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여름
2021년 06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5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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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73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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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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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라는 삶의 불가해한 힘 앞에 무너져내린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
이정명의 신작 장편소설 《부서진 여름》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별을 스치는 바람》 등 굵직한 소재를 소설적 상상력에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들로 한국형 팩션의 새 지평을 연 이정명의 신작 장편소설 《부서진 여름》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구성된 서사,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 이정명만의 뛰어난 가독성을 담보하는 신작 《부서진 여름》은 거짓말과 오해가 인간의 삶에 개입해,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삶을 어떻게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지를 세 남녀의 비틀린 운명을 통해 그려낸다. 어느 지방도시의 18세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슬처럼 얽혀 들어가는 세 남녀의 착각과 오해. 진실을 오해하고 드러난 사실을 거짓으로 착각해 벌어지는 징벌과 복수. 세 남녀를 통해 소설은 운명처럼 파괴된 시간은 쉽게 돌이킬 수 없다는 삶의 완곡한 진실을 보여준다. 또한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이 인간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반추하며, 삶을 지탱하는 착각과 오해 그 위태로움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묻는다.
지수 · 7
2장
한조 · 123
3장
해리 · 227
4장
수인 · 323
들은 밤 10시가 넘자 지수의 친구들과 학원 강사와 학교 담임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수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맬컴 주택 남자들이 한밤중에 달려나와 사냥을 하는 개들처럼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새벽이 가까워질 무렵 돌아온 그들은 모두 빈손이었고, 누구도 지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유력인사의 딸에게 닥친 의문의 죽음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그만이었다. 참혹한 사건이 정치를 꿈꾸는 희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불순한 추측과 완벽해 보이던 가족에게 닥친 불운에 대한 호기심 어린 동정이 난무했다. 몰려든 기자들의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지수의 성적표가 공개되었고 하워드 주택 소개 기사에 한조의 그림이 게재되었다.”
-본문 78쪽~79쪽
사람들의 시선은 하워드 주택 안에 걸린, 주택의 전경 속 지수의 실루엣을 그렸던 한조로 향했다. 지수의 죽음에 어떤 관련이 있을 거라는 소문이었다. 평소 한조의 모델이 되어주곤 했던 지수였고, 한조가 지수를 좋아했었다는 말이 돌고 돌아 범죄의 가능성으로 귀결되었다. 한조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으나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 형 수인은 한조에게 지수의 실종 시간 알리바이에 대해 입을 맞추자고 제안했다. 그건 거짓말이었지만 그 둘에게 사람들의 시선을 비껴가게 할 일종의 약속이자 최후의 방어였다. 하지만, 의외의 물건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불거졌다. 한조의 아버지가 찍은 지수의 사진. 수문교 난간에 기대어 웃고 있는 지수의 얼굴. 철제 난간의 가로 살대에 허리를 기댄 그녀의 어깨 너머로 잔잔한 수면이 반짝이고 있었다. 형사들은 그 사진에 주목했다. 급격하게 용의자는 한조에서 한조의 아버지 이진만에게로 향했고, 급기야 영장을 발부받아 이진만의 작업실을 수색했다.
“아버지의 죄에 대해 알고 싶어 해도 알아도 안 된다는 거역할 수 없는 선언이었다. 바로 그 순간 한조는 분명히 느꼈다. 지금껏 살아온 세계가 멈추고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바뀌었다는 것을. 그 세계는 친절하고 따뜻했던 지금까지의 세계와 다르리라는 것을. (…) 아버지는 감방에 있고 어머니는 취해 쓰러졌으며 형에겐 그럴 아량이 없었다. 그 순간 자신을 위로할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는 두 눈을 꾹 감아 눈물을 짜내며 자기 몸을 껴안았다.”
작가정보
저자 : 이정명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여원〉 〈경향신문〉 등 신문사와 잡지사 기자로 일했다.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을 통해 세종의 한글 창제 비화를 그린 소설 《뿌리 깊은 나무》,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 속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소설 《바람의 화원》을 발표했다. 빠른 속도감과 치열한 시대의식, 깊이 있는 지적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들은 독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한국형 팩션의 새 장을 열었다. 소설 《바람의 화원》은 2008년 문근영, 박신양 주연의 드라마로, 《뿌리 깊은 나무》는 2011년 한석규, 장혁, 신세경이 출연한 미니시리즈로 방영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윤동주와 그의 시를 불태웠던 검열관 스기야마 도잔의 이야기를 그린 《별을 스치는 바람》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11개국에 번역ㆍ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2015년 영국 인디펜던트 외국소설상(Independent Foreign Fiction Prize)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2017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Premio Selezione Bancarella)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작품으로 장편소설 《천년 후에》 《해바라기》 《마지막 소풍》
《악의 추억》 《천국의 소년》 《선한 이웃》 《밤의 양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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