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에 어둠이 새겨질 때
2022년 06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1년 09월 1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9.69MB)
- ISBN 979119169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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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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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책에서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것은 ‘가족’입니다. 가족은 한 개인이 가장 처음 겪게 되는 밀접한 세계로, 가까운 거리가 친밀함으로 작동할 수도 있지만 괴로움이 될 수도 있으며, 상반되어 보이는 두 성격이 공존할 수도 있지요. 행복을 주면서 동시에 고통을 주기도 하는 가족,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그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습니다. 가족과 자신의 관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과업이 아닐까요? 저자 또한 글을 쓰며 이 지난한 과업을 수행합니다.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요. 그 과정에서 가족과 과거를 제대로 마주 보는 ‘이해’와 ‘화해’의 순간들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현재의 우리 또한 어루만져 주는 그런 빛나는 순간들이요.
제주濟州 나를 살찌운 섬, 나를 살찌운 말
돼지비계: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돼지기름이었다
봉끄랑: 오늘 저녁, 배 봉끄랑하신가요?
매기: 그 어떤 맛보다 더 그리운 그 말
곤밥: 눈을 녹여 밥을 짓는 참 고운 마음
콩잎: 이모랑 나랑 콩밭 그늘에 숨어 앉아
엄마의 작은 섬, 부엌: 불씨가 꺼지지 않는 그곳의 이야기
부엌에서 쓰는 편지 1 봄길만 걷게 해 드리고픈 엄마에게
자취自炊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었던 시간
타지에서의 첫 식사: 바다를 반쯤 건넌 기분으로
꼬마요리사의 수제비: 설익은 어른의 거짓말
프렌치토스트: 일요일 아침의 행복 한 조각
겨울날의 산모미역: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내리사랑
감귤: 화산재 위에서 키워 나간 아버지의 꿈
설탕이 소복소복: 한 해를 살아낸 것을 축하해
비릿한 온기: 섬을 떠나서 닿은 새로운 바다
부엌에서 쓰는 편지 2 시들어버린 배꽃잎 같은 당신에게
식구食口 서로의 입을 보며 우리는 울고 웃었네
대왕오징어: 캄캄한 바다 위 반짝이는 별 하나
제기 위의 미수전: 거룩한 아득한 슬픔을 담는 것
문어숙회: 오래 씹어야 느낄 수 있는 투박한 부성애
돗궤기반: 당신을 떠나보내며 고기를 썰었다
벌꿀 카스텔라: 우리를 잠시 마주 보게 하는 마법
독새기 반숙: 달걀 한 알에 담긴 사랑
부엌에서 쓰는 편지 3 어둠 속에서 홀로 울고 있는 소녀에게
?길어졌네요.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차례예요. 당신을 위로해 준 다정한 음식이 있나요? 어둠이 내린 마음에 한 줌 빛이 되어 준 맛과 기억을 들려주세요. 여기 식탁의 빈자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곳으로 와서 당신 입가에 새겨진 이야기를 조용조용 나눠 주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작가정보
저자 : 김미양
감귤과 흑돼지의 섬, 제주에서 태어났다.
오므라이스 위에 케첩으로 하트를 그려 주는 중국집, 사탕 대신 감초 조각을 입에 넣어 주는 한약방, 온 가족이 다 함께 뼈를 뜯고 나면 후식으로 빛깔 고운 당근주스를 내어 주는 갈빗집이 모인 동네에서 배 봉끄랑한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어린 시절 앨범 속 사진은 딱 두 종류다. 먹는 사진, 아니면 먹을 것을 빼앗겨 우는 사진. 먹보에 울보였던 아이는 서른을 훌쩍 넘겨서도 여전히 잘 울고, 잘 먹는다.
배고프고 서글픈 순간이 올 때마다 글을 쓰며 견뎠다. 푸근한 쌀밥 같은 이야기를 짓고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와중에도 숟가락 들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브런치 @tasty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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