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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기혼도 미혼도 아닌 괄호 바깥의 사랑
정만춘 지음
웨일북(whalebooks)

2020년 07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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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1.11MB)
ISBN 9791190313360
쪽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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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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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는 결혼을 위한 계단도, 대안도 아닌 그 자체로 완성된 상태”
연애 천재 만춘의 달콤쌉싸름 셰어 라이프
동거라면 어딘가 음침하고 비밀스런 골방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게 아니라면 결혼 생활에 돌입하기 전 맛보기 애피타이저쯤으로 치부했다. 적어도 연애 천재 정만춘의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네 명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람과의 동거를 통해 목격한 바, 동거는 결혼을 위한 준비가 아니고, 완벽한 연인을 찾기 위한 실험도 아니며, 미성숙하고 되바라진 청년의 일탈은 더더욱 아니다. 동거는 그 자체로 완성된 메인 디시다.

기존의 가부장적 가족 공동체와 결혼제도가 포용하지 못하는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기꺼이 동거라는 선택지를 택한 그녀는, 오늘의 자신을 마음껏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발랄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안심하게 된다. ‘나이가 차면 결혼해서 가족을 만들라’는 미션을 수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타인을 위한 삶을 견디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가끔 혼자 있고, 주로 함께 있고, 때때로 다 같이” 살기에 더 사랑할 수 있다고 몸소 증명하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동거에는 실패가 없다

첫 번째 괄호. 내가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갈지
첫 번째 싸움은 한집에 두 권 있는《비행운》으로부터
같이 살고 싶은데 너네 집 가서 전 부치긴 싫어
함께 살아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같이 살고 싶으면 여행 먼저 해보라기에
내 삶의 범위를 -100에서+100으로 넓히기
언젠가 괜찮은 산책로
집안일 잘 하는 남자라고 페미니스트인 건 아니니까요
내가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갈지
같이 사는 건 둘이어도, 스물이어도 힘든 거야

두 번째 괄호. 기혼 ( ), 미혼 ( ), 어째서 다른 빈칸은 없죠?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간다더니
우리 사이가 좋은 건 내 통장 네 통장이 따로 있어서야
기혼 ( ), 미혼 ( ) 어째서 다른 빈칸은 없죠?
추석 선물 세트 팝니다, 임신, 출산, 결혼이 한 번에!
아, 나 빼고 다 결혼했네
이혼해도 함께 살 수 있던데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제발 서프라이즈 이벤트 좀 그만해
그 사람과 살면 그 사람이 묻어요

세 번째 괄호. 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넌 더 잘 살았을까
신혼부부 사기단
한 사람을 사랑하면 전 세계가 내게 온다기에
오랜 여행을 하다 보니 알게 되었네, 내가 좋은 애인이 아니라는 걸
애인 어머니와 함께 한 1박 2일
나는 자연인이 되기 싫다
어머니는 말하셨지, 사업만큼은 같이 하지 말아라
우리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까
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넌 더 잘 살았을까

네 번째 괄호.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동거한다고 말하는 날이 오면
여기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여자 둘이 산다는 걸 적에게 알리지 말라
섹스를 안 해본 건 아닌데 처음이긴 처음이야
당연하지 않은 일이 당연해지려면
호모 콘수무수와 살기
선택할 수 있는 사치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Ver1.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Ver2.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그러한 질문을 계속하면서 나는 내가 동거를 어떻게 대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내게 동거란 애인과 함께 하고 싶은 완성된 상태다. 결혼을 위한 계단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대안도 아니다. 그는 ‘함께 있고 싶으니까 같이 산다’라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언젠가 제도 안으로 들어가기를 바랐다.
- 첫 번째 싸움은 한 집에 두 권 있는 《비행운》으로부터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합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약속까지 포함한다. 결혼 당사자들이 인생에 중대한 결정(휴직, 퇴직, 이민 등)을 내릴 때에 양가에 허락을 받는 문화는 또 어떠한가. 명절마다 일어나는 수많은 분란에 대해 여기서는 침묵하도록 하자. 그것이 옳다, 그르다 혹은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지금 내 몫이 아니다. 다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결혼은 ‘함께 있겠다’라는 약속보다 더 큰 무엇이라고. 상대와 하는 포옹이라기보다는 사회와 하는 악수에 가깝다고. 나는 아직 제도권 속으로 몸을 던져 사회와 악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다. 그렇다. 같이 살고 싶은데 추석에 그의 집에 가서 앞치마를 두르고 전을 부칠 자신은 없었다는 말이다. B급 며느리를 자처하며 전장으로 나가기엔 전투력도 없었다. 내 삶의 결정에 훈수를 두는 이들은 내 가족으로 충분했다. 함께 있고 싶다는 단순한 소망을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이루는 것은 함께 있기였다. 그냥 함께 있기.
- 같이 살고 싶은데 너네 집 가서 전 부치긴 싫어

한 공간에 함께 있고 싶지만, 혼자 있고 싶은 순간도 많다. 고독해 지고 싶을 때. 시를 쓰고 싶을 때. 다른 이유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데 상대에게 보이기 싫을 때. 머리를 질끈 묶고 렌즈 빼고 팬티 바람으로 있고 싶을 때. 제모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 싫을 때. 그날 하루 방탕하고 한심하게 보내고 싶을 때. 이유 없이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 버지니아 울프의 말마따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 함께 살아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어쩌면 동거는 용기가 없어서 차마 해외여행을 떠나지는 못하는 이가, 안락한 소파에 앉아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는 기분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4D 영화관에 앉아 안전하게 모험을 즐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정의하는 결혼은 본디 그런 것이 아니라며 용감하게 싸우는 게 맞는 방법일까? 누군가는 제도 안으로 성큼 걸어간 후에, 잘못된 제도를 고치겠다며 창을 갈기도 한다. 멋진 일이다. 그러나 영 내가 할 수 있을 만한 일은 아니다. 주뼛거리며 뒤로 물러난 나는 다르게 갈 수 있는 길은 없나 뒷길을 기웃거린다. 거대한 창 대신 조그만 맥가이버 칼을 들고, 이렇게 가볼까 저렇게 가볼까 궁리하면서. 괜찮은 길을 찾으면 내 봉화를 올리리라. “여기야, 여기로도 갈 수 있어!”라고 소리쳐야겠다. 맥가이버 칼로 대충 잡풀을 잘라 만든 길이, 언젠가 괜찮은 산책로가 될지 모를 일이다.
- 언젠가 괜찮은 산책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혼인 신고를 했더라면, 매번 뻔하면서 또 매번 감동적인 결혼식을 나도 올렸더라면, 양가 친척 앞에서 반지를 주고받았더라면 달라졌을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오래 쓴 무릎의 연골처럼 닳아 삐거덕거릴 때에도 그 자리에 연민과 정, 증오를 채워 넣으며 함께 살았을까? 달리 헤어질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습관처럼 몸을 붙이며 자다 보면, 어른들 말대로 또 다른 느낌의 사랑이 생겨났을까?
- 내가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갈지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계속 결혼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인데, 나이가 먹으면서 결혼에 대해 해명할 일이 생긴다. 왜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는지.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는지. 불법 유턴을 하다 경찰관에게 걸린 운전자처럼 내 결정에 대해 ‘해명’을 요청 받는다. 그럴 바엔 군말 없이 범칙금을 내겠다. 내게 딱지를 떼라. 가끔은 나의 비혼이 자발적이지 않은 것으로, 그러니까 내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남자가 없어서 결혼을 못 하는 것으로 판단한 사람들이 내 앞에서 부러 결혼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때도 있다. 편하게 이야기해도 된다. 설사 내가 ‘못 한 것’이라고 해도 부디 마음껏 이야기하시라.
- 아, 나 빼고 다 결혼했네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을 닮게 된다. 누군가와 같이 살아도, 그 사람이 자꾸 묻는다. 어떤 말에 대답하기 전에 ‘말하자면’이라고 덧붙이는 습관이 묻고, ‘이를테면’이라고 예를 드는 말버릇이 묻는다. 그 사람이 일요일마다 늦잠을 자면, 곁에서 같이 게으름을 피운다. 차를 좋아하는 그 사람이 집에 온갖 차 종류를 들여놓으면, 녹차나 홍차밖에 몰랐던 나도 세 번째 우린 녹차 맛을 겨우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의 개그에 웃는 타이밍이 닮는다

“남자 셋 여자 하나, 세상은 넓고 사랑은 무궁무진하다”
지극히 이성적인 낭만주의자의 동거 그 이상의 이야기

당신은 눈이 나쁘다. 지독한 난시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안경이 있다. 잠을 자기 전까지는 결코 벗을 일 없는,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안경. 당신의 모든 인식을 재단하는 안전한 세계. 그러나 당신은 안경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안경을 벗으면 세계가 망할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끝내 버리지 못하는 건 아닌가?
제도와 관습을 지키는 일은 안경을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정 부분 합의된 굴절 안에서 규칙을 정하고 타인과 자신을 통제하는 일이다. 그것이 현실을 얼마나 왜곡하든 관계없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낡고 익숙한 안경을 벗지 못한다.
‘학업-취업-결혼-육아’의 획일화된 생애 주기는 참으로 견고해서 조금만 방향을 벗어나도 차별을 받는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남들 다 하는’ 미션을 그대로 수행하지 않는 이는 어딘가 부족하거나 문제 있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어디에나 아웃사이더는 있는 법. 남들이 뭐라 하건 오직 ‘동거만’ 하겠다 선언한 이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정만춘. 그녀의 패기가 남다르다.

“동거만 하겠다는 이야기는 어르신들 혀를 차게 하기 딱 좋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며 등짝이나 맞으면 양호하고,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해서 ‘말세다’로 끝나는 돌림 송을 듣는 거라면 평타는 친 셈이다. 신실한 장로님이라면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위해 기도를 올려주실지도 모를 일이다. 기도는 감사합니다, 아멘. 저는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산책을 하는 중인데요.”
- 본문에서

정만춘은 연애 천재다. 그녀는 트럭에 태울 만큼의 사람과 썸을 탔고, 봉고차에 태울 만큼의 사람과 연애했으며, 승용차에 태울 만큼의 사람과 동거했다.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이지만, 스스로 비교적 ‘보수적인 편’이라 말한다. 말마따나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응당 ‘결혼-출산-육아’의 평균적 인과를 착실히 따라야 할 텐데, 그녀는 기꺼이 ‘동거’라는 선택지를 골랐다. 더 나아가 “왜 결혼이 아니라 동거인가?” 묻는 이들에게 이렇게 반문한다. “왜 동거가 아니라 결혼인가?”

“결혼은 ‘함께 있다’라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합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약속까지 포함한다. (중략) 다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결혼은 ‘함께 있겠다’라는 약속보다 더 큰 무엇이라고. 상대와 하는 포옹이라기보다는 사회와 하는 악수에 가깝다고. 나는 아직 제도권 속으로 몸을 던져 사회와 악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다.”
- 본문에서

동거를 둘러싼 수많은 추측과 음모(?)에 맞서 그녀는 언제든 꺼내어 읽을 수 있는 대답을 준비한다. 가령 누군가 “동거는 음침하고 퇴폐적이지 않나?” 하고 말하면 이렇게 대답하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의 동거는 술과 섹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일요일 아침의 나른한 기지개와, 바싹하게 잘 마른 수건, 뽀얗게 올라오는 커피 거품과 비슷했다. 함께 살기 시작하는 커플이 으레 그렇듯, 처음엔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다. 심야 영화를 보고 함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쿠터 위에서 맞는 바람도 시원했다. 주민 센터에서 진행하는 텃밭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고추며 상추, 토마토 모종을 사서 심었다. 거실 중앙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찍은 사진을 걸어두는 대신, 우리가 함께 간 전시며 영화 티켓을 붙여두었다.”
- 본문에서

그녀는 여느 신혼부부가 그렇듯 꿀처럼 달달한 순간들을 동거라는 틀 안에서 고스란히 누린다. 덜 사랑해서 동거하고, 동거해서 더 음침해지는 건 아니며, 다만 설렘과 단꿈을 보다 신선하게 간직하는 방법이 동거라 주장한다. 여기에서 다시 등장한 동거 불신자의 질문, “신혼부부의 생활과 다르지 않다면 왜 결혼하지 않는가?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서 아닌가?” 그래, 그런 질문이 나올 줄 예상했다는 듯 그녀는 준비된 답변을 꺼낸다.

“함께 사는 동안 내가 그의 가족을, 그가 나의 가족을 챙겨야 할 일은 없었다. 그의 어머니 생일이면, 그는 안개꽃과 생크림 케이크를 사 들고 부모님 집으로 갔다. 우리 부모님 결혼기념일에는 내가 부모님과 함께 남해로 여행을 떠났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고 서로를 책임지려 했지만, 각자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책임지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서로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각자의 감정을 존중했다.”
- 본문에서

그녀에게 동거는 책임 회피의 수단이 아니다. 연인의 주변에 신경 쓸 노력으로 그와의 사랑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중요했다. 그 말은 곧 상대방堧주변 환경이 어떻든 편견 없이 그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이며, 또한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을 온전히 존중받겠다는 분명한 의지다.

누군가는 제도 안으로 성큼 걸어간 후에, 잘못된 제도를 고치겠다며 창을 갈기도 한다. 멋진 일이다. 그러나 영 내가 할 수 있을 만한 일은 아니다. 주뼛거리며 뒤로 물러난 나는 다르게 갈 수 있는 길은 없나 뒷길을 기웃거린다. 거대한 창 대신 조그만 맥가이버 칼을 들고, 이렇게 가볼까 저렇게 가볼까 궁리하면서. 괜찮은 길을 찾으면 내 봉화를 올리리라. “여기야, 여기로도 갈 수 있어!”라고 소리쳐야겠다. 맥가이버 칼로 대충 잡풀을 잘라 만든 길이, 언젠가 괜찮은 산책로가 될지 모를 일이다.
- 본문에서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결혼만이 우주의 진리인 것처럼 굴었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다. 바로 그 ‘선택’이라는 단어 안에 비혼과 결혼은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결혼을 통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커플과 결혼 후 별거를 약속하는 부부, 여자 둘의 동거, 남자 둘의 동거, 남자 셋과 여자 셋이 함께 사는 공동체, 이혼 후 경제적인 이유로 함께 사는 부부까지. 그녀에게 동거는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결정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다.

자의로 시작한 네 번의 동거를 통해 정만춘은 이제 ‘공인 받지 않은 채 함께 사는 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타인의 시비를 피해 관계를 속여야 하는 일이며, 공인된 부부에게만 주어지는 사회적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다. 평생 함께한 상대에게 자신의 유산을 남길 수 없는 일이며, 차별과 편견 앞에서 서로를 증명할 수 없는 존재로 사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동거하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또 내가 원하는 것을 행할 수 있는 용기.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놓친 여러 제도적 함정들을 들춰내어 소리치는 일이다. “여기야, 여기로도 갈 수 있어!”
그녀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심플하다. 세상 만물, 사랑을 말하는 태도와 형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하여 사랑 앞에서 누구 하나 소외받는 이가 없어야 한다는 것.

1미터 목줄 안의 삶은 어떨까. 반경 1미터가 세상의 전부인 삶. 그게 뚱땡이(강아지)의 세계라면 나의 세계는 어떠한가. 나의 목줄은 몇 미터일까. 내 목줄 끝의 말뚝은 어디에 박혀 있을까. 경기도 외곽의 작은 동네에 박혀 있을까? 아니면 대학 동창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이름을 들어본 회사에 취업해서, 역시 탄탄한 직장을 가진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이 나의 범위일까? 만약 그렇다면 내 삶의 평균은 무엇과 무엇을 더해서 무엇을 나눈 값일까?
- 본문에서

결론적으로 당신이 낡은 안경을 벗어도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왜곡된 렌즈 때문에 미처 몰랐던 목줄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유통기한이 지난 안경과 일별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더는 스스로를 원치 않는 관습 안에 옭아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사랑 앞에서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게 옳다. 누구도 틀리지 않다

작가정보

저자(글) 정만춘

한 트럭의 사람과 썸을 탔다. 연애한 사람은 봉고차 한 대에 태울 만큼, 동거한 사람은 승용차에 비좁게 앉힐 만큼 만났다. 외국인과의 연애도, 폴리아모리도 해본 적 없으니 꽤 보수적인 편이라 주장해 본다. 글로 밥술이나 뜨고 사는 글 노동자로, 여성과 일에 대한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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