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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 뒤의 초조함

박참새 대담집
박참새 지음
세미콜론

2022년 05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3월 23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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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7.48MB)
ISBN 9791192107578
쪽수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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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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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박참새 시인의 첫 번째 책 ★
출발 신호를 기다리느라 몸이 한껏 웅크려질 때
이완이 필요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을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나요?”
시작하는 마음

나의 못남을 견디기
김겨울

#1 다중자아 : 동사를 무력하게 만드는 힘
#2 읽고 쓰는 삶 : 이게 싫어지면 어떡하지?
#3 책 너머의 사람 : 아무리 책이 위대할지라도
#4 만드는 사람 : 단어를 넘나드는 창작에 대하여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이승희

#1 호흡과 중단 : 속도 말고, 얼마나 오래
#2 영향력 : ‘내’가 어딘가로 가닿을 수 있음에 대하여
#3 기록 : 번거롭게 사랑하기

나를 움직이는 사랑
정지혜

#1 사적인서점 첫 번째 이야기 : 시작과 불안 그리고 종료
#2 BTS LITERALLY SAVED ME : 불안에 대처하는 사랑에 대하여
#3 사적인서점 두 번째 이야기 : 따로 또 같이의 시작

나도 모르는 용기
이슬아

#1 과슬이 : 아득한 과거에게
#2 현슬이 : 너무 가까운 지금에게
#3 미슬이 : 잘 모르겠지만, 다채로울 미래에게

저마다의 새롭고, 지루하고, 따분하고, 긴장되며, 징그럽고, 끝없이 계속되는 출발 앞에서 느끼는 당연한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다. 당연한 의연함 역시 없음을 말하는 대화이다. 나와 다른 네 명의 사람이 같은 공포를 딛고 계속 걸을 수 있었던 강인함에 대해 나눈 말들이다. 김겨울, 이승희, 정지혜, 이슬아는 기꺼이 되돌아보며 말해준 사람들이었고, 나는 묻고 듣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고르게 얽혀 있는 책이다.
9-10쪽 박참새 ‘시작하는 마음’ 중에서

안 두려울 수가 없죠. 고민도 많이 했었고요. 그런데 휴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어요. 거의 몇 달 동안요. ‘12월엔 무조건 쉰다.’ 이 생각으로 11월까지 버틴 거예요. 휴방이 저한테 너무 절실했고, 절실함과 지침이 두려움을 넘어선 상태였던 거죠. 그리고 약간의 자신감도 있었어요. 내가 한두 달 쉬어도, 경력에 대단한 위협이 되지는 않겠다고요. 두려움도 있었고, 약간의 자신감도 있었고, 그냥 ‘에라, 모르겠다. 너무 힘들다.’도 있었고. 이 모든 심정이 결합된 형태의 휴방이었던 것 같아요.
38쪽 김겨울 ‘읽고 쓰는 삶 : 이게 싫어지면 어떡하지?’ 중에서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면 어떻게 내 길을 만들겠어요. 피드백도 받아야 하는 거고요. 그러니 나의 못남을 좀 견뎌야 하는 거죠. 어쨌든 못하는 게 안 하는 거보다는 결과적으로 나의 발전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랬고요.
44-45쪽 김겨울 ‘읽고 쓰는 삶 : 이게 싫어지면 어떡하지?’ 중에서

내가 별로라는 걸 인정하면 발전이 없을 수도 있어요. 더 발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또 공개를 못해서는 안 되거든요. 그냥 인정해야 해요. 이거밖에 못한다는 것을요.
지금은 이게 최선이지만,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라고 믿는 거죠. 더 잘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이렇게 두 가지 마음이 있으면 조금 더 대범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64-65쪽 김겨울 ‘만드는 사람 : 단어를 넘나드는 창작에 대하여’ 중에서

마케터로서 어떤 자리에 오르겠다, 이런 프로젝트는 꼭 해보겠다, 조직장이 되어보겠다, 데이터 마케팅 자격증을 따보겠다… 등등 저마다의 목표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거 자체가 없고, 회사에서 방향성만 주어지면, 저한테 어떤 일이 떨어지면, 그냥 하는 스타일이에요. 일을 부러 찾아서 할 때도 있지만 딱히 계획이 없어요. 최종 도착지가 없으니까, 그냥 룰루랄라 가는 거죠.
81쪽 이승희 ‘호흡과 중단 : 속도 말고, 얼마나 오래’ 중에서

제일 조심하려고 하는 부분은,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는 거예요. 저도 취향이 있으니까 어떤 게 별로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별로인 건 절대 어디에 올리거나 평가하지 않아요. 저도 마케팅하면서 늘 열심히 하지만, 대중의 반응이 매번 똑같지는 않거든요. 별로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늘 최선을 다해요. 예산 같은 내부적인 한계가 있을 때, 저희 마음대로 잘 안 되거든요. 그런 경험을 직접 해보니까 이게 어떤 프로젝트의 최선일 수도 있겠다고 깨달은 거죠. 내부의 상황을 모르는 채로 절대로 쉽게 판단하고 평가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95-96쪽 이승희 ‘영향력 : ‘내’가 어딘가로 가닿을 수 있음에 대하여’ 중에서

나의 속도로 맞추려고 하지 말고 그 환경의 속도로 살아보고 싶어요.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내가 적응할 수 있는 만큼요. 마라톤에도 페이스 메이커가 있잖아요. 제가 너무나 새롭고 낯선 환경을 직면하게 될 때, 페이스 메이커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속도를 찾아가는 건 어떤 환경이든 어려우니까요.
114쪽 이승희 ‘기록 : 번거롭게 사랑하기’ 중에서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고 하려고 하다 보면, 그 전까지는 시작을 못하잖아요. 저는 ‘일단 해보고 싶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대신 이렇게 일하는 방식의 단점도 분명히 있죠. 예측할 수 있었을 부분을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두 번 하게 된다거나 하는 점이요. 하지만 10년 동안 스스로를 지켜보니까 제가 일하는 고유한 방식이 그렇더라고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할 수 있는 타입이 아니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타입이어서, 지금은 그걸 최대한 존중하되 보완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52쪽 정지혜 ‘사적인서점 첫 번째 이야기 : 시작과 불안 그리고 종료’ 중에서

좋아하는 것도 책, 취미도 책, 여행을 가도 서점. 정말 책으로만 이루어진 사람이어서, 저희 남편이 맨날 저보고 책밖에 모르는 책바보라고 할 정도였는데 여기서 번아웃이 오니까 정말 당혹스럽긴 했어요. 도망칠 곳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 방책이 있어요. 그냥 사랑하는 걸 많이 만들면 되더라고요. 지금 사랑하는 게 책밖에 없어서 고민이신 거라면, 책 말고도 좋아하는 세계를 더 다양하게 만드는 거죠. 책이 나를 힘들게 하면 다른 세계로 가서 잠깐 쉬고, 그 세계가 나를 힘들게 하면 또 다른 세계를 찾는 식으로요. 사랑을 여러 가지로 만들어서 굴리는 게 요즘 저의 방법인 것 같아요.
163쪽 정지혜 ‘BTS LITERALLY SAVED ME : 불안에 대처하는 사랑에 대하여’ 중에서

저는 무슨 일이든지 대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가 없이 거저 얻어지는 일은 없을뿐더러, 그렇게 얻어지는 건 딱 그 정도의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금 희생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깝지 않아요.
164쪽 정지혜 ‘BTS LITERALLY SAVED ME : 불안에 대처하는 사랑에 대하여’ 중에서

제가 여러모로 체력이 약하긴 한데, 사실 어떤 강골을 갖다놓아도 반년 동안 매일 글 쓰게 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게 시키면, 몸이 아프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과슬이의 하루하루는, 일단은 돈을 받았으니까 해야 한다는 마음이 엄청나게 컸고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정말 컸어요. 이 시기가 엄청나게 중요한 성장의 시기임을 알겠으니까, 너무 잘하고 싶어서 괴로웠다…!
207쪽 이슬아 ‘과슬이 : 아득한 과거에게’ 중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영상을 보면 너무 좋잖아요. 너무 웃기고 감동적일 뿐 아니라 계속 울컥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계속 살아서, 오랜 삶을 살아서, 저기에 저런 모습으로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용기가 되더라고요.
나도 지금 되게 별로인 점이 많지만, 계속계속 살아가다 보면, 그래서 노인이 되고 나면 지금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게 되겠구나. 지금 가진 것을 많이 잃게 되기도 하겠지만요. 그래서 일단 진짜 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해요.
211쪽 이슬아 ‘과슬이 : 아득한 과거에게’ 중에서

연재를 최초로 멈출 때에는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실력보다는 성실함으로 승부 보는 프로젝트라고 스스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멈추면, 그렇게 탁월하지도 않은데 성실함을 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불안했던 거죠. 하지만 이젠 그렇게 무리해서 하면 심신이 여러모로 약해진다는 걸 깨달으니, 무리를 안 하게 되었어요.
232쪽 이슬아 ‘미슬이 : 잘 모르겠지만, 다채로울 미래에게’ 중에서

‘가상실재서점’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큐레이션 서점 ‘모이(moi)’를 운영하며, 도서를 리뷰하거나 낭독하는 팟캐스트 〈참새책책〉을 진행하는 등, 책과 관련된 여러 일들을 지속해오고 있는 박참새의 첫 책 『출발선 뒤의 초조함』이 출간되었다. 2021년 6월, 문화예술 큐레이션 플랫폼 ANTIEGG를 통해 영상과 녹취록으로 공개된 대담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책을 선별하고 소개하는 일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추가함으로써 책을 기반으로 한 그의 외연이 한층 더 넓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대담에 참여한 사람은 김겨울, 이승희, 정지혜, 이슬아. 동시대를 살아가는 2030 세대의 사랑과 선망을 널리 받고 있는 네 여성 창작자이다. 각자 자기만의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냈다고도 볼 수 있는 결과물들이 분명하다. 지금 한창 본인만의 속도로 힘껏 달리고 있는 그들에게도 처음은 있었고, 막막한 시절도 통과했으며, 방향을 잃기도 했을 것이고,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며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담의 주제는 ‘출발선 뒤의 초조함’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제 막 어떤 일의 출발선 혹은 인생의 한 전환점에 선 자가 그보다 먼저 달려 나간 이들에게 듣는 이야기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막막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려 한다기보다는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초조함과 두려움을 극복해낸 구체적인 사례에 초점이 맞춰진 대화들이다. 그 두 가지 ‘어떻게’ 중에서 이들이 이룬 성취에 대한 조명은 그동안 많이 있었다. 숱한 인터뷰 혹은 여러 매체나 책을 통해 전했던 메시지 역시 이미 많이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헤매고 불안했던 ‘초조함’에 대한 집중적인 언급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크다.

김겨울, 이승희, 정지혜, 이슬아
먼저 출발한 사람이 들려주는 고유하고 분명한 용기

대화의 원형을 대부분 살려 그대로 적으면서도, 입말을 글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다소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해 ‘읽는 콘텐츠’로서의 가독성을 높였다. 대화의 전문을 주제별로 나누어 마치 영화의 신(scene)이 전환되듯 구분했다. 여기에 텍스트만으로는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는 대담 당시의 표정, 현장의 분위기를 지문(地文)의 형태로 괄호 안에 넣어 최대한 현장성을 살리고자 했다. 실제 극본에서도 지문은 대사만큼이나 중요하고 연기자의 세세한 표현력을 높이는 만큼, 이들 대화의 기록 역시 이런 장치로 인해 마치 2인극 공연의 대본집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여기에는 ‘빵터짐’ ‘입틀막’처럼 흔히 실제 대화에서 많이 쓰는 표현도 가감 없이 그대로 실었다. 박참새 특유의 재기발랄하면서도 상대방을 편안하게 배려하는 화법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네 번의 대담을 시작하고 마치면서, 그리고 각각의 신마다 쓰인 박참새의 글은 대담에 임하는 진행자로서의 설렘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짧지만 강력한 인물론 혹은 작가론으로도 읽힌다. ‘출발선 뒤에 선 자’의 대표 주자이자 네 차례의 대담을 이끈 사람으로서 각 대담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박참새만의 감각적인 언어로 정리했다. ‘연서’라는 이름의 뉴스레터를 꾸준히 발행해오고 있기도 한 그의 글은 이미 확고한 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는 중이다. 네 대담자로부터 얻은 인사이트와 섬세한 그의 언어가 함께 빚어낸 이 작은 책은 그보다 광활한 세계를 담고 있다.
당시 진행된 대담은 QR코드를 통해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대담 중에 언급된 온라인 콘텐츠 역시 바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장치하여 지면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서 경험으로까지 확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책으로 엮는 과정에서는 당대의 실력 있는 두 사진 작가 여나영, 류한경이 세심한 시선으로 포착한 대담 장면을 추가 촬영하여 책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소장 가치를 완성했다.

당신의 발자국을 보며 나도 손끝에 힘을 주고 씩씩해집니다

네 작가가 이번 대담을 통해 시사하는 메시지는 각기 고유하고 분명하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이자 라디오 DJ이자 글 쓰는 작가이자 음악도 만들고 춤도 추는, 다양한 자아를 수행하고 있는 김겨울은 “나의 못남을 견뎌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기회와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믿는 것이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내가 별로라는 인정’이 있으면 조금 더 대범해질 수 있다는 것.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그의 기조에도 과연 맞아떨어진다. 그가 만약 자신의 못남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작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의 〈겨울서점〉도, 그가 쓴 여러 권의 책들도, 음악을 만들고 춤을 추는 그의 모습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쯤은 건조하지 않았을까. 그러니 완벽하지 않았던 그의 시작은 우리에게 얼마나 축복인가.
치기공을 전공하고 치과에서 일하다 불현듯 진로를 바꿔 마케터가 된 이승희는, 업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모든 이야기를 무조건 받아 적다가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고 ‘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인생이라는 달리기에서 낯선 환경에 스스로를 던져 불안정한 상황을 자처하고 조금쯤 즐기는 사람이었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냥 하는 것. 최종 도착지가 없으니, 일단 룰루랄라 즐겁게 가보는 것. 그것이 그가 전하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어떤 일이든 하지 않고 후회하기보다 하고 후회하는 쪽을 택했고, 때로 지치는 순간이 오면 무작정 쉬기보다는 불필요한 자극을 차단하고 새로운 일을 통해 스스로를 넓혀감으로써 극복했다는 것도 정말이지 이승희답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책 처방을 해주는 ‘사적인서점’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정지혜는 ‘좋아하는 마음과 애정, 그리고 그것이 주는 용감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무엇이든 해보자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언가 계속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괴롭기도 했다. 그럼에도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차곡차곡 결과물을 쌓아나가는 우직함이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의 영역을 확장하며 직업인으로서의 자아와 생활인으로서의 자아를 균형감 있게 챙기는 일의 중요성 역시 강조한다. “전속력으로 달려보아야 나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우리는 출발선 앞에 서서 달려 나갈 준비를 마친다. 심장이 조금씩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독자들에게 글을 배달하는 〈일간 이슬아〉를 발행하고, 10대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헤엄출판사’를 운영하고, 장르를 넘나드는 글을 쓰는 작가 이슬아는 창작자의 덕목으로 ‘끈기와 용기’를 강조한다. 사랑받은 경험과 또 사랑해본 경험에서 나오는 용기, 그리고 우리가 일을 하면서 겪는 작은 성취들로부터 얻어지는 용기 말이다. ‘불안’을 기본값으로 두고 함께 살아가되 스스로를 의심하지는 않으며, 나에게 잠재된 ‘나도 모르는 용기’를 발견하는 과정은 눈부시다. 그렇게 용기로 연결된 우리들을 감각하면서 최선과 최고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은 몹시 든든하다.

결국 네 사람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메시지는 ‘스스로를 잘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아닐까. 마음과 몸의 번아웃으로부터, 외부의 부정적인 평가로부터, 더 잘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마음으로부터 말이다. 나의 못남을 인정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하며, 환경의 속도에 내가 적응할 수 있는 만큼만 맞춰 살아보고, 실패가 예상되어도 사랑을 멈추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으며, 그렇게 뚜벅뚜벅 나아가보는 일. 한 발자국도 헛된 걸음은 결코 없음을 깨달아가는 일.

“저는 그냥 감사해요. 계속해줘서요. 존재만으로도 정말 희망도 느끼고 다행이라고도 느껴요. 멋진 여성 선배들을 보면 항상 그런 안도감을 조금 느낄 수 있어요.”

박참새의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 책을 손에 들고 읽어나갈 모든 이들의 말 또한 될 것이라 믿는다. 누구에게나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먼저 출발선을 넘어 달려가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존재한다.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떨어뜨려놓은 과자 조각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듯 우리도 그들의 발자국과 흔적을 더듬어 우리만의 길을 스스로 찾을 것이다.
더 이상 언제 울릴지 모르는 출발 신호가 두렵지 않다. 내가 발걸음을 내딛는 그 순간이 바로 시작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으니까. 출발했다가 힘들면 언제라도 잠시 멈출 수 있고, 길을 잘못 든 것 같으면 기꺼이 거꾸로 되돌아가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우리의 길고 긴 인생에서 출발선에 서는 때는 단 한 번 유일무이한 순간이 아니라 때때로 자주 찾아온다. 출발이 늦었다고 해서 결승선 도착마저 늦는 것은 아니며, 혹여나 늦게 도착했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도 아니다. 비로소 출발선 앞으로 대범하게 나아가 마음 놓고 후회할 준비가 되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참새

독립자. 책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상실재서점 ‘모이(moi)’의 북 큐레이터,
팟캐스트 〈참새책책〉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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