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자면 맞춤법
2015년 12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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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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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알고 있는데 잘못 쓴 경우이거나 몰라서 잘못 쓴 경우 모두 조금 부끄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부록과 찾아보기를 마련했다. 저자는 이 부록을 탈고 시 최종 체크용이나 색인으로, 혹은 또 하나의 목차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장장 57쪽에 이르는 이 책의 부록은 또 하나의 본문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인데, ‘난이도 및 중요도를 기준으로 분류한 찾아보기’에서는 10년여의 편집자 생활에서 나온 저자만의 실제적인 노하우를 실감할 수 있다.
제1부 띄어쓰기
단어는 전부 뗀다, 조사만 빼고! | 조사 아닌 척해도 조사하면 다 나올 너 | 단어인 듯 단어 아닌 너 (1) - 어미 | 단어인 듯 단어 아닌 너 (2) - 접사 | 과감하게 띄면 그만, 의존명사 | 조사냐 어미냐 접사냐 의존명사냐 - 네 정체를 밝혀라! | 그저 사전만 믿고 가는 합성어의 띄어쓰기 | 그렇다고 사전을 덜컥 믿으면 안 되는 띄어쓰기 | 띄어쓰기의 마지막 난관, 보조용언
제2부 맞춤법
기본형을 잘못 알고 있는 동사와 형용사 | 구분해서 써야 할 동사와 형용사 | 활용에 유의해야 할 동사와 형용사 | 주의해서 써야 할 어미와 조사 | 주의해서 써야 할 관형사와 부사 | 주의해서 써야 할 명사 | 알아 두면 좋을 복수 표준어
제3부 외래어 표기법과 문장부호
외래어 표기의 기본 원칙들 | 외래어 표기를 위한 알짜배기 팁들 | 고유명사 표기, 이것들은 알아 두자! | 언어별 핵심 체크! | 문장부호, 별거 아니라고 보기에는 꽤나 소중한
부록
보조용언의 종류 | 한 단어라 붙여 써야 하는 합성어들 | 틀리기 쉬운 외래어 표기 | 주의해야 할 외국 인명 표기 | 주의해야 할 외국 지명 표기
난이도와 중요도에 따른 내용 분류
찾아보기
ㆍ 알다시피 우리가 하루 이틀 인연이냐.
ㆍ 우린 원래 처음 만나자마자 통했잖아!
ㆍ 마음도 넓디넓은 친구야! 오늘 술은 내가 사도 괜찮지?
ㆍ 그럼, 나야 좋고말고!
ㆍ 네 지갑이 열릴라치면 화낼 테니 각오해! (ㄹ라치면)
ㆍ 알겠어. 오늘 밤에는 일찍 들어가게 둘쏘냐! (ㄹ쏘냐)
역시 화해에는 술이 빠질 수 없구나 하는 교훈(?)과 함께 설명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어미들 역시 띄어 써놓고 그냥 넘어가기 십상인 놈들이에요. 특히 ‘알다시피’는 ‘알다 시피/알다싶이/알다 싶이’로 쓰지 않도록 철자와 띄어쓰기 모두 주의해 주세요. ‘하자마자’도 ‘하자 마자’라고 띄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자마자’ 전체가 어미랍니다. 또 ‘ㄹ라치면’ 같은 경우는 ‘치다’를 따로 생각해서 ‘할라 치면’으로 써오셨을 확률이 크지만, 어미라는 거 아신 이상 그러시면 안 돼요. 또 그러실라치면 미워할 겁니다.
(41~42쪽)
신입 편집자 시절, 교정을 보면서 가장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었습니다. ‘곰곰이’가 맞는지 ‘곰곰히’가 맞는지 아리송해 규정을 뒤져 보니 「한글 맞춤법」 51항에 이런 설명이 나오더군요.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아하, 그렇구나. 참 친절하기도 하지. 그럼 이 단어 발음이 곰곰‘이’인지 곰곰‘히’인지만 알면 되겠네. 이게 발음이 어떻게 되더……라가 아니라 이게 말이야 소야? ‘곰곰이’라고 쓰여 있으면 ‘곰곰이’라고 읽고 ‘곰곰히’라고 쓰여 있으면 ‘곰곰히’라고 읽는 거 아닌가? 어떻게 쓰는 게 맞는지를 정해 주는 게 맞춤법이고, 우리는 옳은 맞춤법에 따라 쓰인 글자를 읽는 거 아냐? 근데 발음되는 대로 맞춤법을 정한다고?! 이 거대한 순환의 고리 앞에 인간이란 얼
마나 초라하고 나약한 존재더냐 하면서 깊은 회의에 빠진 것……까진 아니고, 그야말로 ‘어쩌라고’ 소리가 절로 나왔지요.
없어졌던 어이를 겨우 다시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한글 맞춤법」 1항, 그러니까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는다”라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난 이후에야입니다. ‘쓰여 있는 글자를 읽는다’라는사 고방식으로는 제가 느낀 어이없음도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태초에 글자가 있었던 게 아니라 말이 먼저 있었고, 글자는 말을 표기하기 위해 발명된 도구 아니겠습니까? 입에서 나오는 말을 정확히 기록하는 게 글자의 할 일이었을 테고요. 그러니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쓰여 있는 글자를 읽는다’보다는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을 글자로 옮긴다’가 먼저일 겁니다. 그렇기에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는다”라는 선언은 원칙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발음이 ‘이’냐 ‘히’냐에 따라 옳은 표기를 결정한다는 51항 역시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해가 되네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항이 마음에 든다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요.
(132~133쪽)
프로 편집자가 전하는 맞춤법 노하우,
책 쓰기 시작한 바로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맛춤법을 잘못쓴 문장을 읽는건 여간 고역스러운 게 안이다. 당장, 지금 이 문장만 하더라도 맞춤법과 띄어쓰기만으로 글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를…… 우리는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책 쓰자면 맞춤법』은 제목처럼 꼭 책을 쓰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SNS, 보고서, 연애편지, 업무레터, 문자 등 거의 매일 글을 쓰는 전 국민에게 ‘맞춤법’은 생각보다 일상적으로 필요함을 알리는 책이다. 「여대생 90%, 맞춤법 틀리는 이성에 호감 약해져」(연합뉴스, 2013년 10월 7일자)와 같은 기사까지 굳이 참조하지 않더라도, 첫 문장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내용은 형식에 의해 저해될 수 있다. 프로 편집자가 전하는 맞춤법 노하우, 바로 『책 쓰자면 맞춤법』이 필요한 이유다.
“나는 네가 지난밤에 애인에게 무얼 잘못했는지 알고 있다”
누군가는 귀찮다는 이유로 띄어쓰기를 거부하고, 누군가는 이게 더 예뻐 보이지 않느냐는 이유로 당당히 틀린 맞춤법의 한글을 고집하지만, 그러나 한글맞춤법을 틀리는 이성에게 호감이 떨어진다는 조사결과는 그런 고집 부리는 이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할퀴고 지나간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썸남썸녀에게 ‘아프지 말고 빨리낳아ㅠㅠ’라는 순수한 호의의 문자를 보내고 ‘낳긴 뭘 낳아! 너나 낳아’라는 시퍼렇게 날선 답장을 받아보신 여러분이라도 충분히 읽고 이해하실 수 있도록”이라며 책 쓰기 전(前)단계로서의 맞춤법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초적인 생활 맞춤법 역시 놓치지 않는다. 논리와 글 구성이 훌륭하여 감탄을 자아내던 중 그의 글에서 “어의없다” 같은 걸 어이없게 찾아내면 문득 필자에 대한 신뢰감 역시 소폭 낮아지는 우리의 마음 역시 어찌할 수 없는지라,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사소해 보이지만 틀리기 쉽고, 그래서 더더욱 틀리면 아니되는 맞춤법 규정을 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불과 하룻밤 사이에 여자친구의 문자가 쌀쌀맞아졌다면 지난밤에 보낸 문자 한번 확인(하고 맞춤법 체크도) 해보길 권하는 바다.
맞춤법이 생각보다 중요한 이유는 연애생활 외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편집자로서의 경험을 들어 이렇게 밝히고 있다.
편집자로서의 경험을 덧붙이자면, 맞춤법을 정확하게 지킨 글은 저자에게 감탄케 하고, (할 일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감사하게 하며, 나아가 ‘이 저자의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엄정한 사고를 거친 산물이니 더더욱 주의해야겠구나’ 하는 마음까지도 들게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글을 허투루 대한다는 말은 절대, 절대 아닙니다만, 맞춤법을 잘 지킨 글에는 ‘빨간 펜’을 대는 데 좀 더 신중해지는 게 인지상정이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오탈자를 만났을 때에도 보통의 경우라면 별 생각 없이 ‘잘못 쓰셨구나’ 하고 고칠 확률이 크지만, 맞춤법을 꼼꼼히 지키는 저자의 글이라면 ‘이건 실수가 맞을까? 내가 모르는 단어가 따로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쓰신 숨은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지요. (본문 8쪽)
자신의 글을 씻기고 변변하게 단장해서 내보이는 것, 그리하여 그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허투루 보지 않게 하는 것은 글쓴이의 몫이고, 또한 능력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등등의 속담을 동원하는 건 좀 멀리 나간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맞춤법 맞는 글이 그렇지 않은 글보다 품격을 갖추게 되는 것은 저자의 말마따나 ‘인지상정’인 것이다.
문법을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함
영어를 일찌감치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모두 하는 말이 ○○형식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품사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는 것. 암기와 응용은커녕 아예 처음부터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영원한 영어초급자들의 변을 듣는다. 문법(文法)이라는 것은 애초에 그 文(과 언어)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내지는 매뉴얼 역할을 해주는 것인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가이드의 손을 잡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원리를 알고 나면 응용과 활용이 자유로워진다. 품사의 정체와 그 기능과 몇 가지 원칙을 알고 나면 추론하여 적용을 할 수 있게 된다(“단어는 전부 뗀다, 조사만 빼고!” “조사는 몇 개가 되든 붙여 쓴다” “의존명사는 별도의 단어이니 띄어 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만이라도”라는 말을 다 붙이기는 좀 긴 느낌이 들어 적당한 데서 띄어 써 볼까 궁리하는 사람들에게, ‘조사는 몇 개가 되든 붙여 쓴다’는 원칙을 보여 주며 띄어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안심을 시켜 주는 일은 그 이후 그의 언어사용에 얼마나 많은 자유를 주는 일인가, 하는 말이다.
맞춤법을 틀리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한국어 사용자들은 문법을 그저 제약으로, 답답한 것으로 파악하기도 하지만 언어에 있어서의 규범과 규칙은 제한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고, 우리의 언어사용에 근거가 되어 주기도 한다. 저자의 지적과 같이, 잘못된 맞춤법이라도 ‘어떻게 써도 그만이지!’라며 거친 인식과 언어사용을 고집하기보다는 바른 말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말이 쓰일 수 없거나 쓰여서는 안 되는 근거를 가지고 언어를 쓴다면, 그 인식은 곧 글의 치밀함 내지는 사고의 섬세함과 통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는 말. 바른 언어사용이 미치는 부분이 생각보다 광범하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는 순간이다.
실제 언어생활을 반영하려 하되, 그것이 규범 안에서 정리될 수 있도록 애쓴 타협의 결과물이 바로 맞춤법 규정입니다. 원래 규칙이라는 건 통용을 위해 보수적인 습성을 띨 수밖에 없는 데다가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방대한 어휘에 일관적이고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규칙을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 조금은 너그러워지셔도 좋을 것 같아요. (본문 12~13쪽)
지난 6월에는 부사 ‘너무’가 긍정적인 서술에서도 사용가능한 것으로 국어규정이 바뀐 바 있다. 너무에 대해 너무 오래 전 규정을 들이대기에는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의견 역시 너무 많았던바, 이 발표가 있은 후 “너무를 쓸 수 있어 너무 좋다”는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음을 기억한다. 언어는 살아 있다. 사라지고 진화하고 변형되고 생성된다. 그에 따라 문법도 역시 변화한다. 문법, 그거 너무 고루하다고, 답답하다고 말하기 전에 언어 자체에 대해, 특정 규칙과 제한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맞춤법규정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어들을 표준어로 인정하자는 주장과 다를 게 없고, 그렇다면 내가 ‘서울시 체육회’를 ‘서울 시체 육회’로 쓰는 것을 ‘어떻해’ 이렇게 쓸 수 있지라고 반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규정과 제한은 우리의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며, 정밀한 사고의 초석이 된다.
그렇다. 이 책은 당신을 자유롭게 할 그 책이 맞다. 고작 맞춤법에 가져다붙이기에 ‘자유’는 조금 거창한 말이 아니냐는 의문은 ‘언어’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 이후로 남겨두자.
당신의 무릅 아니 무릎을 치게 만들 놀라운 찾아보기와 유머
맞춤법과 관련해서 우리 모두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틀리면 부끄러운 맞춤법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 무릅쓰다/무릎쓰다 · 건들이다/건드리다 · 고담준론/고준담론
· 둘러쌓이다/둘러싸이다 · 결제/결재 · 생각건데/생각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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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맞춤법 책 사상 전무후무한 찾아보기 외에도, 이 책의 특이점은 문법 매뉴얼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서사와 스토리텔링이다. 맞춤법 책을 읽고 있을 뿐인데 왜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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