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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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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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년 동안 읽히고 연구되어 온 ‘설득의 기술’
당시 소피스트들은 정의와 윤리를 다 배제한 채로 오직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여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학적 기초 위에서 어떤 것이 국가에 이롭고 정의로우며 훌륭한 것인지를 개연적으로 증명해내는 수사학이야말로 ‘설득의 기술’로서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에서는 전체적으로 내용을 개관한 후에, 연설가가 사용해야 할 설득 수단이자 수사학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 중 논리적 추론에 해당하는 ‘로고스’와 관련한 전제들을 집중 설명한다. 제2권에서는 ‘에토스’와 ‘파토스’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3권은 연설가가 신경 써야 할 추가 문제, 즉 문체와 배열, 그리고 전달의 문제를 다룬다.
제1장 수사학의 본질
제2장 수사학의 정의
제3장 수사학의 유형
제4장 조언의 범위
제5장 행복
제6장 좋은 것과 이로운 것
제7장 상대적 이로움
제8장 국가 형태
제9장 선전을 위한 연설
제10장 불의와 불법
제11장 즐거움
제12장 범죄자들의 심리 상태
제13장 범죄와 처벌
제14장 범죄의 경중
제15장 수사학 밖의 설득 요소들
제2권
제1장 감정과 성격
제2장 분노
제3장 평정심
제4장 우의와 적의
제5장 두려움과 자신감
제6장 수치심
제7장 호의
제8장 연민
제9장 의분
제10장 시기
제11장 질투
제12장 청년기
제13장 노년기
제14장 장년기
제15장 태생
제16장 부
제17장 권력
제18장 모든 연설에 공통적인 논제들
제19장 가능성
제20장 예증
제21장 금언
제22장 생략삼단논법
제23장 증명을 위한 명제들
제24장 유사 생략삼단논법의 명제들
제25장 반박
제26장 확대와 축소
제3권
제1장 문체에 관한 서론적인 개관
제2장 명료성
제3장 무미건조함
제4장 직유
제5장 정확성
제6장 풍성함
제7장 적절성
제8장 운율
제9장 간결하게 완결된 문장
제10장 세련미와 은유
제11장 생생함
제12장 연설의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문체
제13장 논제와 증명
제14장 도입부
제15장 편견
제16장 설명
제17장 증명과 반박
제18장 질문
제19장 맺음말
해제·박문재
아리스토텔레스 연보
수사학과 변증학은 짝을 이룬다. 이 둘은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것을 다루지만, 어느 특정한 기술이나 지식 분야에 속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이 둘에 참여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어떤 추론을 검증하거나 제시하고, 자신을 변호하거나 남을 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각자 성향에 따라 어쩌다 그렇게 하거나 습관적으로 그렇게 한다. 하지만 이 둘을 어쩌다 하거나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체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도 분명 가능하다. 사람들이 어쩌다 또는 습관적으로 이 둘을 했을 때 여기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를 찾아낼 수 있고, 모종의 기술을 사용해 그런 식으로 이유를 찾아낸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기 때문이다. -p.11
설득력 있는 요소 중에서 어떤 것은 이 기술에 해당하고 어떤 것은 이 기술이 아니다. 이 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 함은 연설가가 제시하지 않고도 이미 존재하는 것을 말하는데, 예컨대 증언이나 자백이나 계약서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이 기술에 속한다 함은 수사학적 방법론을 사용해 연설가가 제시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전자는 사용하면 되고, 후자는 찾아내야 한다. -p.17
하지만 청중을 잘 설득하고 조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것은 모든 국가 형태를 알고, 각각의 국가 형태가 지닌 특징과 제도와 이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이롭다는 점이 증명되면 거기에 설득되고, 그들에게 이롭다면 그들의 국가 형태도 잘 보존하려 하기 때문이다. -p.56
다른 사람을 위한 행위들은 고결한 것이다. 그런 것은 덜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행위는 훌륭한 것이다. 은인에게 보답하는 행위는 정의롭기에 훌륭한 것이다. 은혜를 베푸는 행위도 훌륭한데 이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수치스러워하는 것의 반대는 고결한 것이다. 사람들은 수치스러운 것을 말하거나 행하거나 계획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카이오스가 “나는 말하고 싶지만, 수치심이 나를 가로막는구나”라고 썼을 때, 사포는 이렇게 응수했다. “당신이 고결한 것을 원했고, 혀를 놀려 나쁜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면, 수치심이 당신의 두 눈을 덮지 않았을 것이고, 당신은 기꺼이 정의롭게 말했을 것입니다. -p.61
이번에는 문체에 관해 다룰 것이다. 연설가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아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하는데, 이는 청중이 연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연설의 본질에 비추어보면 어떤 것을 설득력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 그런 후에 그것을 어떤 문체로 표현해낼지를 두 번째로 살펴야 하고, 세 번째로는 연설에서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다루지 않은 부분, 즉 전달과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p.223
2,400여 년 동안 이어진 수사학의 기본 입문서
거의 모든 수사학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된다
‘수사학’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상이나 감정이나 효과적이고 미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고, ‘수사’는 “말이나 문장을 꾸며서 좀 더 묘하고 아름답게 하는 일 또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말을 좀 더 멋있게 표현하는 법을 연구하는 학문 분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통념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을 “설득의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에겐 수사학이 아니라 웅변술 또는 변론술이라는 개념이 더 어울릴 것으로 보이며, 사전적 의미의 수사학은 이러한 웅변술이나 변론술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 더 맞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2,400년 동안 수사학 체계에서 ‘논증’ 이론에 관한 성찰의 기본서가 되었다. 또한 로마의 키케로와 퀸틸리아누스를 거쳐 중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빼놓고 새로운 수사학을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대 그리스의 독특한 정치 체제와 철학,
수사학 탄생의 배경이 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을 주제로 책을 쓴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세 가지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대중 연설이 가지는 위치이고, 두 번째는 기원전 5세기와 4세기에 걸쳐 발달한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이며, 세 번째는 수사학과 정치학에 대한 플라톤의 철학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도시국가는 국가적, 사회적, 시민적인 면에서 중요한 체제였다. 도시국가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제의를 중심으로 도시와 그 주변의 농촌 지역으로 이루어진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시민 공동체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활동한 시대 말기에는 그리스 전역에 거의 천 개에 이르는 도시국가가 존재했다. 따라서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했고, 도시국가의 크고 작은 일은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민회,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의회와 위원회들,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법정에서 논쟁과 토론과 변론을 거쳐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다.
기원전 5세기와 4세기에 그리스 아테나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소피스트는 대대로 전해져온 기존 관습을 거부하고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지혜를 토대로 하는 전문 기술을 중시했다. 또한 그들은 대중 연설의 기술을 발전시켰는데 이것이 수사학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플라톤은 정치를 비롯한 인간의 모든 행위를 고찰하는 데에는 반드시 윤리적 고려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윤리가 배제된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을 대중의 약점과 어리석음을 악용하고 기만해서 연설가의 관점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자들 사이에서는 소피스트 수사학이 인기를 끌었고, 대중 선동가가 판을 쳤다.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을 비판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유는 플라톤이 제기한 것과 좀 달랐다. 그는 소피스트들이 청중을 설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것, 즉 사실 증명은 소홀히 하고, 오로지 청중이나 배심원의 감정만을 부추겨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려고 한다는 점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플라톤의 철인국가를 옹호하지 않았으며, 기존의 민주정치를 토대로 올바른 설득의 기술인 수사학을 통해 정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길을 추구했다.
‘연설’에 관한 가장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저서
2,400년 동안 읽히고 연구되어 온 ‘설득의 기술’
정의를 현실세계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관점에서 보자면 『수사학』은 그 정점에 있는 저술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수사학은 그가 제시한 변증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대중 연설과 법정에서 현실 정치로 구현해내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소피스트들은 정의와 윤리를 다배제한 채로 오직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여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반면에, 그는 변증학적 기초 위에서 어떤 것이 국가에 이롭고 정의로우며 훌륭한 것인지를 개연적으로 증명해내는 수사학이야말로 설득하는 기술로서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위해 『수사학』에서는 연설가 청중을 설득할 때, ‘에토스’(청중과 연설가의 성격), ‘파토스’(청중의 감정), ‘로고스’(논리적 추론) 등의 세 가지 기본적인 설득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에토스’는 ‘관습, 습관’을 의미하는 용어로서, 여기에서는 청중이나 연설가가 지닌 어떤 성향이나 정서 같은 것이다. ‘파토스’는 ‘감정’을 가리키고, ‘로고스’는 ‘논증’을 의미한다.
또한 그는 수사학이 사용되는 연설을 선전을 위한 연설, 법정 변론, 조언을 위한 연설 등의 세 종류로 구분한다. 『수사학』은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에서는 전체적으로 내용을 개관한 후에, 연설가가 사용해야 할 설득 수단이자 수사학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 중에서 논리적 추론에 해당하는 ‘로고스’와 관련해서 그 토대로 사용되는 전제들을 집중 설명한다. 제2권에서는 ‘에토스’와 ‘파토스’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3권은 연설가가 신경 써야 할 추가 문제, 즉 문체와 배열(구성) 그리고 전달의 문제를 다룬다
작가정보
Aristoteles, BC 384~322
스승인 플라톤과 함께 2천여 년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위인이다. 1998년 저명한 현대 철학자들이 뽑은 “서양철학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철학자”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고의 목적”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84년에 북부 그리스 마케도니아 지방의 스타게이로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니코마코스는 왕의 주치의였다고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릴 때 죽었다. 그가 17살 때 어머니마저 죽은 뒤 후견인인 프록세노스에 의해 아테나이에 있는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로 보내졌고, 거기에서 20년간 머물렀다.
기원전 347년에 플라톤이 죽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카데메이아를 플라톤의 조카인 스페우시포스에게 맡기고, 철학의 후원자였던 소아시아 아소스의 왕 헤르메이아스에게 갔다. 거기서 그는 헤르메이아스의 조카인 피티아스와 결혼해 딸 하나를 두었다. 기원전 345년에 헤르메이아스가 페르시아인들에게 살해되자, 그는 레스보스 섬의 미틸레네로 갔고, 거기에서 수제자이자 가장 가까운 동료가 된 테오프라스토스를 만났다. 기원전 342년에는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 2세의 초청으로 나중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된 왕세자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기원전 335년에 그는 다시 아테나이로 돌아와서, 자신의 독자적인 교육기관인 리케이온을 세웠고, 이것이 소요학파의 기원이 된다. 이 시기가 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그가 쓴 책들과 글들 다수는 이 기간에 쓰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지성과 폭과 깊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가 다룬 분야들은 논리학, 형이상학, 인식론, 심리학, 윤리학, 정치학, 수사학, 미학, 동물학, 식물학, 자연학, 철학사, 정치사 등으로 아주 폭이 넓었다. 그의 대표적 저서로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형이상학』, 『자연학』, 『정치학』, 『범주론』, 『명제론』, 『수사학』, 『시학』 등이 있다.
기원전 323년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자, 아테나이에서는 반마케도니아 정서가 강해지고 그는 불경죄로 고발된다. 그렇게 해서 그는 에우보이아의 칼키스로 떠났고, 그 다음 해 6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신학과 사회과학을 좀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독일 보쿰Bochum 대학교에서 공부하였다. 또한 고전어 연구 기관인 Biblica Academia에서 오랫동안 고대 그리스어(헬라어)와 라틴어를 익히고,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쓰인 저서들을 공부하였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을 두루 공부하였으며, 전문 번역가로 30년 이상 신학과 인문학 도서를 번역해 왔다. 역서로는 『자유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실낙원』, 『톨스토이 고백록』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 번역한 책으로 『고백록』, 『철학의 위안』 등이 있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번역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은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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