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은 ‘다음’을 가르칩니다
2022년 05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1월 29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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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085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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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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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의 행방
성폭력예방교육 따로, 성교육 따로
성교육 강사의 자격
교육부 표준안이 빠뜨린 내용
작은 정책들부터
2 성교육이 즐겁지 않은 이유
도움이 안 되니까요
언제까지 수치심을 가르칠 건가요?
‘건강’은 없고 ‘건전’만 있다
성적 즐거움은 어디에
3 질문에서 답을 찾다
학생 의견 수렴문의 여파
섹스가 궁금해요
성폭력 가해자 중에 여자는 없나요?
여자 청소년이 듣는 말, 하지 못한 말
생리컵부터 동성애까지
먼 길을 돌고 와서야 보인 것들
4 반쪽짜리 성교육
동성애는 안 된다?
여와 남 바깥의 성
혐오와 편견에 갇히다
말하지 않는 것도 차별
성소수자 포용적인 성교육을 향해
5 포괄적 성교육의 가능성
성교육과 공동체 성숙의 관계
인권으로서의 성적 권리
성에 관한 지식, 기술, 태도를 포괄하기
페미니즘에 기반하다
성적 자기 결정권과 동의 수업
다시 생각하는 성평등
성별 고정관념 흔들기
‘역차별’의 맥락 고민하기
6 또 다른 주인공, 양육자
준비되셨나요?
너무나도 불편한
회피와 소망 사이
걱정해서 하는 말
남자 양육자의 자리
“부모에게 말한다”라는 협박의 의미
나를 돌아보기
더 가까이에서, 더 많이
부록: 같이 읽고 같이 고민해요
★★★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
어떤 단어를 선택할지부터가 성교육의 시작
피임, 낙태, 성적 수치심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성교육을 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안전한 성관계(준비된 성관계)’, ‘임신 중단’ 또는 ‘인공임신중절’, ‘성적 불쾌감’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성교육 전문가로 현재 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인 『성교육은 ‘다음’을 가르칩니다』의 저자 이유정은 단어 하나부터 고민하는 것이 성교육의 시작이라고 말한다.(34쪽) 생활에 녹아 있는 성별 고정관념과 경직된 성인식을 바꿔나가는 게 성교육의 진정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실천들만으로 성교육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렵다. 공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 폭력예방 정책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 각 시·도 교육청의 역할을 논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성교육이 국가 차원의 교육 제도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정책적 빈틈을 살피는 동시에(1장), 성교육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2, 3장)과 양육자(6장)의 고민에도 세세하게 답해나간다. 또한 성교육 종사자 및 양육자와 정책 결정자가 고민해야 할 성교육의 가치와 방향을 ‘포괄적 성교육’이라는 최신 패러다임 안에서 고민한다(5장). 성소수자 교육이 모두를 위해 왜 필요한지 밝히고 그 방법을 모색하는 챕터(4장)는 ‘포괄적 성교육’을 고민한다면 반드시 살펴야 할 부분이다. 참고로, 교육부는 성교육 표준안의 목표로 ‘포괄적 성교육’을 명시한 바 있다.
진짜 학교에서 15시간 성교육을 가르칠까?
성교육 전문강사는 누가 공인할까?
저자는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성교육 매뉴얼 제작 사업에 참여하고 학교 성교육 출강을 나가고 전문강사 양성과정의 강사로 일하는 올 라운드 활동가다. 그래서 누구보다 제도로서의 성교육과 현장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성교육의 교육과정 및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설계하는 시스템의 부재”(13쪽)가 성교육 전문강사의 역량이나 양육자의 역할을 논하기에 앞서 진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성교육 책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주제다. “시스템의 부재”는 실 성교육현장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행 성교육 정책상 학교에서는 15시간의 성교육을 해야 한다. 실제로 각 급 학교는 15시간 성교육을 매년 실시한다고 교육부에 보고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응답은 다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단 한 번도 성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답한 청소년이 전체의 11퍼센트에 달했고, 15시간 성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은 3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20-21쪽)
한편, 청소년 성교육을 위해 전문적으로 양성된다고 믿고 있는 성교육 강사는 정부 공인이 아니다. 전국 57개소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여성가족부의 사업을 위탁받아 성교육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하는데, 예산 부족과 수도권-지방의 자원 차이가 커 양성과정의 질적 평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28-37쪽)
이처럼 이 책(1장)에서는 교육부, 여성가족부, 청소년성문화센터라는 지금껏 거의 들어보지 못한 성교육 관련자들이 주요하게 등장한다. 이들의 역할과 책임을 정확히 알 때 성교육의 틀을 누구와 어디서부터 바꿀지가 보일 것이다.
“섹스뿐만 아니라
비혼, 성정체성, 생리컵도 궁금해요“
이 책의 강점은 성교육 시간에 만난 청소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더 많은 질문을 받는 저자의 수업 방식에서 나온다. ‘익명 쪽지 질문’은 저자가 자주 이용하는 강의법이다. 성에 관해 궁금했던 사항을 쪽지에 적어 내면 저자는 성심껏 답해준다. 성별에 관계없이 익명 질문의 태반은 성관계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비혼, 성정체성, 생리컵, 관계 맺기 등 성에 관해 더 다양한 질문을 품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거기에 변화를 위한 답이 있다. “성교육 시간에 듣고 보는 청소년들의 발언과 태도는 교육하는 사람(교육부, 교육청, 학교, 교사, 청소년성문화 센터, 성교육 강사, 양육자)이 성교육을 어떻게 구성하고 내용과 방법에 변화를 줘야 할지 알려주는 지향점”이기 때문이다.(110쪽)
이런 성소수자 청소년은 현재의 성교육에 어떤 기대도 품기 힘들다. 학교는 동성애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피해달라고 요청하고, 성소수자에게 적합한 성교육 매뉴얼이나 실질적 교육안도 미비한 상황이다. 하지만 ‘성소수자의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124쪽)라고 말하는 청소년과 ‘임신을 전제로 하는 피임 교육은 이성애 중심적이다’(172쪽)라고 지적하는 청소년이 바로 앞에 있기에 저자는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이해’라는 수업을 시도했고, 그 교육안을 책에 실었다.(128-135쪽)
할 수 있는 것을 말해주는 성교육
구체적이고 생생한 교육안을 나누다
‘다음’의 성교육은 ‘건전’ 대신 ‘건강’을 말하고, 금기 대신 ‘성적 권리’를, 두려움 대신 ‘성적 즐거움’을 말하는 성교육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다. 청소년이 엄연한 성적 주체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겠다는 생각이 성과 관련한 기술, 태도, 지식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성교육’의 전제다. 이 책은 최신의 성교육 담론이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성교육’의 탄생한 배경과 주요 개념을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그에 따른 교육 활동 사례를 아낌없이 나눈다.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 2018년 개정판은 ‘포괄적 성교육’이란 “섹슈얼리티에 대한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사회 적인 측면에 대해 배우는 교육과정으로, 아동과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과 복지, 존엄성에 대한 인식 능력, 존중에 기반한 사회적, 성적 관계 형성 능력, 자신 및 타인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선택 능력, 자신의 삶 속 권리에 대한 이해와 보호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지식, 기술, 태도, 가치를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다.(153쪽)
저자는 포괄적 성교육이 재생산권과 함께 부상한 ‘성적 권리’ 개념(142-152쪽)과 페미니즘에 기반해 있다고(159-165쪽) 주장한다. 이를 ‘다음’의 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상정하고, 저자 자신이 실제 성교육 시간에 성적 자기 결정권과 성적 동의, 성별 고정관념, 성평등, 역차별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한 방법론을 소개한다. 국제가족계획연맹이 배포한 성적 즐거움을 가르칠 때 전하면 좋을 메시지와 피해야 할 메시지 목록(77-78쪽)과 미국 버몬트 교육청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성소수자 배타적/포용적 표현 리스트((133-135쪽) 또한 자세한 교육 방법이 절실했던 성교육 종사자와 양육자에게는 작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자녀 성교육은
양육자 자신을 돌아보는 것부터
책을 저술하는 동안 저자가 특히 마음을 쓴 부분이 양육자의 걱정과 고민을 담은 6장이다. 양육자를 대상으로 숱하게 교육을 해온 저자는 자녀 성교육의 핵심은 두 가지로 말한다. 첫째, 아이가 양육자에게 성과 관련한 궁금증과 문제를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차곡차곡 만드는 것, 둘째, 양육자 자신이 성과 관련한 기술, 태도, 지식 부분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정확히 아는 것.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그루밍 등의 성착취 범죄에서 가해자는 “부모에게 말한다”라는 협박을 당연하게 한다. 놀랍게도 이 협박은 주효하다. 피해 아동 및 청소년 가운데 양육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으나 성에 관해, 그것이 유쾌한 농담이든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든 양육자와 대화해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녀 성교육은 최소한 아이들이 이런 어려움에 부딪히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통로여야 한다.
자녀 성교육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드는데 성기 명칭조차 담담하게 말해주기가 버거운 양육자들은 자가진단을 먼저 해보라고 저자는 권한다. 양육자 스스로 성적 주체임을 깨닫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간단한 자가진단 리스트가 214쪽에 실려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부록」에 실린 성교육, 성평등, 페미니즘 도서 및 각종 자료집과 영상 리스트가 양육자의 고민과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것이다.
이 책을 알차게 쓰는 법
성교육 종사자와 관련 공무원이라면 정책과 제도를 다룬 1장 「비어 있는 부분들」부터 순차적으로 일독하길 권한다. 교사를 포
작가정보
성교육 활동가. 성폭력 피해 경험을 이야기했을 때, "너 정말 대단하다. 나였으면 학교를 그만뒀을거야"라는 친구의 반응에 여성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다. 시민단체에서 청소년 운동을 했고, 자연스럽게 청소년 성교육에 관심이 갔다. 청소년의 호기심을 긍정하고 목소리를 드러내는 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다가, 교사와 양육자만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성교육을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책을 쓰게 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일했다. 지금은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며, 인권과 성평등에 기반한 성교육을 위해 여러 성교육 활동가들과 함께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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