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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재민 지음
나무옆의자

2015년 10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06월 13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99MB)
ISBN 9791186748374
쪽수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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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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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영역과 마주하고 무수한 거짓과 싸우며 진실을 밝히려는 젊은 판사의 이야기!
정재민의 장편소설 『보헤미안 랩소디』. 권력층의 일원인 판사에게조차 사법 체계가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는 불의한 현실을 통해 정의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작품으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현직 판사인 저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믿기 어려운 현실,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난치병인 류마티스 진단을 내린 한 의사를 중심으로 끈끈하게 연결된 의료, 종교, 사법, 언론, 정치권력을 상대로 쉽지 않은 싸움을 시작한 젊은 판사를 통해 불의한 시대에 개인의 정의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스물여덟 살의 판사 하지환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사기 진료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류마티스 전문의 우동규가 퇴행성 관절염인 어머니에게 허위 진단을 내려 9년 동안 항류마티스제를 복용하느라 위암까지 걸리게 만든 것이다. 판사로서의 앞날에 대한 우려와 우동규와 싸우다 다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환은 우동규를 사기죄로 고소한다. 그러나 신해지청장은 공소장을 결재하지 않고 우동규의 행위가 명성을 높이고 병원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일 뿐 재산상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기죄가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그를 처벌할 수 없다고 하는데…….
허위 진단을 내리고도 아무런 죗값도 치르지 않은 채 버젓이 의사 생활을 계속하는 의사의 모습은 저자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가 아닌 생생한 현실이다. 저자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사기 진료를 하는 의사를 사법 체계 안에서 처벌할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개인이 볼품없이 왜소해진 시대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와 함께 정신분석학을 활용해 개인의 내면에 뿌리 깊이 박혀 잇는 상처의 치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들이 상처에 공감하고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며 위안을 느끼게 해준다.
친구의 부음
곧게 뻗은 손가락
명의의 두 얼굴
보헤미안 랩소디
고흐의 자화상
배트맨 비긴즈
권총
그 사건의 기억
사기죄의 성립 요건
퀸의 카우치
세 번의 장례식
엄마의 일기장
섹스의 의미
위험한 소년
뮤즈와 데몬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십시오
Mama, Just Killed a Man

작가의 말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것이다. 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선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악이 되기도 한다. 합법인 행동이 악이고 위법인 행동이 선일 때도 있다. 한 사람이 선과 악을 번갈아 저지르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데도 법정에 온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더러 자신이 선의 영역에 있음을 선포해달라고 한다. (9쪽)

“우동규의 병원에 다니는 환자 수가 연간 삼만 명이래요. 신해시 인구가 삼십만 명 조금 넘죠? 류마티스 유병률이 일 퍼센트 미만이니까 류마티스 환자가 많아야 삼천 명인 게 정상이지요. 한 도시에 류마티스 환자가 인구의 십 퍼센트나 되는 곳은 아마 세계적으로도 신해시뿐일걸요.” (35쪽)

“신해성모병원은 신해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종합병원이야. 직원들만 천 명이 넘어. 신해시의 정치인들, 종교인들, 지역 유지들과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어. 선배는 단지 의사 한 명이 아니라 그 많은 사람들과 싸워야 하는 거야. 이기기도 어렵고 이긴다 해도 선배가 다칠 거야.”
“그렇다고 엄마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네 엄마가 당했다고 생각해봐. 그래도 그렇게 말할 거야?” (80쪽)

수사 과정에서 신해시에 널리 소문이 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신해시에 뿌리를 둔 방송이나 신문은 수사 결과를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신해시의 기자들은 신해성모병원이 신해시에서 가장 큰 광고주이기 때문에 보도할 수 없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오히려 중앙의 방송국이 사건의 수사 결과를 간략하게나마 보도했다. (131쪽)

사기죄는 자신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재산죄인바, 피의자는 류마티스 관절염 전문의로서 명성을 높이거나 병원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할 생각으로 이런 행위를 하였을 개연성이 더 높은데, 이러한 이익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라고 볼 수 없어 재산죄인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
피의자가 특정 항류마티스제를 판매하는 제약회사로부터 정기적으로 현금, 여행 경비, 비서 채용 경비를 지원받아온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지원을 받은 시점 전후에 피의자가 항류마티스제를 처방한 건수에는 큰 변화가 없으므로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 (133쪽)

나는 검찰의 힘은 사람을 감옥에 보낼 수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할 사람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데 있음을 절감했다. (135쪽)

생각해보면 그림이나 사진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원래부터 내 얼굴에 대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 자신이 내가 아닌 느낌,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닌 듯한 느낌이 불현듯 침투할 때가 있었다. 간헐적으로 솟아오르는 자살 충동도 나로부터 내가 아닌 그 어떤 존재를 추방하고 싶은 충동인지도 몰랐다. (154쪽)

뿌연 유리는 무수한 갈등으로 더럽혀져 있는 하지환 씨의 무의식이에요. 유리가 깨끗하지 않으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없죠. 외부 세상은 순간순간 끊임없이 변해요. 유리가 깨끗하면 현실이 바뀔 때마다 변화를 제때 인식할 수 있지만 유리가 더러우면 현실이 바뀌었는데도 예전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게 되죠. 그러니 유리가 더러워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닦아야 해요. 하지만 유리를 닦는 작업은 고통스럽죠. 자기 자신을 직시하고, 자기의 오류를 인정하고, 자기를 변화시켜야 하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그대로 살아요. (155쪽)

엄마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거짓된 상을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거짓 자기의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성취를 거듭해도 타인의 배 속에 밥을 넣는 것처럼 허기가 채워지지 않고 허무해지기만 했던 것이다. 그날 밤 평소보다 술이 많이 들어갔다. (223쪽)

“엄마한테서 사랑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엄마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겠어요? 부모들이 다들 자식을 사랑하는 줄로 착각하지만 사랑이 아닐 때가 많죠. 애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존재가 부모예요. 자신의 분을 풀고, 자신의 소유욕과 지배욕을 충족시키고,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식을 이용하는 부모가 많아요.” (230쪽)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일이 이성적인 계산의 산물은 아니잖아요. 상대방이 나에게 불이익보다 유익을 더 많이 줄 것이라는 계산이 섰을 때만 사랑에 빠지는 건 아니잖아요.”
“진정한 사랑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본질이 달라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정신적으로 성장시키고 확장시키는 것이죠. 반면 사랑에 빠지는 것은 과거에 강렬한 흥분을 일으킨 심리적 패턴에 빠지는 것에 불과해요.” (250쪽)

1억원 고료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난치병인 류마티스 진단을 내렸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반전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

“선배 어머니의 손가락은 류마티스 환자의 손가락 모양이 아닌 것 같은데.”
우연한 한마디로 마음의 지옥문이 열렸다.
젊은 판사가 묻는다.
불의한 시대에 개인의 정의란 무엇인가.

서른 살의 판사인 하지환은 어느 날 친구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그의 고향이자 그가 판사로 처음 부임했던 곳인 신해시로 내려간다.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2년 전 그가 고소장을 제출한 사건을 담당했던 손지은 경사. 2년 전 그는 9년 동안 독한 류마티스 약을 먹다 결국 위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류마티스가 아니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병원으로 찾아가 어머니의 진료기록부를 요청하지만 어머니를 치료한 우동규는 진료기록을 내주기를 거부하다 그가 판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태도가 돌변한다. 지환은 병원에서 받은 서류를 들고 인근 도시의 의사를 찾아가 어머니가 류마티스가 아니었고, 우동규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류마티스 진단을 내려 계속 약을 먹게 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류마티스 유병률은 보통 1퍼센트 미만인데 신해시에서는 인구의 10퍼센트가 류마티스 환자라는 것이었다. 판사로서의 앞날에 대한 우려와 우동규와 싸우다 그가 다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환은 우동규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한다.
한편 공황 장애를 겪는 지환은 후배 효린의 충고에 따라 정신분석을 받기 시작한다. 지환은 정신분석을 통해 내적 갈등의 원인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가지만 정신분석은 그가 놓인 상황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한 의사를 중심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는 의료, 종교, 사법, 언론, 정치 권력을 상대로 쉽지 않은 싸움을 시작한 그가 많은 환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사기를 친 우동규를 법의 이름으로 심판할 수 있을까?

엄마, 복수를 원해요?

스물여덟 살의 판사 하지환은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사기 진료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9년 동안 항류마티스제를 복용하느라 위암까지 걸린 어머니가 사실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니었던 것. 류마티스 전문의 우동규가 퇴행성 관절염인 어머니에게 류마티스라고 허위 진단을 내려 항류마티스제를 계속 복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환은 우동규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하기로 결심하지만 우동규를 만난 후부터 병원 행정처장, 신해지원장, 고교 선배, 동료 판사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우동규를 고소하지 말라는 회유와 압박이 계속된다. 자칫 고소 사건이 불거지면 판사로서의 앞날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기에 고소장을 제출할지 망설이던 하지환은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그냥 둘 수 없을 뿐 아니라 어머니 같은 피해자가 계속 생겨날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고소장을 발송한다.
어머니가 사기를 당해 죽음에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을 안 하지환은 크게 분노한다.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류마티스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면 어머니가 위암에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두 가지 병 때문에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하다 돌아가시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수년 동안 많은 환자들을 상대로 믿기 어려운 사기를 치고 류마티스센터 과장으로서 버젓이 진료를 계속하는 우동규로 하여금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복수라는 단어로 정서적 이유를 부여할 필요도 없이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판사는 배트맨이 아니야

하지환이 우동규를 찾아가 그가 어머니에게 사기 진료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받은 다음 날, 신해지원장이 그를 불러 말한다. “하판사, 판사는 길거리에 나가서 악당을 물리치는 배트맨이 아니야. 그리고 리베이트, 과잉 진료 같은 문제는 국가 전체적으로 환경이 바뀌어야 손을 볼 수 있는 거지 일개 판사 혼자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야. 게다가 성모병원이잖아. 우리나라에서 제일 센 곳이 어딘지 아나? 종교 단체야. 섣불리 덤볐다가는 하판사가 다쳐.” 세상이 그런 것을 판사 혼자 몸으로 바꿀 수 없다는 지원장의 말은 불의한 시대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건 담당자에게 온갖 청탁 전화가 걸려왔고, 신해지청 검사도 수시로 전화를 걸어 진행 경과를 확인했다. 우동규는 관련 자료를 제대로 넘겨주지 않을뿐더러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못하도록 환자들을 회유했다. 경찰은 우여곡절 끝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우동규 사기 진료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 사건을 배당받은 검사가 우동규의 유죄를 확신하고 우동규를 기소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작성하지만 신해지청장은 공소장을 몇 달 동안 결재하지 않다가 다른 곳으로 영전해 갔고, 새로 부임한 지청장은 우동규의 고교 선배로 공소장을 결재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불기소 결정문을 써주었다.
이렇게 진실을 은폐하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우동규의 영향력은 전방위에서, 끊임없이 밀려든다. 하지환이 싸움을 시작한 상대는 한 명의 의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무지한 노인들을 속여서라도 수익을 올리는 것이 우선인 종합병원, 종교적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서 사기 진료는 방조하는 종교 재단, 힘들고 오래 걸리는 신약 개발 대신 의사들에게 리베이트 주는 것을 핵심 판매 전략으로 삼는 제약회사, 선배의 부탁을 무시하지 못하는 검사들, 결속이 강한 우동규의 고교 동문들, 진실 보도보다는 광고주에 대한 예우가 우선인 지역 언론, 정의보다는 표가 중요한 지방 정치인들 등이 하나로 연결되어 우동규를 돕는다.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게 정의 아닌가요?

그렇다면 불의한 시대에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배트맨이 필요한 것일까?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검찰조차도 우동규가 환자들을 속였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환의 어머니에게 허위 진단을 내리고 과잉 진료를 한 우동규가 처벌을 받는 것이 상식선에서 생각할 수 있는 정의인데도 검찰은 그의 행위가 명성을 높이고 병원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일 뿐 재산상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기죄가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그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눈앞에 뻔히 보이는 진실을 두고도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만들어내는 법 집행자들의 행태를 목격한 개인이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권력층의 일원인 판사에게조차 사법 체계가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는 불의한 현실을 통해 정의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다. 이러한 질문은 요즈음 개인의 정의 실현에 대한 컨텐츠가 양산되는 이유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현직 판사인 작가의 질문은 이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절실해진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류마티스라고 허위 진단을 내리고도 아무런 죗값도 치르지 않은 채 버젓이 의사 생활을 계속하는 의사 이야기는 작가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가 아니다. 수많은 환자들에게 사기 진료를 해서 병원에 막대한 이익을 올려주고 제약회사로부터 오랫동안 리베이트를 받아온 의사를 사법 체계 안에서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이 시대의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가장 큰 반전은 젊은 판사의 눈으로 보여주는 믿기 어려운 현실, 그 자체이다.

잘못한 사람이 없어도 불행한 일은 일어날 수 있다

이 소설은 또한 개인의 내면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상처의 치유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환은 학창 시절 공부를 잘했고, 서울법대에 들어가 사법고시에 합격, 판사가 된 인물이다.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이력을 가졌지만 그는 판검사가 되어 자신의 한을 풀어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신의 상처는 보듬을 새 없이 불쌍한 어머니의 뜻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며 광대의 인생을 살았다. 초등학교 때는 세 번이나 전학을 가야 했고, 원하지 않는 고등학교에 간 데 이어 대학까지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갔다. 대학에 간 후에는 어머니의 뜻대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큰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바람을 저버릴 수 없어 사법고시까지 본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묻어둔 채 어머니의 바람대로 살아온 그는 어머니의 물건이 가득한 창고방에 들어갈 때면 공황장애를 일으키고, 이를 목격한 후배의 권유에 따라 정신분석을 받기 시작한다.
의도의 불순함과 관계없이 하지환은 정신분석을 통해 내면의 고통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볼 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상처로 인한 사고의 왜곡을 많은 부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부모와의 불화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문화 아래서 자란 오늘의 우리들도 대부분 경험한 문제이고 하지환과 함께 정신분석가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상처에 공감하고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위안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추천사]

무엇보다 정신분석학을 이야기에 끌어들였다는 점이 이 소설의 인상을 강렬하게 한다. 정신분석학 같은 전문 영역을 소설에 끌어들일 때 대개 그것은 독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용도로 쓰인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것이 불의의 집단에 의해 회유와 기만의 용도로 쓰이며 독자의 뒤통수를 친다. 치료적 명분을 위해 의사가 환자의 트라우마를 교묘하게 지어내고 무의식마저 조작할 가능성을 소설적 상황을 통해 제시하는 점이 멋지다. 이 판사 작가에게 이제는 죄와 벌, 역사와 사회에 대한 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적인 전문성을 기대해도 좋겠다. _구효서(소설가)

『보헤미안 랩소디』는 악몽에 관한 소설로 읽힌다. 개인의 꿈이 결핍과 분노를 먹이로 자라나며 악몽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개인들의 악몽이 모여 세상을 뒤덮는 부패의 그물이 되고, 개인은 다시 그 그물에 포획되어 벗어날 길 없는 악몽을 꾼다. 현실이 너무 잔혹해서 악몽이라는 표현도 부족한 듯한, 정의라는 말이 너무 높아서 꿈조차 꿀 수 없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_김형경(소설가)

집요한 유혹을 뿌리치고 무수한 거짓과 싸우며 진실을 밝히려는 주인공을 응원하며 읽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익’에는 아주 민감하고 ‘진실’에는 너무나 둔감한 세태, 이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의 힘은 한없이 커지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개인은 볼품없이 왜소해진 시대상을 판사인 주인공이 겪는 곤경을 통해 더없이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에 대한 관찰을 통해 그 근원을 깊게 보여주고 있다. _방현석(소설가, 중앙대 교수)

법과 공적 절차가 손 쓸 수 없는 불의의 영역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 한 젊은 판사가 있었다. 그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자기를 괴롭히던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낸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주인공이 복수의 길을 향해 갔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복수는 결코 정의에 도달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 혹은, 복수 그 자체의 불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함인가. _서영채(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이 소설에서 주목할 것은 자아의 실체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과 인간 삶의 변화에 대한 지향성이다. 또한 이 소설은 디테일의 힘에서도 대단한 매력을 발휘한다. 체험과 의식의 성장이 행복하게 맞물려서 소설의 풍성한 육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_하응백(문학평론가)

결국 문학이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기에 이 소설은 그러한 문학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다고 할 것이다. _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박범신, 구효서, 은희경, 이혜경, 김형경, 방현석, 서영채, 하응백, 김미현)

책속으로 추가

“선배, 죽는 거 선배가 생각하듯이 그렇게 힘든 일 아니야. 모르핀을 많이 주사하면 기분 좋은 상태에서 호흡 곤란으로 편하게 죽어. 모르핀보다 더 빠른 건 염화칼륨이야. 주입하면 즉사야. 죽는 게 두려우면 내가 나중에 책임지고 편안하게 죽게 해줄게. 그러니 죽는 거 걱정 말고 살아 있을 땐 삶에 집중해.” (255쪽)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정재민

저자 정재민은 2010년 『소설 이사부』로 매일신문 주최 제1회 포항국제동해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4년 『보헤미안 랩소디』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판사로 일하고 있으며, 소설 『독도 인 더 헤이그』(2014년 재출간)를 인연으로 외교부 독도법률자문관으로 근무하였고, 『국제법과 함께 읽는 독도현대사』(2013)를 펴냈다. 법관이 왜 소설을 쓰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거짓 속에서 진실을 찾는다는 점에서 법관과 소설가는 닮았다. 양쪽 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텍스트와 기술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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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헤미안 랩소디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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