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주의자 쇼펜하우어, 모욕의 기술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프랑코 볼피 지음 | 문정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년 05월 04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4월 2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적당한 수위로 상대를 모욕하는 기술이 존재할까?
보편적 모욕술의 대가 쇼펜하우어에게 그 기술을 배워 보자.

이 책은 회의주의(혹은 염세주의) 철학자로 유명한 쇼펜하우어의 독설 모음집이다. 그의 독설은 동료 철학자부터 종교, 사회, 국가, 인종, 작가는 물론이거니와, 지나가는 마차 마부의 채찍질 소리에서 창녀에 이르기까지 온갖 범주를 아우른다. 백과사전의 항목처럼 편집된 그의 독설을, 처음엔 곤혹스럽더라도 끝까지 읽어 보라. 적당한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모욕과 멸시의 표현으로, 펜싱 선수의 칼날처럼 타인의 가슴에 날카로운 상처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모욕’이야말로 화를 그럴 듯하게 표현하는 최고의 기술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들어가는 말… 편저자 해제
ㄱ… 27
강단 철학과 철학 학회ㆍ강단 철학자의 형이상학ㆍ강단 학자ㆍ개인ㆍ거짓말ㆍ결혼ㆍ결혼 상대 인 여자_가난뱅이보다 부자ㆍ사랑으로 맺어진 결혼ㆍ계시ㆍ공허하고 관념적인 은어ㆍ과부 화형ㆍ친애 하는 교수ㆍ교수직ㆍ교육 시설ㆍ윤리적 국가ㆍ국가의 기원ㆍ굴과 샴페인ㆍ그리스어 및 라틴어 문 법ㆍ근대의 사회적 괴물ㆍ글쓰기ㆍ기념물ㆍ기독교와 동물 다루는 법ㆍ기사ㆍ기억력
ㄴ… 41
낙관주의ㆍ낙관주의에 대한 반대 논거인 영어ㆍ남의 생각ㆍ남자와 여자ㆍ낭만주의ㆍ노예 소유자 와 노예 매매자ㆍ뇌
ㄷ… 44
다른 사람의 의견ㆍ단테의 지옥ㆍ대중ㆍ데카르트주의자와 동물의 의식ㆍ덴마크 학술 협회와 그 모순ㆍ덴마크 학술 협회와 그 목적ㆍ도덕ㆍ도서 구입ㆍ도서관ㆍ독서ㆍ독서광ㆍ독일 관념론자 들ㆍ독일 민족과 그 일원의 수치심ㆍ독일 사람_둔중한 민족ㆍ독일 사람_형이상학적 민족ㆍ독일 학 자ㆍ독일 형이상학ㆍ동물 생체 해부ㆍ동물 학대ㆍ동물원 방문객
ㄹ… 55
라이프니츠ㆍ라틴어의 폐지ㆍ루터, 성경 번역자
ㅁ… 57
마르코 폴로와 위대한 세계 여행자들ㆍ만족과 쾌락ㆍ명성ㆍ잘못된 명성ㆍ모르몬교도ㆍ모세ㆍ돼 지 가죽에 감싸인 문예사ㆍ문학 비평가ㆍ뮤즈ㆍ미국ㆍ민족적 자부심ㆍ오늘날의 민중 선동가ㆍ민중 재판관ㆍ믿음ㆍ믿음과 지식
ㅂ… 64
바더ㆍ반계몽주의ㆍ반계몽주의자ㆍ배우ㆍ번역ㆍ법정과 양심ㆍ세상에 빼곡한 보통 사람ㆍ부족한 지성으로 철학 하기
ㅅ… 68
사랑ㆍ전염병 시대의 사랑ㆍ정신적 사랑ㆍ사랑받는 여자_아름다움과 나이ㆍ사제ㆍ사형제 폐지ㆍ상속 권ㆍ성교와 임신ㆍ성서ㆍ성숙_남자와 여자ㆍ성애_남자와 여자ㆍ성적 욕망ㆍ성적 충동ㆍ세계ㆍ세계 개선자ㆍ세계 희극ㆍ세계의 중심ㆍ셸링, 자연 철학자ㆍ셸링과 셸링주의자ㆍ소음ㆍ수도승ㆍ수도 원ㆍ수염ㆍ숙녀ㆍ순결ㆍ스피노자ㆍ시간ㆍ시대ㆍ신, 사람ㆍ신, 조물주ㆍ신, 철학의 논제ㆍ신과 해 학적 철학자ㆍ신학과 철학ㆍ신학자
ㅇ… 83
잔인한 아름다움ㆍ암기 학습ㆍ야코프 몰레스호트, 긍정주의자ㆍ언어 형태ㆍ추하고 어리석은 얼굴ㆍ 여성이 아니라, 여자!ㆍ여자_아름다운 성ㆍ여자_제2의 성ㆍ여자, 거짓말, 위장술ㆍ여자란 도대체ㆍ 여자와 관심사ㆍ여자와 근시안ㆍ여자와 단결심ㆍ여자와 돈ㆍ여자와 사회적 위상ㆍ여자와 소명ㆍ 여자와 쇠락ㆍ여자와 예술 방면의 성과ㆍ여자와 위증ㆍ여자와 자녀ㆍ여자와 자연의 무기ㆍ여자 와 재산ㆍ여자와 정의ㆍ여자와 정치ㆍ여자와 지배권ㆍ여자와 지성ㆍ여행ㆍ여행객ㆍ영국인과 교 회ㆍ우리의 존재ㆍ우생학ㆍ운명ㆍ유대교와 동물의 무권리ㆍ유대교의 자연 이해ㆍ유대인ㆍ융스 틸링ㆍ의지ㆍ어원학 정신에서 파생된 이성의 예언자 자격ㆍ익명의 비평가ㆍ인간_길들여진 맹수ㆍ인 간_독ㆍ인간_사회적 존재ㆍ인간_시계의 기계 장치ㆍ인간_이기적 존재ㆍ인간_인형ㆍ인간_자연 속의 치 욕ㆍ인간과 동물ㆍ인간애ㆍ인간의 존엄성ㆍ인도·게르만어족ㆍ인생ㆍ인쇄공과 식자공ㆍ일간 신 문ㆍ일부다처제와 장모님들ㆍ일부일처제ㆍ일신교ㆍ입헌 군주
ㅈ… 113
자식 사랑ㆍ자연ㆍ자유ㆍ작가ㆍ너절한 작가ㆍ철학적 작가ㆍ평범한 작가ㆍ작센ㆍ장미와 가시ㆍ재 능 없는 사람ㆍ저널리스트ㆍ점성술ㆍ정언 명령_당나귀 깔개ㆍ정절_남자와 여자ㆍ종교ㆍ주물과 성 유물ㆍ중국인ㆍ지식욕과 호기심ㆍ지옥ㆍ진보에 대한 믿음ㆍ질책ㆍ집 친구
ㅊ… 125
창녀ㆍ채찍질하는 마부ㆍ책ㆍ철도ㆍ철학 교수ㆍ철학, 일종의 직업ㆍ철학과 대학 철학ㆍ철학의 미 래ㆍ철학의 역사ㆍ철학 학회ㆍ철학 하고 싶은 자연 과학자ㆍ철학 하고 싶은 화학자ㆍ축약ㆍ출 생ㆍ친구
ㅋ… 134
카드놀이ㆍ칸트ㆍ칸트와 거짓말할 권리ㆍ칸트의 전성기 이후ㆍ칸트의 후계자ㆍ클리오, 역사학 의 뮤즈
ㅌ… 140
트라피스트 수도회 회원
ㅍ… 141
파리ㆍ펠라기우스주의ㆍ평등주의ㆍ폭음 같은 문 닫기ㆍ프랑스 사람ㆍ프랑스 사람의 그리스어 다 루기ㆍ프랑스어ㆍ프로테스탄티즘ㆍ피히테ㆍ피히테의 아들, 철학자 이마누엘 헤르만
ㅎ… 147
하얀 피부ㆍ학식ㆍ학자ㆍ평범한 학자ㆍ학자 공화국ㆍ합리주의자ㆍ허영심_여자와 남자ㆍ헤겔ㆍ헤 겔, 젊은이를 망치는 인물ㆍ헤겔주의ㆍ헤겔주의자ㆍ헤르바

출판사 서평

쇼펜하우어의 저술과 논문에서 가려 뽑은 온갖 험담 목록!
항목을 따라 읽다보면 다양한 대상을 향해 질책, 모욕, 명예 훼손을 가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흔히 회의주의 혹은 염세주의의 대명사로 지칭된다. 그는 자칭 칸트의 최고의 후계자이자 당대 최고의 철학자였던 헤겔의 라이벌이었으며, 타칭 ‘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곡가 바그너에게 영향을 준 독자적인 사상가였다.
철학의 측면에서는 그러하지만, 인간 쇼펜하우어는 짜증쟁이였다. 그에게는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불평과 불만의 덩어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헤겔과의 대결에서 패하여 대학 교수직에서 밀려났고, 논문은 덴마크 학술 협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연애는 실패했고, 이웃집 여인에게 고소를 당했으며, 어머니와는 불화로 의절까지 했다. 그에게 유일한 위로를 주었던 것은 반려견뿐이었다. 똑똑하고 글 잘 쓰는 철학자가 삶의 제 국면에서 실패만을 겪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그의 레이더에 포착된 세계에 보내는 불평과 불만, 분노와 야유뿐임은 자명하다. 이 책은 그러한 인간 쇼펜하우어의 온갖 짜증과 권태에 관련한 신랄한 기록이다.

“이른바 인간이란, 거의 일반적으로 비소를 약간 넣고 멀겋게 끓인 국이다.”(쇼펜하우어)
“지구는 피부를 가졌다. 또한 그 피부는 갖가지 질병을 가졌다. 그 질병의 하나가 인간이다.”(니체)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각종 비방과 험담의 목록은 실로 다양하다. 그의 비방력(?)은 고교시절부터 시작해 평생을 이어갔고, 나이들수록 심해졌으며, 닥치는 대로 인신공격을 해댔다(요즘 말로 걸리는 대로 씹어 댔다고 쓰는 편이 더 나을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많은 내용은 동료 철학자들 특히 헤겔에 대한 비아냥과 여성에 대한 혐오이다. 헤겔에 대한 모욕성 인신 공격이 그의 실패한 이력에서 기인한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에 대한 혐오는 그의 실패한 연애 때문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의 여성 혐오는 19세기 유럽의 지성이나 동시대 동양 남성의 일반적 편견과 별다를 게 없다. 현대의 관점에서는 모두 깁고 고쳐야 할 남성들의 왜곡된 우월주의일 뿐이다. 하여 그의 독설 목록은 가까이서 보면 19세기식 꼰대 정신이 담긴 코미디요, 멀리서 보면 이기적인 남성성이 드러내는 연민 가득한 우울의 기록들이다.

19세기에 쓰여진 21세기용 “정언적 파렴치성”
독설과 조롱, 비방과 험담을 익히는 고전적 파렴치함의 수련 교범이자 무기고

아무리 온갖 것들이 오래된 취향을 찾아 회귀하는 레트로의 시대라 하더라도, 19세기에 쓰여진 모욕의 기술까지 읽어야 할까? 이 책의 효용이 의심된다면 당장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게시판, 혹은 포털 사이트의 신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라. 그곳에 난무하는 모욕과 욕설, 비난과 인식공격의 난무를 보라. 이것들은 모두 현대적 파렴치함의 현현이다. 이러한 시대에 영혼의 상처를 견디고 정신의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 책은 일독의 가치가 있다. 쇼펜하우어의 온갖 모욕성 글들을 읽는 것은 고전적 파렴치함의 수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개별 항목은 다채로운 대상을 향한 기발한 발상과 표현으로 빼곡이 들어찬 무기고이다. 잘 준비된 무기고를 갖추었다면 언제가 실제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화가 나게 한다면,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에 적절한 화를 내는 것이 중용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도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저급한 댓글들에 당황하지 않고 가볍게 되받아칠 수 있는 정신의 수련을 도와줄 것이다. 물론 쇼펜하우어는 ‘독서는 자기 머리가 아니라 남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독설을 날리기는 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1788-1860
독일의 근대 철학자로, 동시대에 유행하던 관념 철학을 전면 거부하고 의지의 생生철학을 전개했다. 이성보다는 감정과 의지를, 지식보다는 직관과 체험을 중시 하였고, 인간의 비합리성과 생명에 기본적으로 내재한 역동적 힘을 믿었으며, 삶은 맹목적 의지이므로 그 발동을 막는 금욕 생활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인간의 최고 관심사라고 보았다.
그는 자신이야말로 칸트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받아들 인 올바른 후계자라고 확신했고, 헤겔, 피히테, 셸링의 담론에 대해서 칸트의 사상을 왜곡하여 사이비 이론을 펼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대학 강단에도 섰으나 헤겔의 압도적 인기에 밀려나 말년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힌두교와 불교를 접하게 되면서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 간의 유사성을 지적했고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노골적으로 밝혔으며, 어머니와의 불화가 한 원인이 되어 여성 혐오감과 멸시의 태도를 가졌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이러한 그의 생각의 단편들을 잘 드러낸다.
1848년 시민 혁명의 실패로 헤겔의 낙관론적 철학이 빛을 잃게 되면서 드디어 그의 철학이 실망에 빠져 치유책을 모색하던 유럽인들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적 철학은 니체의 권력의지론을 비롯한 현대 철학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고 바그너,릴케, 프로이트로부터도 각광 받았다.

저자(글) 프랑코 볼피

편저자
Franco Volpi 1952-2009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의 철학과 교수였다. 생전에 밀라노의 출판사 아델피(Adelphi)를 도와 쇼펜하우어의 유작과 하이데거 저서의 이탈리아어 판본을 발행했다.

번역 문정희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예술사와 철학 및 역사를 전공하였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BOIN 대표이며 독일에서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유대교 입문》 《행복한 고객을 만드는 존 숄의 고품질서비스》 《달라이 라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등을 번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