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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사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2018년 07월 13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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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8729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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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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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자만이 쓸 수 있는 중국통사 최고의 걸작!
『중국통사』는 20세기 동양사학의 최고 석학 중 한 명인 미야자키 이치사다가 교토대학을 정년퇴직한 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저술한 중국사 개설서이다. 중국사는 물론이고 동서양의 역사를 아우르는 저자의 박람강기를 바탕에 놓고 마치 에세이를 쓰듯이 쉽고 재미있게 중국사 전반을 서술하고 있다.

비교역사학적 관점과 옛 문헌의 기록에 근거해 춘추전국 시대 이전 도시국가의 실태를 밝히는 탁견을 비롯해 영토국가 단계에서 기마전술의 도입을 통해 제국 건설로 이어지는 고대사의 발전 과정, 제국의 붕괴 뒤 북방 민족의 중국 진출과 분열 경향의 심화로 대동란에 휩싸이는 중세 시대, 송대에서 시작하는 중국 르네상스의 다양한 면모와 중화주의의 싹이 최근세의 서유럽 문명과 마주치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는 중국사의 전 과정을 대학자의 깊이 있는 안목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머리말

총론
1. 역사란 무엇인가
2. 시대구분론
3. 고대란 무엇인가
4. 중세란 무엇인가
5. 근세란 무엇인가
6. 최근세란 무엇인가

제1편 고대사
1. 삼대
2. 도시국가 시대
3. 전국시대
4. 진
5. 전한
6. 후한

제2편 중세사
1. 삼국
2. 진
3. 남북조
4. 당
5. 오대

제3편 근세사
1. 북송과 요
2. 남송과 금
3. 원
4. 명
5. 청

제4편 최근세사
1. 중화민국
2. 국민정부
3. 중화인민공화국

맺음말
저자 발문

색인
역자 후기

〈중국통사〉는 20세기 동양사학의 최고 석학 중 한 명인 미야자키 이치사다가 교토대학을 정년퇴직한 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저술한 중국사 개설서이다. 중국사는 물론이고 동서양의 역사를 아우르는 저자의 박람강기를 바탕에 놓고 마치 에세이를 쓰듯이 쉽고 재미있게 중국사 전반을 서술하고 있다. 일본 독자들은 이 책을 ‘대학자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책’, ‘통사의 최고 걸작’, ‘기존의 중국사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책’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글의 밀도가 낮은 것도 아니다. 비교역사학적 관점과 옛 문헌의 기록에 근거해 춘추전국 시대 이전 도시국가의 실태를 밝히는 탁견을 비롯해 영토국가 단계에서 기마전술의 도입을 통해 제국 건설로 이어지는 고대사의 발전 과정, 제국의 붕괴 뒤 북방 민족의 중국 진출과 분열 경향의 심화로 대동란에 휩싸이는 중세 시대, 송대에서 시작하는 중국 르네상스의 다양한 면모와 중화주의의 싹이 최근세의 서유럽 문명과 마주치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는 중국사의 전 과정을 대학자의 깊이 있는 안목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어떤 중국사 책도 보여준 적이 없는 이런 중국 역사의 뚜렷한 흐름은 저자의 독자적인 시대구분론이라는 설계로 인해 그 파악이 용이해진다. 우리는 시험을 위해 ‘한수당송원명청’이라고 역대 중국 왕조의 순서를 외웠다. 그리고 ‘한ㆍ당 제국’이나 ‘당송팔대가’ 같은 용어들에도 익숙하다. 하지만 이런 개념들에는 중국이라는 후한 말 삼국 시대부터 오대에 이르기까지의 사회의 형성과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중세의 대분열 시대가 누락되어 있다. 지금과 같은 ‘중화’라는 개념의 형성에 북방민족과의 투쟁이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그것이 중국 전역에 얼마나 심대한 여파를 가져왔는지 책은 그 의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중국사의 흐름을 짚어내기 위해 잡다한 사실들을 배제하고 중국사의 핵심적 요소들을 집약해 보여준다. 갑골문을 비롯해 고대의 기록에 대해서는 의심에 의심을 거듭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것들에 기반해 역사적 사실들을 추리해 나간다. 왕안석의 신법을 비롯해 당시 세계 최첨단의 문명을 자랑했던 송대 사회에 대해 특히 비중 있게 다루고 성리학에 기반한 대의명분론을 내세운 정치가들이 나라의 쇠퇴와 멸망을 자초했다고 질타한다. 천자 독재 체제에서 천자의 역할이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천자를 중심으로 한 정쟁이나 내조와 외조 세력의 대립 등도 풍부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소개된다. 경기의 변동에 따라 왕조의 흥망이 연출되고 치세와 난세를 지금의 개념으로 하면 호경기와 불경기로 파악하는 저자는 역사 변동의 핵심적인 요소들로 토지 제도, 법령, 행정, 소금 전매, 지방 호족과 사대부들의 정권으로부터의 이탈 경향 등의 변천도 비중 있게 다룬다. 왕조 교체의 패턴이 되풀이되는 과정을 서술하면서는 천자 독재 체제의 한계에 대한 탄식과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기도 한다.
‘역사학은 단순한 사실의 집적이 아니고 사실의 논리의 체계여야 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 책을 통해 개설서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썼다. 저자는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실들만을 자료로 중국통사를 집필했다(물론 방대한 사후 확인 작업은 뒤따랐다). 노년의 미야자키 이치사다가 평생을 연구했던 대상에 대해 갖고 있던 사유의 정수에 기반한 이 책 〈중국통사〉는 대학자의 역사관과 개성이 잘 드러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역사가에게는 역사개설이야말로 동시에 역사철학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은 최근에 이와나미문고판으로 출간된 신판 〈중국사〉(상, 하)를 번역 대본으로 삼았다. 머리말과 총론, 맺음말, 저자 발문을 통해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역사와 중국사에 대한 단상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가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 이 책에 대해 옮긴이가 독자들에게 균형 잡힌 중국사에 대한 배경 이해를 돕기 위해 방대한 역주를 달아 본문 뒤에 실었다.

본문에서

만일 이것이 지도를 작성하는 작업이었다면 각자가 범위를 정해 분담하고 나중에 그것을 접합하면 곧 완전한 세계지도가 완성되며, 이음매가 언제까지고 남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역사의 경우에는 부분을 합치기만 한 것은 단순한 집합集合에 그치고 종합綜合은 아니다. 그것이 지도와 역사가 다른 점이다. 지도를 만드는 데는 원칙을 정해두면 누가 만들어도 같지만 역사란 것은 결코 누가 만들거나 같아지는 것이 아니다. 부분 부분의 작자가 다르면 각기 개성을 갖는 부분이 완성되므로 그것들을 무리 없이 잇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명군名君에 의해 잘 다스려지는 치세治世가 생기고 암군暗君에 의해 어지러운 난세亂世가 시작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인 것처럼 생각되어 왔지만, 실은 치세란 것은 호경기, 난세란 것은 불경기의 다른 이름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호경기, 불경기는 그때그때의 군주 개인의 정책에 의해 좌우되기가 어려우므로 예전부터의 군주에 대한 전통적인 평가는 그다지 타당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청조의 강희제 같은 이는 때로는 불세출의 명군이라고 칭송받기도 하지만 실질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극히 보통의 인간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공자가 편찬했다고 하는 『춘추春秋』에 군주를 시해했다는 기사가 36군데나 나온다고 한다. 이로써 춘추라는 시대, 약 250년은 군신 관계가 문란한 시기라고 지적하는 것이 유교의 해석인데, 그것은 그 이전에 군주권이 안정된 이른바 삼대三代[하ㆍ은ㆍ주]의 치세를 상정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춘추 이전의 진정한 역사는 알지 못하므로 실제로는 전보다 좋아졌다고도 나빠졌다고도 단언할 근거가 없다.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시대까지는 아직 군주권이 확립되지 않고 그 친척이나 관료와의 사이에 신분상 큰 차이가 없어 그 지위가 몹시 불안정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 군주권이 차츰 성장하고 있었으므로 주위와 마찰이 생기기 쉬웠고, 이것이 오히려 비극을 야기한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후세에 관료 집단의 통솔자를 재상宰相이라고 부르지만, 재宰란 요리 담당이고 상相이란 주인의 기거를 도와 시중드는 자로서 모두가 노예의 임무이다. 또 역사 사실이 보여주는 바로도 제 환공의 패업을 도운 재상 관중管仲은 일단 환공桓公에게 적대했다가 포로가 된 자이므로 사형수로서 사면받은 노예이다. 또 진秦의 목공穆公을 보좌한 백리해百里亥는 자신을 양 다섯 마리의 대가로 팔았다고 하니 이 또한 노예이다. 훨씬 더 고대의 설화에 나오는 부열傅說은 노예 노동을 하고 있던 처지에서 은의 천자가 발탁해 등용했다고 하는데, 그 성인 부傅는 아이 돌보는 역으로서 이것도 노예의 일이었다. 이로써 보면 먼저 군주의 측근에 노예 무리가 있고, 그중 유능한 자가 정치 고문이 되어 군주를 돕고 군주의 총애를 받아 지위가 높아지고 권력이 강대해지자 몸은 노예이지만 세상에서도 존경심을 갖고 대우하는 지위를 갖게 된다. 그러면 자진해서 그런 무리에 투신하는 자도 나타나 그것이 관료군을 형성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조조의 정책에서 보이듯이 중국 중세 역사의 추이는 이민족 대책과 토지 정책의 전개가 주축이 되어 진행된다. 더욱더 이 두 가지 문제의 이면에 공통된 요소를 탐색하면 그것은 다만 부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필사적 투쟁이 거기에 있다. 이민족에게도, 빈민에게도 보다 잘 살고자 하는 따위의 한가로운 소망은 없다. 심각한 불경기가 침투한 시대에는 이민족은 이민족대로 식량을 구해 방황하고 빈민은 빈민대로 직업을 찾아 유랑해야만 했다. 그렇다 해도 이처럼 비참한 밑바닥 생활자를 토대로 해서 상류층에는 우아한 귀족 계급이 번영한 것은 어찌 된 일인가. 이것도 그다지 이상할 것은 없다. 계엄령이란 것은 받는 자에게는 도탄의 고통이지만 시행하는 측에는 그만큼 고마운 것도 없다.

이 사실이 보여주듯이 (진) 무제가 황실을 강화하고자 일족을 왕으로 봉건하고 이들에게 병권을 준 결과는 이 팔왕八王의 친족 동란이라는 비참한 실패로 끝났다. 무릇 인간이란 것은 곤란한 때에는 공고한 단결을 과시해도 그 수확을 거둘 경우에는 역으로 서로 반목 증오하는 성질이 있다. 이는 일족 간에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북위 조정이 그 중국화 정책으로 인해 더욱 커다란 통일로 향해 전진하는 에너지를 상실했을 때 또 한 번 원초의 상태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었으며, 6진의 반란이 일어나 일시 화북이 대혼란에 빠지는 동안 무천진 군벌을 중핵으로 두 번째 통일로 향하는 기운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두 번째의 통일 경향은 북위 조정이 할 수 없었던 사업, 즉 화북뿐만 아니라 나아가 강남을 합쳐 한 덩어리로 만드는 대통일을 성취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래서 통일이 안정적 태평으로 되었는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중세 중국에는 본래 분열적 요인 쪽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隋는 단명으로 멸망하고 또 천하의 대혼란이 일어났으며, 더욱이 그것이 무천진 군벌 최후의 대표자인 당唐 왕조의 손으로 수습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당 왕조는 걸핏하면 한 왕조와 같은 성질을 가진 통일 왕조로 간주되어 때로는 한漢ㆍ당唐이라고 연속시켜 고대 제국의 연장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한과 당은 그 중간에 약 400년의 이른바 육조 시대를 끼고 있어 그 사이에 중국 사회는 크게 변해 있었다. 양자는 결코 같은 성질의 것일 수 없다.

수도, 당도 한인 출신이라고 일컫지만 실은 그 전의 북주 우문씨宇文氏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이민족 기질을 농후하게 받은 이른바 한漢ㆍ호胡 혼합의 혈통이었으며, 혹은 이민족 그 자체는 아니었는지 의심하는 말조차 있다. 예컨대 수 양제가 부친의 첩과 사통하고, 당 고종이 부친의 첩인 무씨武氏를 황후로 세운 따위의 일은 이를 순수한 중국적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사람의 눈을 경악케 하는 불륜 행위인데, 북방의 유목 민족 간에서는 극히 보통으로 행해지는 습속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종래 파미르 고원을 경계로 하여 아시아를 동서로 나눌 때 서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화ㆍ경제는 대개 동아시아보다도 우세했으며, 따라서 문물의 흐름은 서로부터 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북방 유목 민족의 형세에도 영향을 주어, 직접 서아시아 문명과 접촉하는 서방 유목 민족은 늘 동방 유목 민족을 압도해 패권을 주장했다. 그런데 당 말기, 오대 무렵부터 동아시아의 중국 문화가 서서히 흥륭해 생산에서도 서방을 능가하는 새 국면을 맞이했다. 이것이 바로 북방에도 반영되어, 예상대로 동방에서 일어난 거란의 패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관료란 것은 걸핏하면 선례를 중시하고 신규 기획을 두려워하는 자들이므로 오로지 인습을 지켜 무사안일을 원하며 선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왜곡은 점점 더 커지고 계급적 단절은 더욱 결정적이 된다. 그래도 무언가 표면적 개선을 해왔지만 마침내 그것으로는 사리에 맞는 대책이 될 수 없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서하와의 전쟁에 의해 송의 정치적 약점이 일시에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왕안석의 신법은 이 밖에도 열거하려면 한이 없을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시행되어 종래의 관례를 개정했다. 이들 신법은 결코 왕안석이 개인의 생각만으로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각 개혁에는 따로 제안자가 있었고 많은 경우 이름을 알 수 없는 민간인이었는데, 경험에서 개량책을 착상해 상언한 것이다. 왕안석은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위로는 천자, 아래로는 관료와 상담해 숙고한 끝에 단행했던 것이다. 이것이 왕안석이 정치가로서 걸출한 점이며, 현재에도 정치가라면 정말 피해를 입기 쉬운 하층 인민의 의견을 흡수해 그것을 정치에 유용하게 쓰지 않으면 진정한 정치가가 아니다. 그러므로 왕안석의 신법의 특징은 정부의 형편에 유리한 그런 개혁이 아니라 약자의 이익을 옹호한다는 입장에서 이루어진 개혁이라는 점에 있다.

궁중에서 연극이 개최되면 채유는 동료 대신 왕보王?와 함께 얼굴에 백분을 바르고 붉은 안료로 얼굴을 분장해 배우 속에 섞여 익살꾼 역을 해서 갈채를 받았다. 부친 채경은 뭐라 해도 격렬한 당쟁을 경험하고 세상의 달고 쓴 맛을 다 맛본 자로서 그런 다음 시중드는 일이 최상의 전술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런데 부친보다 딱 30세 연하인 아들 채유는 말하자면 유전적으로 타고난 시중꾼이었다. 그가 또 부친 신종과는 조금도 닮지 않은 자식인 천부적 탕아 휘종과 단짝이 되었기 때문에 더없이 근사한 것이다. 대개 좋은 결과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유리한 요인이 필요하지만 나쁜 결과가 일어나려면 단 하나라도 큰 결함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이처럼 송ㆍ금의 교섭은 송 측에 참담한 결말로 끝났다. 이것은 오히려 송 측에 그 책임의 과반이 있으며, 외교 정책의 졸렬함이 화를 자초한 것이었다. 즉 대책을 낼 때마다 모조리 예상 밖의 역효과가 나서 차례차례 최악의 사태가 전개되어갔던 것이다. 이것은 송의 정치가들의 본질을 폭로한 것으로 송 국내에서 통용되어온 가장 효과적인 정략이 대외적으로는 가장 어리석고 졸렬한 얕은꾀밖에 안 되었음을 이야기해 준다. 왜냐하면 금은 후에 나타난 몽골족과는 달리 인구도 적고 경험도 부족한 시골 무사여서 애초부터 세계 제패라는 따위의 거창한 야심은 갖지 않았다. 만일 송 측에서 대응을 그르치지 않았다면 재해를 도중에 저지할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최악의 사태에 빠진 것에 관해서는 맹목적인 강경론을 부르짖은 애국자 쪽에도 책임이 있다. 무릇 국가가 멸망에 빠질 때는 가장 부적절한 인간이 국정의 중임을 맡도록 나오는 것이다.

굴욕과 화평의 대가로 고종은 이미 죽은 부친 휘종의 영구와 아직 살아 있던 생모 위씨韋氏를 송환받았다. 휘종의 영구라 해도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씨는 휘종의 황후는 아니었으므로 아마 금에서는 노비 취급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돌아오자 황태후로 존중되고 더 이상 없을 융숭한 대우를 받았다. 사람의 일생만큼 알 수 없는 것은 없다. 그런가 하면 고종의 형인 흠종은 아직 살아 있는데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것은 송 쪽에서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 측에서는 만일 돌아오면 그 처리가 곤란한 것이다. 대의명분론이 몹시 비인도적인 결과를 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주자 일파의 도학이 자주 비난을 불러온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면, 그것은 첫째 몹시 관념론적이라는 것, 둘째로 그 관념론을 바로 실행 가능한 듯이 믿어 타인에게 강요하는 데 있었던 것 같다.
만일 관념론이란 점을 말한다면 도학에만 한정되지 않고 송대의 학문은 모두 관념론이다. 그러나 왕안석 학파는 한편으로는 객관을 중시하므로 실제적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거기서 현실과 지나치게 타협한다는 비난도 생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도학파는 때로는 그것이 선종禪宗에 가까워 유교의 형태를 취한 불교라 할 수 있을 만큼 주관적이고 또 독단적이라는 결점이 확실히 있었다.

송의 군대는 국경을 넘자 곧 반격을 받아 오히려 금군이 송의 영내로 침입해 오는 형편이었다. 금은 확실히 북방에서는 몽골의 칭기즈칸에게 시달리면서도 송에 대해서는 아직 저력이 있음을 보여줄 만큼의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싸움을 건 쪽인 송은 어쩔 수 없이 체면이 말이 아니게도 다시금 화의를 요청하는 추태를 드러냈다. 그리고 금의 요구에 따라 전쟁 책임자인 대신 한탁주의 목을 베어 금군에 보낸 것은 치욕을 한층 더한 것이었다. 오히려 금군이 놀라 이것은 애국자의 머리라 하여 정중히 다루었다는 이야기마저 있다. 그러나 이것도 한탁주 자신의 책임이다. 나폴레옹의 말일 텐데, 정치가의 과실은 범죄보다도 나쁘다고 했다. 동기로써 실패를 변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느 시대나 지속적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최대의 요소는 군수품 보급이 어느 정도 수행되는가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전쟁이란 바로 소모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몽골군이 유럽 깊숙한 부분까지 진격해 끊임없이 전쟁과 소모를 계속하면서 조금도 쇠약한 형세를 보이지 않았던 것은 끊임없이 후방에서 무기의 보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원료인 철의 생산액에서 중국은 송대 이후 석탄을 사용하는 제철법의 도입으로 세계에서 으뜸가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몽골 대제국의 성립 기반에는 중국의 생산력이 있었던 것이다.

원 조정의 지방 정치는 역시 전대와는 다른 점이 있으니 그것은 그 행성行省 제도에서 볼 수 있다. 종래의 황제 정치에서는 중앙정부 하에 지방 아문衙門이 예속되는 형식으로 양자는 명칭이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원대에는 중앙에 중서성中書省이 있어 황하 이북의 광대한 영역을 직할하고, 그 외의 10개소에 중앙과 완전히 같은 행중서성行中書省을 두어 중앙과 필적할 정도의 광대한 지역을 지배했다. 행行은 출장소란 의미이며, 행중서성을 줄여서 행성行省, 더욱 간단히 성省이라 하고 그것이 동시에 그 지방행정 구분의 이름으로도 되었다. 이것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성 이름의 유래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의 정책이란 실로 제멋대로이고 무원칙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먼저 쇄국주의를 펴서 외국이 자발적으로 접근해오는 것을 배척하고 자국민이 무역을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것도 엄금한다. 다음에 뜻대로 되지 않는 외국을 위협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조공국으로 삼는다. 조공국이 되면 자유로이 무역할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고 조공의 횟수를 한정하고 무역선의 척 수, 인원수를 제한해 그 밖의 것은 밀무역으로서 엄벌에 처한다. 전부가 자기 기준에서 시책이 도출되고 자기 희망을 타국에 할당해 강제하는 것이다.

영종 시대는 명이 시작한 다음부터 겨우 80년쯤 지났을 뿐이어서 보통으로 말하자면 왕조의 전성기로 접어드는 때이다. 거기에 말기적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은 얼핏 보면 불가사의한 현상인데, 실은 그것이 되풀이가 되풀이인 까닭인 것이다. 왕조는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경신更新한 셈 치더라도 그 근저가 되는 사회에는 전대 이래의 역사가 퇴적되어 있으며, 말기적 증상을 야기한 병의 근원도 도처에 잠복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가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독기가 퍼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만 그것으로 인해 왕조가 곧바로 멸망에까지 간다고는 할 수 없다. 젊은 왕조에는 병독에 못지않은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바로 그때 들어온 소식은 청군이 오삼계와 함께 북경을 목표로 남하해온다는 정보였다. 이자성은 이제까지 언제나 야전에서 명군을 격파하곤 했으므로 스스로 정예부대를 이끌고 요격하러 갔다. 그러나 이번의 상대는 종래의 명군과는 전혀 달랐다. 이자성군은 청군의 기병에 포위당해 철저히 타파되고 이자성 자신은 허둥지둥 북경으로 도망쳐 돌아와 금을 있는 대로 남김없이 긁어모아 도망쳤다. 이런 부분이 15년간의 약탈 생활을 통해 몸에 밴 지혜로서 유적流賊의 생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점에서는 과연 타고난 천자 장열제의 태도는 달랐다. 그는 측근으로부터 남경으로 천도하자는 진언을 받았을 때도 의연하게 ‘국가의 군주는 사직社稷에서 죽어야 하니 짐이 또 어디로 가겠는가’라며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정보

저자 : 미야자키 이치사다
저자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 1901~1995)는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동양사학자. 유물사관 중심의 관념적인 중국사 해석에 실증주의적인 연구로 맞선 교토학파의 중심인물로서 20세기 후반 일본 역사학계를 이끌었다. 교토대학 문학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1936년 파리로 유학 가 아랍어를 공부했다. 1944년 교토제국대학 교수로 취임해 1965년 정년퇴임했다. 이후 함부르크대학, 루르대학의 객원교수로 초빙되었다. 1978년 프랑스 학사원으로부터 최고의 중국 관련 저술에 주어지는 스타니슬라스 쥘리앵 상을 수상했고 1989년 문화공로자로 선정되었다. 중국 사회ㆍ경제ㆍ제도사와 동서양 교섭사에 관한 수많은 탁월한 연구 업적을 남겼고 서아시아와 유럽과의 비교사적 관점으로 중국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해석을 보여줬다. 공산 혁명 이후 중국과 일본의 국교가 단절되었던 시절 중국에서 〈미야자키 이치사다 논문 선집〉이 소수의 당 간부와 학자들을 대상으로 내부 회람용으로 출간되어 연구되기도 했다. 미야자키의 연구는 동양사 연구에서 많이 인용되고 참조되는 것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시바 료타로, 마쓰모토 세이초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도 집필에 미야자키의 저작을 참조했다고 밝혔다. 저서로 『아시아사 개설』, 『옹정제』, 『과거』, 『대당제국』, 『수호전: 허구 속 사실』, 『사기를 말하다』, 『구품관인법 연구』, 『아시아사론』, 『논어의 신연구』, 『자발집: 동양사학 70년』, 『중국사의 명군과 재상』 등 다수가 있으며, 1991년 『미야자키 이치사다 전집(宮崎市定全集)』(전24권, 별권1)이 이와나미쇼텐에서 간행되었다.

역자 : 조병한
역자 조병한은 194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동양사학과에서 청대와 중국 근대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의대, 계명대를 거쳐 서강대 사학과 교수로 2012년 정년 퇴임했으며 동양사학회 회장,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서강대 사학과 명예교수로서 저술 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학술논문 60여 편이 있고, 『중국통사』 『5.4운동-근대 중국의 지식혁명』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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