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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

이동원 지음
나무옆의자

2015년 10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05월 23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9.86MB)
ISBN 9791186748367
쪽수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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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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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가까이 다가간 두 사람이 내뱉은 조용한 외침!
이동원의 장편소설 『살고 싶다』. 살고 싶어 했던 한 친구의 죽음 뒤에 숨은 진실을 파헤치는 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특수한 곳을 배경으로 인간 선악의 실체를 탐구한다. 죽은 전우들과 살아남은 전우들 사이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던 주인공이 진실과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집단의 폭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 살고 싶다는 외침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현대사회에서 경계가 모호한 선과 악을 보여주고 있다.

2002년, 탄약고 야간 근무를 서고 있던 이필립 상병에게 의문의 남자가 나타나 같은 시기에 국군광주통합병원(광통)에 입원했던 한 친구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라는 제안을 한다. 자대에서 비슷한 모욕과 고통을 겪으며 지냈던 필립과 정선한. 광통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같이 시간을 보내며 친해졌지만 정선한은 “살고 싶다”라는 짧은 문장을 적어놓고 스스로 목을 매고 만다. 필립은 친구의 자살 뒤에 숨은 진실을 파헤치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그 가운데 뜻하지 않게 연쇄적인 자살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이 친구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과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나는데…….
살고싶다

작가의 말

군대에 오기 전에 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지만 어떤 집단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은 군대에 와서 산산이 부서졌다. 나는 간단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실수가 이어지고 모욕이 따라붙었다. 내 가슴은 항상 불안하게 뛰었다. 부적응자에 무능력자. 그게 나였다. (17쪽)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를 때리는 것만큼 비열한 짓은 없다. 군대의 온갖 불합리는 힘을 가질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힘이 주어지는 데서 나온다. 하지만 나는 그 이름 모를 고참보다 박걸에게 짜증이 났다. 그렇게 당하고도 가해자를 감싸주는 이 녀석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54쪽)

나는 가끔 궁금했다. 무릎을 다치지 않았다면 나는 멀쩡한 다리로 어떤 길을 걸어갔을까. 그 길의 끝에서 나 역시 나도 모르던 내 안의 괴물과 마주했을까. 한두 마디 말로 쉽게 그들을 욕하고 침을 뱉지 못하는 건 한때는 선해 보였던 그들의 눈빛을 기억하기 때문이었다. 가장 두려웠던 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그들처럼 될 수 있는 나 자신이었다. (66쪽)

폭력을 제대로 묘사하면 아무도 그것을 따라 하지 않는다. 맞는 자의 아픔뿐 아니라 때리는 자의 아픔까지도 표현되기 때문이다. 반면 폭력이 멋지게 혹은 우스꽝스럽게 그려질 경우 상처와 고통이 있어야 할 자리를 허세와 웃음이 대신한다. 그런 것을 보며 자란 사람은 폭력을 휘두르며 스스로를 멋지다 생각하고 아파하는 사람을 보며 웃게 된다. (87쪽)

“타살이나 사고사라면 알아내야겠지만 자살 아닙니까? 알아주길 바라는 이유가 있었으면 유서를 쓰지 않았겠습니까? 유서도 없다면 그 죽음의 이유를 파헤칠 필요가 있습니까? 조용히 애도하는 것이 고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거 아닙니까?”
“선택? 자살이 선택이 될 수 있나?” (91쪽)

인생이란 책은 늘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읽어온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내 생각대로 삶이 흘러간 적은 없었다.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책을 집어 들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작가를 바꾸는 것이었지만 그 후로도 내 인생이 읽기 편해지진 않았다. 그럼 다음에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이지용이 말한 대로 책을 덮어버리는 것이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언제나 내 생각과는 달랐던, 알 수 없는 다음 페이지를 펼쳐야 할까. (93쪽)

군대에 잘 적응한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모든 것에 익숙해지며 집에서처럼 생활하게 되지만 나에게 군대는 늘 떠나야 할 곳이었다. 누구나 제대 날짜를 기다리며 살겠지만 나는 한순간조차 이곳을 내 집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군 생활 전체가 나에겐 길고 긴 행군이었다. 자대의 침상에 있건, 훈련 중의 텐트 속이건, 광통의 베드에 있건 그곳은 나에게 길바닥이었다. (96쪽)

“네가 없으면 죽겠다는 사람과는 만나지 마라. 사람은 사람을 채워줄 수 없다. 날 채워줄 수 없는 사람에게 나를 채워주길 기대하고 요구하니까 결국은 바닥을 드러내고 메말라 갈라져버린다. 자신이 없으면 살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남겨진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누구보다 너와 엄마를 사랑하지만 너와 엄마가 없어도 살 수 있다. 너도 그래야 한다.” (110쪽)

“자기가 바보란 걸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야. 책 좀 읽었다고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을 줄 알더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너한테 나쁜 일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180쪽)

나는 허리를 다친 일은 이야기했지만 내가 어떻게 다시 입원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걸 말해주지 않는 한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였다. 어쩌면 세상의 불통이란 이런 식인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니까. (183쪽)

아버지는 천국이란 모든 길과 벽이 금으로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라 예수와 함께 사는 곳이라 했다. 같은 환경이라도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아마 이 이야기의 배경은 지옥일 것이다. 천국은 좀처럼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191쪽)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은 것이란 말이 있다. 나는 군대에 와서 명예와 건강을 잃었다. 돈은 원래부터 없었다. 그 말대로라면 나야말로 살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난 살아 있다. (198쪽)

사람은 원래 혼자야.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야. 저들을 봐. 아무도 너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고통 끝에야 얻게 되는 진리 같았다. 저 옆에서 웃으며 소리를 지르는 이들은 백 년이 지나도 알 수 없는 깨달음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렇게 그럴싸한 거짓말에 넘어갔다. 나는 고통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218쪽)

1억원 고료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삶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생은 덮을 수 없는 책
자살이라는 결말은 그가 적은 게 아니다.
그는 누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적게 한 것일까.

한일월드컵과 16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02년, 탄약고 야간 근무를 서고 있던 이필립 상병 앞에 의문의 남자가 나타나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남은 군 생활을 편히 지내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 제안이란 그와 같은 시기에 국군광주통합병원에 입원했던 한 친구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라는 것. 이등병 시절 유격 훈련을 받다 오른쪽 무릎을 다친 이필립은 자대와 군 병원을 오가며 생활하느라 진급조차 제때 못 했고, 탄약고 야간 근무를 말뚝으로 서며 얼마 남지 않은 군 생활을 버티고 있었다. 탄약고의 겨울은 끔찍했지만 지난 세월에 비하면 견딜 만했다. 든든한 동기들 덕분에 이젠 건드리는 놈도, 무시하는 놈도 없었다. 조금 더 편히 지내겠다고 수상쩍은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는 없었지만 그는 남자의 손을 잡았다. 그는 자대에서는 무능력자에 부적응자지만 군 병원 일이라면 모르는 것이 없었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쓸모 있는 인간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후방 육해공군뿐 아니라 해병대에 특전사, 베일에 싸인 정보부대 출신까지 모여드는 곳, 병원이기 이전에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과 시스템을 가진 그곳을 내부 사람들은 광통이라 불렀다. 이필립은 그곳으로 돌아가 살고 싶어 했던 한 친구의 죽음 뒤에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지 조사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연쇄적인 자살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이 그의 친구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과 연결되어 있음이 서서히 드러난다. 늘 미지근했던, 그래서 죽은 전우들과 살아남은 전우들 사이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던 그는 겨울과 봄 사이에 마침내 진실과 마주한다.

폐쇄된 조직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이 소설의 화자인 이필립은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상병으로, 스스로를 부적응자로 인식한다. 수색대에 차출될 정도로 체력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이등병 시절 훈련을 받다 무릎을 다쳐 군병원에 입원했다가 신체 등급 4급 판정을 받고 자대로 복귀한다. 4급은 입대 전에 받았다면 공익 판정을 받을 등급이지만 입대 후에는 현역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것. 그는 보직도 변경하지 못한 채 성치 않은 몸으로 군 생활을 계속하다 한 번 더 후송을 가야 했고, 그러느라 진급이 누락돼 동기들은 병장이 되었는데 여전히 상병에 머물러 있다.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그에게 군대는 늘 떠나야 할 곳이었다. 그는 부적응자인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적응하지 않아서, 자기 안에 숨어 있을지 모를 괴물을 마주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부적응자의 시선으로 본 군대는 계급이 올라갈수록 자신도 모르던 본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조직이다. 사회와 격리되어 계급과 상명하복이라는 특수한 원리로 작동하는 군대에서 사람들은 사회에서라면,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라면 하지 않을 행동들을 거리낌 없이 자행한다. 고참들은 후임이 코를 골면 방독면을 씌우고 이를 갈면 수건을 물린다. 우리는 절대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하던 사람조차도 사람들 앞에서 후임의 뺨을 때리는 고참으로 변한다. 그런 그들을 이필립은 쉽게 욕하지 못한다. 무릎이 멀쩡했더라도, 그래서 그런 군대에 자연스럽게 적응했더라도 자신은 그들과 다른 길을 갔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조직의 문화에 기대 감춰져 있던 폭력성과 악한 본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그들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었기에 이질감을 느끼는 것일 뿐 상황이 달랐다면 자신도 그들처럼 되었을지 모른다며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본성을 두려워한다.

타인의 죽음 앞에 선 인간

타인의 죽음을 향해 경박한 농담을 던지는 것만큼 무례한 일이 또 있을까. 군대에서는 병사의 자살조차도 가벼운 농담거리로 다루어진다. 자살 방지 교육을 위해 병사들이 강당에 모였다. 강사는 자살한 병사들의 사진을 띄워놓고 처음에는 심각하게 겁을 준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는 그들의 죽음을 단숨에 농담거리로 만들어버린다. 처음에는 숙연하던 병사들은 강사의 우스갯소리 한마디에 왁자한 웃음을 터뜨리고, 전우들의 시체 사진을 보며 레크리에이션이라도 하듯 즐거워한다.
그런 동료 병사들 사이에서 이필립은 욕지기를 느끼고 뛰쳐나간다. 교육을 받기 전 그도 자살을 결심한 터였기 때문이다. 부대 행사로 등산을 간 날이었다. 험한 산은 아니었지만 비틀거리며 정상에 도착한 그의 무릎이 경련을 일으켰다. 아무도 그의 고통을 알아주지 않았고, 탁 트인 경치를 보며 야호를 외치는 병사들 사이에서 그는 고통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그래서 다행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타인의 죽음을 전하는 뉴스는 온갖 매체를 통해,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으로 전해진다. 그러한 소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면 죽은 병사의 사진을 띄워놓고 농담을 던지거나 그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지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슬픔이나 안타까움의 감정 없이 타인의 죽음을 무료한 시간을 채우는 이야깃거리로 소비해버리는 정도에까지는 이른 것 같다. 이 소설에서 이필립은 서늘한 관찰자의 시선을 통해 타인의 죽음 앞에서 우리가 습관적으로 무례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살고 싶다는 혼잣말 혹은 기도

이 소설에서 독자들은 “살고 싶다”라는 조용한 외침을 두 번 듣는다. 한 번은 소설의 화자인 이필립이 혼잣말을 할 때이고, 다른 한 번은 자살한 그의 친구 정선한의 일기장에서이다. 두 사람은 군대에 와서 부상을 입고 광통에서 만난 사이로, 체육관 청소를 함께 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친해졌다. 부대는 달랐지만 둘은 군대에서 비슷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계급도 같고 두 번이나 비슷한 시기에 광통에 입원했다는 건 자대에서 비슷한 모욕과 고통을 겪으며 지냈다는 의미이며, 책을 좋아하고 조용한 성정도 비슷하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이필립은 매사에 냉정하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는 반면 정선한은 세상과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줄 알고 시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하는 인물이다. 그런 두 사람이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스스로 삶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한 사람은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중간에 생각을 바꾸었고 한 사람은 “살고 싶다”라는 짧은 문장을 적어놓고 스스로 목을 맸다.
많은 사람들이 삶이 괴롭고 고달플 때 습관처럼 죽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죽고 싶다”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고 정말로 죽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삶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따른 좌절을 말에 담아 내뱉은 것이리라. 어떻게 보면 “죽고 싶다”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사람이 하는, 죽음과는 먼 말이다. 반면 “살고 싶다”는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이 내뱉는 간절한 기도이고, 그런 의미에서 보다 깊은 울림을 주는 말이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성찰의 공간으로

군대에 오기 전 이필립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삶을 자신의 뜻대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군대에 와서 그는 건강과 명예를 잃었다. 무릎을 다치면서 건강을 잃었고,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해 무시당했으며 꾀병이나 부리는 쓰레기 취급을 견뎌야 했다. 군대는 그를 부당하게 대우하며 끊임없는 분노를 안겨주었고, 그는 군대에 있는 동안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있다고 느꼈다.
때문에 이필립은 친구의 자살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파헤치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그는 부적응자에 무능력자에서 벗어나 예전의 자신을 되찾는 듯했고,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자살 사건을 지켜보면서도 그들의 생명보다는 사건의 진실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그를 광통으로 불러들인 박대위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박대위의 말을 듣고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내면의 괴물을 발견한 그는 자신이 한 번도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운 밤을 보낸다.
그렇게 군대는 이필립에게 치욕을 견디고 원망과 분노를 키워가던 공간에서 자기 안의 괴물을 맨눈으로 마주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할 때는 보이지 않던 본모습을 점점 자신을 찾아간다고 느끼는 와중에 바로 보게 되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추천사]

제목은 직설화법이다. 그러나 내용은 그보다 은유적이고 함축적이다. 작가의 어조는 시종일관 핍진할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내적 불안을 예민하게 건들고 지나간다. 군대라는 닫힌 사회에서의 의문사를 추적하는 추리적 기법으로 된 『살고 싶다』의 매력은 무엇보다 차분한 문장으로 그려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형상일 것이다. 그들은 감추고 싶은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다. 선과 악은 현대 사회에서 경계가 모호하기 이를 데 없다. 작가를 따라 그 경계를 탐색해보는 것은 바로 우리들 내면으로 되구부러져 들어가는 단초가 되리라 본다. -박범신(소설가)

이 소설은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다. 눈은 냉정하되 가슴은 뜨겁다. 문장이 차분한 대신 대화는 경쾌하고 실감이 난다. 또한 짜임새 있는 구성은 무리 없이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군대의 병원이라는 폐쇄적 공간, 그 속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 살고 싶다는 젊은 외침. 이 묵직한 세 가지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 마지막 질문에 도달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귀 기울일 만한 진심 어린 질문이다. -은희경(소설가)

읽고 나면 ‘고맙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소설이 있다. 고마워요,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써줘서. “살고 싶다”라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문장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마음이 또 깊어졌다. 집단의 폭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는 군대를 다루면서도 이 소설은 구조적인 폭력이 아닌 인물 각자의 진실에 초점을 맞춘다. 자주 밑줄 긋게 하는 통찰이며 감칠맛 나는 비유, 냉정한 시선이 작가의 저력을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살고 싶다”라는 말을 천천히 되뇌어본다. 지금 어디선가 홀로 가슴을 쥐어짜 이 말을 자아낼 사람들이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주기를, 이 소설이 그 작은 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이혜경(소설가)

『살고 싶다』는 군대에서도 뜨겁게 살고 싶었던 군인과, 그의 자살 이유를 추적하는 동기 관심사병이 경험한 삶의 온도에 관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 모두 ‘너는 뜨겁든지 차갑든지 하라.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너를 토해낼 것이다’ 하는 성경의 말을 현실의 실존적 차원에서 체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뜨겁게 살고 싶었으나 차갑게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너무도 살고 싶었으나 차라리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인간들의 고립된 운명이 정보가 아닌 성찰, 독백이 아닌 사건으로 치밀하게 형상화된 소설이다. -김미현(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도스토옙스키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특수한 상황 속에서 궁극적으로 인간 선악의 실체를 탐구해나간다. 그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처절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_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박범신, 구효서, 은희경, 이혜경, 김형경, 방현석, 서영채, 하응백, 김미현)

책속으로 추가

그 친구에게도 견뎌내기 힘든 고통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게 뭔지 모르지만 그래도 살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없이 계속되는 고통은 없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었다면, 피투성이라도 살아만 있었다면 언젠가는 거울을 보면서 웃게 되는 날이 왔을 겁니다. (229쪽)

“넌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 부서졌구나.”
“착한 척하지 마, 재수 없어. 사람이 자기 위해 살지, 누구 위해 살아? 넌 너 위해서 안 살아? 쉽고 편안하고 좋은 길이 있는데 왜 마다해? 갈 수 있으면 가야지.” (251쪽)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이동원

저자 이동원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처음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열여덟, 하지만 대학에선 경제학을 전공했다. 가고 싶었던 길과 전혀 다른 길 위에서 방황의 시간을 보내다 군에 입대, 첫날밤에 불침번을 서며 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제대 후 2004년부터 영상작가원에서 시나리오를 배웠고, 그 후로 영화와 만화 시나리오를 써왔다. 2011년 언젠가는 소설을 쓰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실행에 옮겼고, 2013년 처녀작인 청소년 소설 『수다쟁이 조가 말했다』를 출간했다. 2014년 두 번째 소설인 『살고 싶다』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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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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