시 말해 당시 사람들이 고등법원이야말로 왕이나 대신들의 전제정을 막고 왕국의 기본법을 지킨다고 생각했으며 19세기 프랑스 사람들도 그러한 해석을 좇는 경향이 우세했지만, 오늘날에는 고등법원 인사들이 집단적인 편견과 특권을 지키려고 왕권에 도전했다고 해석하는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우리는 두 가지 견해가 강점뿐만 아니라 약점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고등법원이 자기 이익을 지키려고 왕권에 도전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왕의 명령으로 귀양살이를 하거나 체포되어 갇히기도 했다. 당시는 국가를 다스리는 원리에서 왕의 의지가 제도 못지않게 중요한 시대였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137쪽)

시에예스는 1788년 말부터 1789년 초까지 세 작품을 잇달아 발표해 먼저 왕정의 타락을 비판했다. 왕정은 게르만족 정복자들이 원래 주인을 노예로 만들면서 출발했으며 수많은 특권층을 만들어 명예와 돈을 독점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타락했다. 특히 특권층은 진정한 생산자의 피를 빨아먹으면서도 국민의 한 부분이 아니라 국민의 바깥에 있는 기생충이다. 더욱이 왕정은 특권층의 노예가 되었고, 그리하여 대신들이 왕정을 농단해 국가를 파산상태로 몰아갔다. 이제 진정한 국민인 제3신분이 자기 존재 이유를 깨닫고 공동의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 새로운 헌법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진정한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스스로 대표를 뽑아 만든 법률을 함께 지키면서 살아가는 사회야말로 시에예스가 만들고 싶은 것이었으며 1789년 전국신분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민의회로 탈바꿈해야 할 이유였다. 시에예스의 저작이 1789년 초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은 프랑스 왕국이 탈바꿈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았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그러나 ‘읽기’가 반드시 ‘행위’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가지고 우리가 아는 혁명의 과정을 예언하는 것은 시대착오다. 그럼에도 시에예스가 전국신분회 의원이 되어 활약한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235쪽)

한국서양사학계의 거목 주명철 교수 필생의 역작인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그 장대한 서막이 열리다!

“혁명이 다시 한번 폭발해야 한다.”
“우리는 노예상태에서 자유로 아주 빨리 넘어왔다.
그런데 우리는 자유에서 노예상태로 더 빨리 걸어간다.”
(루스탈로, 『파리의 혁명』)

2015년이 차츰 저물어가는 이때, 새삼스럽게도 우리는 ‘자유’의 의미를 다시금 물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해 있다. ‘자유’의 대척점에는 ‘부자유’와 ‘억압’, ‘독재’가 자리하고 있다. 곳곳에서 역사의 시곗바늘을 뒤로 돌리려는 무망한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역사를 왜 배우는가? 과거에서 유용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교훈이 오늘의 실수를 막고 미래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는 고립되거나 필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장강과도 같은 역사는 어느 한 개인이 이끌어온 것이 아니라 면면히 이어져온 인류의 집단적 의지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는 무수한 혁명들이 있었다. 신석기 혁명(농업혁명), 철기혁명, 산업혁명 외에도 영국 명예혁명,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혁명, 러시아 혁명, 중국 문화혁명, 쿠바 혁명, 우리의 4·19혁명, 최근 불거진 아랍권의 혁명 등 저마다 배경과 시기와 발발 원인은 다르지만 인류사에서 혁명은 늘 엄청난 변곡점을 이루어왔다. 그렇다면 ‘혁명’이란 무엇인가? 원래 혁명을 뜻하는 단어 ‘revolution’[레볼루션]은 ‘천체의 운행’을 뜻했다. 그 자체로 ‘큰 변화’, ‘대변혁’이라는 의미가 담긴 이 말은 사회·정치적 측면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기에 이르렀다. 근본적 변화란 무엇인가? 이제까지의 익숙했던 삶이 송두리째, 뿌리부터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삶에 아무런 불만이 없는 세력이라면 혁명은 당연히 불온한 것이 된다. 그러나 다수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세력의 입장에서는 피의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쟁취해야 할 필연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도 누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렇다 해도 군사정변이 곧 혁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군사정변은 소수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전체주의를 지향하고 혁명은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자유를 지향한다. 두 가지가 비슷하게 보일 때도 근본 원칙에서 확연히 다른 것이다.”

◆ 한국인 저술 최초의 프랑스 혁명사 대서사시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지낸 주명철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가 이런 문제의식 아래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이라는 대작의 첫 두 권을 선보여 학계와 출판계의 주목을 끈다.
226년 전인 1789년 7월 14일, 무장한 민중이 바스티유 감옥을 ‘정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프랑스 혁명은 그동안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논문과 관련서가 나와 있는 역사적 대사건이었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저서와 번역서가 나와 있는 편이긴 하지만 이번처럼 혁명이 시작된 1789년부터 테르미도르 반동이 일어난 1794년까지를 무려 10권에 세밀히 다루려는 저작은 아직까지 출판된 적이 없다. 남의 나라에서 오래전에 일어난 혁명을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프랑스 혁명의 교훈은 언제라도 우리에게 유용할뿐더러 그간 우리는 프랑스 혁명에 대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해왔다는 것을 자각하고 우리 목소리로 또 우리 시각으로 프랑스 혁명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앙시앵레짐(구제도, 구체제)에 대한 충분한 고찰 없이 막연히 앙시앵레짐은 모두 사라져야 마땅한 모순투성이 체제였으며 루이 16세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고 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와 향락으로만 일관한 개념 없는 왕비였다는 식의 무비판적 혹은 몰역사적 선입견을 가진 채 프랑스 혁명을 바라보고 서술해온 그간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앙시앵레짐 자체에 대한 면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더불어 그간 별 문제의식 없이 일본에서 들여온 용어를 그대로 따라 써온 (혐의가 짙은) 학계의 나태한 관행에 일침을 가하면서 이제라도 우리의 관점을 확고히 세우고 학문적 비판의 날을 벼려야 함을 역설한다. 저자가 특히 비판하는 용어는 ‘삼부회’인데, 이는 일본 학계에서 ‘三部會’라고 이름붙인 것을 우리나라 세계사 교과서 편찬자들이 단순히 한글 음만 따 붙였다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전국신분회’로 명명한다. 또한 흔히 외국어를 그대로 차용해서 쓰는 ‘망탈리테mentalit?s’라는 용어도 ‘집단정신자세’라는 용어를 고수하고 있으며 ‘총독’으로 번역하는 ‘gouverneur’[구베르뇌르]는 ‘군장관’이라 해야 더욱 명확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나아가 독자의 귀에 익暠颱‘바스티유 함락’이라는 용어보다는 ‘바스티유 정복’이라는 말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정복’의 주체는 행동하는 인간이고 ‘함락’의 주체는 대상이라는 점, 그런데 역사는 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밝힌다(물론 그 시대 사료에서 ‘함락’이라는 뜻으로 쓰는 사례를 소개할 때는 ‘정복’을 고집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자유, 평등, 우애’라는 높은 이상을 내걸고 실천하려는 프랑스 혁명도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었고, 그렇게 해서 겨우 틀을 갖추고 조금씩 실현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것”이며, “역사는 살면서 기억하고 생각하고 꿈꾸고 행동하는 인간의 기록이다. 인간은 기록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배우고, 또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는 동시에 창조적으로 행동한다. 그것이 인류의 발전을 가져왔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라도 프랑스 혁명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2권 도입부에서 그동안 역시 별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여온 “프랑스 혁명은 전형적인 시민혁명”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도 근본부터 되짚어야 함을 역설한다.

독자 가운데에는 고등학교 시절 “프랑스 혁명은 전형적인 시민혁명”이라고 배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론 무조건 그렇다고 외워야 했지 왜 그렇게 정의하는지 설명을 듣지는 못했으리라. 먼저 ‘전형’이라는 말의 뜻을 생각해보자. 자연과학 분야에서도 관찰자의 위치와 가설이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어찌 나라마다 다른 형태로 일어나는 혁명에 전형을 얘기할 수 있을까? 이것은 독특한 역사관을 반영한 말이 분명하다. ‘전형’이라는 말은 같은 부류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본보기라는 뜻인데, 프랑스 혁명이 각 나라마다 다른 맥락에서 일어난 혁명의 특징을 모두 갖추었다고 판단할 근거는 무엇인가? 이 말에 대답하기 어렵다면 이제 ‘전형적인 시민혁명’이라는 말로 넘어가 다시 한번 물어보자. 프랑스 혁명이 시민혁명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본보기인가? 그렇다면 ‘시민혁명’이란 무엇인가?
유감스럽게도 세계사 교과서에 그 말을 쓴 저자들은 시민혁명의 뜻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시민’을 ‘부르주아’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다시 말해 마르크스(주의자)가 말하는 ‘부르주아 혁명’을 우리말로 ‘시민혁명’이라고 간단히 옮겼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마르크스(주의자)가 부르주아 혁명이라고 말할 때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것을 시민혁명이라고 번역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부르주아를 시민이라고 옮길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면 우리는 부르주아 혁명과 시민혁명을 구별해야 한다. (중략) 부르주아 혁명을 시민혁명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회적 개념인 부르주아와 정치적 개념인 시민을 혼동한 셈이다.

이렇듯 저자는 용어 하나하나부터 면밀한 고찰과 세심한 선택을 통해 역사를 서술하는 것의 중요함을 시종일관 강조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앙시앵레짐과 프랑스 혁명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저자는 혁명가들이 앙시앵레짐을 거부한 것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차라리 혁명을 낳고 변형되거나 폐지되거나 먼 훗날 부활하지만 그때의 사정에 맞게 변질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1789년 왕정이 타성에 젖어 변화를 싫어했기 때문에 혁명이 일어났다고 하는 말을 신중하게 되새겨볼 필요가 있으며, 프랑스 혁명은 무엇보다도 경제문제 때문에 일어났다는 점, 왕정이 빚을 많이 지고 더는 돈을 끌어올 곳을 찾지 못한 채 세제개혁을 하려 했지만 특권층의 반발로 실패하면서 혁명이 일어났음을 강조한다. 한편 그 사실 못지않게 왕정은 그 나름대로 국가를 ‘근대화’하려고 노력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피력한다. 요컨대 역사적 대사건이었던 ‘프랑스 혁명’은 전체를 조망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큰 산과도 같은 것이며 이제라도 우리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읽고 토론하면서 오늘의 반면교사로 삼자는 것이다. 족히 원고지 만 장 이상을 써내려가야 하는 노학자의 대장정이 학계와 출판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어 진지한 인문서, 역사서들이 더욱 많이 나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의 시리즈 이름인 ‘리베르테Libert?’는 프랑스인들이 1789년을 ‘자유의 원년’으로 명명한 데서 따온 것으로 프랑스 혁명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엇보다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자유’를 민중이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 사건이었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시리즈의 첫 책인 제1권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마포구청 디자인·출판 진흥지구협의회(DPPA) 출판지원사업 선정작이며, 각 권에는 16쪽의 컬러 화

작가정보

저자(글) 주명철

저자 주명철은 한국전쟁기라는 엄혹한 시절에 태어나 학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역사공부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보고자 무모하게 프랑스로 떠나 파리 1대학에서 알베르 소불 교수에게 입학허가를 받았으나 그분이 갑자기 세상을 뜨는 바람에 다니엘 로슈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불 교수에게 프랑스 혁명사를 배우지 못한 것은 큰 한이겠으나, 로슈 교수에게 앙시앵레짐의 사회와 문화를 배운 것이 오히려 혁명사 공부의 탄탄한 기초가 되었다.
1987년부터 2015년 여름까지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문화사학회, 역사학회, 한국서양사학회 종신회원,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지냈다.
2015년 9월 1일부터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라 쓰고 ‘백수’라 읽는) 신분으로 며칠 놀아보다가, 무턱대고 노는 일도 절대 기쁘지만은 않다고 느껴 진정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동안 미루던 일을 끝내야 마음의 평화와 기쁨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홀연 깨달았다.
교수 시절 지은 책으로는 『바스티유의 금서』(이후 『서양 금서의 문화사』로 재출간), 『지옥에 간 작가들』, 『파리의 치마 밑』,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계몽과 쾌락』, 『오늘 만나는 프랑스 혁명』 등이 있고, 앙시앵레짐과 프랑스 혁명 관련 책을 여러 권 우리말로 옮겼다.
그러므로 이제 ‘백수’로서 즐겁게 살면서 조금이나마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은 프랑스 혁명사를 재미있게 저술하여 한평생 추구한 학문을 제대로 마무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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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사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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