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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사물들

장석주 지음
교유서가

2020년 06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6월 12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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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41MB)
ISBN 9791190277488
쪽수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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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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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담배를 보라!
망치를 보라!
세계는 이런 사물로 둘러싸이고
일상생활은 사물의 가장자리에 맞닿아 있다

“나는 사물을 좋아한다.

이 책은 사물의 섬광과 아름다움을 취하고
그것을 향한 애착과 함께

제 운명의 도약대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예술가와 사물의 우정에 관하여
이 책은 등단 이후 40여 년간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로 살아온 장석주의 담백한 사물 예찬 에세이다. 문필가라는 직업은 어떤 사소한 사물이라도 자주 들여다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문필가는 사물 애호가이자 탐색자가 될 수밖에 없다. 비단 문필가만 그럴까. 문필가를 포함한 모든 예술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섬세한 감각과 시선으로 사물을 대하고 우정을 나눌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저마다 어떤 사물을 각별히 아끼고 탐닉했을까. 이 책은 장석주 시인이 꼽은 예술가들과 사물의 우정에 관한 짧은 이야기이다. 글마다 분량은 짧지만 예술가들의 사소한 일상에서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까지 사물들과 어떻게 함께했는지, 때로는 매혹적이게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사물이란 “날마다 접하는 삶의 조력자인 것, 내면의 필요에 부응하며 말없이 굳건한 것, 절정의 순간에 지는 꽃처럼 덧없고 덧없어서 아름다운 것”이다. 작가, 화가, 가수, 배우 등 다양한 직군의 동서양 예술가들과 연필, 우산, LP판, 보청기, 담배, 자전거, 스카프 등 온갖 사물들이 등장한다. 나혜석과 이혼 고백장, 헤밍웨이와 몰스킨 수첩, 카프카와 타자기, 에드워드 호퍼와 발레리 평전에서 김향안과 수첩,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라이카 카메라, 케테 콜비츠와 자화상, 로자 룩셈부르크의 새와 꽃과 조약돌까지 잘 알려진 인물들이나 조금은 낯선 이들과 사물의 관계를 드러낸다. 모든 글마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명호의 일러스트가 있어 보는 재미까지 더한다.
서문

1부 예술가의 수첩

이응노와 수덕여관 옆 바위/ 에드워드 호퍼와 폴 발레리 평전/ 이태준과 만년필/ 헤밍웨이와 몰스킨 수첩/ 무라카미 하루키와 LP판/ 김훈과 자전거/ 오르한 파묵과 아버지의 여행가방/ 김수영과 우산/ 박완서와 호미/ 폴 오스터와 타자기/ 박인환과 책의 물성/ 존 스타인벡과 연필/ 프로이트와 담배/ 보르헤스와 첫 시집/ 김종삼과 모자/ 프랑수아즈 사강과 스포츠카/ 이중섭과 은박지/ 체 게바라와 녹색 노트/ 김현승과 커피/ 전혜린과 검정 옷/ 베토벤과 보청기/ 거트루드 스타인과 예술품/ 버지니아 울프와 장갑, 꽃, 연필/ 천경자와 뱀/ 김환기와 달항아리/ 한나 아렌트와 다락방/ 찰스 부코스키와 우편 배낭/ 권진규와 테라코타/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숲속 일기 『월든』/ 빈센트 반 고흐와 농부의 구두

2부 시인의 편지

천상병과 유고시집 『새』/ 실비아 플라스와 가스오븐/ 김관식과 명함/ 아르튀르 랭보와 의족/ 이육사와 비취인장/ 유치환과 연애편지/ 케테 콜비츠와 자화상/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빵과 포도주/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자전거/ 이쾌대의 야구 배트와 공/ 김영랑과 유성기/ 로자 룩셈부르크의 새와 꽃과 조약돌/ 장폴 사르트르의 파이프와 펜/ 카프카와 타자기/ 나혜석과 이혼 고백장/ 백석과 맥고모자/ 알베르 카뮈와 흰 양말 한 다스/ 허만 멜빌과 포경선/ 마릴린 먼로와 스웨터/ 박태원과 안경/ 이상의 백구두와 스틱/ 앙리/ 마티스와 안락의자/ 에릭 사티와 펠트 모자/ 윤동주와 백석 시집/ 김향안과 수첩 /이사도라 던컨과 빨간 스카프/ 박용래와 돈/ 빅토르 위고와 호밀 흑빵/ 임화와 깃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라이카 카메라

3부 철학자의 가방

안막과 공화국기 새겨진 빳지/ 페기 구겐하임과 침대/ 피나 바우슈와 담배 한 개비/ 박길룡과 문화주택/ 쉬잔 발라동과 자화상/ 백남준과 텔레비전/ 전형필과 천학매병/ 사뮈엘 베케트와 포주가 휘두른 칼/ 배호와 중절모/ 페르난두 페소아와 미발표 원고로 가득찬 트렁크/ 비트겐슈타인과 배낭 속 철학일기/ 자코메티의 침대 아래 신발과 양말/ 샐린저와 고장난 시계/ 김수근과 악어가죽 가방/ 안도 다다오와 헌책방에서 만난 책 한 권/ 앤디 워홀과 테이프 레코더/ 석주명과 만돌린/ 박목월과 연필/ 마르크 샤갈과 바이올린/ 조병화와 파이프/ 장국영과 손목시계/ 피츠제럴드와 낡은 스웨터/ 전뢰진의 망치와 정/ 발터 벤야민과 원고가 든 가방/ 나운규와 담배/ 한창기와 한복/ 루 살로메와 채찍/ 피카소와 작업실의 통조림통/ 샤를 보들레르와 말년의 수첩/ 다자이 오사무와 묘비의 앵두

4부 소설가의 모터사이클

올리버 색스와 원소 주기율표/ 콘스탄틴 브랑쿠시와 물고기, 난형, 새를 빚은 추상 조각/ 권정생과 종/ 존 버거의 가죽 재킷과 모터사이클/ 오스카 와일드의 공작 깃털과 벨벳 바지/ 정약용의 부채와 붓과 붉은 부적/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창의성 노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와 나비 표본/ 장기려와 넥타이/ 니체와 타자기/ 조르주 상드와 편지/ 도스토옙스키와 전당포에 맡긴 물건/ 마더 테레사와 사리 두 벌, 손가방 하나/ 조지아 오키프와 소와 야생동물의 머리뼈/ 폴 세잔과 바구니 속 사과/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와 악기와 지도와 지구본/ 유일한과 버드나무 목각화/ 찰스 다윈과 인생의 전기가 된 책 세 권/ 박서보와 와인 한 병/ 스피노자와 렌즈/ 코코 샤넬과 너도밤나무의 단풍 잎사귀/ 클라라 슈만과 피아노/ 폴 고갱과 비소/ 장욱진의 파이프와 검정 고무신/ 이미륵과 카메라/ 엘리엇과 프랑스 담배/ 바츨라프 니진스키와 빵/ 에곤 실레와 돈/ 존 레논과 가죽점퍼, 검은 진, 검은 선글라스/ 밥 딜런과 할리 데이비슨

비평(후기를 대신하며) 사물의 시학

자주 사물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사유하곤 했다. 무엇보다도 사물의 기능과 외관의 아름다움, 그리고 사물과의 우정과 연대에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사물에서 촉발되는 상상과 사유 속에서 나는 느긋함을 누리곤 했다. _10쪽, 서문에서

사물들은 생의 불가피한 동반자다. 산다는 것은 우리의 필요와 욕망에 부응하는 사물들과 함께하는 여정이다. 사물은 한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생의 필요조건이다. 우리 생애주기와 사물들의 사용주기는 포개진다. 어떤 사물은 과거의 기억을 여는 끄나풀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오르한 파묵은 수상 연설에서 아버지의 여행가방 이야기를 꺼낸다. _26쪽「오르한 파묵과 아버지의 여행가방」에서

존 스타인벡은 유명한 연필 애호가였다. 날마다 여섯 시간씩은 손에 연필을 쥐고 소설 초고를 썼는데, 자신이 연필을 손에 쥘 수 있는 “조건화된 손을 가진 조건화된 동물”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품었다. _37쪽, 「존 스타인벡과 연필」에서

프로이트는 골초로 흡연의 해독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주치의 막스 슈어의 권고로 몇 번이나 금연을 시도했지만 담배를 끊지 못했다. “이 즐거움을 결코 빼앗기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습관을, 아니 이 악덕을 충실하게 지켜왔고, 작업능률이 증대된 것이나 나를 통제할 수 있었던 것도 시가 덕분이다.” (…) 흡연자는 무의식에서 자기 존재를 불쏘시개로 쓰는 것이다. 담배는 애연가에게 집중의 찰나와 대체되지 않는 쾌락을 선사한다. 그뿐 아니라 무익한 욕망에 탐닉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적 사물일 테다. _39쪽,「프로이트와 담배」에서

보부아르는 1940년, 32세 때 처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기능성과 아름다움이 완벽하게 합쳐진 자전거로 거리를 누비면서 해방감과 자유를 느꼈다. 그는 자전거 타기가 “무척 뿌듯하고 재미있었다”라고 일기에 적었다. _93 쪽「시몬 드 보부아르와 자전거」에서

마티스는 왜 그토록 18세기 바로크 안락의자에 집착했을까? 단지 물욕이나 기분전환을 위해서 이것을 사들인 게 아니었다. 그는 이미 머리털과 수염이 하얗게 센 노인이었지만 이 충직한 물건에서 ‘지각知覺의 생기’를 얻고 ‘심오한 감정’과 느낌을 투사했다. _119쪽「「앙리 마티스와 안락의자」에서

한 사물이 한 사람의 취향과 신체 감각, 감정과 기질을 지배할 때 그것은 우정과 친밀감을 넘어서서 운명 그 자체로 변한다. 사물은 종종 운명의 창안자 노릇을 한다. 클라라 슈만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가장 유명한 피아노 교사이자 피아노 판매상의 맏딸로 태어난 순간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_242쪽, 「클라라 슈만과 피아노」에서

사람이 사는 생활공간은 사물들로 채워진다. 하지만 사물의 사물성은 그것을 인지하는 한에서 비로소 존재한다. 사물은 경험의 맥락 속에서 그 의미가 발현되고, 그것의 물질성과 유일성 안에서 사람과 관련을 맺는다. 사물은 그것의 형태와 색깔 속에서 제 존재감을 과시하며 물질로 존재한다. _280쪽, 비평: 「사물의 시학」에서

예술가들의 기쁨과 슬픔
예술가들의 삶은 물음표로 가득차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왜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사랑했을까? 천상병 시인이 죽은 줄 알고 그 지인들이 유고시집을 엮었는데, 이를 받아본 천상병 시인이 처음 내뱉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김수영 시인이 거리 한가운데서 자기 아내를 우산으로 때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렇듯 호기심을 자아내는 예술가들의 내밀한 모습이 이 책에는 다양한 사연과 함께 담겨 있다. 에곤 실레가 “돈은 악마야!”라고 외친 이유, 그리고 프로이트가 “그토록 빨리, 그토록 훌륭하게, 그토록 완벽하게 나를 파악한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라고 언급한 여성이 누구였는지도 알 수 있다.

까뮈가 “나는 바다에서 자라 가난이 내게는 호사스러웠는데, 그후 바다를 잃어버리자 모든 사치는 잿빛으로, 가난은 견딜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라고 쓴 것은 솔직한 고백이다. (…) 까뮈가 꿈에 부풀어 결혼을 결심할 때 어머니는 아들에게 결혼 선물로 무얼 원하느냐고 물었다. 카뮈는 웃으며 대답했다. “흰 양말 한 다스요.” _「알베르 카뮈와 흰 양말 한 다스」에서

사물과 소통하는 법
이 책은 예술가들의 삶 이야기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다. 예술가들의 삶의 궤적을 훑다보면 책 말미의 비평 「사물의 시학」에 유달리 눈길이 간다. 사물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지금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사물이란 침묵에 잠긴, 하찮고 부차적이면서 소모되는 물건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찮은 사물은 그 자체로는 아무 의지나 목적 지향성을 갖지 않는 듯 보인다. 나 역시 사물이 의지의 주체라거나 숭고함의 기원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사물은 사람의 필요에 부응하는 부차적이면서 소모하는 물건일 따름이다.” _비평:「사물의 시학」에서

그러나 사물을 조금 다르게 보는 부류도 있다. 바로 시인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선을 ‘터득한’ 사람들이다. 시인의 세계에서 사물은 무엇보다도 분주하며 인간에게 사유를 북돋아주는 생명체다. “시인이 사물에 어떻게 감응하고, 말을 건네는가를 살피”면서, 무뚝뚝하고 차가운 사물과 교감하는 법을 시인이 아닌 우리도 ‘터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사물의 집합 위에 삶을 세운 예술가들을 만나다보면 우리도 자신의 일상과 세계를 이루는 주위 사물에 따스한 눈길을 건넬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를 둘러싸고 북적거리는 이것과 교감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 종種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인데, 바로 시인들이다. 사물에서 찰나의 덧없음과 영원성의 역사를 동시에 엿보는 시인은 사물과 정서적으로 감응하며 말을 나눈다.” _비평: 「사물의 시학」에서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삶과 죽음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그들의 독특한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삶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정작 한 예술가의 삶의 궤적을 찬찬히 따라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은 예술가들의 삶을 가뿐한 마음으로 따라가며 살피는데, 그렇다고 우리를 너무 깊숙이 데려가 길을 잃게 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예술가들의 압축된 생애와 그들의 “운명을 빚은 계기가 된 사물”을 이야기하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석주

사물애호가·시인·비평가·문장 노동자. 사물의 물성을 좋아하는 사물 탐색자다. 1979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와 문학평론이 각각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청하출판사를 설립해 편집자 겸 발행인으로 일했다. 그뒤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 명지전문대 등에서 강의하며, 각종 신문과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EBS와 국악방송 등에서 〈문화사랑방〉, 〈행복한 문학〉 등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KBS 〈TV 책을 말하다〉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은유의 힘』 『마흔의 서재』 『색채의 향연』 『한 줄도 좋다, 우리 가곡』『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슬픔을 맛본 사람만이 자두 맛을 안다』 『나를 살리는 글쓰기』『내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지금 당신을 만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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