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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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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9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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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038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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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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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에게 묻는다. ‘마음챙김의 삶을 살고 있는가, 마음놓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삶에 대한 성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손 대신 시를 건네는 것은 어떤가. 멕시코의 복화술사, 영국 선원의 선원장, 기원전 1세기의 랍비와 수피의 시인뿐 아니라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같은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신세대 시인들, 그리고 라다크 사원 벽에 시를 적은 무명씨. 고대와 중세와 현대의 시인들이 나와 타인에 대한 운율 깃든 성찰로 독자를 초대한다.
아름다운 시들을 모았다고 해서 좋은 시집이 되지는 않는다. 진실한 깨달음이 시의 문을 여는 순간이 있다. 백만 독자의 찬사와 인기를 얻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이어 15년 만에 류시화 시인이 소개하는 마음챙김의 시들. 삶의 무늬를 담은 한 편 한 편의 시가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 엮은이의 말(저자의 말)

내가 태어날 때 탄생을 주관하는 천사가 상자 하나를 주며 내 귀에 속삭였다. 세상에 내려가 마음이 힘들 때면 이 상자를 열어 보라고. 그 투명한 상자에는 시가 들어 있어서, 삶에 불안을 느껴 상자를 열 때마다 인간 영혼의 원천에서 흘러나온 시들이 내 앞에 한 편씩 펼쳐졌다.
어떤 시는 비바람을 이겨 낸 꽃이고, 어떤 시는 히말라야 산길에서 언 발을 녹여 준 털실 양말이었으며, 어떤 시는 절망의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나를 받쳐 준 손이었고, 또 어떤 시는 번갯불의 섬광을 닮은 새였다.

‘여기, 내 인생의 방에서는 물건들이 계속 바뀐다.’라고 미국 시인 앤 섹스턴은 썼지만, 내 인생의 방에서는 운율, 단어, 길이가 다른 시들이 계속 이어졌다. 지혜와 통찰력에서 나온 그 시들을 읽으면서 나는 고개의 각도를 돌려 나 자신을 보고, 삶의 진실과 마주하고, 의문의 답을 찾는 문을 열었으며, 온전한 삶을 방해하는 ‘진짜 얼굴이 될 뻔한’ 가면들을 벗을 수 있었다.

당신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당신에게 준 상자에 무엇이 들어 있든, 그 천사가 당신에게 부여한 눈썹과 이마의 넓이, 턱의 생김새에 어떤 차이가 있든, 우리에게는 한 가지 공통의 운명이 있다. 바로 삶의 모든 순간들을 경험하되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는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영혼을 소유한 채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 빛과 어둠, 여러 번의 이사, 무서운 병 진단, 실직 등을 헤쳐 나가는 여행자(traveling soul)가 아닌가. 별에서 별로, 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그렇다면 영혼 안에 무엇을 지니고 여행하는가? 사랑인가, 그리움인가, 아니면 순간들의 깨달음인가?

마음챙김 명상의 선구자인 존 카밧 진은 말한다.
“바로 오늘의 당신의 삶을 여행으로, 모험으로 보라.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지금 여행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만일 당신의 삶이 책이라면 현재 머물고 있는 장의 제목을 무엇이라 붙일 것인가? 이 여행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만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따라서 길도 당신 자신의 길이어야 한다. 당신은 다른 누군가의 여행을 흉내 내면서 당신 자신에게 진실할 수는 없다.”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일이며,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마음챙김의 소중한 도구이다. 카밧 진이 설명하듯이 ‘마음챙김’은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 미약한 숨소리일 뿐인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 주위에 있는 것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두려움, 고통, 질병, 죽음, 전쟁, 자연재해 등이 우리의 삶을 흔들 때 마음의 중심으로 돌아가려는 것은 도피가 아니다. 그것이 영성이다
녹슨 빛깔 이파리의 알펜로제 _ 라이너 쿤체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_ 잘랄루딘 루미
별의 먼지 _ 랭 리아브
중요한 것은 _ 엘렌 바스
일요일에 심장에게 _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정화 _ 웬델 베리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_ 키티 오메라
기다려라 _ 골웨이 키넬
정원 명상 _ 샤메인 아세라파
위험 _ 엘리자베스 아펠
슬픔의 우물 _ 데이비드 화이트
꼭두각시 인형의 고백 _ 조니 웰치
위험들 _ 자넷 랜드
의자는 내주지 말라 _ 아잔 차
그 순간 _ 마거릿 애트우드
신과 나 _ 하피즈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가 _ 파블로 네루다
흉터 _ 네이이라 와히드
무제 _ 타일러 노트 그렉슨
산티아고 순례길 _ 데이비드 화이트
살아 있다는 것 _ 드니스 레버토프
기쁨을 수호하라 _ 마리오 베네데티
이 세상에 흥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_ 예브게니 옙투셴코
새와 나 _ 하룬 야히아
아닌 것 _ 에린 핸슨
끝까지 가라 _ 찰스 부코스키
뒤처진 새 _ 라이너 쿤체
빛은 어떻게 오는가 _ 얀 리처드슨
잎사귀 하나 _ 까비르
탑승구 A4 _ 나오미 쉬하브 나이
마지막 조각 글 _ 레이먼드 카버
그 손이 이 손들이다 _ 마이클 로젠
하지 않은 죄 _ 마거릿 생스터
모기 _ 에이미 네주쿠마타틸
치유의 시간 _ 페샤 조이스 거틀러
매미 _ 호쇼 맥크리시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_ 도나 마르코바
인생의 흉터들 _ 엘라 휠러 윌콕스
호쿠사이가 말하기를 _ 로저 키이스
왜 신경 쓰는가 _ 션 토머스 도허티
나는 배웠다 _ 마야 안젤루
가장 나쁜 일 _ 나짐 히크메트
산다 _ 다니카와 ?타로
흐르는 _ 존 오도나휴
역설 _ 거닐라 노리스
너를 안아도 될까? _ 브래드 앤더슨
나무들 _ 필립 라킨
혼돈을 사랑하라 _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나만의 생 _ 훌리오 노보아 폴란코
날개 _ 베라 파블로바
게슈탈트 기도문 _ 프리츠 펄스
네가 있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_ T. S. 엘리엇
그녀는 내려놓았다 _ 새파이어 로즈
왜 목재 트럭 운전사는 선승보다 일찍 일어나는가 _ 게리 스나이더
더 느리게 춤추라 _ 데이비드 L. 웨더포드
고양이는 옳다 _ 브라이언 패튼
산다는 것에 대해 _ 나짐 히크메트
연필 _ W. S. 머윈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_ 페르난도 페소아
조상 혈통 찾기 유전자 검사 _ 알프레드 K. 라모트
내 인생 최악의 날에 _ 엘렌 바스
비 내리는 아침 _ 테드 쿠저
나는 걷는다 _ 랍비 힐렐
최고의 노래 _ 웬델 베리
희망 _ 리젤 뮬러
고요한 세상 _ 제프리 맥다니엘
어느 묘비명에 적힌 시 _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좋은 뼈대 _ 매기 스미스
비옷 _ 에이다 리몽
나는 당신보다 나은 사람이 _ 케이티 스티븐슨 워스
마지막 날들 _ 도널드 홀
우리에게는 작별의 말이 없다 _ 메리 톨마운틴

봄이 벚나무에게 하는 것을 너에게 하고 싶어 _ 엮은이의 말
시인 소개

“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에게 묻는다. ‘마음챙김의 삶을 살고 있는가, 마음놓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삶에 대한 성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손 대신 시를 건네는 것은 어떤가. 멕시코의 복화술사, 영국 선원의 선원장, 기원전 1세기의 랍비와 수피의 시인뿐 아니라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같은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신세대 시인들, 그리고 라다크 사원 벽에 시를 적은 무명씨. 고대와 중세와 현대의 시인들이 나와 타인에 대한 운율 깃든 성찰로 독자를 초대한다.
아름다운 시들을 모았다고 해서 좋은 시집이 되지는 않는다. 진실한 깨달음이 시의 문을 여는 순간이 있다. 백만 독자의 찬사와 인기를 얻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이어 15년 만에 류시화 시인이 소개하는 마음챙김의 시들. 삶의 무늬를 담은 한 편 한 편의 시가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시가 말을 걸어올 때

한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네가 그것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
- 앨런 긴즈버그 〈어떤 것들〉 p.5

‘머리가 뜨거워지면 시가 찾아온 것임을 나는 안다.’고 에밀리 디킨슨은 썼다. 세상에는 우리에게 말을 거는 시가 있고 문학적 실험을 추구하는 시가 있다. 물론 그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룬 시도 있지만, 심장을 건드리는 시는 확실히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시’이다. 삶에 대해 말할 때 우리가 읽는 시가 그런 시들이다.

꽃피어야만 하는 것은, 꽃핀다

꽃피어야만 하는 것은, 꽃핀다
자갈 비탈에서도 돌 틈에서도
어떤 눈길 닿지 않아도
- 라이너 쿤체 〈녹슨 빛깔 이파리의 알펜로제〉 p.11

‘눈 속 장미’라고 불리는 ‘녹슨 빛깔 이파리의 알펜로제’는 알프스산 수목한계선 부근에서 자라는 철쭉의 일종이다. 자기 자신은 모를 수도 있다. 불확실해 보일 수도, 어둠에 파묻힌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파종의 시기가 지나 때가 되면 누구의 개입 없이도 꽃이 핀다. 단지 겨울이 며칠 더 길 뿐이다. 언젠가는 꽃피어나리라는 걸 안다면 그 시기는 견뎌야 할 시기가 아니라 사랑할 시기이다. 꽃이 피면 맨 먼저 누가 그 꽃을 보는가? 바로 꽃나무 자신이다.
우리가 어리든 그렇지 않든 재 속의 불처럼 그 의지를 꺼뜨리지만 않는다면 아직 내면의 시를 잃지 않은 것이다. 크고 작은 시련이 하루를 살아가는 힘을 무너뜨릴 때, 한 편의 좋은 시는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울 힘을 준다.
미국 오리건주 계관시인을 역임한 에드윈 마크햄은 말한다.
“시는 빵처럼 현실적이며 동시에 인간의 삶에 똑같이 필수적이다. 시는 영혼을 위한 빵이다. 대지의 밀로 만든 빵이면서 천상의 요소가 섞여 있다. 시는 인간의 고귀한 희망과 열망에 자양분을 준다.”

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나는 언제나 궁금했다.
세상 어느 곳으로도
날아갈 수 있으면서
새는 왜 항상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 하룬 야히아 〈새와 나〉 p.53

우리의 심장은 우리와 똑같은 날 태어나서 우리가 경험하는 기쁨과 아픔, 경이와 고독을 똑같이 공유한다. 그 심장의 언어가 시이다.
『누가 시를 읽는가』에서 아이 웨이웨이가 말한다.
“시를 읽는 것은 현실 너머를 보는 것이다. 눈앞의 세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는 것이며, 다른 삶과 다른 차원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젊고 늙고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타인과 나누는 것이다.”
시는 삶의 모습과 우리 자신을 보여 준다. 그리고 시는 우리 안의 불을 일깨운다. 자신이 마른 지푸라기처럼 느껴질지라도 그럴수록 불이 더 잘 붙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시는 우리가 사람에 대해서든 세상에

작가정보

시인.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하다가 한동안 시 창작을 접고 인도, 네팔, 티베트 등지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오쇼,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바바 하리 다스, 달라이 라마, 틱낫한, 무닌드라 등 영적 스승들의 책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서울과 인도를 오가며 생활해 왔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발표했다. 세상을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인생의 불가사의함을 섬세한 언어로 그려 내어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정서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 출간한 제3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은 독특한 시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 주었다.
인도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두 권의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는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인도’라는 성과 속이 공존하는 역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그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외국의 좋은 시들을 모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시가 주는 치유의 힘을 소개해 이 사회에 ‘치유’라는 화두를 던졌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연설문을 모은 970쪽에 이르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는 세상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들의 지혜를 담은 대작이다. 또한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를 출간했다.
그가 번역해 큰 반응을 불러일으킨 책들로는 『성자가 된 청소부』(바바 하리 다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티벳 사자의 서』(파드마삼바바), 『용서』(달라이 라마),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아잔 브라흐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크하르트 톨레) 등이 있다. 2017년과 2019년에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를 내어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번역되었다. 우화집 『인생 우화』와 인도 우화집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를 썼으며,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 『시로 납치하다』도 쇄를 거듭하고 있다.

작가의 말

내가 태어날 때 탄생을 주관하는 천사가 상자 하나를 주며 내 귀에 속삭였다. 세상에 내려가 마음이 힘들 때면 이 상자를 열어 보라고. 그 투명한 상자에는 시가 들어 있어서, 삶에 불안을 느껴 상자를 열 때마다 인간 영혼의 원천에서 흘러나온 시들이 내 앞에 한 편씩 펼쳐졌다.
어떤 시는 비바람을 이겨 낸 꽃이고, 어떤 시는 히말라야 산길에서 언 발을 녹여 준 털실 양말이었으며, 어떤 시는 절망의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나를 받쳐 준 손이었고, 또 어떤 시는 번갯불의 섬광을 닮은 새였다.

‘여기, 내 인생의 방에서는 물건들이 계속 바뀐다.’라고 미국 시인 앤 섹스턴은 썼지만, 내 인생의 방에서는 운율, 단어, 길이가 다른 시들이 계속 이어졌다. 지혜와 통찰력에서 나온 그 시들을 읽으면서 나는 고개의 각도를 돌려 나 자신을 보고, 삶의 진실과 마주하고, 의문의 답을 찾는 문을 열었으며, 온전한 삶을 방해하는 ‘진짜 얼굴이 될 뻔한’ 가면들을 벗을 수 있었다.

당신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당신에게 준 상자에 무엇이 들어 있든, 그 천사가 당신에게 부여한 눈썹과 이마의 넓이, 턱의 생김새에 어떤 차이가 있든, 우리에게는 한 가지 공통의 운명이 있다. 바로 삶의 모든 순간들을 경험하되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는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영혼을 소유한 채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 빛과 어둠, 여러 번의 이사, 무서운 병 진단, 실직 등을 헤쳐 나가는 여행자(traveling soul)가 아닌가. 별에서 별로, 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그렇다면 영혼 안에 무엇을 지니고 여행하는가? 사랑인가, 그리움인가, 아니면 순간들의 깨달음인가?

마음챙김 명상의 선구자인 존 카밧 진은 말한다.
“바로 오늘의 당신의 삶을 여행으로, 모험으로 보라.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지금 여행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만일 당신의 삶이 책이라면 현재 머물고 있는 장의 제목을 무엇이라 붙일 것인가? 이 여행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만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따라서 길도 당신 자신의 길이어야 한다. 당신은 다른 누군가의 여행을 흉내 내면서 당신 자신에게 진실할 수는 없다.”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일이며,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마음챙김의 소중한 도구이다. 카밧 진이 설명하듯이 ‘마음챙김’은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 미약한 숨소리일 뿐인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 주위에 있는 것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두려움, 고통, 질병, 죽음, 전쟁, 자연재해 등이 우리의 삶을 흔들 때 마음의 중심으로 돌아가려는 것은 도피가 아니다. 그것이 영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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